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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내 나들이를 갔다가 돌아온 리아와 카르티안 일행의 몰골은 장난이 아니었다.
카르티안은 피를 흘린 채 바론에게 업혀 있었고, 다른 기사들과 리아의 상태도 좋지 않았다.
걷지 못할 정도는 아니라, 카르티안처럼 기사에게 업혀 있지 않았지만, 그녀의 드레스 곳곳에는 피가 잔뜩 묻어 있었다.
소식을 들은 유시안이 그들을 마중나왔다가 생각 이상으로 심각한 상황에 얼굴을 굳혔다.
그보다 황제의 상태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했다.
유시안은 황급히 의원을 불렀고, 카르티안은 바론에 의해 침대에 눕혀졌다.
이어서 의원이 도착했고, 의원이 카르티안의 상태를 진찰했다.
"독입니다."
복부를 꿰뚫은 상처도 심각하지만, 그보다 더 심각한 것은 검에 묻어 있던 독이었다.
"마마께서는 괜찮으십니까?"
리아 역시 검에 베였기에, 독에 당한 것은 아닐까 의원이 걱정 어린 표정으로 물었다.
"나, 나는 괜찮아요."
만약 검에 독이 묻어 있다면 자신 역시 멀쩡하지 말아야 했는데, 어째서인지 자신은 괜찮았다.
이 역시 신의 수작 덕분인가.
전에 세른이 차에 약을 탔을 때도 아무렇지 않더니.
그러나 신이 고맙게 느껴지지는 않았다.
이왕 독이 통하지 않게 할 거면, 자신뿐 아니라 황제도 그렇게 해줬어야지.
"그래도 다행인 건 독의 진행 속도가 생각보다 느리다는 사실입니다. 최대한 서둘로 해독제를 만들도록 하겠습니다."
의원이 착잡한 표정으로 말했다.
이는 리아의 도움 덕분이었다.
신이 리아에게 준 약에는 공작이 황제에게 먹이려고 했던 독뿐 아니라, 다른 독에 대해서도 해독 작용을 가지고 있었다. 완벽하지 않을 뿐.
의원의 말을 들으며 리아는 좌절했다.
최악은 아니라고 하지만, 리아에게는 이 상황이 이미 최악이었다.
해독제를 만들 수 있다고 하지만, 정말 해독할 수 있을지도 모르고, 그의 부상은 심각했다.
'어, 어째서.'
리아가 눈물을 흘렸다.
미처 인식하지 못한 채, 리아가 눈물을 흘리며 괴로운 표정을 지었다.
그런 리아의 모습을 유시안이 아프게 바라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