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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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번 식사 자리 이후, 리아는 카르티안이 정말로 신경이 쓰였다.

신경 쓰지 않으려고 해도 자꾸만 생각이 났다.

그때 보인 카르티안의 표정은 정말로 상처받았다는 표정이었다.

그전에도 가끔 과거, 기억을 잃기 전의 이야기가 나올 때마다 그는 그런 반응을 보였었다. 그러나 오늘만큼 강렬하지는 않았다.

어차피 자신과는 상관없는 일이라고, 자신은 떠날 이라고 그러니 차라리 그가 상처를 받고 자신과 거리를 두면 좋은 거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왜 자꾸 자신은 그를 생각하는 걸까.

이것은 자신이 원하는 일이 아니었다.

어제 그렇게 황제가 자리를 떠난이후, 황제는 모습을 보이지 않았다.

혹시 오늘도 전처럼 자신을 보러오지 않을까 했었지만, 그는 오직 않았다.

무려 3일이었다.

분명 잘된 일이라고 생각했다. 안그래도 그는 방문이 귄찮기만 했으니까.

하지만 무려 3일 동안이나 자신을 찾아오지 않으니, 죄책감이 드는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상처를 받은걸까. 자신이 그렇게 그에게 상처를 준 것일까.

자꾸만 그의 그 상처받은 얼굴이 맴돌았다.

그렇다고 해도 자신이 먼저 그를 보러 갈 생각은 들지 않았다.

그럴 필요가 있을까 싶기도 했고, 가서 무슨 말을 해야 할지도 알 수 없었다.

자신이 한 말은 지극히 사실이었다. 쓸데없이 정을 주는 것을 원하지 않았다.

얼마나 이곳에 머무르게 될지 몰라도, 잠깐이었다. 그것은 계속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자신이 폐위를 당해 이곳을 떠나든, 아니면 원래의 세상으로 돌아가게 되든.

그가 기억을 찾든 말든 일어날 일이고.

"정말 짜증나네."

이런 식의 흐름은 정말로 좋지 않았다.

"과연 그의 마음이 그의 진짜 마음이긴 할까."

기억을 잃었다고 해도, 그렇게 태도가 변한 것은 믿을 수 없는 일이었다.

단순히 기억을 잃었다고 해서 일어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그렇다면 자신이 이곳에, 이 몸에 빙의한 것처럼 누군가의 수작인 것은 아닐까.

잠깐 무언가에 덧씌워지듯 감정이 그리 변한것은 아닐까.

그러나 그렇다고 해도 모든 상황을 설명할 수는 없었다.

그녀가 이 몸에 빙의한 것 자체가 어떠한 거로도 설명할 수 없듯.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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