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3화 〉 이게 무슨 일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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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트브가 생방송의 비해 훨씬 인기가 좋고 대중성이 있는 이유는 두 가지다.
시간에 구애받지 않고 볼 수 있는 편리함과 하이라이트 부분만 추출해서 재미있게 볼 수 있다는 점이다.
단 여기에는 한가지 전재조건이 있다.
그 하이라이트 부분을 추줄해서 영상을 재미있게 만들어줄 편집자의 유무.
ㄴ 재밌는데 너무 보기가 힘들어요..
ㄹㅇ 그냥 짦영상으로 얼굴만 올려줬으면..
대체로 이런반응. 확실히 편집없이 4시간 5시간 되는 풀영상을 올리는 건 생각보다도 더 조회 수가 안 나왔다.
지금이 유지영의 버프를 받아 한창 물이 들어올 때인 것을 생각하면 아주 처참한 성적이었다.
" 끄억 죽겠다."
겨우겨우 편집을 마치고 시계를 보니이미 아침10시가 넘어가고 있는 이른 시간이었다.
분명 새벽부터 시작했는데.
할 것도 없겠다. 영상편집이라도 혼자서 해볼 생각이었지만 편집은 생각보다 어려웠다.
간단한 컷 편집을 할 뿐인데도 6시간은 기본이고 7시간 8시간이 더 걸릴 때도 있었다.
그렇다고 퀄리티가 좋냐?그건 또 아니다. 진짜 단순한 자막과 조잡한 효과음이 들어간 편집초보의 영상이다.
편집점도 찾기 힘들고. 사람들이 어디 부분을 재밌어하는지 사실 잘 모르겠다.
돈을 주고 편집자를 고용하는 이유가 따로 있었던 것이다.
이건 도저히 사람해먹을 짓이 아니다. 컷 편집하다가 내건강도 같이 컷 당하게 생겼으니.
지체하지 않고 바로 편집자 구인공고를 올리기로 했다.
돈이 조금 아깝지만 투자라고 생각하는 수밖에 없었다.
유지영과의 술먹방 영상이 편집되어서 올라간다면 구독자가 더 늘테니까 그렇게 까지 손해 보는 장사는 아니기도 했다.
물이 들어올 때 노를 저어야하지 않겠는가.
[ 유트브 편집자 구인공고. dlwngns1234@naver.com]
위 메일로작업물이나 ,포트폴리오 제출해주시면 연락드리겠습니다.
훈튜브좀 살려주세요.
페이는 협의 가능입니다!
많이 지원해주세요 여러분..
좋은 하루 되세요.
이지훈 올림.
좋은 편집자들이 많이 지원해주길 바라면서 공지를 올리고 꿀같은 단잠을 청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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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 이지은."
" ... ?"
들려오는 소리에, 이지은은 의아한 마음으로 귀에 꽂고 있던 이어폰을빼고 고개를 두리번거렸다.
소리가 난 쪽으로 시선을 옮기자 3명의 무리가보인다.
일명 오민서 패밀리.
술 담배 폭력을 일삼으며 ,학교에서 소문이 자자하게 나 있는 양아치무리였다.
평소에도 마주치면 알아서 눈을 깔고 다녔었는데 무슨 일이지..?
오민서 패밀리와 이지은은 반자체가 다르니 딱히 마주칠 일이 잘 없었다. 게다가 학교도 잘 나오지 않는 애들이니 생김새만 알았지, 관심도 없었던 녀석들이었다.
3초동안 이해가 되지 않아 멍하니 오민서를 보고 있으니, 오민서의 표정이 험악하게 일그러졌다.
" 아 이년 얼타는 거 봐라 야."
" 응...? 왜 그래..?"
오민서가 우악스러운 손길로 이지은의어깨를 두들겼다. 어깨에 아릿한 통증이 일었다.
애처로운 눈빛으로 반 친구들한번씩 바라보았지만, 모두 시선을 회피할 뿐.
말려주는 사람은 없었다.
" 너희 오빠 이지훈 맞지?"
