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19화 〉 레이드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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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스 몬스터는 내 공격에 맞아 흔적도 없이 사라졌다.
몇번을 샅샅히 뒤져도 반응이 보이지 않았기 때문에 길드장이 수아와 하연이, 월하를 모두 데리고 솔의 병원으로 이동시켜줬다.
"일적인 마나 고갈현상입니다. 무슨일이 벌어진 건지 정확히 알 수 없지만 마나를 담아둘 수 있는 통 자체가 줄어들었습니다. 천천히 늘어나고 있는 것을 보니 하루 정도면 다 회복될 것 같습니다."
다행이 그녀들에게 벌어진 일은 그렇게 심각하진 않았다.
단지 하루동안 회복이 필요했을 뿐이었다.
'피를 섭취하는 게 단순히 마나를 늘리는 것 외에 다른 효과가 있는 건가?'
그렇지 않고서야 쟤네들이 저렇게 쓰러질리가 없었다.
이에 대한 의문을 해소하려고 해도 흡혈귀는 애들을 챙기라는 말을 마지막으로 더 이상 내 물음에 답해주지 않았기 때문에 알 수 있는 내용은 없었다.
"수현씨한테 그렇게 강력한 힘이 있을 줄은 몰랐는데요? 근래에 각성하면서 새로운 힘을 얻었다는 이야기는 들었지만... 아직 E급 정도 밖에 안된 것 치고는 너무 강한 공격이에요."
길드장이 내 옆에 앉아서 나를 의미심장한 미소를 지으며 바라봤다.
그녀의 미소에는 욕망이 깃들어 있었는데 나를 어떻게든 전력으로 써먹겠다는 눈빛이었다.
'세종대왕이 신하들을 갈아 버릴 때의 눈빛이 저랬을까?'
어떻게든 이용해먹고 싶다는 눈빛으로 나를 바라보길래 자연스럽게 그녀의 시선을 피할 수 밖에 없었다.
"솔직히 말해봐요. E급 아니죠? 적어도 A급이 분명해요. 아무리 S급 각성자 3명을 하루 동안 빌빌 거리게 만들어야 한다지만 그런 조건부를 가진 공격이라고 S급 각성자 5명이 뚫지 못했던 방어력을 뚫었다는 건 이유가 있다는 거잖아요."
"E급 맞습니다."
"저를 속이려 드는 건가요?"
길드장의 몸에서 열이 살짝 올라왔다.
나를 협박하기 위해서 열기를 내뿜었다기 보다는 내 말을 믿을 수가 없어서 흥분한 모양이었다
"진짜 E급 맞는데 어떡합니까."
흡혈귀가 준 마나가 너무 사기여서 강한 위력을 발휘할 수 있는 거지 나는 E급이 맞았다.
"좋아요. 수현씨가 그렇게 말하기 싫어하신 다면 저도 굳이 더 캐고 다니진 않겠어요. 어차피 상황이 더 심각해지면 수현씨가 스스로의 힘을 드러내실 테니까요."
길드장은 그 말을 마지막으로 떠나갔다.
애들이 일어난 건 길드장이 떠나가고도 6시간이 더 지나서였다.
"몸은 괜찮아?"
분명 마나통이 줄어들었다고 했다.
천천히 회복되는 중이라고는 했지만 완벽하게 회복 될 수 있을지는 알 수 있는 방법이 없었다.
"몸이 좀 나른하고 평소보다 힘을 잘 쓸 수 없는 느낌이긴 한데 문제 없습니다. 기사님이 걱정할 필요 없을 정도로 좋아요."
"나도 마찬가지야, 마나의 전체량이 줄어든 것 같긴 한데 끝까지 다 회복 될 것 같은 기분이 들어."
S급각성자가 자신의 몸에 대해 감이 올때는 대부분 맞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그녀들이 완전히 회복될 수 있다고 믿어도 됐겠지만 아직도 미약한 걱정이 남아있었다.
만에 하나라도 그녀들의 몸이 완전히 회복되지 않는다면?
'그 땐 완전 미쳐 버리는 거지.'
나 때문에 그녀들의 힘이 깎여버린 거니까.
"언니들, 방금일어나셔서 노곤하신 건 알겠지만 바로 회의하시러 이동하셔야 해요. 오라버니도 마찬가지고요."
6시간 동안 나와 같이 그녀들이 깨어나기 기다리고 있던 연하가 관광객들을 안내하는 안내원처럼 소리쳤다.
"바로 회의실로 이동하도록 할게요."
자기가 순간이동할 것 처럼 하연이를 잡아놓고 하연이를 보며 멀뚱멀뚱거리고만 있었다.
"순간이동은 언니가 하셔야해요."
"나도 알아 이뇬아."
하연이가 연하의 머리에 딱밤을 날리니 조금 처져 있던 분위기가 살짝 올라왔다.
내 몸은 월하가 잡은 상태에서 회의실로 순간이동하니 회의실에는 아무도 있지 않았다.
"응? 아무도 없는데?"
"아무도 없는 게 당연하죠. 아무리 인내심 강한 사람이라고 해도 이미 적까지 다 잡았는데 6시간이나 기다려 주겠어요? 다들 자기 할일 바쁜데 말이에요."
연하가 버튼 같은 것을 누르니 1분 정도 후에 길드장이 우리 앞에 나타났다.
그 후에 어느 정도 텀을 두고 다른 S급 각성자 둘도 차례차례 나타났다.
