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7화 〉 레이드2
* * *
대삼림은 넓었다.
한반도의 정중앙 부근에 박혀서 수많은 도시에 인접해 있었으니 그 넓이를 논할 필요조차 없을 정도로 넓었따.
그렇기 때문에 대삼림과 맞닿아 있는 부분도 많았다.
수많은 도시가 대삼림 근처에 지어졌고 길드장과 하연이가 하루 종일 대삼림 근처의 도시들을 뒤진 결과 S급 각성자가 있는 도시 2개를 추가로 발견할 수 있었다.
그들도 이미 S급 몬스터를 상회하는 강한 몬스터가 나올것이란 걸 알고 있었기 때문에 만남자체는 빠르게 성사됐다.
회의가 이루어지는 장소는 솔이었다.
일단 솔이 가장 크게 번성한 도시기도 했으며 솔 근처 도시권에 S급 각성자가 3명이나 몰려 있고 수아까지 태양길드의 영향아래에 있다고 봐도 옳았기 때문에 가장 세가 강한 태양길드의 본거지에서회의를 시작한 것이다.
회의의 진행자는 연하, 모든 도시를 포함해서 정보계열 능력자 중 연하만큼 뛰어난 인무이 없었기 때문에 그녀가 회의의 진행을 맡았다.
"회의를 시작하기에 앞서 저희는 앞으로 6일 후, 대 삼림에서 나타날 몬스터를 잡기 위해 모인 사람들이라는 것을 기억합시다. 한반도의 안전을 위해서, 서로의 이득만 바라고 회의를 길게 늘이는 행위는 자제해 주셨으면 좋겠습니다."
"알았다."
푸른색 머리를 가진 남성이 대답했다.
겉으로 보기에는 상당히 껄렁해 보이는 남성이었는데 목소리는 되게 진중했다.
"일단 저희는 적 몬스터에 대해 아는 것이 없습니다. 그렇기에 모든 전략은 상황에 맞춰 대처할 수 있는 방법으로 만들어 질 것이라는 것 다들 알아주시길 바랍니다."
"그전에 일단 몬스터의 부산물을 어떻게 분배할 지 부터 정해야 하는 거 아니야? 여기 모인 S급 각성자가 이미 6명에 추가적인 화력 지원도 있을 텐데 못 잡는 게 말이 안되잖아."
"기본적으로는 미르의 이수아님을 제외한 다른 S급 각성자 분들께 n분의 1해서 나눠 드릴 생각입니다."
"세게들어오는데?"
아무리 직접적으로 공격을 가하지 않는다고 해도 수아는 엄연히 S급 각성자였다.
그런 이의 참가도도 빼고 다른 S급 각성자들 끼리 n분의 1을 한다는 것은 다른 도시 입장에서는 어마어마하게 좋은 조건이었다.
"부산물 처리 문제로 오래 시간을 끌기 싫어서 저희가 양보했습니다."
"마인드가 마음에 들어. 좋아. 특별히 최선을 다해 주도록 할게."
자기 도시의 존망도 걸려 있는데 특별히 최선을 다해준다니...
그게 무슨 망발일까.
"그러면 기본적인 전략을 소개하도록 하겠습니다."
연하가 자신의 능력을 사용하여 허공에 그림을 그렸다.
"보스 몬스터는 대삼림의 중앙에서 나올것으로 추측되기 때문에 일단 대삼림 중앙의 모든 S급 몬스터를 없애는 것이 첫번째 과제 입니다. 지금까지는 각성자 화력이 부족해서 대삼림을 쓸어버리지 못했지만 S급 각성자 여러분들이 힘을 합쳐 주시면 중앙 부에 있는 S급 몬스터 정도는 모두 없앨 수 있을 겁니다. 모든 부산물을 n분의 1로 나눠가집니다."
"적어도 5일 안에는 잡아야 겠군."
"맞습니다. 지금부터 5일차까지 모든 S급 몬스터들을 잡고 마지막 하루 동안은 주변에 준비 작업을 할 겁니다."
푸른 머리를 가진 남자가 일어섰다.
"뭐하고 있어? 한시가 바쁜데 여기서 전략회의만 할거야? 어차피 전략은 우리같은 비 전문가들이 아니라 전문가들이 짜는 거잖아. 우리는 우리가 특기인 일을 하러 가면 되잖아."
"저 남자 말이 맞아. 우리는 몬스터나 잡을 테니까 브리핑은 하루 전날에 해도 충분해."
"하지만... 여러분들 개인의 특성을 알아야 더 완벽한 전략을..."
"브리셀."
"네, 시장님."
"내 특징 정리한 거. 전부 쟤네한테 넘겨줘. 너도 옆에 붙어서 전략짜는 것 좀 도와주고."
남자의 비서로 보이는 여자가 연하에게 다가와 두꺼운 종이로 된 서류 뭉치를 내밀었다.
"내 정보는 쟤한테 말하면 될거야. 그럼 안뇽!"
그렇게 자신의 비서들에게 모든 것을 맡긴 다른 도시의 S급 각성자 둘은 우리를 남겨두고 대삼림으로 이동했다.
하연이와 월하도 길드장의 눈치를 보다가 순간이동했고, 길드장도 잠시 고민하더니 사라져 버렸다.
결국 다른 S급 각성자의 비서 둘과 솔의 비서 연하가 같이 작전을 짜게 됐는데 자기 상사들이 사라지니 상사들 욕하면서 금세 친해졌다.
