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2화 〉 드디어 게이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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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대한 몸집에 맞지 않는 순박한 얼굴과 그 얼굴에도 맞지 않는 가녀린 목소리에 우리 뿐만 아니라 화련이까지 멍해졌다.
저는 절대로 당신을 공격하기 위해서 이곳에 온게 아니라요! 흡혈귀님이 시키셔서 들어온 것 뿐이라요!
저건 도대체 무슨 말투일까.
한국어를 잘못 배웠나?
아니면 알 수 없는 힘으로 서로의 말이 번역 될 때 오류라도 발생한 것일까.
모든 말을 라요로 끝내고 있는 코뿔소를 보니 정신이 멍해지기 시작했다.
왜 흡혈귀가 직접 오지 않았지?
옆에 있는 화련이가 이야기한 것이 아니었다.
화련이를 똑 닮은 분체 화련이가 말한 것이었다.
"우리는 바라보는 것 말고는 그 어떤 간섭도 하지 못하는 것 처럼 보이는 군."
"이렇게라도 정보를 얻는 게 어디야."
흡혈귀님은 지금 바쁘시다요. 용사가 미쳐서 이세계로 직접 넘어오시려고 하는 걸 물리적으로 막고 계서서 여기에는 못 오신다요.
흡혈귀가 너를 이곳에 보냈다는 건, 흡혈귀의 생각을 네가 잘 전달해 줄 수 있으니까 그런 것이겠지?
물론이다요! 나는 흡혈귀님의 절친한 부하라요!
흡혈귀랑 코뿔소가 절친했다고?
'흡혈귀 기억 속에서 그렇게 친했던 코뿔소는 없었던 것 같은데?'
친한 코뿔소는 둘째로 치고 어느 정도 비중을 가지고 있는 코뿔소 조차 없었다.
코뿔소가 흡혈귀랑 친하다고?
분체 화련이도 나랑 같은 생각을 했는지 당황한 표정으로 코뿔소에게 물었다.
나는 코뿔소가 아니라요! 너희들에게 편한 모습을 보여주기 위해서 너희 세계에 있던 동물의 모습으로 변하고 있던 것 뿐이라요!
원래 모습은 어떤 모습인데 그러나.
원래 모습은 여기 안에 다 들어오지도 못한다요. 손가락 하나 들어오면 꽉 찬다요.
그러면 지금까지 우리에게 모습을 들어냈던 동물형의 보스 몬스터는 전부 자신의 몸을 숨긴 것인가?
다는 아니어도 상당히 많은 존재들이 자신의 모습을 숨겼을거라요.
안숭도 원숭이의 모습으로 자신을 숨긴 걸까?
너는 원래 어떤 존재지?
분체 화련이가 자리에 앉아 나긋하게 물었다.
지금은 그런 것 보다는 게이트나 우리세계에 대해서 더 궁금해 해야 하는거 아니라요?
나에게 그런 정보를 전달해줄 너에 대해서 먼저 이해하는 것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너에 대해서 말하거라.
알았다요! 나는 사실 엄청난 미소녀 다요!
"미소녀?"
월하가 코뿔소를 바라보며 말했다.
그 말투가 참으로 오묘한 것이 너 따위가 뭔 미소녀야? 라는 투가 아니라. 미소녀라고? 우리 기사님을 지켜야해. 라는 문장이 숨어져 있는 말투였다.
미소녀라고? 그런데 왜 코뿔소를 선택했나.
인간들은 뿔이 달린 말을 좋아한다고 들었다요. 그래서 이 동물을 골랐다요. 어떤가요. 좋은가요?
코뿔소의 말에 분체 화련이가 입을 다물었다.
코뿔소는 말이 아니다.
하지만 인간의 동물 중에서 뿔달린 말과 가장 비슷한 종족이 코뿔소였다요!
... 그래, 알았다...
아무튼 저는 미소녀 다요! 아직 어려서 작긴 하지만, 커서 엄청난 미녀가 될거라요!
어리다고?
분체 화련이의 표정이 날카로워졌다.
분명 흡혈귀의 말로는 저들은 아주 오랜 시간동안 살아온 존재들일텐데 어리다고 하니 이해가 되지 않은 것이다.
그렇다요! 우리의 시간은 반정도 멈춰있다요! 성장하지도 않고 바뀌지도 않는다요!
좋은 정보를 얻었다는 듯 분체 화련이의 눈썹이 꿈틀 거렸다.
본체가 되면 손가락도 다 못 들어온다더니, 아직 다 큰 것도 아니었어?
저희 종족이 다 크면 산보다도 더 커진다요!
"산보다 더 큰 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말이군. 저 코뿔소와 같은 종족인 모든 이들이 흡혈귀의 밑에 들어와 있진 않을 테니까."
당신은 정체가 뭐시라요!
나는 천마다. 중원을 통일하고 천마신교를 이끄는 존재지.
아주 강하신 것 같아요! 어지간한 친구들 보다는 훨씬 더 센 것 같다요!
거대한 덩치의 코뿔소가 저렇게 밝고 여린 목소리를 내니 통 익숙해지지가 않았다.
네 본체에서 크기만 줄인 모습으로 변할 수 있느냐? 아니면 원숭이 같이 두 발로 설 수 있는 존재여도 좋다. 네 발 달린 존재보다는 두 발로 서 있는 존재가 대하기가 더 편하니 부탁을 좀 하겠다.
알았다요!
그녀의 몸이 슈우욱 소리를 내며 별했다.
어떤가요!
그녀의 모습은 스스로 미소녀라고 자신할 수 있을 만큼 예뻤다.
