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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TS되었다-17화 (17/117)

〈 17화 〉 15화 ­ 천사

* * *

"지은아. 우리 내기 하나 할래?"

"..응?"

햄버거 포장 뜯으려다 말고 갑자기 뭔 내기..?

"뭔 내기..?"

"내가 이 햄버거를 다 먹나 못먹나 내기하는 거야!"

음.. 저번에 반밖에 못먹었던 햄버거랑 같은 햄버거인데..

"음.. 그런 내기를 걸어온다는건.. 다 먹을 자신이 있다는 거겠지?"

"물론이지."

뭔 자신감이지..? 그 짧은 사이 안에 먹는 양이 두배나 늘었을 리가 없는데..

일단 가장 중요한 거부터 물어보자.

"뭘 거는 건데?"

"소원권. 뭐든간에 무조건 들어줘야 되고 기간 무제한으로."

뭐지..? 내가 아는 시현이는 이렇게 막나가는 애가 아니었는데..

근데.......기간 무제한 소원권?

오히려 좋아.

뭐.. 물론 무슨 수를 쓰긴 했겠지만 그래도 포장지 안에 보이는 햄버거 크기는 저번이랑 그대로다.

즉. 내가 이긴다..!

"오케이. 콜."

"후후.. 그 선택을 후회하게 될거야."

뭐.. 너가 만약 내가 생각도 못할 방법을 써서 이긴다면야.. 기쁘게 패배를 받아들이지. 그럴리는 없겠지만..

근데 포장을 뜯더니 웃고있던 시현이의 얼굴이 구겨진다.

"뭐..뭐야..? 왜 야채가 들어있어..? 분명 빼달라 했는데.."

.....설마 야채 빼서 양이 적어진 햄버거는 다 먹을수 있을거라 생각한건가..?

발상이 너무 귀엽다..!

물론 야채가 차지하는 비중이 적은건 아니지만.. 그걸 밴다고 과연 너가 다 먹을수 있을까..?

근데 그건 그렇고.. 왜 야채가 들어있는거지?

....아하~ 실수인지 뭔지는 모르겠지만 시현이 버거 대신 내 버거의 야채를 뺀거구만..?

그 사이 시현이는 자기 햄버거와 내 햄버거를 번갈아 보더니 울상을 짓고 있었다.

아..진짜 귀엽네..

"이..이거.. 내기 무효로 하면 안돼..? 응?"

"응. 안돼."

될리가 있겠니?

음.. 근데 실망한 모습이 너무 귀여우니 기회정도는 줄까?

"그럼 내 버거 대신 먹을래?"

바로 시현이 표정이 밝아진다.

너무 귀엽다..!

"진짜!?"

"물론이지."

어차피 내가 보니까 야채빼도 양은 거기서 거기라 절대 못먹는다.

그리고 시현이가 싫어하는 새우버거기도 하고..

"....후회하지마?"

"알았으니까 먹기나 해."

과연 누가 후회할지..?

"지은아...한번만 봐주라.. 내가 잘못했어.."

역시.. 저번보다 많이 먹기는 했지만.. 그래봤자 고작 60%정도..?

"그러게 왜 그런 말도 안되는 내기를 한거야?"

"....흥."

이유를 유추해 보자면.. 시현이 성격상 딱히 거창한 이유는 없고 그냥 갑자기 좋은 작전이 떠올라서 그런 거겠지.

별로 좋은 작전은 아니었지만.. 히히

그래도 귀여웠으니 합격!

"시현아 이리와~."

시현이를 안아주기 위해 팔을 벌리고 말했다.

"...흥."

틱틱대긴 하지만 그래도 와서 안겨준다.

헤헤..진짜 작은 고양이 보는거같네..

"근데.. 이제 뭐할거야?"

"뭐할까?"

"의문문을 의문문으로 답하지마.."

"우리 그럼 스킨십할까?"

"그건 도대체 뭔 권유야.."

그러게..?

"장난이고. 내일은 여행용품 사러 가야 되니까 오늘은 일찍 자자."

"응."

포옹한번하고 시현이는 엄마랑 자러 내려갔다.

흠.. 그럼 시작해볼까..?

계획짜기를.

일단 이번 여행의 목적­> 시현이랑 키스하기.

