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리아는 며칠 전부터 묘하게 자신의 눈치를 보는 카르티안의 행동에 신경이 쓰였다.
무언가 할 말이 있는 것 같은데, 정작 말은 하지 않고 눈치를 보는 그의 행동이 거슬렸다.
"폐하."
그가 도대체 무슨 말을 하고 싶어서 저러는 것인지 무시하기로 했던 리아였지만, 무시할 수가 없었다.
숨길 거면 정말 티 안 나게 숨기던가. 이건 뭐 자신보고 알아서 말을 걸어달라는 것도 아니고.
"……무슨 일이지?"
자신이 말을 걸어주길 바랐다는 듯, 단번에 반응을 보이면서도 카르티안은 아닌 척했다.
"제게 무슨 하실 말씀이라도 있습니까?"
"아니, 난 그냥……."
"없으면 며칠 전부터 자꾸만 저를 힐끔거리시는 거, 그만두지 그러십니까."
"……."
차가운 그 말에 카르티안이 입을 꾹 다물었다.
리아의 말대로 카르티안은 내내 그녀를 힐끔거렸었다.
그녀에게 꼭 해야 할 말이 있었다.
지난번에도 한번 한 말이었지만, 그녀에 대한 사과였다. 이번엔 정말 제대로, 진심을 담아.
그러나 저런 차가운 반응을 보니, 사과해도 소용이 있을까 싶었다.
하지만 사과라는 것은 소용이 있어서 하는 것이 아니었다. 그랬기에 카르티안이 애써 흔들리는 마음을 다잡으며 입을 열려고 했다.
마침 문을 열고 들어온 재상만 아니었다면.
겨우 용기를 내서 말하려는 순간에, 방해한 재상의 방문에 카르티안의 표정이 좋지 않았다. 어찌나 살벌하게 재상을 노려보는지, 순간 재상이 움찔했다.
"서류입니다."
자신이 무슨 잘못이라도 한 건가 싶어 재상이 조심스레 황제의 눈치를 살피며 가지고 온 서류를 건넸다.
"……그래."
카르티안은 애써 날카로운 기세를 누그러뜨리며 재상이 건넨 서류를 받아 들었다.
'그래, 그에게 무슨 잘못이 있겠는가.'
자신이 리아에게 무슨 말을 하려고 했던 것을 알고서 들어온 것도 아닐텐데.
서류를 건넨 유시안은 방을 나가면서 리아의 책상 위에도 한 장의 서류를 올려놓았다.
"음?"
유시안이 자신에게 줄 것이 있던가? 잠시 의아해하던 리아는 그가 건넨 서류를 읽었다. 서류를 읽은 리아의 표정이 굳어졌다.
유시안이 건넨 서류에는 리아가 알아봐달라고 부탁했던 약초의 정체와 그 효능에 대해 적혀 있었다.
하나의 약초는 상대의 정신을 흐릿하게 만드는 효과가 있었다.
'하, 역시.'
리아가 조소를 머금었다.
혹시나 싶었다. 카르티안의 행동을 약으로 인해 그런 것이라고 당위성을 줄 생각은 없었지만, 카르티안이 약에 휘둘린 것은 사실이었다. 덧붙인 설명을 보자면, 교묘하게 상대의 정신을 흔들어 조종하기 위해 주로 사용하는 것이라고 했다.
워낙 천천히 스며드는 약이라, 당하는 상대는 그 사실을 알 수도 없었다.
어쩌면 신이 말한 황제에게 수를 부렸다는 것은, 이것에 대한 것일 터였다.
황제의 몸에 깃든 약효를 지운 것.
더 이상 그럴 수 없다고 한 건, 이 약효에서 더 이상 그를 지켜줄 수 없다는 뜻일 터였다.
얼마 전 프레야가 준비한 차에도 그 약이 들어 있을 수 있었다. 그랬기에 자신이 그 차를 마실 때, 그런 반응을 보인 것이겠지.
나머자 한 약초는 독이었다.
상대를 바로 죽음에 일게 하는 맹독은 없었지만, 극심한 통증과 함께 결국 죽게 만드는 약초였다. 양에 따라 죽음을 피할 수는 있지만, 위험한 것이라는 사실은 변하지 않았다.
그리고 그 독의 이름이 낯익었다.
약초의 이름 따위 일일이 기억하기 힘들었지만, 유난히 그녀의 머릿속에 선명한 것이었다.
자신의 기억이 맞다면, 이 약초는 프레야가 먹었던 그 독이었다. 그로 인해 결국 리아르나가 자신의 지위를 잃고 냉궁에 갇히게 되는 원인이 된.
소설 속에서는 리아르나가 약 조절을 잘못해서 프레야가 죽을 뻔했다고 묘사되었지만, 이것을 보니 그것이 아닌 것 같았다.
