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남친이 TS되었다-24화 (24/117)

〈 24화 〉 22화 ­ 국밥

* * *

"..아."

음냐..졸려..

"...은아."

아..누가 자꾸 부르는거야.. 피곤해 죽겠는데..

"지은아. 이제 일어나."

아..뭐야. 시현이였네.. 애초에 시현이 말곤 없긴 하지.

근데..일어나기 싫다....그냥 이대로 있어야지.

"지은아..깬거 알아. 일어나.."

"시러..더 잘래.."

"일어나......안 일어나면 장난친다..?"

응..?

시현이가 장난친다고?

뭔 장난인진 모르겠지만..재밌네.

한번 쳐봐. 기꺼이 받아주지.

"쪽."

..?

내 입술에 뭔가 부드러운게 닿았는데..?

황급히 놀라서 일어나보니 시현이가 이불속에 얼굴을 파묻고 있었다.

이거.. 그 부드러웠던 느낌과 지금 부끄러워하는 시현이의 모습을 종합해보면.. 시현이가 나한테 키스한거겠지?

이야...만약 날 깨우는게 목적이었다면 진짜 대성공이다.

잠이 확 달아나네..

자 그럼.. 이 귀여운 생명체를 어떻게 할까..

일단 아빠다리를 한 뒤에 시현이의 옆구리를 잡고 들어서 내 위에 앉혔다.

"히익?!"

뭘 옆구리 잡은거 가지고 그렇게 놀라고 그러냐..

아직 제대로 된건 시작하지도 않았는데..

"우리 시현이~ 누가 그렇게 귀여운 장난치래? 덕분에 잠이 확 깨버렸잖아?"

"아니..너가 안 일어나니까.."

"알았어 알았어~."

쪽.

이 귀여운 생명체의 볼에 뽀뽀해줬다.

물론 입에 하고 싶었지만 자세 때문에 무리여서..

어쨌든 이러면 시현이는 얼굴 붉히면서 뭐하냐고 하겠지?

"..흥! 이제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아..!"

호오..그래?

한순간 '진짜인가?'하고 의심하긴 했지만 얼굴이 붉어진걸 보고 바로 허세라는걸 깨달았다.

그럼..일단 이 귀여운 허세를 깨부숴줄까.

쪽.쪽.쪽.쪽.쪽.쪽.쪽.

뺨에 무수한 키스를 해줬다.

"아..아니 뭐하는거야..!"

"왜? 이정도는 아무렇지도 않다며?"

"한두번은 괜찮다는 소리였지..!"

"한두번이나 여러번이나 그게 그거지~."

"아..아니야.."

"그래~? 뭐..그럼 그런걸로 하자."

어차피 시현이의 귀여운 모습은 봤고..굳이 시현이를 이기고 싶다는 생각은 없다.

그것보다는..

꽈악!

시현이의 가슴이 더 중요하지.

"히익?! 뭐..뭐하는거야!"

헤헤..반응 너무 귀엽다..

주물주물

"뭐하긴..가슴 만지지.."

그러고보니 가슴 만지는 것도 오랜만이구만..

그러니 실컷 만져야지~.

"너..너..장난치지 말고 빨리 놔줘..."

"으음~. 싫은데?"

주물주물

"으으.. 그만해. 화낼거야.."

에이씨.. 왜 이리 완강하게 거부하는 거야? 키스는 꽤나 적극적으로 하면서..

저번에 했던 약속(시현이가 싫어하면 그만 만지기)이 있었기 때문에 어쩔 수 없이 놔줬다.

물론 가슴만 놔주고 껴안은건 여전하지만.

"그래서 이제 뭐할거야? 바로 집으로 갈거야?"

"음.. 이왕 여기까지 나온거 뭐라도 좀 하고 들어가는게 낫지 않겠어?"

사실 의문문으로 물어보긴 했지만 뭘 하는건 이미 기정사실이다.

시현이가 만약 거절하면.. 서운한척 좀 해주면 되고.. 찬성하면 말할것도 없지.

"뭐..그런가? 알겠어. 근데 뭐 할지는 정했어?"

"아니? 돌아다니면서 찾아봐야지."

"하아..알았어. 그리고 이제 슬슬 좀 놔줘."

"알았어. 근데 그 전에 잠시만."

난 그 말이 끝나자마자 시현이의 목덜미에 코를 들이박고 숨을 크게 들이마셨다.

"꺄악?! 뭐하는거야?!?!"

뭐야..반응이 왜 이리 좋아? 여기 꽤나 민감한가본데..?

"시현이 기운 충전."

"또 뭔 말도안되는 소리를.. 하아.. 됐다. 알았으니까 이제 놔줘."

"칫..알았어."