"그러면 이제 부산물에 대한 처리를 해봅시다. 원래는 S급 각성자 5명이서 n분의 1하기로 했지만 결국 몬스터를 잡는 대 있어서 가장 큰 일을 하신 건 이수현씨거든요? 그래서 따로 말을 할 필요가 있을 것 같아서 불렀어요."
"그냥 쟤가 다 가지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뭐지?'
S급 몬스터의 사체만해도 어마어마한 이권이 걸려 있어서 어지간하면 자신의 지분을 포기하지 않는데 보스 몬스터 급 몬스터의 권리를 나한테 넘긴다고?
라는 생각이 떠오름과 동시에 우리의 앞을 막았던 보스 몬스터가 어떤 모습을 하고 있었는지 기억해 낼 수 있었다.
'사람이잖아.'
아무리 강한 힘을 가지고 있다고 해도 그녀는 사람이었다.
육체의 강함이 아니라 마나의 활용으로 강함을 유지하는 사람이었다.
S급 각성자의 시체를 장비의 재료로 사용할 수 없는 것 처럼, 완전히 인간과 같은 모습을 취하고 있는 그녀의 시체를 사용할 수 있는 방법도 없을 것이다.
만약 사용할 수 있는 방법이 있다고 하더라도 다른 보스 몬스터의 가치에 비하면 크게 떨어질 것이 분명했고 아무리 적이라지만 사람의 시체를 장비로 사용한다는 것은 말도 안되는 짓이었다.
즉 그들이 나에게 모든 권리를 양보하는 것은 어차피 자신이 가지고 가봤자 효용가치가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일거다.
아마 제대로 된 부산물들이 넘쳐나는 존재였으면 원래 계약대로 n분의 1하자는 소리까지는 안해도 자기들이 챙길 수있는 걸 챙기려고 들었겠지.
"그러면 만장일치로 보스 몬스터의 시신은 이수현씨가 갖는 걸로 결정났습니다."
"그러면 나는 도시 운영에 바빠서 이만 가볼게."
"나도 가본다."
두 S급 각성자가 쏜살같이 사라져버렸다.
"... 애초에 보스 몬스터의 시신을 보존해 놓기는 했어?"
"네, 썪지도 않아서 일단 가지고 있긴 한데요..."
"그냥 관에 담아다가 장례라도 치뤄주자."
"장례요? 그 사람, 진짜로 죽은 거 맞아요? 저번에 샤킹도 그렇고 저희 세계에 등장하는 이들은 다 분신체 아니에요?"
"맞다... 그랬지?"
장례 핑계로 시체를 처리하려고 했는데 이렇게 되면 처리하는 방법도 애매해진다.
"갑자기 사령술 같은 걸로 살아나면 복잡해 지니까 다른 사람들이 못 들어오는 곳에 잘 숨겨줘."
"알겠습니다. 오라버니!"
연하가 나에게 경례하더니 하연이의 옷을 잡았다.
"뭐하자는 거야?"
"언니를 이동수단으로 쓰자는 거죠! 시간은 금인데 이리저리 움직이느라 시간쓰는 것 보다는 우리 사랑스럽고 아름답고 멋진 하연 언니의 도움을 받는 편이 훨씬 효율적이지 않겠어요?"
틀에 박힌 아부긴 했지만 효과는 확실했다.
자기를 칭찬하는게 좋아서 그런건지 되도 않는 아부로 자신을 띄우려고 하는 연하가 귀여워서 마음을 유하게 먹은 건지는 몰라도 그녀는 연하를 데리고 순간이동했다.
"천마님은 잘 해결하셨을까요?"
"누가 누구를 걱정해요. 천마님이시잖요? 알아서 잘 하시지 않으셨을까요?"
월하와 수아가 이야기를 나누기 시작했다.
두 사람의 관계는 굉장히 어색했다
처음엔 월하가 수아를 죽이려 들었지만 내가 이미 용서했다고 하니 제대로 화를 내지도 못했고 그 상태로 보스 몬스터 잡고 다 했으니까.
둘이서 있을 댄 천마라고 편하게 부르더니 월하에게 말할때는 천마님이라고 꼬박꼬박 존칭을 붙였다.
"천마님한테 문제가 생길일은 없겠지만 그분은 중국 전역을 커버하셔야 해요. 중국에는 대삼림도 많고 큰 규모를 가지고 있는 대삼림도 많다고 들었는데... 그곳들 전부에서 보스 몬스터가 나온다면... 아무리 천마님이라도 중국 전체를 지키기는 힘드실 겁니다."
"천마님이 들으시면 그리 어려운 일은 아니다. 라고 대답하실거에요. 대삼림을 다 밀어버리는 한이 있더라도 보스 몬스터가 나오는 걸 막지 않았을까요? 천마님의 행동력과 무력을 생각해 보면 대삼림을 없애서 적이 나타날 수 있는 장소를 없애버리는 것도 충분히 가능할 것 같은데 말이에요."
"정답이다. 생각보다 머리가 좋군."
내 바로 뒤에서 익숙한 목소리가 들림과 동시에 푹식한 무언가가 내 등에 닿았다.
"천마님, 언제오셨어요?"
"언제오긴, 방금 왔다. 작은 대삼림은 밀어버리고 큰 대삼림은 내가 직접 처리하고 중간 사이즈의 대삼림들은 제자들에게 맡겨놓으니 충분히 막을만 하더군, 너희들을 잘 처리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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