리아르나가 정말로 프레야의 차에 무언가를 탔을 수도 있겠지만, 프레야가 일부러 리아르나를 모함하기 위해 본인의 차에 독을 탄 것 같았다.
이것을 후작이 보냈다는 것은, 프레야가 곧 그 계획을 실행하려고 한다는 뜻이었다.
"다행이네."
그전에 알게 돼서. 이제는 그 계획을 아니, 그녀의 뜻대로 따라가 줄 생각은 없었다.
싸늘하게 읊조리는 리아의 말에 카르티안의 시선이 리아를 향했다.
유시안 나름대로는 몰래 리아에게 서류를 건넸겠지만, 리아에게 모든 관심이 쏠려 있는 카르티안이기에 유시안이 그녀에게만 무언가를 건넸다는 사실을 알았다. 그것을 읽은 리아의 반응이 매우 안 좋다는 사실도.
"리아, 무슨 일…… 있나?"
리아에게만 몰래 준 것이니, 자신이 알기를 원하지 않는다는 뜻이겠지만, 그녀의 반응을 보니 신경이 쓰였다.
도대체 저 서류에 무엇이 적혀 있길래 저런 반응을 보이는 것인지.
"아니요. 그냥 참 재밌다 싶어서요."
정말로 자신이 알고 있는 모든 것이 어그러진 상황이었다. 황후를 대하는 황제의 태도에 대한 이유나, 프레야의 그 본성까지도.
프레야가 생각만큼 착하지 않을 거라는 사실 정도는 어렴풋이 짐작하고 있었다. 하지만 이 정도로 황후를 향한 적의가 클 줄은 몰랐다. 이렇게 악독할 줄도 몰랐다.
이쯤 되니, 과연 프레야가 정말로 황제를 좋아하는 것은 맞나 싶은 생각도 들었다.
황제를 좋아하기에, 그의 마음을 얻고자 그런 약을 타며 그런 행동을 한 것일 수도 있겠지만, 그 사실에 의문이 생겼다. 프레야의 최종 목적이 무엇인지 모르는 만큼 쉽게 결정을 내릴 수 있는 건 아니었지만.
재밌다고 말하는 것과 달리 싸늘한 리아의 반응에 카르티안은 그녀의 눈치를 살폈다.
"리아, 괜찮다면 같이 티타임을 가질 수 있을까."
카르티안이 조심스레 말을 꺼냈다.
리아가 거절의 말을 꺼내기 전, 카르티안이 빠르게 말을 덧붙였다.
"시녀에게 그대가 좋아하는 단것을 가져오라 이르지."
그 말에 리아의 표정이 묘해졌다.
자신이 좋아하는 단것이라고?
분명 그 사실은 현재의 카르티안이 모르는 것이었다.
기억을 잃은 후에는 자신의 반응을 통해 알게 된 것이지만, 그때의 기억을 잃은 만큼 몰라야 했다.
'그런데 어떻게?'
그러나 카르티안은 리아의 의문을 이해하지 못했다. 말을 꺼낸 카르티안도 인지하지 못한 것이었다.
자신이 어째서 그 사실을 알고 있는 것인지, 그런 말을 한 것인지.
게다가 카르티안은 몇 번이나 리아를 리아라고 불렀다.
리아, 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넘겨서 그런지, 본인은 그 사실도 모르고 있는 것 같았다.
"그래요."
원래는 거절할 생각이었지만, 카르티안과의 대화를 통해서도 무언가를 알아봐야 할 것 같다는 생각에 리아가 고개를 끄덕였다.
리아의 허락에 카르티안은 환한 표정을 지었다. 그 모습을 바라보며 리아가 속으로 생각했다.
본인은 알고 있을까. 처음의 그 차가운 모습이 무색하게 점점 더 기억을 잃었을 때의 모습과 닮아가고 있다는 사실을.
"차는 제가 끓일게요."
사실 차 우리는 방법 따위 잘 알고 있지 못했지만, 시녀가 가져올 차에 뭐가 들어 있을지 몰라 리아가 말했다.
"……그래."
리아가 직접 차를 준비해 주겠다는 말에 카르티안은 묘한 기대를 품었다.
안 그래도 티타임을 가지자고 말을 하긴 했지만, 시녀가 가져올 차에 대해 의심을 품은 찰나였다. 대대적인 인사이동을 통해 프레야와 밀접하게 닿아 있는 이들을 멀리 떨어뜨려 놓았다지만 안심할 수 없었다.
리아는 어설프게 차를 끓였다.
그나마 익숙하면서도 가장 간단할 것 같은 녹차를 선택하긴 했지만, 과연 잘 할 수 있을지 확신이 없었다.
애초에 차를 즐기지도 않았다. 차의 씁쓸함은 리아의 취향과 멀었다.
