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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TS되었다-22화 (22/117)

〈 22화 〉 20화 ­ 커플링

* * *

"더는 못먹겠어.."

그럴줄 알았다..

아니 다 먹지도 못할 거면서 왜 맨날 큰 버거를 시키는건지...

이러면 뒤처리는 또 내가 해야 되잖아..

"내가 먹을테니 이리줘."

"헤헤...고마워!"

음.. 이득인데..?

뒤처리 좀 해주는거 가지고 감사인사+시현이의 웃는 얼굴 이면.. 개이득아닌가?

거기다가 보통 한쪽이 이득을 보면 한쪽은 손해를 보는데... 이건 심지어 쌍방이득이다.

이거.. 앞으로 햄버거 자주 먹어야겠네..

"이제 가자~."

"응."

드디어.. 커플링을 맞추는 건가..

덕분에 매우 기쁘긴 하지만 한편으론 걱정도 된다.

물론 그중엔 돈 걱정도 약간은 있다.

아무리 내가 모아둔 돈이 좀 된다 하더라도 시현이의 수준에 맞는 반지를 사주려면 적지 않은 지출이 들것이기 때문에..

심지어 내것까지 2개 사야 되기도 하고..

하지만 시현이가 기뻐해준다면야 그깟 돈이야 얼마든지 바쳐줄 자신이 있다.

그래서 돈걱정은 제치고 지금 내가 하는 주된 걱정은 이 사실을 엄마한테 어떻게 설명할 것인가..와 이걸 어디다가 끼는가...

인데 생각해보니 아마 시간상 오늘은 근처 찜질방에서 자야 될거 같은데.. 그때 생각하지 뭐..

"저기다~."

"우와.. 엄청 크다.."

물론 반지만 파는게 아니니까 그렇겠지..

반지는 수많은 악세사리중 하나일 뿐이다.

뭐 어쨌든 그게 중요한게 아니고.. 일단 들어가볼까.

들어가보니 정말 수많은 악세사리들이 진열되어 있었다.

그리고 나보다 시현이가 더 신나서 둘러본다.

"와~ 지은아 이 반지 예쁘다~. 이거 얼마야?"

"응? 그거? 어디보자... 58만원인데?"

그나마 다행인건 반지 두개 세트로 58만원 이라는것.

"ㅁ..뭐? 58만원..? 5만 8천원이 아니라?"

하지만 그걸 감안해도 시현이에겐 엄청난 가격이다.

뭐.. 내가 봐도 정상적인 가격은 아니네.

아무런 장식도 없는 은반지 하나가 29만원이라니..

덕분에 시현이의 텐션이 쭉 떨어졌다. 근데 이런 모습도 귀엽긴 하네..

일단 다른 것도 좀 둘러볼까.

"지..지은아..여기 가격이 이상해.. 실수로 0을 몇개 더 붙인거 같아.."

"맞는 말인거 같아.."

나도 반박을 못하겠다..

아니 뭔.. 반지 하나에 몇백이 드냐..?

물론 그런다고 못사는건 아니지만......출혈이 상당히 큰데..

"지은아..그냥 나갈까..?"

음.. 솔직히 나도 나가고는 싶다. 뭔놈의 반지가 이렇게 비싸..

하지만..

"괜찮아. 고작 이정도 가지고 뭘~ 내가 모아둔 돈에 비하면 이정도 가격은 아무것도 아니야~."

절대 약한 모습을 보일수는 없다.

그나저나.. 진짜 현실적으로 생각해서 최대한으로 쓸수있는 가격은 500만 정도..

그 이상은 내 통장이 버티질 못한다.

그렇다면 한 반지당 250 이내라는 건데..

뭐.. 일단 찾아볼까?

"시현아. 거기서 뭐해?"

아까부터 움직이지를 않네..

"아..아니 그냥 가만히 있는게 편해서.."

음..거짓말이군.

이 반응으로 보아하니.. 이 상식을 초월한 가격에 압도된 건가..

그래도 일단 원상태로 돌려놔야겠지..

"시현아~ 왜그래~ 이거 가격 별거 아니라니까?"

구라긴 하지만 그래도 시현이를 안심시켜주기 위해 허세를 부렸다.

그런데..

"응? 아..아니 그것 때문이 아니라 내가 돈도 안내는데 고르는건 좀 염치가 없어 보여서.."