좀 아쉽긴 하지만 그래도 이정도면 나쁘지 않다. 어차피 앞으로도 만질 기회는 충분하고.

"자. 나가자."

"응."

"놓고온거 없지?"

"음..아마?.....가 아니라 내 곰돌이!!"

그렇게 외치며 시현이는 방안으로 뛰어가서 곰인형을 가져왔다.

"헤헤..곰돌이...귀여웡.."

...

물론 곰인형도 귀엽긴 한데...너만 하겠니..시현아..

"어쨌든 그럼 이제 진짜 다 챙긴거지? 그럼 가자."

비록 다시는 올 일이 없는 외진곳의 모텔이지만 그래도 우리가 첫키스를 했다는 점에서 이름정도는 기억해두기로 하고 우리는 번화가로 발걸음을 옮겼다.

"일단 먹거리 있는 곳부터 가자."

어차피 아침도 안먹었기에 시현이도 거부하지는 않는다.

"근데..시현아. 우리 이제 돈 아껴야 돼."

"왜?"

난 대답없이 왼손을 들어 다이아 반지를 보여줬다.

"어.. 아침 굶자..! 아니면...내가 살게!"

"응? 아냐아냐~. 좀 아껴야 되는건 사실이지만 시현이 너의 돈을 쓸 정도까진 아니야~."

내가 이렇게 거부하는데에는 엄마의 탓도 있다.

엄마는 시현이의 부모님이 돌아가신 후부터 데이트 비용을 나 혼자 부담하라며 용돈을 두배로 올렸다.

부모님이 돌아가신 애가 돈을 쓰게 만드는건 수치라나 뭐라나..

하지만 지금까진 시현이가 남자인걸 감안해서인지 이걸 안지켜도 크게 뭐라하진 않았었다.

근데 여자가 된 후부턴 용돈을 세배로 늘리더니 안지키면 용돈없다고 말했다.

근데 어차피 이제 입양해서 가족이 됐으니 의미 없는거 아닌가..?

뭐 어쨌든 내 입장에선 엄마가 그렇게 말 안했어도 어차피 그럴거였다.

이런 귀여운 생명체에게 돈을 부담하게 만들면 나도 체면이 안살거든.

근데 갑자기 용돈이 1.5배 된거니 내 입장에선 개이득일뿐.

시현이도 남자일땐 어떻게든 더치페이를 했었고 여자가 된 뒤로고 어느정도 거부감은 있었지만 공식적으로 입양된 뒤로는 딱히 별말하지 않는다.

결국 어차피 이제 한가족이기 때문에..

근데 그러고보니 시현이는 용돈 안받나?

귀여운걸 좋아하는 엄마가 안줄리가 없는데.. 아닌가..?

"뭐 어쨌든. 내가 낼게."

"아니..그래도.."

"하..시현아..너가 정말 날 걱정한다면 그냥 순순히 내 돈을 써."

안그러면 진짜 내 용돈이 끊길수도 있거든...

"아..알았어."

다행히 순순히 알아듣네.

"그럼 뭐 먹을까?"

"햄버거!"

어..참 한결같아서 좋다.

뭐..그리고 햄버거면 나야 좋지.

시현이가 고마워하는 모습을 볼수있으니.

"알았어. 그럼 찾아보자~."

"시현아.. 햄버거 집이 없는데?"

"그러네.."

시현이의 텐션이 급 다운됐다.

아니..이 넓은 공간에 어떻게 햄버거집이 하나도 없냐?

"우리 그럼 어떡해..?"

시현이가 울먹이면서 물어본다.

아니..뭔 햄버거 하나 못먹는다고 울먹이냐?

.....

오히려 좋아.

개귀엽다.

너무 귀여워서 시현이가 들고있는 곰인형을 한손으로 뺏어 들고 나머지 한손으로 시현이를 안았다.

"괜찮아 시현아. 내가 다른 맛있는거 사줄게."

"흥.. 햄버거보다 맛있는건 없어.."

"걱정마. 이 언니가 찾아줄게."

흠..

사실 시현이는 햄버거도 좋아하긴 하지만 거기에 딸려오는 감자튀김이랑 콜라도 그에 못지않게 좋아한다.

즉.. 햄버거를 향한 시현이의 사랑은 사실상 3등분 되어있다는 거지.

그말은 즉슨. 내가 갑자기 바퀴벌레 요리를 먹으러 가도 거기서 콜라만 시킨다면 어느정도의 호감은 얻을수 있다.

아닌가..?

어쨌든 그런데.. 거기서 시현이가 좋아하는 다른 음식을 먹으러 가서 콜라를 시킨다면?(사실상 감자튀김을 시키는건 불가능하니 제외)

햄버거 못지않은 호감을 얻을수 있겠지.