" 으,응 맞는데... 어떻게 알았어..?"
" 유지영 방송 봤지. 됐고. 소개좀 시켜주라."
" 어..? 안 되는데. .. 오빠 여자친구 있어.."
무서웠지만 꾹참고 거짓말했다.
이런 녀석들에게 오빠를 소개해주라니 말이나 되는 소린가.
. 애초에 성인과 고등학생이 만날 수가 있다고 생각하는 건가?
자기 생긴 얼굴을 안보는 건가?
오민서의 생김세는 정말 과장으로라도 예쁘게 생겼다고는 말할 수 없었다. 후덕한 몸매에 짦게 줄인 치마, 인스턴트 식품저장고로 추정되는
푸짐한뱃살.
팔에 품고 있는 도깨비까지. 그야말로 문신돼지육수충에 정석적인 모습이었다.
한심한 마음이 절로 들어 한숨까지 나올지경이었지만 그런 걸 터 놓고 말하기엔 지금, 이 상황이 너무 무서웠다.
" 야. 어떻게 된 거야.여자친구 있다는 데?"
오민서가 옆에 있던 정예슬을 째려보며 말했다.
" 저 새끼 구라치는 거야 이거 보셈."
정에슬은태연하게 폰을 만지작거렸다. 곧이어익숙한 목소리가고요한교실내에 퍼진다.
분명 자기 오빠 이지훈의 목소리였다.
ㅡ 여자친구 없습니다. 모쏠이에요.
순식간에 분위기가 싸해졌다.
이지은의 식도에서 침이 넘어가는 소리가들리며 , 그녀의사슴 같은 눈망울에 공포라는 감정이 실렸다.
" 어떻게 된 거야 지은아. 혹시 일주일 사이에 없던 여친이 생겨버린 건가?"
정예슬이 휴대폰을 마구 흔들며 그 부분을 반복재생시켰다.
ㅡ 여자친구 없습니다. 모쏠이에요.
ㅡ 여자친구 없습니다. 모쏠이에요.
ㅡ 여자친구 없습니다. 모쏠이에요.
" ... 하지 마..."
이지은은 울먹거리며 말했다.
자신이 뭘 잘못했다고 이런 양아치들에게 오빠욕과 내욕을 들어야하는 건지 모르겠다.
" 와아! 그 잘난 얼굴로 여자한테 대주고 다니는 건가? 방송에서 구라를 쳤나보네? 이거 폭로해?"
" 야 씨발 대답안해?"
" 미, 미안.."
짜증 난다. 저 뚱땡이 년도 가족이 욕먹는데 아무것도 하지 못하는 나 자신도.
이지훈이라면..
" 미안하면 쳐 맞으시던가요."
오민서의통통한 손이 휘둘러졌다.손은느린 속도로 책상을 강타했다.
이지은이 반사적으로 재빠르게 몸을 피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이어지는 둔탁한 소음.
ㅡ 콰앙!
책상이 크게 한번 들썩이더니 책상속에 있던 책들이 쏟아졌다. 오민서 패밀리는 딱히 누구라고 할 것 없이 쏟아진 책상을 보며 멍을 때렸다.
이지은이 그걸 약삭빠르게 피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던걸까.
책상을 강타를 찍은 게쪽팔렸는지 오민서의 얼굴이 터질 듯이 붉게 달아오른다
옆에서 서 있는 정예슬과 허미래는 웃음을 참느라 힘들어 보였다.
" 이 씨발년이!!"
" 아, 아니 피하려던 게 아니라.."
그런 느려터진 걸 어떻게 맞아줘!! 이미 이지훈의 꾸준한 사육덕분에 몸이 민첩해진 이지은이었다.
근육대신 비계 덩어리로만 가득 차 있는 육중한 몸집으로 맟출 수 있을 리가 없었다.
이지은은 짦은 찰나의 순간에 이지훈이 항상 하던말을 떠올렸다. 언제였더라, 기억을 천천히 더듬어 보니 이지훈이 초등학교 3학년일 때 즘이었던 거 같다.
