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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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르티안의 곁에서 한시도 떨어지지 않는 리아를 보며 유시안이 착잡한 표정을 지었다.

그때와 상황은 반대였지만 적어도 이런 비슷한 일이 있었다.

그때는 리아가 정신을 잃고 누워 있었고, 그녀의 곁을 카르티안이 지켰다. 그러나 이번에는 카르티안이 정신을 잃고 사경을 헤매고 그 곁을 리아가 지키고 있었다.

하지만 결국은 같았다.

카르티안이 힘들어했던 만큼이나, 리아도 괴로워하고 있었다.

표정과 감정을 죽이고, 무심한 표정만을 짓던 리아가 누가 봐도 아파보이는 표정을 지으며 카르티안을 바라보고 있었다.

그 순간, 유시안은 알 수 있었다.

어쩌면 자신과 카르티안이 알지 못 했을 뿐, 리아는 이미 카르티안을 좋아하고 있었다는 사실을.

카르티안에게 그녀를 유혹하라고 했던 제안이 무색했다.

그러나 리아의 괴로움에 유시안은 그녀가 카르티안을 좋아하고 있다는 사실을 깨닫고 나서도 기뻐할 수 없었다.

그를 좋아하면서도 떠나기로 했던 리아인 만큼, 과연 그 선택을 취소할지 어떨지도 알 수 없었다.

"마마, 식사라도 하시지 그러십니까?"

"입맛이 없어요."

카르티안이 자신 때문에 다쳐서 저리 누워 있는데, 내가 어찌 식사를 할 수 있겠냐는 것이 아니었다.

그저 정말로 입맛이 없었다. 무엇도 먹고 싶지 않았다. 먹을 수가 없었다.

"해독제를 먹었으니 금방 정신을 차리실 겁니다."

"……그럴까요?"

비단 카르티안의 상태가 위독한 것은 독 때문만이 아니었다. 독이 아니라도, 검에 꿰뚫린 카르티안의 상태는 위중했다.

해독했다고 해서 그가 정말로 정신을 차릴 수 있는지는 알 수 없었다.

물론 리아는 믿고 싶었다.

카르티안이라면 이대로 죽지 않을 거라고, 반드시 정신을 차릴 거라고.

특히나 신의 애정을 한 몸에 받고 있는 그가 아니던가. 그러니 절대 이렇게 죽을 리는 없었다.

그러나 그런 생각과 달리, 리아는 몸을 잠식하는 통증에서 벗어날 수가 없었다.

결국 살아난다고 해도, 그가 자신으로 인해 다치고 아팠다는 사실은 변하지 않는다. 그리고 자신이 선택을 해야 하는 시간도.

"폐하는 강하신 분이니, 절대 마마를 두고 떠나지 않으실 겁니다. 사신의 목을 비틀어서라도 눈을 뜨실테니, 너무 걱정하시 마십시오."

말을 하는 유시안도, 자신의 말로 리아가 괜찮아질 거라고, 그녀가 느끼고 있는 죄책감이 사라질 거라고는 생각하지 않았다.

그저 보고만 있을 수가 없었다.

무슨 말이라도 해야 할 것 같았다. 역시나 생각대로 별 소용은 없는 것 같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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