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 251화 〉 드디어 게이트!!­1 (251/265)

〈 251화 〉 드디어 게이트!!­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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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하가 대경쟁 시대를 연 것 처럼 보였지만, 애들끼리 바로 경쟁에 들어간 것은 아니었다.

하연이와 월하는 자시신이 이끌어야 할 집단이 있어서 바빴고 연하는 하연이를 보조해야 했기에 화련이와 리우잉과만 있는데 그녀들은 서로 노리고 있는 존재가 달랐기 때문에 경쟁이라는 것이 큰 의미가 없었다.

결국 제대로 붙어 보려면 어느 정도 시간이 안정화 되고 난 다음의 일일텐데 우리가 완전하게 시간을 내려면 용사를 없애야 한다는 어마어마한 과제가 존재하고 있었다.

물론 일상이 아예 바뀌지 않은 건 아니다.

바쁘다고는 해도 저녁 시간에는 만나서 시간을 보냈으니까.

"오라버니, 아 하세요!"

애들끼리의 자리 경쟁이 심해진 것도 체감이 됐고 나에게 무엇을 해주고자 하는 것도 어마어마하게 늘었다.

시련 때문에 생각이 바뀐 것일 수도 있지만 나에게 무언가를 해주고 난 뒤 다른 애들에게 짜릿한 시선을 받는 걸 보면 시련때문이라기 보다는 월하가 가지고 온 대경쟁 시대 때문인 것으로 보였다.

"죽은 각성자 통계는 전부 낸 것인가?"

"네, 얼추 다 됐어요. 돌아왔는데도 죽은 척을 하고 있는 각성자가 있을 수 있어서 파악하는 데 시간이 좀 걸리긴 했는데 다 파악한 것 같아요."

연하에게 나중에 이야기를 들어 보니 이번 시련으로 죽은 각성자는 거의 없다고 한다.

물론 거의 없는 거지 아예 없는 건 또 아니여서 죽은 각성자들의 유족한테는 위로금을 지급했다고 한다.

만약 그 각성자가 경비대같은 태양길드에 포함되어 있다면 업무를 하다가 죽은 것으로 취급돼서 계약대로 처리한다고도 했고.

"그래도 저희 같은 시련을 당한 사람이 하나도 없어서 다행이에요. 만약 그런 사람이 많았으면 지금쯤 온 도시가 개판이 됐을텐데..."

"그러게 말이다."

"월하 같은 사람이 온 도시를 가득 채웠다고 생각하면..."

"제가 어때서요?"

월하가 나를 확 잡아 끌며 내 입안에 밥을 욱여 넣었다.

"시련은 없었다고 해도 한 번 모든 각성자를 데리고 간 만큼 다음부터는 무슨 일이 일어날지 모른다. 지금 까지와는 전혀 다른 규모로 일을 벌여 줬으니 앞으로는 진짜 무슨 일이 생길 지 몰라. 그래서, 말인데."

화련이가 왠 일로 우리의 눈치를 보며 뜸을 들였다.

"게이트를 열고 싶으시다고요?"

"그래, 생명의 정수를 추가로 사용해서 알아 보니 게이트를 연다고 해서 내가 간섭 받을 확률은 극히 드물다고 한다."

"격이 부족하다고 하지 않았어? 지금 게이트를 열면 한 동안은 약화된다면서."

"그래서 지금이 적기라고 생각한다. 이렇게 대규모로 일을 벌인 직후니 우리에게 간섭할 수 있는 힘이 많이 남아있지 않겠지. 그리고 나도 시련을 겪으면서 이런 저런 일이 있었다. 격이라는 측면에서는 이전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이 높아졌어."

"도대체 시련에서 무슨 일이 있었던 거야..."

시련이 끝난 후 화련이가 나를 바라볼 때 서글픈 표정을 가끔 짓는 것을 보면 그녀라고 해서 처음 부터 완벽하게 시련을 클리어 한 게 아니라 다른 애들 처럼 한 번 망가진 후 스스로 고쳐 나간 것이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게이트를 만든 이후에도 지금의 절반 정도의 무력은 유지할 수 있을 거다. 이 정도면 게이트를 열어도 괜찮을 거라고 생각하는데?"

"저는 동의해요. 언제까지 당하고만 있을 수는 없죠."

월하가 고기를 우적! 하고 앂으면서 말했다.

"절반 정도면 저도 찬성이에요. 천마님은 워낙 강하신 분이시니까 그 정도 무력이어도 괜찮을 실 것 같아요."

"저도 찬성입니다!"

"나도, 괜찮을 것 같아."

가볍게 대답하면서 생각했다.

시련 중에 자신의 격이 올라갈 정도였다면 화련이는 시련 속에서 얼마나 긴시간을 보낸걸까?

그리고 긴 시간 동안 시련을 받았다면 왜 나보다 먼저 나와 있던걸까?

'얘기해 주고 싶으면 말해주겠지.'

먼저 캐묻지 말자는 마음으로 밥을 다 먹은 뒤 설거지를 했다.

"지금 바로 가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나?"

"유럽에 짓는 게 효율적이라고 했죠?"

"그래, 그 즈음에 짓는 것이 흡혈귀를 포함한 우리에게 우호적인 세력들을 훨씬 더 잘 만날 수 있다고 했지."

"어디에 지을 지는 생각해 보셨어요?"

"망한 나라나 주변에 아무도 없는 공터에 지어야 겠다는 생각은 있지만 어느 국가에 지어야 하는 가에 대해서는 생각해 본 적 없다."

"저 의견있어요! 영궁에 짓는 건 어때요? 섬나라라고 들었던 것 같은데 만에 하나를 대비할 수 있잖아요."

"영국이라...괜찮은 것 같군."

