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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와 카르티안의 합방을 하기 며칠 전.
리아는 또 한 번 서신을 받았다.
이번에는 세로니안 공작이 아니라 다른 이의 서신이었다.
내용 역시, 그와는 달랐다.
서신을 보낸 이는 사론티엔 후작 영애였다. 그동안 보인 무례에 대해 사과하며, 좋은 교류를 나누기 위해 같이 티 파티를 하고 싶다는 내용이었다.
사론티엔 후작 영애가 낯선 것으로 보아, 그 무례라고 하는 것이 자신이 이 몸에 빙의하고 나서가 아니라, 그 이전인 것 같았다.
"흐음."
리아가 고민했다. 과연 정말로 무례를 사과하기 위해서일까.
그동안 정말 많은 것이 변했으니까, 이제라도 자신과 좋은 관계를 가지기 위해 그런 것일 가능성은 분명히 있었다.
그 생각에 리아는 우선 그 제안을 받아들이기로 했다.
그를 통해 자신이 경계해야 할 대상을 확인할 수도 있을 터였다. 후작 영애면 가볍게 무시할 수 있는 위치도 아니었다.
그리고 하나 걸리는 것이 있었다.
그것은 상대가 사론티엔 후작가의 영애라는 사실이었다. 사론티엔은 프레야와 모종의 거래를 했었던 인물이었다. 어쩌면 이번에 영애를 만나 사론티엔 후작가와 프레야 사이에 있는 그 관계에 대해 알아볼 수도 있을 터였다.
좀 더 적극적으로 상황에 대해 대응하기로 한 이상, 이에 대해서 확인해 보는 것도 나쁘지 않을 것 같았다.
만약 정말로 그녀가 자신과 좋은 관계를 가지기 위해 이런 제안을 한 것이라면, 그 역시 하나의 좋은 결과가 될 수 있었다.
사람을 이용하는 것은 미안한 일이지만, 후작 영애의 친분을 통해 사론티엔 후작에 대한 것도 알 수 있고, 프레야와 그들의 사이의 음모에 대한 것도 알게 될 수도 있으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