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17 (18/125)

                                                                      * * *                                                                       

카르티안이 나가고, 리아는 의자에 털썩 기대앉았다.

이미 저질러 버린 일 어찌할 수가 없으니 카르티안이 하루라도 빨리 기억을 찾았으면 싶었다. 그래서 그가 예전의 모습으로 돌아가길 바랬다. 그렇게 되면 자신도 더 이상 그를 신경쓰지 않아도 될 터였다. 그후에는 이곳을 떠나 돌아갈 방법을 찾아 돌아가면 끝나는 일이었다.

자신이 그에게 흔들리기 전에, 혹시나 그에게 어떤 관계의 한 토막이라도 허용하기 전에 꼭 그리되기를 간절히 바랬다.

물론 흔들리게 된다 하더라도, 리아는 매정하게 끊어낼 자신이 있었다. 쉽지는 않을 터였다. 냉정하다고해서 상처받지 않고 아픔을 느끼지 않은 것은 아니니.

하지만 서로를 위해서도 그러는 것이 나았다. 애초에 미련의 끈을 잘라내는 것은 리아에게 익숙한 일이니까. 지금까지 늘 해왔던 일이니까.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