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15화 〉 스파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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ㅡ 관장님 오늘 체육관에서 스파링좀 해도 되나요..
ㅡ 이번주 금요일은 쉬는날이라고 안캈나?
ㅡ 아는 애들이랑 스파링좀 하고 싶어서요.
ㅡ ㅇ 알겄다. 그냥 바로 오믄된다. 나 체육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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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 지훈이 왔나? 자주 좀 나오라."
" 안녕하세요 . 일주일에 다 섯번이면 많이 나오는거 아니에요?"
"최소 일곱 번은 나와야지 암!"
" 그런가요?"
이지훈은 싱긋 웃으며 너스레를 떨었다. 저 미소다.
저 여회원들을 홀리는 마성의 웃음 덕분에 체육관 매출이 4배로 뛰었다.
덕분에 요즘 최민정의 입가에도 웃음이 떠나질 않았다.
' 그렇다고 운동을 소홀히 하는것도 아니고.'
지금도 봐라 쉬는 날에도 나와서 운동하는 저 열정.
최민정이 보기에 ,이지훈의 MMA 실력은 웬만한 남성프로격투기 선수급이었다.
프로의 시선으로 보자면 펀치 파워는 조금 아쉬웠지만, 주짓수 기술과 킥 동체시력이 뛰어나 단점을 커버하고도 남았다.
처음에는 아리따운 남성분이 다이어트 복싱을 하려고 온줄 알았는데, 센드백 치는 실력을 보고 놀란 기억이 있었다.
프로선수 데뷔하자고 그렇게 꼬셔도 넘어오지 않기에 결국 포기했지만, 아직도 미련은 듬뿍 남아있는 상태였다.
인성도 좋고. 생각도 깊고. 격투도 잘하고.
부족한게 하나도 없는 복덩이다.
한가지 아쉬운게 있다면 탱크탑좀 입어주면 좋으련만..
한번 더 그 말을 꺼내면 체육관을 그만둬 버린다는 이지훈의 으름장에 꼬리를 말 수 밖에 없었다.
탱크탑을 입고 섹시하게 땀 흘리며 운동하는 남자.
이 얼마나 회원들을 설레게 하는 포인트가 될까.
' 매출 열 배도 꿈이 아닐 수도..'
최민정은 군침을 꿀꺽 삼키며 입맛을 다셧다. 이지훈은 오늘도 역시나흰 반팔티에반바지를 입었다.
' 으잉?.. 근데 저건 경기용 글러븐디..? 저것들은 또 뭐여?'
이지훈을 흐뭇한 눈으로 바라보던 최민정은 의문을 느꼈다.
스파링용 글러브는 대부분 16온스를 쓴다. 온스가 낮으면 낮을수록 부상위험이 올라가기 때문이다.
그런데 이지훈이챙긴 것은 8온스 글러브로 경기 때나 쓰는 글러브였다.
" 관장님. 잠시 애기 괜찮으세요?"
이지훈이 불쌍한 표정을 지으며 터덜터덜 걸어왔다.
" 고럼고럼 지훈이 말인데 뭐든 안 괜찮겠어. 무슨일이여? 어여 들어가."
최민정은 상담실 문을 가르키며 말했다. 우리 복덩이가 말하는건데 무조건 들어줘야지 이건.
**
" 그래서 무슨 일이여? "
최민정이 아이스티를놔주며 물었다.
" 사실대로 말하자면 지은이가 질 나쁜 녀석들에게 학교폭력을 당했습니다.
그래서 '훈계' 차원에서 스파링좀 해주려 합니다.
또.방송도 키고요."
" 음.. 지은이면 거.. 니 동생 말하는거 맞제?"
" 네. 맞습니다 약간 멍청해 보여서 귀엽다고 하신.."
" 쯥. 가시내가 어쩐지 비리비리 하드라니. 마이 맞았나?"
최민정이 혀를 차며 말했다. 나는 사진과 녹음본을 관장님에게 보여주며 호소했다.
" 네.."
" 쓰읍.. "
관장님은 고민하는 눈치가 역력했다. 내가 하려는 것은 스파링을 빙자한 폭력이라는 것을 관장님도 알고 있는 것이다.
관장님의 입장에서는 괜히 허락해 주었다가 뒤탈이라도 생기면 골치 아파지는게 사실이니까.
