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3화 (3/117)

〈 3화 〉 2화 ­ 옷

* * *

"자, 이제 옷 사러 가자"

"어.."

분명 처음 봤을땐 악의 여왕님 같은 얼굴 이었는데 하도 저런 소심한 모습을 보니 이젠 그냥 귀여운 여동생 같은 느낌이 든다.

"옷 가게까지 거리가 좀 되는데.. 가슴은 어떡하지?"

저놈의 큰 가슴이 문제다.

일단은 내 브라 쓰는게 가장 좋은 방법이긴 할 텐데..

"그냥 두꺼운 외투 입을게.."

저렇게 까지 내 브라를 안 쓰려는걸 보면 어지간히 작긴 한가보다..

확실히 만져보니까 급의 차이가 크긴 했었지

e컵 정도는 나오려나?

그렇게 생각하는 사이에 대충 준비는 끝난 듯 하네.

"자 가자."

"근데.. 나 파인애플 피자 먹고 갈래. 너무 배고파."

?

"시현아.. 아무리 배고프다고는 해도 쓰레기를 먹으면 안돼."

지금까지 시현이의 파인애플 피자 사랑을 냅뒀었지만 여자가 된 기념으로 한번 설득을 시도해봤다.

"쓰레기 아니야..!"

"아니 시현아.. 도대체 과일을 왜 뜨겁게 먹으려는 거야? 과일은 차갑게 먹으라고 있는거야..!"

"아니야.. 그 구운 과일맛과 피자의 맛이 절묘하게 조합되면 얼마나 맛있는데.."

"아니 차라리 그렇게 먹을 바엔 피자 따로 파인애플 따로 먹고말지.."

"아..아니야..."

야.. 이거는 더 싸워봤자 의미가 없겠다..

어차피 서로 자기 뜻을 굽힐 생각이 없으니..

근데 그건 그렇고 나도 뭐라도 먹어야 겠는데.. 집에 먹을게 없네

"파인애플 피자는 나중에 먹고 나가서 뭐라도 좀 사 먹자"

나 혼자 못 먹을 순 없지 히히

"뭐 사먹게?"

"국밥 어때?"

"......햄버거."

작은 목소리로 시현이가 말했다.

원래였다면 더 당당하게 말했을 텐데..

하지만 저렇게 소심한 모습도 귀엽다

"국밥 먹으면 안돼?"

"아.. 안돼"

개귀엽다. 예쁜거 보다 귀여운게 더 큰거같네

어떻게 저 얼굴로 저러지?

어쨌든 저렇게 귀엽게 말하는데 여친으로서 안 들어줄 수는 없지.

"알았어. 옷부터 사고 햄버거 먹으러 가자."

햄버거 먹는다는 말에 시현이가 웃었다.

그러고 보니 시현이는 햄버거를 가장 좋아하긴 했었지.

근데 그건 그렇고... 여자로 변했으니 어느 정도 성격의 변화는 있을거라 예상했는데..

너무 소심해진거 아닌가?

아직 변한지 얼마 안되서 그런가?

뭐.. 좀 기다리면 괜찮아 지겠지.

그렇게 속옷 가게로 가고..

"와.. 대충 예상은 했지만 진짜 e컵이었네. 많이 컸다 시현아?"

"놀리지마.."

아니.. 저렇게 귀여운 얼굴로 놀리지 말라고 하는데.. 어떻게 안 놀릴수가 있겠어?

저건 사실상 놀려 달라고 유혹하는 거 아닌가?

하지만 일단은 시현이에게 속옷을 입히는게 먼저다.

"흠.. 그러면 우리 귀여운 시현이에게 어울리는 브라를 찾아볼까?"

"나... 나 스포츠 브라 입을래.."

?

미쳤나?

"개소.. 말도 안되는 소리 하지 말고 이거 입어봐."

라고 말하고 나는 예쁜 장식이 달린 검은색 브라를 줬다.

"어떻게 입어?"

아 맞다 얘 브라 차는 법 모르지?

"내가 입혀줄게."

흠.. 이거 브라 채워주면서 가슴 만질 수 있겠는데?

