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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TS되었다-21화 (21/117)

〈 21화 〉 19화 ­ 고백

* * *

음.. 그나저나 첫 커플링인데 싸구려를 맞출수는 없고..

좋은 커플링 맞추려면 꽤나 먼곳으로 가야 되는데.. 괜찮을라나?

뭐 어때~ 정 늦으면 찜질방에서 하룻밤 자면 되는거지~.

그것보다는 어떤 반지를 낄 것인가를 생각하자.

음.. 일단 가장 중요한 문제인데.. 커플링을 드러내고 다녀도 되나?

대외적으로는 자매이기 때문에.. 아니 오히려 자매니까 우정반지같은거라고 하면 통할라나?

물론 그럴려면 어느정도 급이 낮은 반지를 껴야겠지.. 근데 그러긴 싫은데..

하..일단 가서 생각하자.

"음..근데 시현아.."

"..응?"

"설마 그 곰인형 가지고 지하철 탈거야..?"

"응. 당연한거 아냐?"

아니.. 안 쪽팔리나?

"시현아.. 쪽팔리지 않을까..?"

"귀여운게 뭐가 쪽팔려~ 괜찮아~."

귀여워서 쪽팔릴거 같은데..

뭐..그래도 본인이 괜찮다는데 내가 간섭할 일은 아니겠지..

"근데..지은아. 커플링은 어느 손가락에 껴?"

....어라?

그러네? 어디다 껴야 되는거지..?

왼손 약지에 끼면....대놓고 '우리 커플입니다' 하고 광고하는 건데..

근데 그렇다고 다른 손가락에 끼면....도망치는 거잖아..?

"물론 왼손 약지지~."

시현이 앞에서 도망치는 모습은 절대 보여줄수 없다..!

"흐음.. 뭐.. 알았어."

다행히 납득은 하네..

"근데 우리 저녁 먹어야 되지 않아?"

"그렇지..? 뭐 먹고 싶은 거라도 있어?"

"햄버거!"

아니 뭔 맨날 햄버거야.. 질리지도 않나?

"다른건 안돼?"

"응!"

아니.. 좀 귀엽다고 저렇게 막무가내로 나가도 되는거야?

당연히 되지. 귀여움=정의

"그래~ 햄버거 먹자!"

"헤헤.."

너무 귀엽다..!

껴안고 싶지만.. 지하철 안이라 눈믈을 머금고 물러났다.

지하철에서 내린후, 커플링 파는집 근처 햄버거 집으로 갔다.

"..시현아. 근데 링 준거는 계획한거였어?"

"..어? 아..아니 잘 모르겠네..?"

흠.. 이 귀여운 자식이 왜 대답을 피하지?

캐물을까..그냥 넘어갈까..?

음.. 그래도 감동 먹기는 했으니까.. 그냥 넘어가 줄까.

"뭐..알았어~. 그럼 햄버거나 먹자~."

"헤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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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 시점)

(놀이공원 들어갈때)

아니.. 도대체 어딜봐서 나랑 지은이랑 자매라는 거야..?

그러고 보니 요즘 지은이도 맨날 날 어린애 취급하던데.. 흥..

이대론 안되겠어. 뭔가..뭔가가 필요해.

내가 어린애가 아님을 증명할 뭔가가..!

그걸 증명하려면.. 흠..

멋있는 모습을 보여서 지은이를 반하게 만들면 되지 않을까..?

오.. 나쁘지 않다..! 이거로 하자.

그럼 어떤 모습을 보여야 멋있게 느껴질까?

그러던 중..

어..저것은? 기념품 가게잖아? 총으로 맞춰야지만 기념품을 얻을수 있는거 같지만.. 총쏘는 거야 나라면 문제없겠고..(?)

그럼 가질만한 상품이..

오! 엄청 예쁜 반지다!

저렇게 예쁜거 보니 분명 고급 반지겠지..?

그럼 지금은 무리고..갈때 여기 들러서 반지 뽑은 다음 주면서 고백하자!

그렇게 지은이는 나한테 다시 한번 반하고, 다시는 날 어린애로 대하지 않는거지..!

퍼펙트 시나리오!

좋아. 그럼 일단은 놀이공원을 즐기자.

후.. 슬슬 갈 시간이네..?

재밌었당.. 그리고 지은이가 (아마)고소공포증이 있다는 약점도 알았고..

이제 계획만 성공하면 돼..!

좋아..가자!

"나 저거 해보고 싶어!"

