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41화 (41/117)

〈 41화 〉 외전 ­ 심부름

* * *

(이거 외전임)

­­­­­­­­­­­­­­­­­­­­­­­­­­­­­­­­­­­­­­­­­­­­­­­­­­­

­­­­­­­­­­­­­­­­­­­­­­­­­­­­­­­­­­­­­­­­­­­­­­­­­­­

한시간 전.

갑자기 지은이가 나에게 심부름을 시켰다.

"시현아. 쓰레기 봉투좀 사와."

"응? 내가?"

한번도 사본적 없는데..

"원래 내가 샀었는데..오늘 좀 중요한 일이 있어서.."

"뭐..알았어. 나한테 맡겨!"

"..불안한데.."

아니..고작해야 쓰레기봉투 사는건데 뭐, 불안할 일이 있나?

나를 너무 못 믿나보네;;

"아니..걱정하지 말라니까? 고작 쓰레기봉투 하나 사는게 뭐가 그리 어렵다고.."

"그게 아니라 또 딴데 샐까봐 그러지.. 너 저번에도 어떤 아줌마한테 포교활동 당하고 있었잖아."

아니 그건..

"갑자기 음료수 하나 주면서 다가오길래 좋은 사람인줄 알았지..그리고 뒤늦게 이게 포교활동이란걸 깨달았을 때는 약간 뿌리치기 좀 그런 상황이어서.."

..

내 말을 듣더니 지은이가 날 한심하게 쳐다봤다.

"아니..음료수를 줬었다고? 수면제라도 탔으면 어떡하려고..!"

"아니..왜 이리 호들갑이야.. 낮에 큰길가에서 설마 무슨일이 생기기야 했겠어..?"

"하..."

내 말을 듣더니 지은이가 한숨을 쉬었다.

그러더니 안방으로 들어가서 뭔가를 가져왔다.

"자. 이거 가지고 다녀. 호신용 스프레이거든? 그냥 눈 쪽에 뿌리면 아마 실명할거야. 피부에 뿌려도 화상정도는 입을걸."

..?

실명? 화상?

아니 뭔;;

"아니..그냥 눈 좀 아픈 정도가 아니라..실명?"

"나도 그래서 엄마한테 받고나서 지금까진 안썼었는데..너한텐 좀 필요할 거 같아."

"아니..내가 뭐 어때서..!"

"너만한 호구 찾기 힘들어."

"...."

그 뒤로 나는 한껏 매도를 당한뒤에야 겨우 쓰레기 봉투를 사러 출발했다.

"흥..진짜..내가 아무 일도 없이 돌아오기만 해봐..가만 안 둘거야.."

"제발 그랬으면 좋겠다.."

"...."

진짜 두고보자.. 내가 어떤 유혹이 오더라도 전부 뿌리쳐주마..

­­­­­­­­­­­­­­­­­­­­­­­­­­­­­­­­­­­­­­­­­­­­­­­­­­­­

­­­­­­­­­­­­­­­­­­­­­­­­­­­­­­­­­­­­­­­­­­­­­­­­­­­­

그리고 지금.

"좋아..무사히 쓰레기봉투는 샀고..이제 집으로 돌아가기만 하면 되나?"

이거봐. 딱히 아무 일도 없다니까?

진짜 지은이는 과민반응이 너무 심한거 같아.

뭐..날 걱정해서 그런 거긴 하겠지만..그래도..나도 (정신은)성인인데..!

그러던 중. 나는 내가 쓰는 통신사의 가게를 지나게 되었다.

그런데…마침 광고 포스터에 내가 본적 없던 새로운 폰(보급품)이 보였다.

"오..새로 나온건가? 꽤나 좋아 보이는데..?"

..

가지고 싶다..

하지만..그런다고 가질 수 있는 건 아니었다.

그리고 그런 당연한 사실쯤은 시현이도 알고 있었다.

그래..그냥 집이나 가자..

그렇게 마음을 먹고 돌아서려는데..

"어서오세요 고객님~ 뭐 찾으시는 거라도 있으세요?"

밖에 서있던 내 모습을 본 직원이 날 붙잡았다.

하지만..

난 중대한(?) 임무를 맡은 자.

이 말을 뿌리치고 돌아서야만 한다.

"아뇨..그냥 새로운 폰이 나왔다길래 잠깐 본 거에요...그럼.."

그렇게 말하고 난 뒤돌아서려고 했다.

"아~ 이 포스터 보고 계셨구나~ 마침 지금 특별 행사중이라 약간만 시간을 내 주시면 공짜로 이 폰을 드리는데 잠깐 시간 되세요? 거기가 상담 완료하시면 소정의 상품도 드리고 있어요~."

아이씨..

가려는데 왜 자꾸 붙잡..

.

.

.

.

공짜?

잠깐만..저 폰을 공짜로 준다고?

심지어 상담만 하면 소정의 상품까지..?

근데..집 가야 되는데..

어떡하지?

..

해보자..

그래.

상담하는데 딱히 돈이 드는건 아니잖아?

진짜 절대로 돈 한푼도 안쓰고 상담만 하고 나오면 돼.

그래..

"아..네 시간 되긴 해요."

"아~ 그러세요? 그럼 고객님 이쪽으로."

그렇게 직원이 나를 가게 안쪽으로 데리고 갔다.

­­­­­­­­­­­­­­­­­­­­­­­­­­­­­­­­­­­­­­­­­­­­­­­­

­­­­­­­­­­­­­­­­­­­­­­­­­­­­­­­­­­­­­­­­­­­­­­­­

그렇게 날 데리고 들어간 뒤, 상담사 직원은 쉴새 없이 말을 꺼냈다.