그래도 가능성은 충분했다.관장님은 운동인이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함부로 주먹 휘두르는 녀석들과 양아치들을 매우 싫어하는 타입이다.
그 예시로,운동 안하고 건들거리는 녀석들이 보이면 인성 교육부터 똑바로 하고 오라고 회비를 환불해주며 내 쫒은적도 있었다.
그녀는 호쾌한 쾌녀? 스타일이었다.
" 관장니.."
" 너 프로 생각 진짜 없는거 맞제.?"
" 네 없는데요..?"
" 알갔다 적당히 패고 돌려보내비라.
프로 할려다가 사람 줘 팬거 걸리면 선수생활 끝이라 물어본기다."
" 감사합니다. "
" 대신!"
대신?. 최민정은 근엄한 표정으로 무릎에 두 손을 얹고 말했다.
" 다음에 우리체육관에서 주는 옷들있제? 그것좀 입으라."
" 네..? 그건 좀..."
최민정이 말하는 것은 스포츠 탱크탑이었다.
이 체육관에서 기본적으로 제공해주는 옷이 탱크탑인데 그걸 돌려 말한거다.
이것에 대해서는 장점과 단점이 공존한다.
장점은 여자들도 스포츠탱크탑을 입는다는 것이고, 단점은 남자들도 입는다는 것이었다.
당연히 난 그딴걸 입을빠에 자살을 할테지만. 남자 새끼들은 좋다고 입어대는 바람에 토가 쏠릴뻔 했었다.
" ..."
" 알겠습니다.."
" 큼, 그럼 나가바라."
일단 알겠다고 둘러댔다. 죽기 3초전도 다음이라면 다음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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ㄴ ㅈㅎ
ㄴ 지하~
ㄴ ㅈㅎ
ㄴ ㅈㅎ ㅈㅎ
ㄴ 얼굴 보여줄 때까지 숨참는다. 흐읍!!
ㅡ 사망 ㅋㅋ
" 오빠~ 근데 진짜 괜찮겠어요.?"
" 글러브나 껴. 이제 마이크 킬커니까."
" 풉.. 알겠어요 저희가 이기면 진짜 저희 '비밀'친구 하는거에요?"
" 너희가 지면 방송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
" 네네~ 흐응~."
오민서와 정예슬의 눈에 짙은 음욕이 깃 들었다. 나를 따먹을 생각에 벌써부터 신나신 모양이다.
나는 무조건 3인방을 스파링으로 끌어들이기 위해 작업을 쳤다. 내가 스파링에서 지면 ' 비밀 '친구를 해주기로.
여기서 비밀 친구란 당연하게도 성적으로 파고드는 친구를 뜻한다.
내 입장에서는 어차피 내가 질 일은 죽었다 깨어나도 없으니 내건 조건이지만, 패거리는 내가 객기를 부린다고 생각했고 제안을 덥석 받아들였다.
그들이 내가 객기를 부리는 것이라고 보는 이유는 간단했다.
여기에는 은연중에 나를 '남자' 라고 무시하는 경향이 있었고, 아까 학교에서 꼴사납게한번 나뒹군 탓에 손쉽게 이길 수 있을거라 보는거다.
" 지면 사과한번 해주는게 뭐 대수라고. 오빠나 빼지 마요.~"
또 여기에 더해 내가 주문한 것은 방송에서 무릎 꿇고 사과해라였다.
로우리스크 하이리턴.
그들의 입장에서는 지면 무릎 한번 꿇면 되는 것이었다. 물론 나처럼 자신들이 진다는 전제는 머리속에 깔아 놓지도 않아서 그런거겠지만.
나는 저절로 올라가는 입꼬리를 감추려 애써야했다.
로우리스크 하이리턴이라는 것은 그들의 착각이었으니까.
일단 방송에서 여자대 남자가 스파링 하는 것 만으로도 그들에게 안 좋은 시선이 박혀드는 것은 당연지사였고, 무엇보다 그들은 학교폭력 가해자.
내가 주어진 시간안에 아무리 가혹하다 싶을 정도로 패도, 시청자들은 나의 편이다.
법은 미성년자를 지켜줄지 몰라도모든 정상적인 사람들은비행청소년들을 매우 싫어한다.
그게 자신의 나이가 어리다는 것을 인지하고 악질적으로 범죄를 저지르는 사람이라면 더욱더.