;;

어.. 음..

틀렸네..?

c발..존나 자신있게 말해놓고.... 이건 10년치 이불킥 각이다..

그 와중 정작 본인은 별 신경도 안 쓴다는 점이 더 짜증나..

그런데 생각해보니..

"시현아. 방금 뭐라고? 돈도 안내고 뭐가 어째?"

"아..아니.. 맞는 말이긴 하잖아.."

"아니 시현아.. 지금 커플링 사는건 방금 시현이가 보여줬던 고백의 대답격인거야.. 거기서 너가 돈을 안내는건 당연한거지..

그리고 성인도 되기 전에 부모님이 돌아가셔서 혼자살게 됐는데.. 그런 너한테 돈을 내라고 하면 내가 뭐가 되겠어? "

쓰레기.

"시현아 알겠어?"

"아니..그..그래도.."

"시현아 알겠어?"

"..응."

"그럼 이제 반지 고르러 가자~."

"응.."

후..10년치 이불킥 각을 하나 만든거만 빼면 잘 해결된거 같군.

"시현아. 이건 어때?"

일부러 가격표는 안 보여주고 있다. 혹시라도 비싸다면서 일부러 마음에 든것도 마음에 안든다고 할 수도 있기 때문에..

"예쁘네.."

"이건?"

"예쁘네.."

..?

대답이 똑같은데..?

이거.. 이렇게라도 자신이 반지를 고르는데 영향력을 끼치지 않으려고 하는건가..

(시현이는 진짜로 그냥 다 예뻐보여서 그러는거임)

뭐.. 좋아. 어차피 시현이는 포커페이스를 드럽게 못하기 때문에 진짜로 마음에 드는게 나온다면 그 반응을 유지할수 없을테니..

음.. 다 반응이 똑같은데..?

포커페이스 실력이 늘었다는 건가? 아니면..마음에 드는게 없다는 건가..?

그럴리는 없을텐데.. 여긴 최고급 반지로 유명한 곳이다. 여기보다 좋은곳은 거의 없을텐데..

안되겠다. 이건 단도진입적으로 물어봐야겠다.

"시현아.. 왜 다 반응이 똑같아? 혹시 마음에 드는게 없어서 그래?"

"..응?"

뭐야.. 왜 놀라?

"아..아니 반댄데? 전부 마음에 들어서.. 뭘 골라야 될지 모르겠어."

엥..?

그럼 그게 연기도 아니고 마음에 드는게 없는것도 아니었어..?

ㅠ..

"시현아 그럼 그중에서 조금이라도 더 마음에 드는 반지는 없었어?"

"....."

뭔가를 망설이고 있네.. 있긴 한가보다.

"그.. 이거 말해도 되는지는 모르겠는데.."

"편히 말해~."

"저기.. 다이아 반지가 좀 예뻤던거 같아.."

...

다이아..?

심지어 시현이가 가리키는 반지를 보니 2캐럿 다이아다.

가격은?

일십백천만십만...백만........천만?!

심지어 맨 앞자리 수가 2이다.

물론 확실히 존나게 예쁘긴 하다. 그건 인정한다.

근데..이건 아니잖아. 반지 하나에 천만원이 넘어가는게 말이냐고..

거절해야된다..

다만 내 능력부족 때문이 아닌 다른 무언가 때문에..!

다행히 이번엔 멀리갈것 없이 합당한 이유가 존재했다.

"시현아. 우리 대외적으로는 자매잖아?"

"뭐..그렇지."

"그래서 우리는 커플링 끼고 다니는걸 최대한 숨겨야 하는 입장인데.. 저렇게 큰 반지는 좀 힘들지 않을까?"

2캐럿이다 보니까 진짜로 크긴 했다.

이거 끼고 돌아다니다간 자칫 잘못하면 '나 얘랑 커플이에요~!' 하고 자랑하는 꼴이 될수도 있었다.

고로.. 시현이가 이 제안을 거절할 명분은 존재하지 않는다..

그리고 시현이도 눈치껏 물러나 주겠지.

"아..알았어."

헤헤.. 말 잘들어주는 시현이 귀엽다..

꼬옥~.

너무 귀여워서 껴안아 주었다.

"걱정마. 시현아. 적어도 우리 시현이 급에 맞는 반지는 사줄테니까."

"흥..몰라..바보.."

아..진짜 너무 귀엽다..

