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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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 어찌 저런!"

리아와 황제의 모습이 사라지자, 그때까지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던 귀족 영애 한명이 분통을 터뜨렸다.

황후를 대하는 황제의 태도가 변한것은 그렇다 치고, 아무리 그래도 쓰러지기 전까지 가장 아꼈던 프레야에 대한 태도가 어찌 저리 변할수 있단 말인가.

이는 필시 저 황후라는 자가 무슨 수작을 부린 것이 틀림없었다.

"저는 괜찮아요."

황제의 외면에 심장이 욱신거리는 것을 느끼며 프레야가 애써 미소를 지으며 말했다.

"하지만 프레야님!"

정말 너무하지 않습니까. 황제도 그렇고, 저 황후도 그렇고.

귀족 영애가 분한 표정으로 불만을 표출했다.

"폐하가 누굴 좋아하시든, 제겐 권한이 없으니까요."

프레야가 씁쓸하게 말했다.

"프레야님도 이렇게 착해서야."

그러니까 저 황후가 더 멋모르게 나대는 것이 아닙니까. 프레야님이 자기에게 배풀고 있는 은혜도 모르고.

원래라면 별궁에 쫓기듯 내쫓겨서 지내야 할 이가, 프레야님의 호의로 본궁에서 지내게 된 것인데.

황제가 자신에게 조금 호의를 보인다고 기세등등해진 모습이라니.

실상 리아는 기세등등해졌다기보다 원래의 성격을 가감 없이 보인 것 뿐이지만, 귀족 영애들은 모를 사실이었다.

"전 정말 괜찮아요."

"너무 가슴 아파하실 필요 없어요. 페하께서도 금방 저년의 실체를 알고서, 프레야님께 돌아오실 거니까."

위로하듯 귀족 영애가 말했다.

"그러시겠죠?"

불안하다는 듯, 프레야가 슬픈 기색으로 말했다.

"당연하지요. 공작 영애였다는 사실 말고 저년이 프레야님보자 나을것이 뭐 있겠어요."

비록 외모가 뛰어난 편이긴 하지만, 프레야도 지지 않았다. 특히 성격적인 부분에서 프레야와 황후는 비교할 수도 없는 수준이었다.

물론 오늘 본 황후의 성격이 전과 좀 다르긴 했지만.

"고마워요. 그렇게 말씀해 주셔서. 그래도 황후마마이신데, 그런 발언은 좀 아닌것 같아요. 물론 영애가 어째서 그런 말을 한 건지는 잘 알아요. 하지만 괜

히 저 때문에 영애가 안 좋은 일을 당하는 것은 아닐까 걱정이 되네요."

"정말 프레야님은 어쩌면 그렇게 성격이 좋으신지."

황제는 황후 보고 착하다느니 이상한 말을 했지만, 정말 착한 것은 프레야였다.

지금도 봐라. 본인이 한 말에 자신이 기분 나쁠까 걱정하며 조심스레 말을 거내지 않았는가.

"오늘은 제가 피곤해서 그러니, 이만 돌아가서 쉬고 싶네요."

"이해해요. 저 같아도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닐 건데요."

달라진 황제의 태도에 가장 많은 상처를 받은 이는 프레야일 터였다.

이런 말은 해서 정말 죄송하다는듯 미안한 표정을 짓는 프레야를 향해 귀족 영애가 괜찮다는 듯 미소를 지었다.

그렇게 귀족 영애와 헤어져 자신의 방으로 돌아온 프레야는 주먹을 꽉 쥐었다.

정말 믿을 수가 없었다. 눈앞에서 황제의 태도를 보고서도.

황제가 쓰러졌다 정신을 차린 후, 태도가 변하긴 했지만, 그것이 계속 될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금방 정신을 차리고 자신에게 돌아올 거라고 생각했는데.

귀족 영애 앞에서는 괜찮다고, 그리 말했지만 속내는 그렇지 못했다.

분했다. 자신이 가지고 있던 황제의 애정을 빼앗긴 것이.

하지만 분명 자신에게 다시 돌아올 터였다.

그가 사랑하는 여인은 자신이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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