심지어 가족을 건드린 것인데, 오히려 더 때리라는 반응이 나오지 않을까?
나는 가볍게 몸을 풀며 8온스 글러브를 꼈다.
많이 아프게 만들거다. 심적으로도 신체적으로도.
그들은 포식자의 위치에서만 있어서 잘 모르는것 같지만, 익명의 악플이라는게 사람멘탈을 참 많이 망가트린다.
방송에서 담덕이 때문에 늦었을 때 그것만으로도 초조했는데.
너흰 어떨까?
신상이 털려도 멀쩡하게 지금처럼 다닐 수 있을까.
나는 진심으로 궁금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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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스파링에서 너희가 지면 방송에서 무릎꿇고 사과하는거 맞지?"
" 아 그렇다니까요~ 왜 지금이라도 물러드릴까요?"
나는 간단하게 고개를 저었다. 이건 시청자들에게 증거를 남겨놓는 절차였을 뿐이다.
이 새끼들이 '미성년자'인 만큼 최대한 철저하면서 교묘하게 밞아놓아야 한다.
" 여러분. 오래 기다리셨죠? 아쉽게도 오늘은 캠은 없어요.
내용은 방제대로 양아치 참교육입니다.
왜 참교육 하는지는 스파링 끝나고 알려드릴 테니까 끝까지 봐주세요 꼭. 사랑하는 여러분들만 믿을꼐요."
유지영과의 합방을 한 이후로,평균시청자가 700명까지 올랐다. 이들이 모두 내 증인이 되줄 것이다.
캠을 안킨 이유는 정지를 먹기 싫어서이다.
그리고 애초에 이들도 찔리는건 있는지, 얼굴이 나오면 스파링을 안한다고 했다.
녹음본을공개하는 것도, 지은이의 상처부위를 찍은 사진을 보여주는것도. 마지막으로 얼굴을 까는 것도. 모두 스파링이 끝난 후다.
지면 얼굴을 보이고 무릎을 꿇는다. 그들이 동의한 부분이니까. 얼굴 초상권 이지랄을 하더라도 그 까짓거 벌금좀 물지 뭐.
ㄴ ㅜㅑ....
ㄴ 채널고정!!
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 나도 사랑해 나도 사랑해!
ㄴ 미소년의 사랑고백 ㅜㅑ..
ㄴ 근데 양아치들은 누구랑 붙는데. 그건 알려줘도 되잖아.
ㄴ ㄹㅇ 양아치들 참교육 해주실 열사님은 누군데.
" 전데요?"
ㄴ ?
ㄴ ?
ㄴ?
ㄴ ?
ㄴ ???
ㄴ 미쳤음? 남자하고 여자랑 싸운다고?
ㄴ 남자 이겨먹어서 뭐 할라고 존나 추하노;;
ㅡ 그러니까 양아치지 ㅋㅋ.
ㅡ 아. 명쾌한 해답에 짬지를 탁 치고 갑니다.
[ 지훈이소세지 7센치 님이 7000원 후원.]
ㅡ대체 재들이 어떤 짓을 했길래 니가 스파링을 함 미쳤음? 하지마 하지마 하지마!!
ㄴ ㄹㅇ하지마라 이건 장난이 아니라.
ㄴ 닉은 악질인데 맞는말만 하네;
ㄴ 아니 뭔 이지훈 니가 스파링을 해 약 잘못 처 먹었냐 지훈아 그러지마.
[ 비리미리몽 님이 2000원 후원.]
ㅡ 아 저 악질년 지훈이 얼굴 다치면 캠안키니까 딸감 사리질까봐 저러는 거라고 ㄹㅇ ㅋㅋ
[ 지훈이소세지 7센치 님이 1000원 후원.]
ㅡ 학생 글내려 ^^~
ㄴ ㅋㅋㅋㅋㅋㅋ
ㄴ 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어질어질하네.
ㄴ ㅋㅋㅋㅋㅋㅋㅋ
ㄴ 솔직히 이지훈 얼굴은 못참지. 지훈이 얼굴에 애액 뷰륙 뷰륙.
" 또또 이상한 소리하지마세요 여러분."
ㄴ 아니저 오빠핵쓰는거 맞다니까 ?
ㄴ 이럴 떄만 귀신 같긴 함 ㅋㅋ
ㅡ 땡!
시합 공이 울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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