시현이가 TS된후로 쭉 생각해온 비원이라고 해도 될 정도의 목적이다.

그렇다면 이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뭘 해야 되는가..

크게 필요한건 세가지 정도가 있겠군.

1. 분위기

2. 엄마의 부재

3. 서로의 마음

일단 서로의 마음이라고 해봤자 난 무조건 찬성이니 사실상 시현이의 마음이고..

시현이도..아마 그렇고 그런 분위기가 된다면 아마 거절은 안하지 않을까..?

그럼 일단 3번은 해결했다 치고..

2번도 어차피 지금 방법을 생각해봤자 여행가서 일이 어떻게 될지는 아무도 모르잖아..?

그럼 그냥 1번만 생각한 다음 자자.

분위기라..

보통 키스할때의 분위기라면 어둡고 사람없고 조용하고 그런거겠지.

그런 상황에서 조용히 서로를 응시하다가 천천히 입술을.......

음.. 키스란 이렇게 어려운 거였나..

평행세계의 나는 잘만 해대던데..

일단

조건을 다시 생각해보면..

어두운 분위기 ­> 밤

사람 없음 ­> 원래 없음(엄마 제외)

조용함 ­> 사람 없으니까 조용함

음.. 이미 완성되어있는데..?

그럼 그냥 밤이기만 하면 된다는거 아냐?

그리고 엄마를 쫓아낼 방법은 그때가서 생각하면 되는거고.

그럼 지금 할게없는데?

잠이나 자자..

"커헉!!"

"지..지은아..! 괜찮아?"

누군가의 목소리와 함께 갑자기 배에 엄청난 충격이 느껴져서 강제로 기상했다.

"c....8 어떤 새..."

시현이네..?

"가 짖나보네.."

아니 근데 시현이가 날 왜..?

"내..내가 한거 아니야.."

"..응?"

고개를 돌려보니 방문 앞에서 엄마가 웃고 있었다.

"음.. 엄마가 뭔가를 한건 맞는거 같은데.. 뭘 한거야? 저렇게 멀리서?"

"날 던졌어.."

응..?

"나..나는 거부했어.. 근데 너 빨리 깨우려면 약간의 충격이 필요하다면서.."

'약간'의 충격이 아닌데요..?

아니 그보다도.. 아무리 시현이가 말랐다곤 해도 사람을 던진다고..?

이렇게 먼 거리를?

거기다가 혹시라도 머리에 맞으면 안되니까 배에 떨어지도록 정확히 조준까지 했겠지..

도대체 뭐하는 사람이야..?

"뭐..어쨌든 일어났으면 빨리 준비나 해. 여행용품 사러 갈거라며."

아니.. 시현이랑 둘이 갈 생각이었는데..

그걸 왜 말해줘..?

시현이를 째려보자 시현이가 눈을 피하며 말했다.

"나도..말할 생각은 없었어.."

"이 엄마 앞에서 뭔가를 숨기려 하다니 100년은 이르지~."

그렇긴 한가.. 나라도 엄마를 상대로 뭘 숨길 자신은 없는데.. 시현이는 어련하겠어..?

"알았으니까 빨리 가기나 하자."

"근데 아침밥은..?"

"그런거 없다."

..?

"정 먹고 싶다면 엄마의 특제 간장계란밥을 만들어주지."

"....빨리 가자. 밥은 무슨 밥이야~. 여행용품 사는게 우선이지."

"...왜 이렇게 엄마의 음식을 싫어하는지 모르겠네.. 엄마는 맛있던데.."

도대체 혀가 어떻게 구성되어 있으면 그걸 맛있다고 느끼지..?

"뭐.. 어쨌든 가자."

그리고 자면서 생각한게 있는데.. 아무리 그래도 바로 키스로 가는건 좀 그렇겠지..?

사전작업이 필요해.

고로 오늘부터 스킨십 횟수를 늘린다..!

손을 잡는다든가.. 가슴을 만진다든가..

그렇게 여행용품 사로 온 백화점 안.

"일단 가장 중요한건 선크림이지~ 우리 귀염둥이의 피부를 보호하기 위해서~."

"그..그런가..?"

"저기.. 내 피부는..?"

