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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식사가 끝나고, 카르티안과 유시안, 둘만 남게 되자, 유시안은 원래 방문했던 목적대로 보고를 올렸다.

"조사가 대부분 마무리되었습니다."

"그런가."

대답하는 카르티안의 표정이 다소 복잡했다.

리아에게서 공작을 어떻게 처분하든 상관없다는 대답을 듣기는 했지만, 그래도 자신이 좋아하는 여인의 아버지를 자신의 손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사실이 사도 씁쓸했다.

"그리고 예상했던 대로 세로니안 공작은 반역을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공작이 황후를 이용하여 황제를 흔들려고 함은 결국 그 때문이었다.

원래의 목적은 황후가 자식을 가지게 되면, 그 이후 황제를 처리해 자신의 손자가 황제가 되게 하고, 자신이 뒤에서 제국을 쥐고 흔들려는 속셈이겠지만.

그러나 좀처럼 황후와 황제 사이에서 아이가 생기지 않고, 황후가 자신의 손을 벗어나자 세로니안 공작은 다급함 때문인지, 다소 과격하게 귀족들을 모아 계획을 도모하고 있었다.

"반역이라……."

조금은 예상했던 일이었다.

카르티안이 본 세로니안 공작은 야망이 큰 이였으니까.

다만 반역은 조금 곤란했다. 반역의 죄는 반역을 일으킨 본인뿐 아니라, 연좌제로 반역을 일으킨 자의 가족들도 같이 벌을 받았다. 그러니 리아 역시도, 그 벌을 피할 수 없다는 뜻이었다.

물론 제국의 법이 어떻든, 카르티안은 리아를 다치게 할 생각이 없었다. 그랬기에 리아를 보호하기 위한 수가 필요했다. 그것이 없다면, 아무리 지금 세로니안 공작의 반역에 대한 증거를 모았어도 세로니안 공작을 잡아들일 수 없었다.

애초에 세로니안 공작을 처리하려고 한 것은 리아를 위해서였다. 리아가 더 이상 그로 인해 상처받고 힘들어하지 않게 하기 위해.

"황후마마도 위태해질 수 있습니다."

"그렇겠지."

"어찌하실 생각입니까?"

"리아가 반역에 참여하지 않았다는 증거와 오히려 그를 막으려고 했다는 증거가 필요하겠지."

카르티안은 믿었다. 리아는 세로니안 공작의 반역 사실을 모르고 있었고, 그를 도와준 일도 없을 거라고.

다만 그 정도로는 부족했다.

그녀를 사면할 수 있는 무언가가 있어야 했다. 이왕이면 적극적으로 황제를 보호하기 위해 나섰다는 그런 증거가.

"그 부분에 대해서도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없다면 만들면 되겠지요."

"……그래."

증거 조작 역시 중범죄였지만, 자신은 황제였고, 황후를 위해서는 그정도 일은 일도 아니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세른 카리안에 대한 보고입니다."

이미 한 번 세른에 대한 조사를 명하고, 그에 대한 보고를 듣긴 했지만, 석연치 않은 부분이 있었다. 이전에 한 세른에 대한 조사는 평범한 내용뿐이었으니까.

"세른 경의 주장대로 황후마마와 어린 시절 친구로 지낸 것은 맞는것 같지만, 아무래도 공작과 모종의 거래를 한 것 같습니다."

"공작과?"

"네. 아무래도 마마는 공작에게 있어 가장 중요한 패입니다. 그러니 황후마마께서 공작을 멀리한다고 해도, 쉽게 포기할 자가 아닙니다. 때마침 그때부터 세른 경이 등장하지 않았습니까?"

"역시 그런가."

겉으로만 보면 이상할 것이 없는 자임에도, 카르티안은 세른에게서 알 수 없는 거부감을 느꼈었다. 그의 태도 모두가 수상하게만 느껴졌다.

리아 역시도 그렇다고 했었고.

"무슨 거래를 한 것인지는 모르나?"

"네. 하지만 마마가 세른 경을 만나는 것을 조심할 필요는 있을 것 같습니다."

"그렇겠지."

안 그래도 세른이 자꾸 리아를 만나는 것이 거슬렸는데, 방해할 명분도 생겼으니, 앞으로는 더 열심히 방해해야겠지.

무슨 목적으로 리아에게 다가왔는지, 무슨 짓을 저지르려고 하는 건지.

그것을 생각하며 카르티안이 눈을 빛냈다.

날카로운 적의가 세로니안 공작과 세른을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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