화련이는 시간을 지체하지 않았다.

바쁜 하연이는 내버려 두고 나와 월하, 연하와 리우잉까지 한 번에 잡았다.

"우리가 돌아오기 전까지 도시를 잘 부탁한다."

"알겠어요. 몸 조심히 다녀오세요."

눈 앞이 한 번 번쩍이니 알 수 없는 땅이었고 다시 한 번 눈이 번쩍이니 주변에 아무것도 없는 공터가 끊임 없이 펼쳐져 있었다.

"마목도 없네."

진짜 아무것도 없는 모습에 긴장감을 올렸다.

사람이 없는 곳에는 몬스터가 들어차는 것이 정상이고 몬스터가 들어차는 곳에는 마목이 가득 차 있는 것이 정상인데 이 주변에는 마목조차 존재하지 않았다.

­두두두두두

땅이 거세게 울리기 시작하자 본능적으로 화련이의 옆으로 붙었다.

"아무래도 이곳의 생태계는 우리와는 좀 다른 것 같다.

­쾅!!

갑자기 땅이 터졌다.

아니, 이런 광경을 단지 땅이 터졌다는 말로 표현할 수 있을까?

바닥에서 부터 수백톤에 달하는 토사가 공중으로 날아갔다.

­구어어어어!!

엄청난 양의 토사를 날리면서 등장한 녀석의 정체는 거대한 지렁이였다.

거대한 지렁이.

그렇게 밖에 보이지 않는 몬스터였지만 그것만 가지고도 충분한 놈이였다.

거대하다는 건 그 자체만으로도 강력한 위력을 가지고 있었으니까.

­스윽

물론 그렇게 강력한 지렁이라고 해도 화련이의 상대는 되지 않았다.

­쿵! 쿵!

두개로 갈린 몸이 시차를 두고 땅으로 떨어졌다.

화련이가 천천히 지렁이의 시체에게 다가가니 아직도 신경이 살아있는 듯 꿈틀거리는 것이 보였다.

"S급 몬스터인 것 같고..."

화련이가 검을 뽑아 휘둘러 지렁이의 몸을 잘랐다.

"이 근처의 마목은 이 놈이 다 먹어 치운 것 같다. 그러니 주변에 몬스터도 없고 사람도 없을 수 있었던 것이지."

"이 주변에 인간의 도시가 있을 확률은 낮겠네요. 만약 인간이 주변에 있었다면 S급 각성자에게 맡겨 이 몬스터를 죽이고 마목과 몬스터 없이 가공되어 있는 땅을 그대로 먹었을 테니까요."

"그럴 가능성이 높지. 잘되었어."

화련이가 지렁이의 시체에 손을 올리니 시체가 가루가 되어 사라지기 시작했다.

"그걸 왜 없애요! S급 몬스터의 부산물이 얼마나 가치가 있는데..."

"가져갈 방법은 있어서 그렇게 아까워 하는 것이냐? 챙길 수도 없는 물건을 가지고 아까워하는 것은 미련한 짓이다."

"그래도! 가장 알짜배기 정도는 챙길 수 있잖아요오..."

연하가 화련이한테 앵겨서 앵앵 거렸다.

"이제부터 게이트를 만들 건데 주변에 몬스터의 시체가 있는 것은 방해밖에 되지 않는다! 더 이상 반론은 받지 않겠다."

"힝..."

연하가 툴툴 대면서 내 근처로 다가왔다.

화련이는 바닥에 앉아서 저번에 배운대로 게이트를 만드는 과정을 진행하고 있었는데 아주 어려운 작업은 아닌 듯 막힘없이 쑥쑥 해 나갔다.

"됐다."

"게이트가 열린거야?"

"마지막 작업 정도만 하면 된다."

화련이가 자신의 손을 마법진 처럼 생긴 곳 위에 올려두고 무어라 중얼 중얼 거리기 시작했다

­솨아아아

그녀가 중얼 거리는 시간이 길어질 수록 환한 빛이 주변을 비추기 시작했고 얼마 지나지 않아 모든 빛이 사라졌다.

"...응?"

"뭐에요? 허탕 친거에요?"

나와 연하는 당황해서 물을 수 밖에 없었다.

게이트를 만들기 위해서 여기까지 왔는데 그 게이트는 보지도 못하고 사라져 버렸으니까.

"허탕이 아니다 게이트는 무사히 완성됐다."

"아무것도 안보이는데요?"

"우리세계에서는 당연히 아무것도 보이지 않겠지, 하지만 저쪽세계에서는 우리가 지금까지 보아 왔던 것 처럼 게이트가 생겼을 것이다."

화련이가 손을 가볍게 튕기니 거대한 화면이 눈앞에 나타났다.

그리고 그 화면 속에는 작은 공동 속에서 화련이를 똑 닮은 여인이 가부좌를 틀고 앉아있는 것이 보였다.

"분신술 같은거에요?"

"분신술이라기 보다는 게이트에 넣어 두는 보스 몬스터와 같다. 흡혈귀 측이 생각이 있다면 내 분체를 없애지는 않을 테니 앞으로 반 영구적인 소통의 창구가 될 확률이 높다."

"저희세계에서 나타나는 게이트의 보스몬스터한테 정보를 들으면 금방 할당량 초과라고 사라지잖아요. 저희도 그러지 않을까요?"

"그건 모르는 일이지, 게이트 안의 존재가 외부의 존재한테 정보를 받는 건 할당량을 사용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

잠시 얘기하고 있다 보니 화련이가 띄어놓은 거대한 창이 커다란 코뿔소 한마리가 기어 들어왔다.

그 모습을 보고 분체 화련이가 일어나 살기를 피우니, 코뿔소가 덜덜 떨며 말했다.

­진정하시라요!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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