회색의 머리가 특이하게 가닥이 잡혀서 내려오고 뻗어 있었는데 얼굴은 또 해맑아서 귀엽...
"끄아악!!"
"뭘 보시는 거에요!"
월하가 내 눈을 강하게 찌르니 순간적으로 시야가 완전히 차단되었다.
갑작스러운 그녀의 반응에 혹시 그녀가 옷을 안입고 있기라도 했나 싶었지만 그녀는 명백하게 옷을 입고 있었다.
"아니 눈을 왜 찌르는데!"
"새로운 경쟁자가 늘어나게 둘 수는 없어요!"
"쟤가 왜 새로운 경쟁자가 돼? 나는 쟤를 봤지만 쟤는 나를 못 보는데?"
"기사님이 저년한테 홀리실 수도 있잖아요!"
"글쎄, 나는 아직 너희한테도 홀린 적이 없는데 쟤를 한 번 보고 홀릴 정도면 너희한테 문제가 있는게 아닐까?"
말을 좀 심하게 한 것 같지만 이 정도 강경하게 나가는 걸로는 큰 문제가 없다는 걸 지금 까지의 경험으로 확인했다.
"그건... 그렇네요."
"아해의 말이 맞다. 다른 여성이 아해의 근처에 붙는 걸 차단하기 위해서는 다른 여성이 다가오는 것을 막거나 우리가 더 잘해서 아해가 우리만 바라볼 수 있도록 만드는 것이 우선이지 아해의 눈을 막는 것은 옳지 않은 방법이라 생각한다."
"옳소!"
화련이와 연하가 나를 두둔하고 나서니 월하의 말이 흐려졌다.
처음 화련이한테 선전포고했을 때는 전쟁도 불사할 것 처럼 굴더니 정작 내 눈치는 월하가 가장 많이 본다.
자기 입으로 미소녀라고 지칭할 정도는 되는 군. 이름이 뭔가?
모아다요!
모아라고 부르면 되나?
맞다요!
내가 눈을 찔리고 월하가 구석에 박히는 와중에도 분체 화련이와 소녀는 즐거운 이야기를 나누고 있었다.
이제 저희 세계에 대해서 궁금하신걸 여쭤보시라요! 언제 용사진영이 쳐들어와서 이곳을 박살낼지 모른다요..
모아가 몸을 덜덜떨며 말했다.
그런 말은 미리했어야지.
분체 화련이가 표정을 굳힌 채 모아에게 차분하게 질문을 해나가기 시작했다.
너희의 정체는 도대체 뭔가? 뜬 구름 잡는 설명이 아니라 구체적인 설명을 원한다.
멸망한 세계에서 살아가는 주민들이라요! 정확히 말하면 일정 이하의 격을 가진 모든 이들이 한 번에 죽고 온전한 격을 가지고 있는 자만이 살아남아 있는 세상의 주민들이라요!
용사들은 우리를 왜 공격하는거지?
그건 설명하려면 배경지식을 좀 알아야 된다요.
배경지식 좋지, 우리는 너희의 문화에 대해서 잘 모르거든.
모아가 엣헴! 하고 기침을 내 뱉더니 구석에 있던 하얀 돌을 주워왔다.
처음부터 용사가 이렇게 막나가진 않았다요! 마왕과 싸우기 위해서 사람들을 모으고 세력을 키우고 있을 때는 그 누구도 부정할 수 없는 멋진 용사님이셨다요! 그런데 우리의 세상에 재앙이 닥치고, 시간이 흐르지 않는일이 반복되자 별의 별 일이 다 일어났다요. 너무 오래 전 일이라 잘 기억 나진 않지만 대규모 전쟁도 엄청 많이 일어났다요!
그러면 지금 있는 존재들도 이전에 비해서는 많이 준 상태겠군. 새로 추가되는 인구는 없는 데 전쟁을 통해서 사람들이 계속 죽어갈 테니까.
저희끼리는 죽일 수가 없다요. 죽고 싶어도 못 죽는데 어떻게 남을 죽일 수 있겠다요?
사람이 죽지 않는 세계라...
정적인 세계는 오랜 시간동안 유지됐다요. 얼마나 이렇게 살았는지 이제 감흥조차 안된다요. 영원한 심심함 속에서 다들 지쳐갈 때 여러분의 세계가 연결됐다요! 아주 약한 연결이었지만 우리 세상에 달라진 점이 나타난 것 자체가 아주 오랜만이어서 다 같이 흥분했다요!
그래서?
처음엔 여러분의 세계에 넘어가서 새로운 자극을 즐기자. 그리고 시간의 흐름을 느껴보자! 하는 이들이 대다수를 차지했는데 그 중에 몇명은 남의 세계를 마음대로침략하는 게 말이 되는 가에 대한 의문을 가지기 시작했다요. 다른 이들은 너희가 아직 덜 심심해서 그런 말을 할 수 있는 거라고 하지만... 저희는 저희 때문에 다른 세계가 망가지는게 싫다요!
그 존재들이 너랑 흡혈귀를 포함한 애들이구나?
맞다요!
정리하자면 용사 그년은 그냥 자신의 심심풀이를 위해서 우리를 공격했다는 소리네?
심심풀이 만을 위해서 공격한 건 아니라요... 다들 많이 지쳐 있다요. 우리는 새로운 자극이 너무나도 고팠다요... 사실 우리도 여러분의 세계가 나타나서 완벽하게 다른 사상으로 갈라져서 싸우는 것에 재미를 느끼는 사람도 많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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