이내 리아가 차를 우려냈고, 때맞춰 시녀가 리아를 위한 쿠키를 가져왔다.
소파로 자리를 옮긴 카르티안이 기대 어린 표정으로 리아가 우려낸 차를 마셨다.
그 순간, 카르티안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곧바로 카르티안이 표정을 갈무리했지만, 이미 그 표정을 리아가 본 후였다.
'역시 맛이 없구나.'
그렇다고 카르티안을 위해 차 우려 내는 법까지 배울 생각은 없었다.
"처음이라 별로인가 보네요."
"……아니야. 맛있어."
다시금 차를 마시며 카르티안이 황급히 부정했다. 그러나 그 말은 신빙성이 없었다. 리아가 실제로 마셔보니 더 그랬다.
"됐어요. 제 입맛에도 영 아니니까."
리아가 차갑게 말했다.
"그래도 내 입맛에는 이게 더 맛있어."
다른 능숙한 시녀들이 우려낸 차보다.
진심인 듯한 그 말에 리아가 알 수 없는 표정을 지었다.
"그 말은 앞으로도 타달라는 말인가요?"
"그래…… 줄 거야?"
기대를 담은 카르티안의 시선이 리아를 향했다.
"자주만 아니라면."
리아가 무심하게 말했다.
그 말에 카르티안은 환한 미소를 지었지만, 리아는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그가 타달라고 해서 타는 것이 아니었다. 다만 시녀들이 준비한 그 차를 믿을 수 없으니, 자신이 대신 하는 것뿐이었다.
음식은 또 어찌 해야 하나 싶었지만, 요리까지 하고 싶지는 않았다.
맛은 없지만, 리아가 우려냈다는 사실만으로도 차에 의미를 부여한 카르티안이 조용히 차를 마셨다.
한 모금 한 모금 마실 때마다 그 쓴맛에 인상이 자동으로 찌푸려지려고 했지만, 카르티안은 최고의 인내를 보이며 참았다.
그 모습에 리아는 아주 조금 기분이 풀리는 것을 느꼈다. 일부러 그를 괴롭히기 위해 맛없는 차를 우려낸 것은 아니지만, 저 모습을 보니 살짝 통쾌했다.
"리아, 할 말이 있어."
아까도 하려다가 못 한 말이었지만, 이제는 방해할 이도 없었다.
그 말에 해볼 테면 어디 해보라는 듯 리아가 고개를 까닥였다.
"그동안 내가 그대에게 너무 못 할짓을 했어."
"알고는 계시네요."
기억 찾았다고 그 사실도 모른 채, 나 몰라라 할 줄 알았는데.
리아가 무심히 대꾸했다.
그 차가운 대꾸에 카르티안은 잠시 말을 일헜다. 물론 알고는 있었다. 돌아오는 그녀의 반응이 좋지 않을 것이라는 사실 정도는.
자신이 정신을 차린 후, 리아는 유독 자신에게 차가웠고, 그런 태도는 쉽게 변하지 않을 터였다.
그러나 막상 마주한 그녀의 태도 앞에서, 카르티안은 어떤 말도 할 수 없었다.
며칠 전부터 그녀의 눈치를 살피며, 언제 말을 꺼내야 하나 고민했었다.
분명 과거의 자신이 저지른 일들은 자신의 잘못이었고, 사과하는 것이 당연한 것이었다. 이유가 무엇이든.
그러나 쉽사리 나오지 않는 말에 계속 머뭇거려야 했고, 겨우 꺼내려고 용기를 낸 찰나.
들려온 리아의 대답에 자괴감이 들었다.
결국 이리도 자신의 행동을 후회하며 미안해할 것을 어째서 자신은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
이제 와 되돌릴 수 없다는 사실에 마음이 쓰렸다. 지금 이 순간 그때로 되돌아가고 싶다는 마음이 간절했다. 그래서 모든 것을 바로잡고 싶었다.
자신이 조금만 더 일찍 이상함을 깨달았더라면, 자신이 조금만 더 유능했더라면.
"……미안. 내가, 내가 정말로 그대에게 너무나 많은 상처를 줘서. 이제 와 그 사실을 깨달아서. 이제 와 다시 되돌리고 싶어도 그럴 수가 없어서."
허망하게 중얼거린 그 목소리가 너무도 씁쓸했다.
그에 리아의 시선이 그를 향했다. 진심이 가득 들어 있는 말이었다.
과거에 들었던 사과와 지금의 사과는 달랐다. 둘 다 진심이 가득 담겨 있었지만, 지금의 카르티안은 모든 것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서인지 더 큰 동요를 느꼈다. 기억을 찾은 후, 그가 변했다고 생각했는데 이렇게 보면 아닌 것 같았다.