"저.. 지은아? 뭔가 표정이 이상한데..?"

칫. 눈치도 빠르군. 근데 눈치채면 뭐 어쩔건데?

"별거 아냐. 일단 탈의실 들어가자~."

"응.."

그렇게 탈의실 안에서..

"히익?!"

갑자기 가슴을 움켜쥐니 귀여운 비명이 나왔다.

"시현아 조용히 해야지~? 안 그러면 들킨다?"

"브..브라만 채워준다며."

"응? 브라 채워준다 하긴 했지만 가슴 안 만진다는 소리는 없었잖아?"

내가 봐도 완벽한 논리. 허점이 없다.

"아니 그게 무슨.."

뭔가 반박 하려디 결국 포기 했나보다.

그럼 사실상 동의 한거네?

꽈악! 가슴을 세게 움켜쥐었다.

"히야앗??!!"

텁!

어우.. 큰일 날 뻔했네..

순간 소리가 내 예상보다도 커서 급하게 손으로 입을 가렸다.

이런 걸로 날 당황시키다니.. 좀 하네 시현이?

"우리 시현이.. 너무 민감한거 아냐?

"웁! 우읍!"

아니라고 말하려는 거 같은데 내 손 때문에 소리가 안 나온다.

필사적으로 저항하려는 모습도 귀엽네..

"후.. 더 하고는 싶지만 이러다 들키면 안되니까.. 어쩔 수 없지."

난 빨리 브라를 채워주고 밖으로 나왔다.

그런데 시현이가 안나오네? 뭐지

싶어서 탈의실 문을 열었더니 시현이가 울상인 표정으로 날 노려보고 있었다.

"으으.. 너 미워.."

?

날 미워한다는데 이렇게 사랑스러울 수가..

"꺄~ 너무 귀여워~."

난 순간 충동을 참지 못하고 시현이를 껴안았다.

"윽! 뭐하는 거야.. 숨막혀.."

"시끄러! 이건 너가 너무 귀여운 탓이야!"

적반하장도 유분수지.. 내가 생각하도 참 쓰레기 같다.

"으으.. 가슴 눌려서 숨쉬기 힘들어.."

?

자꾸 생각지도 못한 곳에서 딜을 박네?

그래도 일단 순순히 풀어줬다. 숨쉬기 힘들다는데 어쩌겠냐.

"일단 나와. 다른 옷도 입어봐야지."

"..흥"

뭔가 화난 듯 하지만 그것도 귀여웠다.

"이거 입어봐. 또 입혀 줘야 되나?"

"..나 혼자 입을 수 있어."

"아이구~ 우리 시현이 많이 컸구나~? 브라도 혼자 찰줄 알고~."

머리를 쓰다듬어줬다.

어? 근데 이건 딱히 거부 안하네? 얼굴 붉히긴 했지만..

계속 쓰다듬어 줬다.

"이..이제 됐어.."

부끄러웠는지 기어 들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칫. 알았어. 빨리 입어봐."

"지은아.."

"?"

잠시뒤 탈의실에서 울먹이는 소리가 들려왔다.

"도와줘... 브라 혼자 못 차겠어.. 너가 할 땐 쉬워 보였는데..."

하.. 이 귀여운 것. 난 음흉한 미소를 짓고 탈의실 안으로 들어갔다.

"브..브라만 채워줘.. 다른 건 하지말고.."

아.. 이걸 시현이 말을 들어줘야 되나..?

난 좀 더 만지고 싶은데..

뭐.. 여기서 시간 너무 잡아먹긴 했으니..

이번엔 그냥 넘어가 주도록 할까

"이 정도면 대충 살건 다 산 거 같은데?"

"그럼 이제 햄버거 먹으러 가는 거야?"

오랜만에 밝은 모습을 보이는 시현이 하지만..

"아니? 옷 사러 가야지."

바로 표정이 어두워진다.

"아니.. 옷은 너 꺼 입으면 되잖아.."

?

"지금 장난쳐? 내 옷으로 너의 귀여움을 살릴 수 있을 거 같아?"