내가 맞춰야 하는 번호는 8번. 그까짓거 한번에 맞춰주면 되는거 아냐..?

한번에 깔끔하게 맞추면 그건 그거대로 멋있어 보이겠지?

가자!

탕!

탁!(벽에 맞는 소리=빚맞는 소리)

..?

뭐야 이거 왜이래..?

분명 8번을 조준했는데 왜 11번 근처에 맞는거야..?

심지어 좀만 오른쪽으로 갔으면 11번 상품 당첨이었다.

으.. 그래.. 첫발이니까 어쩔 수 없지. 바로 다음 발 가자!

탕!

탁!

..?

이번엔 정반대인 6번 근처에 맞았넹..?

이거 왠지.. 느껴진다..망함의 기운이...

하지만 포기할순 없지. 다시 간다!

한참 뒤.

제발..제발 좀 맞아라..제발..

나 좀 살려줘.. 팔아파 죽을거 같아..

그건 그렇고 이게 마지막 발인가.. 그냥 포기하고 막 쏘자..

그런데..

탕!

퍽!

응..?평소랑 다른 소리가 났는데..

고개를 들어 봤더니 놀랍게도 맞았다!

그것도 8번에!

오..! 이럴수가!! 하느님 감사합니다!!!!!!!!!

지금 당장 하늘을 향해 절한다음 춤추고 싶었지만.. 지은이 앞이어서 냉정한척을 유지했다. 어차피 그럴 힘도 없기도 하고..

헤헤헤헤..반지다.. 이제 고백만 하면 돼!

그래도 사람있는 곳에서 하면 부끄러우니까.. 인적없는 골목길에서 하자.

"지은아.. 따라와."

"시현아. 여긴 왜왔어?"

물론 고백하러지.

좋아..가자!

"자."

일단 반지부터 건네줬다.

"응? 이게 뭔..."

지은이는 잠깐 당황하더니 미소를 짓는다.

"어머나.. 날 위해서 뽑았던 거였어? 기쁘네.."

예쁘다..

아니..그게 아니지!

좋아.지금이다 고백하자..! 멋지게!

........근데 고백은 어떻게 하는 거더라?

뭐라 말해야 되는거지?

사귀어달라고..? 이미 사귀고 있는데..

한눈에 반했다..? 만난지 4년이 되어가는데 이제와서?

뭔가..뭔가 멋있는 멘트 없어..?

드라마 같은거 보면 남주가 여주한테 얼굴 들이대면서 에서 사랑한다고 하면 여주가 좋아하던데..

그럼 얼굴 들이댈거까진 없고 그냥 사랑한다고 하자. 대신 엄청 근엄하고 진지한 목소리로.

가자!

"사..사...사....사.....사랑해."

아니.. 뭐해!!!!!!!!!

망했다..! 엄청 더듬거리다가 겨우 조그만 목소리로 말해버렸어..

전혀 멋있지 않아보일거야.. 난 끝났어..

그나마 다행인점은 앞에 더듬었던 소리는 너무 작아서 지은이한테 안들렸다는 점 정도..?

하지만 그러면 뭐해.. 고백이 개 쓰레기 같았는데..

지은이도 엄청 실망했을거야.. 잔뜩 분위기 잡아놓고서 하는 말이 저런거라니..

그런데..

"꺄아~ 너무 귀엽다~ 우리 시현이. 어떻게 이런 귀여운 생각을 했어? 이 언니 감동먹었어~."

에..? 반응이 좋네..? 은근슬쩍 자신을 언니라 칭하긴 했지만.. 그건 애초에 내 작전이 실패한거 때문이니.. 어쩔수 없지.

그것보단..

"으..숨막혀.."

너무세게 끌어안았어...

어.. 안는 힘이 줄어들긴 했는데.. 놔달라는 의미로 말한거였는데 말이지..

그래도 괜히 깝치지 말고 가만히 있자.

"음.. 그려면 이제 반지를 착용해볼까?"

"응."

사실 원래는 고백해서 멋진 모습을 보이려는 목적이 전부였지만 중간에 목표가 하나 더 생기긴 했다.

바로 시현이가 예쁜 반지 끼는것. 그리고 그것이 지금 이루어지려 한다..!

"어.. 이거 손가락 크기가 달라서 못끼겠는데..?"

"엥..? 그..그래..?"

........;;

어.. 망했네..

생각해보니.. 확실히 사이즈를 재고 한것도 아니고.. 사이즈가 맞을 리가 없긴 하네..

하.. 난 왜 이 모양일까.. 뭐 하나 제대로 하지를 못하네.. 우울해..

