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남편이 달라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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커튼이 쳐진 깜깜한 방안.
눈부신 은발을 가진 한 여인이 새근새근 자고 있었다. 어찌나 달게 자는지 여인의 입가에는 작은 미소가 자리 잡고 있었다.
이불 사이로 언뜻 드러난 여인의 얼굴은 경국지색이라고 할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깜깜한 어둠속에서도 빛나는 우윳빛 피부와 가지런히 떨리는 속눈썹, 오뚝한 코, 자면서 웅얼거리는 붉은입술. 전체적으로 선이 여러 청순해 보였다.
하지만 묘하게 날카로운 눈매는 그녀의 성격이 결코 순하지만은 않음을 알게했다.
그것도 잠시, 문이 열리고 한 남자가 들어왔다.
남자 역시 여자에 비견할 정도로 뛰어난 외모를 가지고 있었다.
머리색과 풍기는 분위기 역시 여인과 대조되었는데, 짙은 흑발에 전체적으로 날카로운 이미지를 풍기고 있었다.
문을 열고 들어온 남자는 자고 있는 여인의 모습을 보고 어이없다는 표정을 지었다. 자신이 일부러 늦게 오긴 했지만, 설마 자고 있을 줄은 몰랐기 때문이었다.
어차피 자고 있는 거 이대로 나가 버릴까 싶었지만, 남자는 그럴 수 없었다. 그랬다간 또 한번 난리가 나고, 귀족들에게서 말이 나올것을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원하지 않는 방문이었기에 탐탁지 않게 여인에게 다가간 남자가 여자를 깨우려는 순간이었다.
무언가 이상한 느낌에 여인이 부스스 눈을 떴다.
흐릿하고 깜깜한 시야 속, 남자의 존재를 알아챈 여인이 눈을 크게 떴다.
"마침 잘됐군."
잘됐다고 말하는 것치고는 상당히 싸늘한 말투였다.
그러나 이어진 상황은 남자로서도 당황스럽기 그지없었다.
낯선 남자의 침입에 변태라고 생각한 여인은 망설임 없이 협탁 위에 놓여 있던 스탠드를 들어 남자의 머리를 내려쳤다.
평소라면 가뿐히 막았을 남자였지만 예상하지 못한 행동에 그대로 맞을 수밖에 없었다.
남자의 이마로 피가 흘렀다.
"악, 변태야!"
내려첬음에도 멀쩡한 남자의 모습에 여인은 다시 한번 스탠드로 남자의 머리를 내려쳤다.
한번더 스탠드로 남자의 머리를 내려친 여자는 남자가 쓰러지고 나서야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잘 잘고 있는데 변태의 침입자라니.
여인이 거칠게 숨을 몰아쉬었다.
그도 잠시, 여인의 비명에 여인의 방을 지키던 기사들이 문을 열고 들어왔다.
문을 열고 들어온 기사들은 피가묻은 스탠드를 들고 숨을 몰아쉬고있는 여인과 바닥에 피를 흘리며 쓰러져 있는 남자를 보고 경악 어린 표정을 지었다.
"폐, 폐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