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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149화 〉 현장­4 (149/265)

〈 149화 〉 현장­4

* * *

갑작스럽게 등장한 모래 주먹이었지만 연하는 마치 알고 있었다는 듯 빠르게 피하더니 나에게 뛰어왔다.

"응?"

내가 반응할 틉도 없이 연하는 나를 안고 뛰었고 그와 동시에 내 아래의 공간이 쑥하고 꺼졌다.

"생각보다 패턴이 까다로운데?"

"워낙 많은 놈들이 합쳐진 놈들이라서 그래요. 천마언니! 시선 기준 20도 왼족 28미터 전방 10미터 깊이요."

"알았다."

천마가 검을 휘두르니 푸른색의 기와 함께 땅이 배어졌다.

­콰직!

무언가가 깨지는 소리가 들리고 바깥쪽으로 돌출되어있던 주먹이 굳었다.

"이렇게 일일히 하나하나 잡아나야 하나?"

"어쩔 수 없잖아요. 상대가 저급 골렘이었으면 그냥 힘으로 누르면 되지만 나름 A급 몬스터라고요. 핵 여러개를 동시에 날릴 수도 없는 데 뭘 어떡하겠어요."

"일단 본체를 꺼내는 게 좋을 것 같군."

천마가 바닥에서 올라오는 공격들을 하나하나 쳐냈다.

"그러면 바로 건물로 돌진할까요?"

"그게 좋겠다."

천마가 뛰기 시작하자 연하도 빠른 속도로 뛰기 시작했다.

우리가 뛰는 동안에도 모래는 여러가지 모양으로 우리를 덮쳤지만 천마와 연하가 깔끔하게 공격을 막아내면서 공격해 나가자 금방 잠잠해 졌다.

"슬슬 나옵니다."

사암으로 만들어진 거대한 구조체가 우리의 시야로 들어올 때 쯤 100m 정도 앞쪽에서 무언가가 크게 솟아올랐다.

­쿠어어어어어어어!

어림 잡아도 크기가 100m 가까이 되어 보이는 놈은 하반신을 땅에 박은 인간의 모습을 하고 있었으며 몸 곳곳에 형형색색으로 빛나는 핵을 가지고 있었다.

"일단 겉으로 들어나는 핵부터 파괴하도록 하지."

"누가요?"

"나는 골렘의 공경을 막아햐 하니 연하 너와 아해가 해야 하지 않겠나."

천마가 골렘의 거대한 주먹을 손싑게 막아내며 말했다.

"공격은 영 자신 없는 분야란 말이에요."

그렇게 말하면서도 양손에 하얀색기를 모았다.

나도 미리 A급 몬스터용 탄환으로 갈아낀 권총을 들고 골렘의 핵을 조준했다.

'이거 비싼 건데...'

"골렘 잡을 때 쓰는 탄환들은 경비대에서 다시 지급해 주는 거지?"

"다시 지급해 주진 않고, 돈으로 줄거에요. A급 몬스터 한테 통하는 탄환을 그렇게 쉽게 구할 수 있는 것도 아니니까요."

'그러면 쓰기 아까운데...'

그래도 써야겠지? 천마랑 연하 둘이서마으로도 충분히 잡을 수 있을 거라는 믿음이 있었지만 골렘 몸뚱아리에 총알이 몇개 박혀 있어야 내가 뭐라도 했다는 증거가 될테니까.

­탕... 푸시이이이익!!

권총 탄환 주제에 추진 장치가 달려 있는 탄환이 빠른 속도로 날아가 골렘의 몸에 부딘혔다.

박대한 물리력을 가지고 있는 권총은 골렘의 몸을 뚫어냈고, 미리 저장된 마나회로를 작동시켜서 골렘의 핵을 파괴했다.

"오라버니 나이스 샷!"

옆을 보니 연하가 하얀색 마나를 날려서 골렘의 핵을 파괴하고 있었다.

"천마언니도 간간히 공격해 주실래요?"

"내가 아는 A급 각성자는 동급 몬스터와 싸우면서 쉽게 반격할 수 없다. 나는 막기만 할테니 너희들끼리 공격하거라."