"시현아. 어차피 이런 곳에서 파는 반지가 좋은 반지는 아닐거 아냐? 그러니까 차라리 지금 우리 커플링 맞추러 가자!"

어..?

저건..아마 풀죽은 나를 위로해 주려는 거겠지..

솔직히 기쁘긴 하다. 하지만..

"그..그거 비싼거 아냐..?"

쌀리가 없지.. 최소 10만원대부터 시작할텐데..

"괜찮아. 내가 모아둔 돈이 꽤 되거든."

흥.. 고작해야 20살 주제에 모아봤자 얼마나 모았다고..

그래도 이런 기분.. 나쁘진 않네. 이대로 따라가면 적어도 두번째 목적은 달성할수 있겠고..

흥.. 이번 한번만 어울려주지..

"그럼..가자!"

내가 거부의사를 보이지 않자 지은이가 신나서 소리쳤다.

귀엽다..헤헤..

(햄버거 집 안)

"..시현아. 근데 링 준거는 계획한거였어?"

;;

어;; 갑자기 치고 들어오네..

계획.....하긴 했지..? 근데 뭔가 말하기가 쪽팔린다. 적당히 얼버무리자.

"..어? 아..아니 잘 모르겠네..?"

제발 넘어가주라..제발..!

"뭐..알았어~. 그럼 햄버거나 먹자~."

"헤헤.."

휴~ 살았다..

햄버거 마시쪙..!

­­­­­­­­­­­­­­­­­­­­­­­­­­­

(지은이 시점)

허겁지겁 먹는 시현이 귀엽다..!

음.. 근데.. 자세히 보니까 손가락 너무 얇은거 아냐..?

저거 약간 힘주면 부러지겠는데?

저정도면 반지를 얼마나 작은걸 껴야되는거야?

먹다가 내 시선이 느껴졌는지 시현이가 얼굴을 붉힌다.

".......뭘봐.."

어..음.. 진짜 너무 귀엽다! 사람을 경계하는 고양이 보는것 같아!

"우리 귀여운 시현이의 손."

이 말을 하자마자 시현이가 손을 숨긴다.

"시현아~ 어차피 반지 사이즈 재기 위해서 어쩔수 없는 과정이야."

"..그럼 이따 반지 파는곳 가서 봐."

어.. 얘가 왜이러지.. 이렇게 날 거부하던 애가 아니었는데..

혹시 사춘기가 왔나?

아니..아까 사랑한다며..!

사랑한다는 사람한테 손하나 못보여주다니.. 실망이야.

안되겠어.. 곰인형 압수!

"아..아니 뭐해..! 내 곰돌이!"

어우.. 효과 직빵이네.. 개귀엽다!

"흥.. 날 거부한 벌이야."

"내..내가 언제 거부했어.."

어? 이젠 발뺌까지 해?

"방금 손 안보여줬잖아. 흥."

"아..아니.. 보여주면 되잖아.. 자 여기."

시현이가 고사리만한 손을 펴서 보여준다.

음..근데 확실히 진짜 예쁘다.. 엄청 뽀얗고 굳은살 하나 없이 예뻐..

"흥.. 이제 곰돌이 돌려줘.."

시현이가 손을 빼면서 말했다. 아직 다 감상 못했는데...

"아직 다 감상 못했는데.. 아니 그건 그렇고.. 시현아, 곰인형만 너무 좋아하는거 아냐? 이 곰인형 누가 뽑아줬는데?"

이럴줄 알았으면 뽑아주지 말걸..

뭐..이렇게 말하면 사과하거나.. 앞으로 안 그러겠다고 할라나?

근데 의외의 대답이 들려왔다.

"어..뭐야.. 설마 무생물한테 질투하는 거야..?"

....?

아니 이 귀여운 자식이.. 많이 컷네..?

하지만 나한텐 안되지.

여기서 어설프게 부정해봤자 시현이의 공세에 휘둘릴 뿐이다. 그렇다면 차라리 깔끔하게 긍정한다. 사실이기도 하니까..

"응. 질투해. 시현이는 나만 봐줬으면 좋겠어."

.....

시현이 얼굴이 빨개진다.

"무..무..무슨 소리를 하는거야..! 진짜..!"

헤헤.. 빨개진 시현이 귀엽다..

뭐..어쨌든 아직 날 이기기엔 100년은 이르지.. 이 귀여운 녀석아..

그렇게 기분 좋은 승리를 만끽하고 햄버거를 마저 먹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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