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39화 (39/117)

〈 39화 〉 35화 ­ 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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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와 나는 그 뒤로 계속 잡담이나 하고 있었지만..

1시간정도 지나니 할 얘기도 없어졌다.

"몇 시간 정도 더 가야 돼?"

"음..한시간 정도 지났으니까..7시간정도?"

"하아.."

시현이가 무거운 함숨을 쉬었다.

..

내가 봐도 이대론 안된다.

뭔가 기발한 할 거를 찾아야 해.

....

근데 이 좁은 비행기 안에서 뭘 할 수 있지?

..

솔직히 난 잠자고 싶은데..시현이를 혼자 냅두고 잘 순 없잖아..

시현이는 방금 일어나서 별로 졸리지도 않을텐데..

그런데..

"지은아..할 거 없으면 그냥 잠이나 잘래?"

응?

"시현아..너 9시간 잔거 아니야?"

"응..근데..그래도 피곤하네.."

..

미녀는 잠이 많다더니..

마침 엄마도 자고 있고.

어..

근데 그럼 나도 미녀인건가? 나도 졸린데..

뭐 어쨌든..나야 좋지.

"그래. 잠이나 자자."

"응.."

난 그 말을 끝으로 안대를 쓰고 바로 잠에 빠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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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딸~ 일어나렴~."

..

엄마가 날 부르는 소리에 깼다.

근데..아직 졸린데..

좀 더 자는척 해야겠다..

"우리 딸..뒤지기 싫으면 일어나렴?"

....

오싹한 뒷말에 나는 바로 안대를 벗고 일어났다.

"뭐야..왜 깨운 거야?"

"밥먹으라고."

"아.."

마침 어디선가 구수한 냄새가 나긴 했었지..

..

근데 옆을 보니 시현이는 아직 자고 있었다.

"엄마."

"왜?"

"..시현이는 왜 안깨워?"

"귀엽잖아."

음..

끄덕끄덕

맞는 말이군.

자는 모습이 마치 천사를 보는 듯한 얼굴이다.

그리고..우린..잠시 뒤 이 천사의 비키니를 볼 수 있는 거고.

헤헤..상상만 해도 행복해진다.

근데..

아무리 그래도 깨우긴 해야지..

그리고 자는 모습이 귀엽다고 시현이를 안깨우는건 굉장히 1차원적인 생각이다.

시현이는 깨도 귀엽기 때문에.

즉. 자는 시현이가 귀여운게 아니라 그냥 귀여운 시현이가 잔 거다.

근데 아까처럼 안깨면 어떡하지?

밥먹는건 누가 대신 못해주는데..

..

일단 깨워보자.

"시현아..일어나."

난 시현이의 양 어깨를 잡고 흔들어봤지만..

역시 안 일어난다.

..

난 더는 못하겠는데..

"엄마..엄마가 깨워봐.."

"내가 저렇게 귀여운걸 어떻게 깨워.."

..

하긴..엄마는 나 이상으로 귀여운거엔 사족을 못쓰니..

진짜 시현이가 귀엽게 부탁만 하면 어디 섬 하나라도 바칠 인간이다.

..

근데 그래서 진짜 어떡하지?

"그냥 깨우지 말까?"

"그..그러다 우리 귀염둥이 밥 못먹으면 어떡해..!"

"그럼 엄마가 깨워.."

"저렇게 귀여운 애를 어떻게 깨워..!"

"그럼 그냥 깨우지 말까?"

"그..그러다 우리 귀염둥이 밥 못먹으면 어떡해..!"

..

정말 생산적인 대화군.

근데 이대로는 끝이 안나겠는데..

"엄마..그럼 내가 시현이 책임지고 깨울테니까..엄마 저 멀리 가 있어봐."

"왜?"

"아 몰라! 아무튼 저리 가 있어. 싫음 말고."

"..알았어."

결국 내 말에 순응하며 엄마가 화장실로 들어갔다.

좋아..그럼 시작해볼까.

목표는 시현이가 숨을 못쉬게 만들어서 일어나게 하기.

그걸 실행하기 위해 일단 한손으로 시현이의 코를 막았다.

그리고..

시현이의 입은 반댓손이 아닌 내 입으로 막았다.

"으읍.."

시현이는 입이 막히자마자 저런 소리를 냈지만..그냥 자면서 낸 소리같았다.

확실히..바로 깨면 재미 없긴 하지.

그럼..얼마나 버티나 볼까?

....

그렇게 30초 정도 지나니 슬슬 반응이 왔다.

"으으으음..."

고개를 흔들며 입에 붙은 걸 띄어내 보려는 시현이.

하지만..그런거에 떨어져나갈 내가 아니지.

결국 그로부터 15초 뒤. 시현이가 눈을 떳다.

..

그리고..상황파악을 끝내자 바로 발작을 일으켰다.

"우으우우웁! 우웁!"(뭐하는거야! 진짜!)

..

난 바로 시현이에게서 입을 때고 물어봤다.

"워워~ 왜 그래? 시현아."

"...."

대답대신 시현이가 날 경멸하는 표정으로 쳐다봤다.

..

좋은데? 기왕이면 폭력도 좀 사용해 줬으면..

어디 한군데 부러져도 상관없으니..

..

그래도 일단 오해는 풀어야지.