"고객님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이시현이요? 음..아직 가입하신지는 얼마 안되셨네요. 아. 하지만 지금 신규 고객 할인 행사가 하고 있어서 오히려 정규 고객보다도 더 싸게 좋은 서비스들을 이용하실 수 있어요."

..

괜히 온거 같은데..

아니야..폰 공짜로 준다잖아..? 그리고 소정의 상품까지.

그래..그냥..이 말들 전부 무시하면서 버텨보자.

"그리고..음..찾아보니까 온 가족이 저희 통신사를 이용중이시네요? 그럼새로운 요금제로 변경할 경우엔가족할인까지 추가로 들어가서일부서비스들을 사실상 무료로 즐기실 수가 있어요."

무시..무시..무시..무..

..무료?

"아..그럼 그 무료인 서비스에는 어떤것들이 있나요?"

"네~ 일단 기본적으로 음악을 돈 걱정 없이 무료로 들을 수 있고 유X브 프리미엄 같은 것도 무료로 즐기실 수가 있어요~ 그리고 거기에5만원만 추가로 결제하시면 넷X릭스나 웨X브 같은 것도 무료로 이용 가능하세요~."

오..무료?

나쁘지 않은데?

"그럼 새 폰은 언제 주시나요?"

"아~ 그건 이 요금제를 결제하셨을 경우에만 무료로 지급해 드리는 상품입니다."

그러면서 가장 비싼 요금제를 가리켰다.

..

아니..저기..무료가 아닌데요?

야이개새..

......

아니야..그래도 아직 소정의 상품이 남아있다..!

그나저나..역시 통신사 가게는 믿을게 못되는군.

진짜 상품만 받으면 뒤도 안돌아보고..

"그런데 이 요금제로 변경하시면 아까 말했던 서비스들은 전부 무료로 이용가능하신데다가 추가로 전화나 문자같은건 무조건 무료에 데이터도 무제한이고 같은 통신사에 한해서 약간의 데이터를 선물할 수도 있으세요~ 그리고 2년간 안바꾸고 이 요금제로 이용할 신 고객님들께는 이 노트북(싸구려)을 선물로 드리고 있어요~."

튀어야........하는....데.....

노트북?

"노트북을 준다고요?"

"그럼요~ 다만 말했듯이 지금이 특별행사중이어서 그런거고 지금이 아니면 이 기회는 없어요~."

..

노트북?

..

근데..그래도..저 요금제는 좀 비싼데..

내가 그렇게 고민을 하고 있자..직원이 말을 덧붙였다.

"혹시 가격이 너무 부담스러우신 거라면 걱정 마세요~ 온가족 할인 행사에다가 신규 고객 할인까지 합치면 이전 금액이랑 별 차이가 없는 가격으로 이용 가능하세요~."

..

어?

진짜로?

확실히 화면을 보니 이전 금액에서 아주 약간 비싸지긴 했지만 별 차이가 없는 금액이었다.

..

그럼 바꿔도 되는거 아닌가?

아니 대부분의 서비스 무료에다가 데이터도 무제한이고 노트북도 준다는데?

..

이건 각이다.

바꾸자.

"네..그럼 그걸로 해주세요."

"네~ 알겠습니다 고객님."

그렇게 난 기분좋게 요금제와 핸드폰을 바꿨다.

하지만 난 4가지 사실을 모르고 있었다.

1. 새 폰은 최신이긴 하지만 보급형이어서 기존 폰보다도 그리 좋진 않음

2. 신규 고객 할인은 이번달만 적용 ­> 다음달 요금은 매우 비싸짐

3. 그 증가한 금액을 2년이나 지불할 정도면 그 싸구려 노트북은 3~4대 살수 있음

4. 이 요금제는 6개월간 변경 불가.

"아..근데 소정의 상품은 뭔가요?"

"아~ 소정의 상품은 이겁니다!"

그러면서 뭔가 상자를 줬다.

뭐지..?

뭐길래 상자까지..

그리고 열어보니..내가 새로 얻은 핸드폰의 케이스가 들어있었다.

..

오..핸드폰 장만했으니 케이스까지?

이 사람들..착하네..

"안녕히 가세요~ 고객님~."

그렇게 난 기분좋게 집으로 향했다.

그리고..집에 도착하자 보인건 뭔가 서늘한 웃음을 짓고 있는 지은이였다.

"시현아. 잘 다녀왔어?"

"엉. 자 여기 쓰레기 봉투."

"고마워. 근데 오는 길에 무슨 일 없었어?"

"어? 어..없었는데?"

시현이는 자신이 잘못을 했다고는 생각하지 않았지만 왠지 지은이가 풍기는 분위기 때문에 사실대로 말하면 안될 거 같은 느낌을 받았다.

"흠..그래? 근데 이건 뭐야?"

그렇게 말하며 지은이가 보여준건 요금제 변경 문자.

그러고보니 내 법정대리인이 지은이였나.

결국 지은이에게 숨기려는 사실은 물거품이 되었고..시현이는 차선책으로 자신의 행동이 옳았음을 증명하기로 했다.

"아니 지은아 들어봐. 이걸 하면 수많은 서비스 무료 이용에다가 노트북도 주고 어쩌구저쩌구.."

지은이는 오랜 시간동안 내 설명을 귀 기울여 들어주었다.

"………까지 받을 수 있다는 거지. 어때? 이 정도면 할만 하지?"

"응. 할만하네."

"그치?"

"너의 외출 금지를 할 만 하네."

"?"

그 뒤로 시현이는 잔뜩 혼나고 추가로 한달간의 홀로 외출금지령까지 받게 되었다.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