좋아. 그럼 시현이가 좋아하는 음식이 뭐지?

어..파인애플 피자..?

아니야..그건 아니야..

그리고 또 좋아하는게.. 초콜릿..은 주식이 아니고..푸딩도 마찬가지에..

아니 입맛이 왜 이리 아기입맛이야?

내가 가진 의문은 시현이 얼굴을 보니 이해가 됐다.

음..저정도 얼굴이면 아기입맛인게 당연한거지.

아..씨..그럼 어떡하지..호언장담을 해놓고 못찾으면 쪽팔린데..

진짜 아무리 그래도 파인애플 피자를 먹을순 없고.. 파인애플 피자랑 비슷한걸 찾아볼까..?

뜨겁게 먹는 요리에다가 원래 차갑게 먹는걸 뜨겁게 한다음 올려서 먹는 요리가 있나..?

오..!

이거다!

국밥!

뜨겁게 먹는 요리(국밥)에다가 원래 차갑게 먹는걸(깎두기 or 김치) 뜨겁게 한다음 올려서 먹는 요리..!

시현이가 전에는 싫어하긴 했지만.. 그건 국밥의 참맛을 몰라서 그런걸꺼야.

좋아. 국밥먹으러 가자!

"시현아. 이 언니만 믿고 따라와!"

"언니 아닌데.."

시현이는 작은 소리로 불평하면서도 그냥 따라왔다.

"저기....지금 이게 뭐하자는 거야..?"

"왜?"

시현이가 화가난것 같아 보이지만 이유를 모르겠다.

"분명 맛있는거 찾아준다며. 근데 왜 국밥집에 데려와?"

"음..국밥이 맛있으니까?"

난 설득력을 높이기 위해 파인애플 피자와 국밥의 공통점에 대해서 설명했다.

이정도면 이해해주겠지..?

"그게 도대체 뭔.."

말을 하려다 마는 시현이. 아마 내 논리에 굴복한 거겠지.

"하..알았어. 한번 먹어나 보자."

"헤헤..잘 생각했어."

국밥 두개를 시켰고 호감도를 위해 콜라도 하나 시켰다.

잠시 뒤. 국밥이 나왔다.

"저기..지은아.. 이거 양이 너무 많아 보이는데..?"

"남겨. 그래도 돼."

어차피 가성비가 하도 좋아서 좀 남겨도 상관없다.

그렇게 시현이가 국밥을 먹기 시작했다.

"..별론데..?"

어느정도 먹더니 시현이가 감상을 남겼다.

"엥? 벼..별로야?"

"응..햄버거랑은 비교도 안되게 맛없는데.."

컥..!

저 한마디가 내 마음에 비수로 날아와 꽂혔다.

분명 맛있는거 먹여주겠다고 했는데..

내..내..의지되는 언니겸 여친의 이미지가..박살나게 생겼어.. (그딴 이미지는 없음)

이대론 안돼..

비록 맛은 없었더라도.. 국밥을 먹었어야만 하는 이유를 대야해..!

일단 맛..은 사람마다 다르게 느끼는 거니까 맛없다는 거에는 트집을 잡을수가 없고..

그렇다면 가성비인가.

가성비를 들먹이면 시현이도 뭐라 할말은 없겠지.

그럼 과장좀 보태서 국밥충 느낌으로 가보자.

"시현아."

"..응?"

"햄버거를 왜먹어? 과대광고 오지게 해가지고 사진의 버거와 내가 들고있는 버거가 같은 버거인지 확인도 안되고 먹다보면 손에 소스 다묻어서 딱아야 되기도 하고 거기다 또 만약 치즈라도 들어가면 드럽게 느끼해서 햄버거 하나 다 먹기도 전에 콜라 3잔은 다 마시는데. 거기다가 비싸기는 또 드럽게 비싸가지고 좀 크기는 해도 무슨 세트도 아닌 햄버거 하나에 만원이 넘어가는게 말이나 되는 가격이야? 세트까지 하면 2~3천원 정도 추가까지 되는데. 그거 먹을바에는 밥한공기에 양파에 계란에 고추에 된장에 마늘에 콩나물에 깍두기에 김치에 시원한 물까지 가져다주는 뜨끈한 국밥세그릇 먹지."

(버거킹 기준 스태커4와퍼 라지세트: 16600원. 우리 집 앞 콩나물국밥: 5000원)

..?

말을 마치고 시현이를 보니 뭔가 겁에 질린듯한 표정이다.

뭐..그럼 어쨌든 논리로 이기긴 한건가..?

그사이 지은이의 평가는 예쁜 여친에서 어딘가 이상한 여친으로 바뀌었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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