'역시 사람은 공감대가 있어야 친해질 수 있다니까?'
저거 봐 얼마나 화기애애해.
***
대삼림 중앙에 있는 수많은S급 몬스터 들이 단 5일만에 전멸 당했다.
S급 각성자 5명이 몰려 다니면서 눈에 보이는 모든 몬스터를 죽여대고 있으니 당연히 살기 힘든 것이 당연할테지만 이렇게 까지 빠른 기간내에 없앨 수 있을 줄 알았으면 진작 없애는 게 좋지 않았을까 싶을 정도로 빠른 속도였다.
보스 몬스터가 대삼림의 중앙에서 나타날 확률이 상당히 높았기 때문에 S급 각성자 5명이 중심을 기점으로 5개의 방향으로 서 있었다.
"마지막 브리핑 시작합니다. 보스 몬스터가 나오는 동시에 모든 각성자들은 보스 몬스터를 향해서 모든 화력을 집중해 주세요. 저희가 다른 요청을 하기 전까지는 무지성으로 딜을 넣으시면 됩니다."
보스 몬스터를 잡기 위해 어마어마한 전력이 모였다.
수아를 포함한 S급 각성자 6명 부터 시작해서 A급 각성자 20여명, 백업을 해줄 정보계 각석자 100명, 나 같이 A급 각성자는 아니지만 공격력 하나만큼은 A급 각성자와 비교해도 크게 꿀리지 않는 인원들 까지 대삼림 곳곳에 배치되어 있었다.
감이 잘 안 올 것 같아서 설명하자면 이 정도 인원이면 그 큰 도시인 솔을 1분이면 박살 낼 수 있을 정도의 어마어마한 전력이었다.
"지금부터 경계 들어갑니다! 준비해주세요!"
이제부터 언제 보스 몬스터가 나타날지 모른다는 생각으로 한 말이지만 연하의 말이 끝나자마자 눈 앞에 우주색 게이트가 생성되기 시작했다.
왜 파란색도 아니고 검은 색도 아닌 우주색이라고?
네가 봐도 똑같이 말했을걸? 진짜로 우주색이라는 말이 너무 잘어울리는 색이었거든.
그렇게 한참을 열려있던 게이트는 작은 인영을 내 뱉었다.
일반적인 몬스터들과는 다르게 등반형 몬스터와 침공형 몬스터의 주인은 크기가 작을 숟 있다는 것을 모두 숙지하고 있었기 때문에 작은 크기의 몬스터가 나왔음에도 당황하지 않고 모두 공격을 개시했다.
나도 미리 받아놓은 하연이의 피를 마시며 공격했다.
쾅!
푸른머리 남자의 손에서 푸른 색 레이저가 날아가 보스 몬스터에게 박혔다.
맞은 건 보스 몬스터인데 주변이 떨릴 정도의 강한 위력을 가지고 있는 레이저였지만 그것만 가지고 보스 몬스터가 죽을 거라고 꿈꾸는 것은 말도 안되는 일었다.
"S급 분들 공격 중지!"
연하의 말이 끝나자마자 공격이 뚝 끊겼다.
무슨일일까? 적이 정신 차리기 전에 더 공격해야 하는 거 아닌가?
"놈은 기술형 보스 몬스터입니다. 어지간한 공격은 먹히지 않을테니 S급 각성자분들은 신중하고 강력한 공격을 날려주세요."
어떤 적이 나올지 특정할 수는 없었지만 지금까지 등반형 게이트에서 만나본 보스 몬스터들을 두고 생각해 보면 계열을 나눌 수 있었다.
기술형 보스 몬스터는 육체와 마나는 좀 약해도 뛰어난 기술을 가지고 있어서 그 점을 커버하는 존재들이다.
안숭과도 비슷한 과라고 할 수 있었는데 이들의 특징은 어느 정도의 위력 이하의 공격은 거의 무시할 수 있다는 것이다.
"환영인사가 거세군요."
견제를 위한 A급 각성자들의 공격을 모두 걷어내며 한 존재가 우리 앞으로 다가왔다.
여자의 목소리가 들릴 때 까지만 해도 우리는 모두 그 목소리의 주인이 몬스터의 모양을 하고 있을 줄 알았다.
지금까지 나타난 모든 보스 몬스터는 인간과 비슷한모양이 있다고 해도 전부 우리가 알고 있는 몬스터의 형상을 취하고 있었으니까.
그런데...
"잘 부탁드립니다.한 번 시원하게 놀아보죠."
우리의 눈 앞에 모습을 드러낸 자는 틀림없이 인간 여성이었다.
자기 몸 만한 대검을 들고 우리를 바라보는 그녀의 눈빛은 덤덤했다.
쾅!
푸른 머리의 남자가 모으고 모아 발사한 레이저를 가볍게 빗겨냈다.
스릉!
하연이가 검을 들고 덤비자 자연스럽게 흘려냈다.
"당신은 그래도 검술을 아시는 군요. 하지만 그 깊이가 너무 낮습니다."
하연이를 향해 일격을 날리려는 그녀의 주변을 검은 연기가 휘감았다.
"쯧... 역시 다대 일은 익숙치 않군요..."
혀를 차면서 주위를 둘러보던 그녀의 시선이 내 근처로 향하다가 나를 보고 멈춰섰다
"당신이 그 배신자의 제자군요."
정신을 차렸을 때 그녀는 내 바로 앞에 서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