"우리 딸이랑 엄마의 피부는 우리 귀염둥이 피부 보호하는 김에 겸사겸사 보호하는 거지~."

..

쩌리로 전락하다니..

하지만.. 올바른 판단이다.

이의를 제기할수가 없군.

그나저나.. 시현이 만져야 되는데..

엄마가 두눈 시퍼렇게 뜨고 지켜보네.. 이걸 어떡하지..?

빨리 엄마랑 우리를 강제로 떨어트릴 방법을 생각해!

그런거없다.

다음 용품이나 사러가자..

"이쯤이면 대충 다 산거같은데?"

"그럼 이제 밥먹자!"

시현이는 많이 먹지도 못하면서 왜 이리 먹는걸 좋아하지..?

귀여우니까 상관없나..

그건 그렇고.. 뭐 먹지..?

여름이니까 뭔가 좀 시원한게 먹고싶은데..

"냉면먹자!"

".....피자."

..?

아니..이 귀여운 자식이..?

어제부터 자꾸 내 앞길을 가로막네..

"시현아~. 솔직히 이런 더운 날에는 냉면이 맞지~."

"......피자."

"피자 저번에도 먹었잖아~."

".....피자."

아니.. 저거 아무런 논리도 없는데 왜 내가 밀리는거같지..?

아니나다를까..

"피자 먹자."

엄마가 시현이 편을 들어주었다.

아니.. 저 귀여움은 반칙이라니까..?

내가 어떤 논리를 들고와도 못이겨..

어.. 그럼 우리 가족중에선 사실상 시현이가 실세인건가..?

엄마가 약간 조종당하는 왕 느낌이고.. 시현이가 진짜 흑막느낌으로..

..

개소리 집어치우고 피자나 먹자.

하.. 그나저나 시현이좀 만져야 되는데..

"엄마. 나 가는길에 시현이랑 산책좀 하다 가도 돼?"

"안돼."

"아니 왜..?"

이걸 막을 명분이 있나?

"시현이 피부 타. 할거면 밤에 해."

있네..?

심지어 맞는 말이야. 지금 선크림도 없다. (산 물건은 집으로 배달시켜서)

"나 그러면 시현이랑 영화보러 갈래!"

"엄마도 가도 돼?"

"아...아니."

"왜?"

음.. 그러게..?

아..막을 명분이 없는데..

그냥 곱게 집이나 가자.

어차피 집가면 헤어지게 되어 있으니..

"그럼 엄마. 우린 우리 집으로 갈게."

"그래. 엄마 밥 먹고싶으면 언제든 오렴."

아마 다시는 안 올것 같군.

"아. 그리고 우리 딸."

"응..?"

엄마가 다가오더니 귓속말을 했다.

"단둘이라고 시현이 너무 만지지 마렴?"

....?

아니.. 진짜 독심술쓰는거 아냐..?

아무리 우리 엄마라지만.. 이쯤되면 슬슬 무서워지네..

"그럼 시현아. 올라가자."

저 두려운 존재를 애써 무시하고 우리 집으로 갔다.

집으로 들어온후 일단 시현이를 껴안았다.

"저..저기 지은아..? 숨막혀.."

"괜찮아 숨좀 안쉰다고 안죽어~."

"죽는데..?"

"그건 인간 기준이고 넌 천사잖아."

.....

시현이가 할 말을 잃은 듯하다.

"그럼 날개는 어딨어?"

호오.. 그렇게 나온다..?

"천사가 인간계에 현신할때는 인간의 모습이 되기 때문에 날개랑 고리가 없어지는 거야. 물론 외모는 그대로라 이렇게 귀여운 거고."

개소리도 참 장황하게 한다.

"......풀어줘."

시현이는 질색한 목소리로 말했다.

윽.. 왠지 거부할 수가 없네. 이게 천사의 언령인가..?

"알겠어. 대신 손은 잡고 있자."

"뭐.. 그정도야.. 알았어."

헤헤..시현이 손 부드럽다.. 그리고 너무 작아..! 햄스터같아..!

결국 참을수가 없어서 놔준지 10초만에 다시 껴안았다.

"지금.. 이건..뭐하자는 거야..?"

"음.. 시현이 기운 충전..?"

......

시현이가 방에 틀어박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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