그는 여전히 자신에게 미안해하고 있었다. 그 사실이 가져다주는 안도감이 생각 이상으로 컸다.
"그래도 다행이네요. 기억을 찾으면, 지난날의 일에 대한 사과도, 그동안 제게 건넨 사과도 다 없던 일이 될 거라고 생각했는데."
애써 무심하게 리아가 말했다. 그러나 무심함 속에는 리아가 그동안 가지고 있던 무수히 많은 생각이 담겨 있었다.
"이제 와서…… 용서를 구하는 것은, 잘못했다고 매달리는 것은…… 아무 소용도 없는 일일까."
카르티안이 애절한 표정으로 리아를 바라보았다. 절벽 끝에 몰려 동아줄 하나 만을 바라는 듯, 간절함을 머금고 있었다.
그 모습에 리아는 복잡한 표정을 지었다.
기억을 찾은 그의 혼란스러움만큼이나, 리아도 혼란스러웠다.
그도 기억을 찾았으니 이제 더 이상 그와 자신은 아무 관계 아니라고 생각하려고 노력하면서도, 그가 자꾸 신경 쓰였다. 문득 문득 과거의 카르티안이 떠올랐다.
기억을 잃은 카르티안이 기억을 찾아도 계속 자신을 좋아할 거라는 말이, 계속 자신을 지켜줄 거라는 말이 머리를 맴돌았다.
자신이 기억을 찾은 후 달라진 카르티안의 태도에 실망하게 된 건, 마음속으로는 은근히 그리 말했던 그의 말을 믿었던 탓일 터였다.
그 당시, 매정하게 끊어내지 못하는 자신이 답답하게 느껴지면서도, 자신을 대하는 카르티안의 태도 속에 들어 있는 진심을 알기에 흔들리기도 했다.
도대체 자신이 무엇이라고 카르티안이 그러나 싶은 생각이 들었다.
기억을 찾은 그가 사과를 해봤자 이미 늦어버렸다고 생각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기쁘기도 했다.
"글쎄요, 어떨까요."
리아는 카르티안의 말에 애매한 대답을 내놓았다.
과거의 그처럼, 그때의 그 모습으로 이리 애절하게 매달려오니 차마 단호한 말을 할 수가 없었다. 그렇다고 긍정적인 대답을 할 수 없는 것은 그에게 흔들려도 그에게 넘어갈 수 없다는 생각 때문이었다.
"내가…… 어떻게 하면 좋을까?"
무언가에 짓눌리듯 잔뜩 일그러진 표정으로 카르티안이 힘겹게 말을 이었다.
용서를 바라고 한 사과는 아니나, 용서받기를 바랐다. 지금 이 순간, 카르티안이 간절하게 바라는 것은 리아가 자신의 곁에 머물러주는 것이었다.
처음의 근 혼란스러움은 많이 사라져 있었다. 조금씩, 천천히 리아를 향한 감정을 마주 보고 있었다.
"……."
카르티안의 말에 리아는 아무런 말도 하지 않았다.
그저 지금은 아무것도 알 수 없었다. 그가 건넨 사과에 생각 이상으로 많이 동요하고 있었다. 고작 사과, 라고 하면서도 그렇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만큼 그의 사과에 진득한 진심이 묻어 있었다.
리아의 동요를 느낀 것인지 카르티안은 그녀의 대답을 재촉하지 않았다. 지금 이렇게 그녀가 자신의 사과를 제대로 생각해 주는 것만으로도 만족할 수 있었다. 적어도 자신의 진심이 그녀에게 전해졌다는 사실이니까.
"내가 진짜…… 잘할게. 그대가 지금까지 겪었던 그 고통 이상으로 행복해질 수 있도록. 더 이상 그대가 힘들어하지 않도록……."
기억을 잃고 나서 했던 그 말을, 카르티안이 다시금 읊었다.
그는 그 당시의 기억을 다시금 잃어버렸기에 알 수 없었지만, 리아는 그때의 상황을, 그때의 카르티안의 모습을 기억하고 있었다.
"그래요……."
리아가 애써 무심한 듯 말했다. 여러 가지 생각들이 혼재되어 있는 대답이었다.
한편으로는 그런 생각이 들기도 했다. 빙의한 후, 자신 역시 지난날의 그의 태도로 인해 고생하긴 했지만, 리아르나가 겪었을 상처만큼은 아니었다. 그녀는 무려 영혼이 타격을 입을 정도로 많은 상처를 받았다.
그런데 리아르나가 아닌 자신이 그의 사과를 받아도 되는 것일까?
자신이 이대로 카르티안을 용서하겠다고 하면, 리아르나는 어떻게 되는 것일까?
물론 그를 용서하겠다는 뜻은 아니나 지금까지 크게 생각하지 않고 있던 리아르나의 존재가 리아의 감정을 건드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