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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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                                                                       

식사가 끝난 후, 리아는 방으로 돌아왔다.

카르티안은 조금 더 리아와 함께 하고 싶었지만, 피곤한 그녀를 위해서 쉬게 하는 것이 나을 거라는 생각에 순순히 리아를 보냈다.

카르티안, 자신이야 리아가 피로 회복제라 아무리 피곤해도 리아를 보면 그 피곤함이 가신다지만, 리아는 아니었다.

그렇게 카르티안을 보내고 혼자가 된 리아는 침대 위에 누웠다.

자기엔 이른 시간이긴 했지만, 워낙 피곤해서 자고 싶었다.

내일 또 해야 할 일이 산더미처럼 쌓여 있었으니까.

잠이 든 리아는 또 꿈을 꿨다.

이번에는 그 전에 꿨던 꿈과 달리, 리아의 기억이었다.

리아는 한국에서의 자신의 방에서 책을 읽고 있었다.

리아의 손에 들린 책은 카르티안, 리아르나, 프레야가 나왔던 그 책이 었다.

리아가 보다 잠들어, 결국 빙의하게 했던 그 책.

그러나 이상한 것이 있었다.

책의 내용이 그녀가 알고 있는 것과 달랐다.

분명 프레야의 입장에서 서술되었던 책의 내용은 어느새 리아를 중심으로 서술되어 있었고, 원작에서는 착하게만 묘사되었던 프레야가 나쁜 악녀가 되어 있었다.

가장 큰 변화는 결말이었다.

파국으로 치달았던 원작의 결말과 달리, 바뀐 내용에서는 황제와 황후가 행복하게 잘 살았습니다, 로 끝이 나 있었다.

단순히 꿈으로 치부할 수 있겠지만, 그런 것이 아닌 것 같았다. 특히나 지난번, 리아는 알 수 없는 존재의 목소리를 들었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이 한 일인가.

그러나 알 수가 없었다.

그 목소리의 주인이 누구인지도 알 수 없었고.

다만 확실한 것은 리아는 바뀐 그 결말을 원하지 않는다는 사실이었다. 결말이 새드가 아니라 해피인 것은 좋았지만, 리아는 계속 이곳에 머무를 생각이 없었다.

한국으로 돌아갈 수 있다면, 한국으로 돌아갈 생각이었고, 설사 돌아가지 못한다고 해도 이곳, 황성에 남아 있을 생각이 없었다.

가장 좋은 결론은 책 속의 리아가 지금, 자신이 아니라 리아르나고, 자신은 한국에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나 책 속에는 리아로 지칭되어 있었고, 그 리아로 지칭된 이가 자신인지 리아르나인지 알 수 없었다.

"하, 정말……."

책 속에 빙의한 것도 짜증나는데, 이런 고민이라니.

그러나 자신의 착각이 아니라면, 자신이 이 몸에 빙의한 것에 누군가의 수작이 있었던 것 같았다.

왜 하필 자신인지는 알 수 없어도.

혹시, 어쩌면 황제가 기억을 잃고서 변하게 된 것도 다 그런 것의 일환인 것일까?

만약 그렇다면 그 수작질을 부린자를 쫓아가 다 필요 없으니 그냥 원래대로 돌려놓으라고 말하고 싶었다.

그러나 대상이 누구인지 모르니 그럴 수가 없었다.

그리 말한다고 해서 들어줄지도 알 수 없었다.

고민에 고민의 연속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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