자신이괴롭힘을 받으면 이지훈이 항상 나서서 지켜줬을 시절.
' 야 맞고만 있지말고 피하기라도 하란 말이야 요렇게 요렇게 .'
' 피하면 따라와서 때리자나.. 힝.'
' 어우 바보야!! 하나만 기억해 나쁜 놈들이 다가온다 ? 요리조리 피하다가 박치기!! 알겠어? 넌 머리가단단하니까 바로 코피날껄..?'
' 웅.. 근데 나보다 큰 애들이 괴롭히는 데 어떡케해..?.'
' 싸움은 체급이 깡패야.. 알겠써!? 아니.. 이게아니지. 그냥 들이박아! 너 머리 엄청단단하다니까!?
김세한 개도 나보다 큰데 나한테 맞앚짢아.'
어째서 이 순간이 지금 떠오르는 걸까.
ㅡ 쿵 쿵 쿵
심장이 터질 듯이 뛴다. 동시에 오민서의 발걸음이 쿵쿵대며 교실 바닥에 커다란 진동을 만들어낸다.
이지은은마음속으로 마법의 주문을 외쳤다.
' 대가리 대가리 대가리 대가리 대가리!'
꽈악!
어느새 오민서가 다가와 멱살을 잡는다. 역시 힘으로는 턱도 없다. 날아오는 통통한 손에 대항하듯,몸을 뒤로 활처럼 휘고 추진력을 이용해...
박았다.
ㅡ 꾸웅!
두개골과 두개골이 만나 상상도 하기 싫은 소리가 만들어졌다. 이지은은 눈앞이 핑글도는 것을 느끼며 고개를 도리도리 저었다.
눈에서 눈물이 찔금나올 정도로 아팠다.
띵한 머리를 움켜잡으며 감았던 눈을 힐끔 떴다.
' 이제 죽었다.'
그렇게 체념하고 눈을 뜨니 보이는 건 바닥에 널브러져 있는 오민서였다.
완전히 엎드린 그녀의 자세덕에 오민서의 코에서 피가 주르륵 흘러내리며 바닥에 작은 핏물웅덩이가 만들어졌다.
' 나 진짜 돌머리였구나..'
**
" 지은이가 .. 싸워서.."
" ....네?"
" 지은이가 친구들과 싸워서 문제가 좀 생겼습니다. 보호자분이 와주셔야 될 것 같아요."
" 아... 아 예 알겠습니다 금방 가겠습니다"
그 쫄보가 친구들이랑 싸웠다고? 그것도 단순한 말다툼이 아니라 주먹다짐을?
믿기지는 않지만 선생이 거짓말을 할리도 없으니 , 빠르게 옷을 챙겨입기 시작했다..
이지은은 가족인 나에게 조차 진심으로 화낸적이 없었다.어렸을 때 친구들에게괴롭힘을 당하면서도 반항은커녕 주먹한 번도 뻗어 본적이 없는 놈이란 말이다.
그런 개복치같은 놈을 그렇게까지 화나게 한 병신은 누굴까.?
" 이게 무슨 일 이야.."
누가 내 맷돌손잡이 좀 껴주면 좋겠는데.
**
이지훈은 초조하게 오토바이를 타며 질주했다.
말은 그렇게 했지만 역시나 걱정이 앞서는 게 이지훈의 마음이었으니까.
그러게 한참을 밞다보니, 이지은의 학교가 멀리서 어렴풋이 보이기 시작한다.
커다란 비석이 하나 보이고, 커다란 건물에 듬성듬성 놓여져 있는 창문도 보였다.
오토바이를 대충 앞에 세워놓은 후 정문을 향해 들어갔다.
" 무슨 일이슈..?"
나이가 지긋하신 경비원 할머니가 테니스 채를 경쾌하게 휘두르며 말했다.
" 학생 보호자입니다. 담임 선생님이 부르셔서.."
끄덕.
그저 형식적인 절차였는지 경비원 할머니는 대답 대신에 두툼한 방명록 하나를내밀었다.
방문시간, 이유를 대충 적고 언덕을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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