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253화 〉 드디어 게이트!!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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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세계는 도대체 왜 너희 세계와 연결 된거지?
그건 우리도 잘 모른다요. 흡혈귀도 잘 모르고 현자들도 잘 모른다요. 우리 세계에서 가장 강한 용사는 뭘 알고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용사랑 흡혈귀랑 연 끊은 지 한참 됐다요.
너희 세계와 우리 세계간의 연결을 완전히 끊어 버릴 수 있나? 너희 말 대로 우리가 너희에게 영향을 받지 않으려면 연결이 완전히 끊겨야 할 것 같은데 말이야.
안 그래도 흡혈귀님이 엄처안게 노력하고 계시다요. 용사측을 설득하는 건 절대로 불가능하다고 생각하고 세계의 연결을 끊으려고 들고 계시다요. 근래엔 어느 정도 성과도 생기셨다고도 했다요.
'성과과 생겼다고?'
흡혈귀가 정말 대단한 존재인 것 맞지만 그녀보다 용사가 훨씬 더 뛰어난 능력을 가지고 있다.
그녀가 노력하는 것으로 세계간의 연결을 끊은 수 있다면 용사가 노력하면 세계간의 연결을 만들 수 있지 않을까?
더 나아가서 생각하면 용사가 우리세계와 자신들의 세계를 이은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니 몸에 소름이 돋았다.
'확실한 이야기도 아니니까 일단 덮어두자.'
이 가설이 맞다면, 우리 세계가 용사의 세계로 부터 완전히 떨어져 나가는 건 힘들지도 모른다.
애초에 흡혈귀 보다 용사가 더 강하기 때문에 흡혈귀가 우리세계의 연결을 끊는다고 해도 용사가 곧바로 다시 이어 붙이거나 다른 세계를 찾아서 이어붙일 수도 있지.
'결국 문제는 용사인가?'
성과가 생겼다는 건 참 좋은 일이군... 만약 너희 세계와 우리 세계의 연결을 끊을 수 없다면, 우리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 같나?
제 개인적인 생각이니 너무 깊게 듣지는 말라요. 아마 어느 정도의 과도기를 거치면 새로운 일상이 반복될 것 같다는 느낌이 든다요. 어쩌면 당신들을 가둬놓고 오랜 시간 동안 하나의 연극 처럼 볼 지도 모르겠지만 결국 두 세계의 생활방식이 정착될 것 같다요.
일리가 있는 말이군.
"새로운 일상이라... 하긴, 용사측들도 자신들의 심심함을 풀려고 넘어 온거지 우리를 죽이려고 넘어온 건 아니니까요... 그 과정에서 사람이 많이 죽고 사회가 완전히 깨져버려서 절대 용서는 못할 것 같지만... 저희를 전부 죽이려고 들지는 않겠죠."
"나도 그렇게 생각한다. 새로운 게이트가 계속 생겨나고 몬스터와 각성자의 수준이 상향되는 일이 끊임없이 반복될 수도 있고 도시들이 세력을 키우면서 대격변 이전의 삶으로 돌아갈 수도 있겠지."
미래의 일은 아무도 모르는 거라요. 용사측 사람들이 얼마나 이상한 마음을 가지고 있을 지 모르니 일단 연결을 끊는 게 최우선이라요.
우리가 도울 수 있는 것이 있나?
일단 강해지는 게 가장 좋다요! 당장 천마만 해도 우리 세계에 있는 대부분의 존재들 보다 강하다요! 불가능한 일이겠지만 천마가 용사보다 더 강해진다면 애초에 이런 고민을 할 필요 자체가 없다요!
그게 가장 간단한 방법이긴 하고 나도 원하는 방법이긴 하다만 힘들 확률이 매우 높다. 스스로 재능이 있는 편이라 장담하긴 하지만 용사를 뛰어넘기 위해서는 그만한 시간을 투자해야 할테니까.
천마는 강해지기 힘들더라도 다른 이들이 강해질 수 있는 방법은 있다요!
모아가 아주 활기찬 목소리로 말했다.
우리 세계엔 아주 다양한 방법으로 강해진 이들이 많다요! 그리고 오랜 시간 동안 살면서 서로 강해진 방법들을 알려주기도 했다요! 그 방법들을 공유해주면 여러분들도 금세 성장할 수 있을 거다요!
그거 좋은 방법이군, 흡혈귀의 친한 부하라고 하니 내 주변에 누가 있는지 대략적으로 알고 있겠지. 아해는 흡혈귀가 커버한다고 해도 다른 이들도 많은 데 그들은 어떤 방식으로 성장하는 게 좋을 것 같나?
그건 나도 잘 모른다요! 방법을 읊을 테니 알아서 가져가라요!
연하와 월하의 눈이 날카로워졌다.
그녀들도 각성자인 만큼 강함에 대한 열망이 꽤나 강한 모양이었다.
내 친구 알터는 마그마속에서 수련했더니 엄청난 기를 얻을 수 있었다고 했다요! 터렉은 자신의 몸을 파괴할 수 있는 강력한 공격을 끊임없이 자신의 몸에 가했다요! 그리고 룸마는...
