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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아의 방을 나온 카르티안은 바론에게 그녀의 곁을 지키라고 명하며, 곧바로 세른이 갇혀 있는 지하 감옥으로 향했다.
바론에게 끌려가며, 바론에게 얻어 맞은 것인지 세른의 몸에는 멍이 가득 했다.
카르티안은 잔뜩 부은 얼굴로 의자에 묶여 있는 세른을 바라보았다.
"아무것도 말하지 않아도 되네."
이미 그대가 공작과 한 거래에 대해서는 재상을 통해 알고 있으니까.
그에 대한 증거도 있었다.
세른의 자백이 있다면 좀 더 수월하겠지만, 그것을 위해 세른을 봐주고 싶은 생각은 없었다.
감히 황후에게 그런 짓을 하려고 한 자였다.
바론이 이미 흠씬 그를 두들겨 팼다고 하지만, 그것은 바론의 분노에 대한 것이고, 자신의 몫은 남아 있었다.
뭐라 입을 열려고 하는 세른을 막으며, 카르티안은 가차 없이 그를 두들겨 팼다.
만신창이가 된 세른을 내려다보며, 카르티안은 그저 묵묵히 그의 손을 들어 미리 작성한 서류에 지장을 찍게 했다.
굳이 자백을 그의 입으로 들을 필요는 없었다.
이후 분이 풀릴 때까지 세른을 괴롭힌 카르티안은 자신의 집무실로 돌아왔다. 그러고는 재상을 불러, 당장 귀족 회의를 소집하게 했다.
드디어 모든 것을 끝낼 시간이었다.
모든 준비는 끝이 났다.
공작과 세른이 한 거래에 대해서도 다 알아냈다. 그것만으로도 공작의 지위를 빼앗고, 그를 처리하기는 충분했다.
그 외에도 대미를 장식할 반역건이 남아 있었지만.
그에 대한 것도 준비가 끝난 상황이었다.
리아가 준 서신뿐 아니라, 리아가 결정적으로 자신을 보호하려고 했던 증거가 있었다.
이는 재상이 알아낸 것이었다.
리아가 공작의 계획을 알고서 그런 행동을 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상황에서 매우 결정적인 요소가 될 터였다.
공작을 생각하고 있는 카르티안의 몸에서는 형연할 수 없는 살기가 진득하게 흐르고 있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