이건 맞는 말이긴 했다. 애초에 나도 이런게(?) 남친이다 보니까 옷이든 화장이든 꾸미는 데에는 딱히 큰 노력을 하진 않아서 딱히 좋은 옷이 없었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시현이 옷 살 겸 내 옷도 좀 살려는 목표도 있긴 했다.

하지만 진짜 목표는 따로 있었다.

동물잠옷 입은 시현이 보고 싶다. 너무 보고 싶다. 진짜 지구가 멸망하더라도 보고 싶다.

하지만 시현이 성격상 이런 걸 살 리가 없으니 여기서 어떻게든 입혀봐야 한다.

그렇게 다짐을 하고 옷 가게로 갔다

"음.. 이거 입어봐."

일단 처음으로 건넨 건 검은 고양이가 그려진 동물잠옷.

"아..아니 이런 걸 어떻게 입어!"

물론 이런 반응은 예상했다.

"진짜 안 입어 줄거야?"

"절대 안입어."

근데 예상보다 더 철벽이네

흠.. '비기' 를 쓸 수밖에 없나

"흑..."

"?"

"흑흑.. 진짜 안 입어 줄 거야? 내가 얼마나 기대했는데.."

그렇다. 바로 울기.

예전부터 시현이는 내가 울면 꼼짝을 못했다.

물론 나도 자존심 이라는 게 있어서 실제로 쓴 적은 지금 포함 3번 뿐이긴 하지만 효과는 발군이었다.

"아.. 아니.. 그 .. 입으면 되잖아 입으면.. 그러니까 울지마.."

나이스! 역시 비기!

시현이는 축 쳐진 얼굴로 탈의실로 들어갔다.

후후.. 너가 날 이길 수 있을 리가 없지.

그렇게 1분후.

시현이가 문열고 나왔는데..

?

뭐야? 웬 천사가 있다.

아니 뭔데? 왜 이리 귀여워?

난 참을 수 없음을 느끼고 바로 가서 양 볼을 잡아당겼다.

볼도 너무 탱글탱글하다.

"야..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우웅~ 하디마."

컥! 너무 귀여워! 자기 딴에는 화낸거 겠지만 나에겐 애교로 밖에 안보인다.

"하아.. 하아.."

"지..지은아?"

헉! 너무 귀여워서 순간 정신줄 놓고 만졌다.

마음 같아선 계속 만지고 싶긴 하지만 다음 옷도 입어야 되니까 여기까지만 할까.

입어야 될 옷이 산더미여서 시간을 낭비할 순 없기 때문에바로 다음 옷을 꺼내서 입어 달라 했다.

"마지막으로 이거 한번 입어보자."

그렇게 말하며 상어가 그려져 있는 동물 잠옷을 보여주었다.

"으으.. 싫어. 아까도 마지막이라고 했으면서.."

"진짜 마지막이야 제발~."

"아..알았어."

굳이 울지 않아도 밀어붙이면 거절 못하는구나~? 진짜 너무 귀엽다~.

그렇게 시현이는 치마도 입혀보고 원피스도 입혀본 뒤에 겨우 해방되었다.

사실 비키니도 입혀보고 싶었지만 그건 나중의 즐거움으로 미루자.

일단 지금 입은 브라를 제외한 산 옷들 전부 집으로 택배 보냈다. 그리고 시현이 몰래 아까 입어봤던 동물잠옷들도 전부 사서 집으로 택배 보냈다.

그런 사실도 모르고 기대감에 부풀어있는 시현이.

"그럼 이제 진짜 햄버거 먹으러 가는거야?"

"응~ 가자."

햄버거 먹는다는 말에 바로 얼굴에 웃음꽃이 피었다. 귀여워라

근데 그건 그렇고 앞으로 어떡해야 되지?

여자면 군대는 어떡하지? 새로 주민증을 등록한다면 원래 이시현은 사망 처리 되는 건가? 엄마한테는 뭐라고 설명해야 되지?

애초에 엄마한테 밝히는게 맞나? 밝혔는데 엄마가 안믿으면 어떡하지?

....................

아 모르겠다~ 그건 엄마 오면 생각하고

"헤헤 햄버거당.."

지금은 눈앞의 이 귀여운 생명체나 감상하자.

* * *

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