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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티안은 시녀를 통해 리아가 유시안을 만난 후, 페이드궁으로 향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그 순간, 카르티안은 프레야가 리아에게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른다는 생각에 황급히 하던 일을 그만두고 페이드궁으로 향했다.
이미 자신의 음식에도 약을 탔던 프레야였다. 리아에게 또 어떤 약을 타서 무슨 수작을 부릴지 모르는 일이었다.
그러나 그가 도착했을 땐 이미 모든 상황이 벌어진 이후였다.
프레야와 같이 차를 마신 리아는 피를 토하며 쓰러져 있었고, 페이드궁은 아수라장이 되었다.
황제의 방문에 프레야는 자신이 그런 것이 아니라고, 자신은 모르는 일이라고 강력하게 주장했지만, 카르티안은 프레야를 향해 조금의 시선도 건네지 않고서 기사를 시켜 그녀를 끌고 가게 했다.
카르티안은 떨리는 모습으로 천천히 리아에게 다가갔다.
리아에게 걸어가는 그 거리가 왜이리도 멀게 느껴지는지, 카르티안은 현실 감각을 잃었다.
이 모든 것이 꿈인 것만 같았다. 이 공간에 자신 혼자만 놓인 것 같았다.
주변이 어둠으로 물들고 피를 토하며 쓰러진 리아만이 시야에 가득 들어찼다.
뒤늦게 의원이 나타나 리아를 진찰했다.
"독입니다."
의원의 말에 카르티안은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독에 당했다는 사실 정도는 자신도 알고 있었다.
그렇지 않고서야 조금 전까지만 멀쩡하던 이가 갑자기 피를 토하며 쓰러질 일이 없지 않겠는가.
카르티안은 비틀거리며 리아를 안고 그녀의 침실로 향했다.
창백하게 질린 카르티안의 모습에 그를 본 이들은 아무 말도 할 수 없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