"아니..시현아..무슨 나를 잠자는 연인이 숨도 못 쉴 정도로 키스를 해대는 성욕에 미친 여자로 보는데.."

"아니야?"

"...."

아니 그래도..

그..

그 정돈 아니지 않을까..

내가 말이 없자 시현이의 표정은 더더욱 썩어들어갔다.

..

근데 이 표정은 별로다.

그냥 무표정+경멸하는 눈 조합이 제일 좋은거 같아.

썩은 표정+경멸하는 눈 조합은 약간 내가 진짜로 마조 암컷이 될거같은 느낌이라..

그리고 누누히 말하지만 난 마조가 아니다.

그래서 어쨌든..아직 다 못 푼 오해를 풀어야지.

"아니..자는 연인이 숨막힐 정도로 키스를 한게 아니라 일부러 숨막히게 한거야."

"왜?"

"깨울려고."

"왜?"

"밥먹일려고."

"....."

다행히 내 말에 시현이가 납득을 한 표정이다.

"이제 알았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은 짓지마."

"...."

근데 왜..날 쓰레기로 보는 눈은 그대로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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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 시점)

할 일이 없다..

그냥 피곤한데 잠이나 자자고 할까?

근데 분명 난 9시간을 자고 일어났는데..왜 아직도 피곤한거지?

..

뭐..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일단 잠이나 자자고 해보자.

지은이도 피곤해 보이니.

"지은아..할 거 없으면 그냥 잠이나 잘래?"

내 말을 듣자 지은이가 꽤나 놀라서 날 바라봤다.

"시현아..너 9시간 잔거 아니야?"

"응..근데..그래도 피곤하네.."

이유는 나도 모름.

지은이는 잠깐 고민하더니 결국 승낙을 했다.

"그래. 잠이나 자자."

"응.."

역시 잠을 이길 수 있는건 없지~

지은이는 안대를 끼며 바로 잠에 들었고 나도 잠시 뒤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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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결에 무언가가 입과 코를 막는 느낌이 들었다.

..

꿈인지 아닌지 구분은 안가지만 그래도 거슬리는건 마찬가지기 때문에 고개를 흔들어서 떼어낼려고 했는데...

안떨어진다.

..

뭐야..뭔데 안때지는 거야?

슬슬 숨막히는데..

...

뭐가 막고 있는지 보기나 해보자.

그런 생각이 들어 눈을 떳다.

그러자 눈 앞에 보인건..

지은이의 손과 얼굴.

..

지금 이게 뭔 상황이지?

내 코는 지은이의 손이 막고 있고..

내 입은 지은이의 입이...

..

뭐야..

키스하는거야? 지금???

"우으우우웁! 우웁!"(뭐하는거야! 진짜!)

난 있는힘껏 소리를 쳤지만..지은이의 입술때문에 소리가 나가질 않았다.

..

그래도 내가 제대로 반응을 보이자 지은이가 내 입술을 놓아주었다.

"워워~ 왜 그래? 시현아."

"...."

저걸 몰라서 묻는 걸까?

내 연인이 자는 연인이 숨도 못 쉴 정도로 키스할 만큼 성욕에 미친 여자라 그런거 아닐까?

"아니..시현아..무슨 나를 잠자는 연인이 숨도 못 쉴 정도로 키스를 해대는 성욕에 미친 여자로 보는데.."

"아니야?"

"...."

..

부정이 없다는건..설마 진짜라는거야?

내 앞에 있는 사람이 성욕에 미친 여자였다고?

그래도 다행히(?) 지은이가 반박을 해 주었다.

"아니..자는 연인이 숨막힐 정도로 키스를 한게 아니라 일부러 숨막히게 한거야."

..

더 악질인데?

그래도 일단 이유는 들어보자.

"왜?"

"깨울려고."

"왜?"

"밥먹일려고."

"....."

확실히 옆을 보니 매우 화려한 기내식이 차려져 있었다.

음..

그런가..

그럼 확실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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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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는 개뿔.

수많은 깨무는 방법중에서 굳이 키스를 택한것만 봐도 답은 나오지.

근데 그런 내 생각도 모르고 지은이는 내가 납득했다고 착각했나보다.

"이제 알았지? 그러니까 그런 표정은 짓지마."

"...."

도대체 어떻게 저렇게 쓰레기같을까?

할수만 있다면 배우고 싶을 정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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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시점)

그 뒤로 화장실에서 나온 엄마랑 오붓하게 밥을 먹었다.

..

그리고..

다시 정적이 찾아왔다.

뭐하지?

아직 3~4시간 정도 남았는데..

그런데 그런 정적 속에서 엄마가 먼저 말을 꺼냈다.

"우리 게임해볼래?"

"응?"

"게임?"

재미없을거 같은데..

"뭔 게임?"

"레이싱 게임. 최대 4명까진데..한명은 그냥 컴퓨터로 하지 뭐."

..

레이싱 게임?

딱히 해본적은 없는데..

시현이도 딱히 달가워하진 않는 눈치다.

그래..하지 말자.

"에이~ 됐어..뭔 레이싱 게임이야.."

"나도 딱히.."

"흠....그런가.."

응..?

뭐가 '그런가'야?

"우리 귀염둥이들.. 쫄리는구나?"

빠직!

"....뭐?

"....뭐라구요?"

..

그렇게..

제 1차 우리가족 레이싱 대회가 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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