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79화 〉 실종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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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록색 피부를 가진몬스터는 상당히 거대했다.
키만 3미터 넘어보였고 온몸에 근육으로 차 있었지만 제대로 모습이 들어나기도 전에 증발해 사라져버렸다.
"네가 죽인 거야?"
"내가 죽였다 아해야, 연하 찾기도 바쁜데 이런 잡몹들을 일일히 잡고 있을 수는 없다."
몬스터를 죽이니 방의 벽들에서 4개의 문이 나타났다.
"무슨 컨셉인지는 얼추 느낌이 오는군... 어쩌면 이 게이트는 등반형 게이트와 특수형 게이트가 얽혀서 만들어진 게이트일지도 모른다. 일반적인 게이트가 이렇게 친절한 방향으로 변질될 것 같지는 않으니 말이다."
"연하는 어디에 있을까?"
"잘 모르겠다. 일단 문이 열린 방쪽에는 없군, 잘 만든 던전이야 문과 통하는 방을 제외함녀 내 기감이 닫지가 않아 연결되어 있지 않은 방이 아예 다른 세계로 인식될 정도로 치밀하게 짜여 있다는 말인데... 이 게이트의 제작자가 따로 있다면 꼭 한 번 보고 싶군."
"일단 다른 방으로 가보는 게 좋지 않을까요? 이렇게 서서 이야기 하는 것 보다는 다른 방들에 들어가서 이야기 하는데 훨씬 시간이 절약되지 않을까요? 최악의 경우에는 이곳에 존재하는 모든 방을 다 뒤져야 할지도 모른다고요."
월하가 성큼성큼 걸어서 다른 방으로 향했다.
어차피 어느 방으로 들어가든 정보가 없는 건 매한가지 였기 때문에 나와 천마도 월하를 따라서 그 방으로 들어갔다.
문을 통해서 건너간 방의 모습은 우리가 이전에 왔던 방의 모습과 크게 다르지 않았다.
우리가 온 곳의 문이 뚫려있다는 걸 제외하면 모든 게 똑같았다.
이번에도 중앙에서 무언가가 형성됐는데 아무리 봐도 몬스터는 아니었다.
"저게 뭐에요?"
"큐브 아니야?"
가까이 가서 살펴보니 정육면체 모양을 하고 있는 큐브였다.
"게이트제작자가 우리를 보고 있을지도 모르겠군 몬스터 같은 걸로 시간을 끌 수 없을 것 같으니 이런 의미 없는 미션이나 내는 것이지."
화련이가 큐브로 다가갔다.
능력을 써서 쉽게 맞추나 싶을 때 큐브가 빠른 속도로 움직이고 순식간에 6개의 면이 같은 색으로 변했다.
"잘하는데?"
"이 정도는 기본이다. 계산만 조금 할 수 있으면 금방할 수 있는 것인가 이것 보고 잘했다고 칭찬한다해도 달리 할 말 없군."
큐브를 다 맞추자마자 우리가 온 곳의 외의 다른 3개의 문이 새로 생기고 큐브가 사라졌다.
"가자꾸나."
화련이가 당당히 직진을 하길래 우리도 따라갔다.
"이곳이 아무리 넓어도 그 크기에 한계가 있을 것이 분명하다. 모든 방을 샅샅히 뒤지다 보면 연하를 만날 수 있겠지. 정 답이 없는 것 같다면 그냥 내가 게이트를 무너뜨려도 된다 연하의 뒤끝을 일주일 정도만 받으면 되는 일이니 말이다."
다음 방도 이전 방과 똑같이 생겼다.
다만 이번엔 무언가가 생성되는 규모가 이전보다 훨씬 컸는데 방 중아 뿐만아니라 방의 모든 영역이 밝게 빛났다.
"이게 뭐야?"
"체스라도 하라는 모양인데요?"
월하가 무의식 적으로 체스를 언급했을 정도로 방금 소환된 존재들은 체스의 말과 상당히 닮아있었다.
우리쪽에는 검은색을 칠한 철갑 병사들이 서 있었고 상대쪽에는 하얀색을 칠한 철갑병사들이 서 있었다.
완전히 흰색과 검은 색은 아니고 약간의 회색기가 돌았다.
다만 체스와 다른 점이 있다면 왕을 포함한 6개의 병종으로 이루어져 있는체스와 다르게 철갑 병사들은 하나같이 똑같은 모양의 방패와 창을 들고 있었다는 점이다.
'그리고 인원수도 훨씬 많고.'
적어도 50마리는 돼 보였다.
"아무래도 병사들을 통솔해서 적과 싸우는 계열의 방인 모양이다."
우리가 들어온 방향의 문쪽에 커다란 단상이 세워졌다.
"내가 올라가 볼까?"
"맘대로 하거라. 정 위험하다 싶으면 내가 나서면 되니까."
든든한 화련이 보험을 들어둔 채 단상 위로 올라갔다.
절그럭
내가 단상위로 올라오자 마자 회색이 돌았던 병사들이 전부 완전한 검은색으로 바뀌었다.
'이제 움직일 수 있는 건가?'
"다들 일보 전진."
말로 명령하는 게 아닌가?
병사들은 내 말에도 꿈쩍하지 않고 그 자리에 서 있을 뿐이었다.
혹시나 해서 머리로 명령을 내려보니 잘만 움직였다.
'50마리 다 조종하다가는 현기증오겠는데?'
