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059 (60/125)

                                                                      * * *                                                                       

카르티안은 집무실을 벗어나 유시안과 독대를 했다. 리아는 자신에게 혼란스러움 그 자체였다. 자꾸 자신을 흔들었다.

유시안과 대화를 한다고 해서, 그 혼란스러움이 사라질 것 같지 않았지만, 어디로든 도망치고 싶었다. 차마 리아의 얼굴을 마주할 자신이, 그녀와 함께 있을 자신이 없었다.

"프레야는 어떻게 된 것이지?"

카르티안의 물음에 유시안이 잠시 동요했다.

그가 자신을 만나고 싶어 하길래, 당연히 황후에 대한 것을 물어보기위해 그러는 것인 줄 알았다. 적어도 그동안 그가 황후에게 보인 모습은 절대 가벼운 것이 아니었다.

그런데 프레야에 대한 질문이라.

기억을 잃은 후, 프레야를 냉대했다는 사실을 모르는 것일까.

그때 그랬듯이, 이번에는 리아에게 그러기 위함인가.

만약 그렇다면, 아무리 자신의 친우이고 모시는 주군이라고 해도 약간은 실망할 것 같았다.

물론 기억을 잃은 것이, 기억을 잃은 후 보인 그의 태도가 그가 원한 것은 아니라고 해도, 그것이 가져온 결과를 생각하면 좀 더 조심했어야했다.

"폐하의 명으로 페이드궁에서 지내고 있습니다."

애써 동요를 누른 채로 유시안이 답했다.

"페이드궁에서 지내고 있다고? 그것도 나의 명으로? 어째서지?"

또다시 혼란스러움을 느끼며 카르티안이 물었다.

그러나 어째서인지, 리아를 마주했을 때만큼의 혼란은 일지 않았다. 어쩐지 그럴 이유가 있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정확히 어떤 연유로 그런지는 저도 알지 못하고 있으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황후마마의 방에 암살자가 들어온 이후, 그런 명을 내렸습니다."

황후의 방에 침입자가 있었다는 사실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진 사안이었지만, 재상인 유시안만은 그 사실을 알고 있었다.

유시안의 대답에 카르티안은 고민했다.

당장 프레야를 원래의 방으로 돌아갈 수 있게 하라는 말을 하고 싶었지만, 동시에 그래서는 안 된다는 생각이 들었다.

황후를 노린 그 암살자를 보낸 것이 프레야가 아닐 테지만, 그 생각에 확신을 가질 수 없었다.

"프레야를 보러 가겠다."

어떠한 결정도 내릴 수 없어 카르티안이 말했다. 그 말에 유시안의 표정이 잠시 굳어졌다.

"폐하, 친우로서 무례하지만 한마디만 드려도 되겠습니까?"

어쩐지 유난히 자신에게 예를 차리는 유시안의 행동에 카르티안은 의아함을 느끼며 고개를 끄덕였다.

"부디, 폐하께서 올바른 선택을 하셨으면 좋겠습니다."

특히나 기억을 잃었을 때는 그토록 황후를 따랐으면서, 이제와 프레야에게 흔들리며 리아를 냉대하는 모습은 보고 싶지 않았다.

리아를 안좋게 생각하던 것은 유시안도 마찬가지였지만, 이제는 아니었다.

유시안은 황후로서의 리아의 능력을 인정했고, 그녀의 모든 행동에 대해서도 이해하고 있었다. 그런데 이제 와서 그 모든 것이 흔들리기를 바라지 않았다.

"그 말, 무슨 뜻이지?"

"글쎄요. 결국 결정하는 것은 폐하의 몫이니까요."

유시안은 자세한 말을 생략했다.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