모아가 말하는 대부분의 방법들은 그대로 따라하기 무리가 있는 방법이었다.
그 사람이 원래 부터 재능이 상당했었거나 특정한 재능이 없는 사람이라면 시도했다가 바로 죽을 것이 뻔한 이야기도 많이 했다.
도움이 될 것 같은 이야기는 아니군.
미안하다요... 어떻게 했는지 듣기만 했지 누가 하면 좋을 지 까지는 듣지 않았다요. 그런 것도 들어놨다면 분명히 도움이 됐을 텐데... 아쉽다요.
아니다. 이 정도 까지 얘기해 준 걸로도 도움이 될 거다.
분체 화련이는 큰 도움이 되지 않을 것으로 판단했지만 은근히 연하와 월하가 얻은 것들이 꽤 많았다.
특히 연하의 이능은 정보계열이라는 이름으로 묶일 수 있었는데 모아가 얘기한 방법 중 정보계열 능력을 강력하게 사용할 수 있는 아이디어 들이 꽤 나왔기 때문이다.
월하의 경우, 이능과 연계돼서 새로 알게 된 건 없었지만 강한 마력을 어떻게 하면 잘 이용할 수 있을 지에 대해서 깨달을 수 있었다.
"월하 너는 마나 자체가 어두운 편이니 모아가 말한 것 중 암살자들의 방법을 따라하면 좋을 것 같다. 어쩌면 나에게 무공을 배우는 것 보다 그쪽이 더 잘 어울릴 지도 모르겠군. 내가 암기는 거의 다뤄보지 않아서 당장 뛰어난 방법을 제시할 수도 없는 상황이니까."
"저도 그렇게 생각해요. 암살자들의 방법이라... 암살자 출신의 보스몬스터가 있는 곳들을 찾으러 돌아다녀봐야 겠어요. 생명의 정수를 사용하면 그곳에서 저한테 쓸만한 기술도 배울 수 있겠죠?"
이 정도면 모아가 열심히 말한 의미는 있지 않나 싶었다.
"우리 나라로 돌아가도 게이트의 상황을 파악할 수 있을까?"
"가능하다. 나를 도대체 뭘로 보는 거냐? 중원에서 아해의 정신이 풀렸는지 안 풀렸는지 조차 명확하게 안 존재가 단순한 화면조차 끌어오지 못할 것 같느냐."
"중국에서 우리 도시까지의 거리가 여기서 우리 도시까지의 거리보다 가깝잖아."
"그래도 가능하다. 너무 걱정하지 말도록."
다시 한 번 주위를 둘러 보았다.
사람도, 몬스터도 아무것도 없는 공간이었다.
화련이가 만든 게이트는 이쪽 세계에서는 볼 수 없었기 때문에 이 반경 수십미터가 휑했다.
"그러면 슬슬 돌아가 볼까요? 게이트에서 들려오는 정보를 해석하는 것도 이런 황야에서 하는 것 보다는 집에서 하는 게 좋을 테니까요."
"그게 좋을 것 같다."
화련이가 우리 세 명을 동시에 잡았다.
"이번엔 가는 데 꽤 시간이 걸릴 거다. 게이트를 만드느라 쓴 힘의 양이상당한 편이라서 말이야."
"알겠습니다."
눈이 한 번 깜빡거리더니 마목으로 가득찬 숲이었다.
쿠어어어!!
우리가 나타나자마자 한 몬스터가 우리에게 돌진해 왔다.
어어...
눈앞이 다시 한 번 깜빡이자 몬스터가 사라졌다.
반짝!
기존엔 두 번 만에 왔던 거리였는데 세 번을 이동할 때 까지도 도착하지 못했다.
"두 번 더 이동해야 한다."
그 말이 끝나자마자 다시 한 번 깜빡거렸는데 정신을 차리니 아래에는 넓은 바다가 펼쳐져 있었다.
휙!
정신을 차리니 어느새 떨어지고 있었다.
위에는 나를 바라보며 장난스럽게 웃는 화련이와 다른 애들이 보였다.
콱!
"전혀 놀라지 않는군. 당황이라도 할 것 같아서 장난을 친 건데 눈하나 깜빡하지 않는 것은 너무하지 않았나."
"이럴 땐 손을 놓아 버린 사람이 잘못했다고 생각하는 게 정상 아닐까?"
"내가 언제 정상적으로 행동한 적이 있었나?"
화련이가 슬 미소 지으며 다시 한 번 깜빡 거리자 우리는 집에 도착해 있었다.
"빨리 오셨네요."
리우잉이 거실에서 책을 읽으며 말했다.
"생각보다 게이트를 만드는 것이 그렇게 어려운 과정이 아니어서 말이다. 원격에서도 게이트의 내부를 볼 수 있는 방법이 있으니 굳이 외지에서 보고 있을 수는 없지."
"저도 보고 싶습니다. 스승님!"
리우잉의 간곡한 요청에 흡혈귀가 게이트를 송출하는 화면을 틀었다.
손들어!
그렇게 틀어진 화면에는 칼을 들고 분체 화련이와 모아를 협박하는 용사가 서 있었다.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