게임하는 것 처럼 자체 인공지능이 달려 있는 것도 아니라서 모든 움직임을 내가 조종해야 했었는데 한 마리 움직이는 것도 내 몸을 움직이는 것 만한 부담이 가해지느데 이 많은 병사들을 다 조종한다면 멀미때문에 심하게 토를 할 것 같은 불안감이 있었다.
이 놈들을 어떻게 다뤄야 할까 고민하는 동안 상대 병사들도 완전한 하얀색으로 바뀌었다.
그 와 동시에 단상 위쪽에 60이라는 숫자가 생겼다.
상대쪽에도 60이라는 숫자가 그대로 있는 걸 보니 아무래도 둘이 싸워서 어느 한쪽이 전멸돼야 끝날 것 처럼 보였다.
상대는 분명 게이트일텐데 나 처럼 여러 마리를 다루는 데 부담을 가질리는 없다고 생각해서 병사 하나를 앞으로 보냈다.
'정정당당히 1대1로 써우자.'
화련이나 리우잉같은 제대로된 싸움꾼들만큼은 못해도 나름 전투 능력만큼은 자신이 있었다.
1대1로 싸운다면 상대가 어떻게 조종하든 이길 수 있으리라는 자신감이 있었다.
다행히 상대도 내 마음을 알아줬는지 흰색 병사 하나를 움직여 중앙쪽으로 보냈다.
카각!!
천천히 다가오던 하얀색 병사는 중간에 속도를 올려서 창으로 내 병사를 내리찍었는데 움직임이 아주 빠르진 않아서 방패로 여유롭게 막을 수 있었다.
'움직임은 꿈뜬데 힘은 좋은걸?'
방패와 창 사이에 강한 불똥이 튈 정도로 병사들의 힘이 강했다.
그 강한 힘을 버틸 정도로 방패와 창 또한 튼튼했으니 쉽사리 전투가 끝날 것 같지는 않았다.
'딱히 체력도 없는 것 같고...'
이러면 아예 한 방을 노려야겠는데?
방패를 치켜세우고 방어자세를 취하니 하얀색 병사가 옳거니 하면서 방패를 마구 후려쳤다.
분명히 창을 들어서 방패를 치고 있을 뿐이었는데 상대의 기쁨이 느껴지는 듯 했다.
'인간이랑 싸우고 있는 것 같네.'
게이트를 만든 작자는 지성체일테니 내가 싸우고 있는 존재가 게이트의 제작자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들었다.
차분하게 하얀색 병사의 공격을 막으면서 기다리고 있으니 순간적으로 녀석의 가드가 약해졌다.
콱!!
짧은 틈을 놓치지 않고 공격해 들어간 창에 병사의 몸이 손쉽게 꽤뚫렸다.
맞기 직전에 몸만 조금 뒤로 움직였어도 저렇게 심한 상처는 입지 않았을텐데...
'이런 전투는 해본적이 없는 모양인데?'
샤킹의 전투능력이 워낙 대단해서일까? 게이트 제작자는 어느 정도 무력이 선행돼야 가능 한 거라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싸움을 못하는 걸 보면 굳이 무력을 사용하지 않는 존재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무리 힘이 강하고 능력이 강해도 당연한 움직임도 못할 정도로 전투센스가 없진 않을 테니까.
'이능계열일 확률도 있겠네.'
이렇듯 저렇듯 상대가 육탄적쪽으로는 상당히 재능이 없다는 건 깨달았다.
'그러면 무난하지.'
아무리 많은 병사들을 동시에 다룬다고 해도 전투에 대한 근본적이나 센스가 차이나면 내가 이길 확률이 아득히 높았다.
1대1로는 안 된다는 걸 깨달은 듯 하얀색 병사는 빠르게 뭉쳤다.
나도 병사들을 움직여서 한 군데에 모으려 했지만 병사들이 움직여! 라고 명령해서 움직이는 게 아니라 내 몸 움직이는 것 처럼일일히 조종해야 움직였기 때문에 쉽게 뭉치지도 못했다.
반면 상대는 깔끔하게 모여서 진까지 형성하고 있었다.
10명씩 한 줄을 이루어 방패를 들고 창을 내민 모습은 굉장히 위압감 있었다.
일단 진을 깨는 게 우선이라는 생각이 들어서 3기의 병사를 조종해서 놈의 뒤쪽으로 이동시켰다.
병사들이 몸을 돌리면서 서로에게 부딪히는 등 살짝의 사고가 새겼지만 놈들은 뒤쪽에 대한 방비도 충분히 했다.
때문에 옆이 비어서 옆쪽으로 병사를 보내니 서로 창이 꼬이고 넘어지고 난리도 아니었다.
'되게 멍청한 놈이네.'
게이트 제작자라고 해서 대단한 전술을 보여줄 줄 알았는데 너무 허무하게 무너지는 꼴이 참 꼴사나웠다.
3~4명의 병사를 투입시켜 적 병사들을 하나씩 죽이다 보니 이미 뒤집을 수 없을 정도의 전력차가 생겼고 가볍게 모든 병사들을 없앴다.
마지막 하얀 병사를 없애자마자 모든 병사들이 사라졌고 3개의 문이 추가로 개방됐다.
"재밌게 잘봤다."
"상대가 너무 약했어요."
"나도 그렇게 생각해. 아무래도 전툭경험이 거의 없었나봐."
"없을만도 하지."
화련이가 고개를 끄덕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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