천마는 자신의 말은 번복 하지 않겠다는 듯 우리쪽으로 날아오는 공격만 철저하게 막아냈다.

동급 몬스터가 우리를 노리고 공격하는 걸 저렇게 깔끔하게 막는 걸 보면 이미 평범한 A급 각성자 정도는 아득하게 초월한 것 같은데...

"진짜 깐깐하시다니까요."

그렇게 나와 연희 둘이서 꾸준히 골렘의 핵을 파괴해 갔는데 대충 계산해 보니 300개에 달하는 골렘의 핵을 전부 부수려면 3시간도 넘게 걸린다는 결론이 나왔다.

"너무 오래걸리는 거 아니야? 한참은 더 이러고 있어야 겨우 부술 수 있을 것 같은데."

"걱정마세요. 하나의 강한 핵으로 이루어진 골렘이 아니라 여러개의 핵을 가지고 만들어진 골렘은 핵이 파괴되어 갈수록 계속 약해지거든요. 이대로 계속 치다보면 놈도 힘이 빠지게 될거고 그러면핵을 부수기 더 쉬워질거에요. 골렘의 공격도 약해지면서 천마 언니가 도움을 줄 수 있는 여유가 생길 수도 있고요.

"굳이 내가 도움을 줘야 하나?"

"그러면 3시간 동안 골렘이랑 쎄쎄쎄하고 계시계요?"

"그럴리는 없지 슬슬 페이즈가 바뀔 시기가 오지 않았나, 아해가 아무것도 모른다고 너무 놀리지 말도록."

내가 지금 놀림을 당한 건가?

"푸하하, 아무것도 모른다는 표정진짜 귀여워요."

"내가 지금 무슨 놀림을 당한 건데?"

"저흰지금 겉으로 보이는 핵을 부수고 있는거죠?"

"그렇지."

외부로 돌출된 건 아니고, 핵의 빛이 밖까지 빠져 나오는 핵들을 노리는 것이긴 하지만...

"그 핵들을 다 부숴버리면 내부의 핵을 부수기는 쉽지 않겠죠?"

"네가 좌표말해주면 어디있는지는 쉽게 알 수 없잖아?"

"그걸 골렘이 어떻게 알아요. 골렘은 이왕 외곽의 핵이 전부다 깨진 거 아예 공격을 전부 막아내기 위해 몸집을 급격하게 키울거에요. 핵이랑 멀리 떨어져 있고, 핵은 줄었지만 몸집은 커진 만큼 순수한 출력자체는 줄어들겠지만 핵을 부수기 정말 어려운 상태가 되는 거죠."

"더 오래걸린다는 걸 돌려 말하는 거야?"

연하가 고개를 저었다.

"그런거 아니에요. 잡는 법을 모르면 더 오래걸릴 수도 있는데 방법만 알면 오히려 시간을 단축 시킬 수 있거든요."

"그게 무슨 방법인데?"

"원래 골렘의 핵은 몸 전체에 고르게 분포해요. 그편이 공명도 쉽고 더 강력하거든요. 그런데 2페이즈에 돌입한 골렘은 어차피 외곽쪽에는 핵이 없고 효율이 낮은 만큼 아예 핵을 중앙으로 모아서 더 안전하게 핵을 보호하려고 해요."

"그 중앙을 한번에 꽤뚫으면 되는 걱구나?"

"그렇죠! 정답이에요!"

연하가 미소 짓고는 마지막 남은 외곽의 골렘을 부쉈다.

­그어어어어어어어어!!

"이런 골렘을 많이 상대해본 적 있나봐?"

"많이는 아니고 몇 번 상대해 봤어요. 하연이 언니가 솔에 있을 땐 저도 게이트 처리부였거든요. 그래서 다양한 몬스터들을 만나서 이런 쪽 지식은 많은 편이에요. 그리고 솔에 기록된 몬스터 관련 자료들도 다 읽어봐서, 어지간한 몬스턴의 공략법은 다 알고 있어요."