"시현아. 그럼 이거로 사자."

내가 고른건 1캐럿 다이아 반지.

너무 크지도 작지도 않은 적당한 크기에다가 생긴것도 마음에 들었다.

다만 가격이... 320만원...

근데 문제는 이게 제일 싼 다이아 반지고 심지어 할인해서 320이었다.

물론 2개 사면 640..

앞으로 몇달간은 숨만 쉬어야 겠다....

"감사합니다 또 오세요~."

....오겠냐. 죽더라도 다시는 안온다.

그건 그렇고.. 원래 여기서 바로 껴주려고 했는데.. 직원분들 앞에선 도저히 못하겠다.

그럼 어디서 해야 되는거지?

찜질방도 사람 많은건 마찬가지일 텐데..

어.. 잠깐만..

이거 모텔각 아니냐?

거기서 분위기 잡고 반지 끼워준 다음에..

상황봐서 키스..정도는 할수 있지 않을까..? 물론 상황이 된다면 그보다 더한 것도......

헤헤..헤헤헤헤

행복한 망상에 빠졌다.

"저.. 지은아..표정이 이상해.."

"어..응? 아..! 별거 아니야..헤헤."

"뭔가 수상한데.. 그건 그렇고 이제 어디갈거야? 여기 근처에서 자야될거 같은데.."

음.. 일단 가장 중요한 목표는 '어쩔수 없이' 모텔에 가는 것이다.

정말 근처에 찜질방도 없고 노숙할만한 곳도 없어서 어쩔수 없이 모텔에 들어가야만 된다.

그렇지 않으면 내가 시현이의 몸을 목적으로 모텔가자고 하는것 같아 보이잖아..

뭐.. 틀린 말은 아니지만..

일단 지도를 봐서 근처에 모텔만 있는 곳이 어딘지 알아놔야 한다.

"시현아.. 나 갑자기 배가 좀 아파서 화장실좀.."

"응? 알았어."

좋아. 지금 거리를 외워두자. 이 암기만큼은 잘하는 두뇌로..!

모든것은 모텔을 위해.

흠.. 여기로 가면 되겠군.. 멀지 않은 곳에 찜질방이 있긴 하지만.. 괜찮겠지?

정 안될거 같으면 내가 쓰레기가 되더라도 모텔 가달라고 빌어야지 뭐..

"시현아~ 저기로 가보자."

"응..? 왜 하필 저기로?"

음.. 확실히 번화가로 가는길의 정반대 방향이긴 하네..

"그냥~ 여자의 감? 저기로 가면 뭔가 있다는게 느껴져.."

"뭐..그래. 가보자."

후후... 계획대로야.

"아니..지은아.. 지금 도대체 어디로 가는거야?"

분명 위치상으론 거의 다 왔다. 근데..왜 목적지가 안보이지?

"아니.. 분명 지도로 봤을땐 여기로 가는게 맞는데.."

"뭐? 지도를 언제봤어?"

어..라? 나 방금 소리내서 말한거야?

ㅈ된건가?

"아..아니 화장실갔을때 할게 없어서 지도좀 찾아봤지.."

"흠..그래? 그럼 여자의 감은 거짓말이었네? 게다가 도대체 이쪽 길에 뭐가 있길래 온거야?"

윽.. 이거 어떡하지?

흠.. 자존심상하긴 하지만.. 길치인척을 할까..

"어..우리 아마도 반대쪽으로 온거 같은데..? 그리고 여자의 감은 거짓말 맞아. 미안.."

"뭐..?"

좋아. 완벽한 연기. 시현이의 당황한 표정이 일품이다.

"아니.. 이제 자야될 시간인데.."

"미안해.."

근데 이거 들켰으면.. 모텔은 포기해야되나?

아..그냥 잡아뗄걸.. 잘못 말한 거였다고.. 뭘 그걸 술술 불고 앉아있냐..

하..

그런데 좀 더 걷더니 시현이가 말했다.

"지은아.. 하.. 그냥 더 걷기 힘든데 저기 모텔이나 가자.."

..?

뭐야?

어..

목적달성!

그와중 모텔은 좀만 더 걸으니 바로 보였다.

그나저나.. 헤헤..모텔이다 모텔..

"..들어가자."

"응~. 헤헤.."

그렇게 좀 뒤에 벌어질 일들을 상상하며 들어갔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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