가볍게 잡답을나눌 동안 골렘이 주변의 사암들을 끌고와서 온몸에 붙혔다.

짧은 순간동안 몸집이 거의 3배 가량 늘어났지만 공격은 오히려 느리고 무뎌졌다.

"이제 공격하실 수 있죠?"

"나는 막는 것 밖에 못한다."

"그러면 제가 막을 테니까 천마 언니가 중앙의 핵들을 뚫어 주세요. 저한테는 이 많은 사암들을 전부 뚫고 핵까지 박살낼 만한 공격방법이 없거든요."

"아해한테 시키는 것이 어떤가?"

"내가 쏴봤자 핵 하나 부숴질걸? 네가 공격하면 몇번이면 긑날텐데 내가 총알을 수백개씩 날려야 겠어?"

"하아... 알았다. 내가 공격하지."

천마가 한숨을 푹 내쉬고 뒤로 빠졌다.

그리고 바로 연하가 그 자리에 들어가서 공격을 막기 시작했는데, 아슬아슬 하면서도 절대 뚫리지 않는 기묘한 균형을 이루고 있었다.

"괜찮은 거 맞겠지?"

"최소한 내가 공격하기 전까지는 막고 있을 수 있을 것 같으니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천마가 뒤로 빠져서 검에 기를 밀어넣었다.

기다란 검이 푸른색으로 천천히 물들기 시작했는데 그 모습이 이상하게 흡입력이 있고 보기 좋았다.

"신호면 비켜라."

"알겠습니다 언니!"

골렘이 천마가 기를 모으는 걸 보고 위기감을 느꼈는지 천마쪽으로 다가오려고 했지만 연하가 필사적으로 막아내자 골렘은 쉬이 다가 올수 없었다.

크기가 수십미터씩 되는 거구의 몬스터가 키가 160cm 도 안되는 연하에 막혀 걸어오지 못하는 모습은 상당히 장관이었다.

"언제 끝나요! 더 막기 어려워요!"

"나는 그보다 한참은 더 막고 있었는데 연한 너는 얼마나 그러고 있었다고 벌써 소리를 치는가."

"저는 전투계열 각성자가 아니라고요! 원거리 공격 정도는 나름 A급의 실력이 나오지만 이렇게 근거리에서 적의 공격을 저지하는 건 꽤 무리가 있단 말이에요."

"하아... 알았다. 이제 비켜도 된다."

연하가 그 말을 듣자마자 옆으로 피해갔다.

지금까지 계속 자신을 공격했고, 방금전 까지 계속 자신을 막아왔던 연하에게 화를 날 법도 했을 텐데 골렘은 연하는 눈에 들어오지도 않는 다는 듯 천마쪽으로 빠르게 뛰어왔다.

­쿠어어어어어어어!!

"위험한걸 준비하는 것 같으면 도망가야지 왜 공격을 해오는 지."

천마가 푸르게 물들은 검을 골렘쪽을 향해 휘둘렀다.

검에 깃든 푸른 기가 빠르게 쏘아졌고 곧 골렘의 몸에 맞닿았다.

­콰가가가가가각!

푸른 기가 계속 회전하면서 골렘의 몸을 갈아나가기 시작했다.

외부에서 살짝 막혔던 푸른기는 안으로 파고들수록 더 강한 회전력을 보이며 내부까지 날아갔다.

­쿠어어어어어!!!

어느정도 기다리자 내부에서 커다란 소리가 났고 골렘이 털썩, 하고 쓰러졌다.

"역시 천마언니, 3페이즈를 아예 스킵해 버렸네요."

"귀찮아져서 말이다."

"3페이즈가 또 있어?"

"네, 골렘이 깨진 핵의 기운을 사용해서 마지막 힘을 발휘하는 페이즈가 있는데 한 번에 모든 핵을 깨 버리셔서 그 페이즈 까지 안가고 잡아 버렸네요. 역시 천마언니!"

"애들 불러서 처리하도록."

천마가 주변에 누우며 말했다.

'나는 왜 따라온걸까...'

구경하러 따라왔다고 치자.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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