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43화 (43/117)

〈 43화 〉 38화 ­ 비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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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를 들고 모래사장으로 가던 도중이었다.

그런데..생각해보니 난 아직 시현이 모습을 정면으로 못 봤잖아?

..

물론 비키니를 사러갔을때 보긴했지만..그건 연습 비슷한 거지..

뭔가 처음(?)을 뺐겼다는 생각에 분함이 느껴져서 해수욕장으로 가자마자 시현이를 내려놓고 반바퀴 돌려서 정면을 봤다.

약간 짜증이 나서 좀 거칠게 시현이를 돌렸지만..

시현이를 보자마자 그 짜증이 훤히 날라갔다.

아니..

뭐야..여기에 왜 여신이..

난 그렇게 몇십초간 시현이의 몸을 뚫어지게 바라봤다.

그 사이에 시현이의 얼굴이 빨개진 것도 모른채 난 계속 보고 있었다.

..

"이..이제 그만 봐.."

"엥?"

시현이가 내 시선이 부끄러웠는지 내 등 뒤로 숨었다.

..

내 시야에서 피하려고 내 뒤로 숨는다고..?

발상이 왜 이리 귀엽지?

난 그대로 뒤돌아서 시현이를 껴안아주었다.

"아이구~ 이 귀여운 것.. 누가 그렇게 귀여우래?"

"하지마..숨막혀.."

"괜찮아~."

"아니 숨막힌다는데..뭐가 괜찮아.."

"난 괜찮아!"

"...."

그래도 숨을 못쉬면 안되니 팔에 힘을 좀 풀어주었다.

그러자 다행히 시현이는 딱히 날 거부하지 않았다.

"근데..넌 왜 티셔츠에 반바지 차림이야? 바다 안들어가게?"

"아니? 난 속에 입었는데?"

그 말을 끝내자마자 난 시현이를 놓아주고 빠르게 상의랑 하의를 탈의했다.

그러자 속에 있던 비키니가 나타났다.

시현이꺼와는 다르게 아무런 장식도 없는 비키니가.

..

어차피 나같은 오징어가 장식달린거 입어봤자일테니..

그나마 꾸준히 해왔던 운동덕에 몸매는 자신 있어서 비키니 입는거 자체는 상관 없지만..

시현이 앞에서 입으니..좀 초라해지네..

근데 그런 내 생각과는 다르게 시현이는 날 뚫어지게 보고 있었다.

뭐야..

왜 저렇게 보는거지?

자신에 비해서 너무 초라해서 실망한건가..?

그렇게 느껴도 뭐라 할 말은 없는데..

상처받긴 하겠지만..엄연한 사실이니까..

근데..왜 얼굴까지 빨개지는 거야?

"저..시현아?"

"......"

"시현아?"

"어....어? ㅇ..왜?"

저렇게 말하고는 부끄러운 건지 고개를 돌렸다.

..

뭐야?

왜 저렇게 당황을..

..

모르겠네..

뭐..그건 그렇고..일단 지금 해야 할 일이나 할까.

"시현아."

"으..응?"

"선 오일 바르자."

해수욕장의 메인(?)이벤트라고 할 수 있는 오일 바르기.

이 행동에는 합법적으로 남의 몸을 더듬을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단점은 상대도 내 몸을 더듬는 다는 거지만..나에겐 둘 다 장점이다.

그런데..

"아..그거 그냥 내가 바를게. 등만 좀 발라줘."

..

뭐..뭐라고?

"아..아냐~ 내가 발라줄게.."

"괜찮다니까?"

..

이거..좀 완강한데..

큭..이대로 물러서야 되는 건가..

"그..그럼 대신 내 몸에 선오일 발라주라!"

"..?"

만지지 못한다면..만져지기라도..!

하지만..

"싫어. 너가 발라."

..

아니..

..

뭔가..뭔가 없나?

내가 시현이에게 오일을 발라주거나 시현이가 나에게 오일을 발라줘야만 하는 합당한 이유가..!

생각해라..내 초 하이테크 제너럴 미라클 슈퍼 오버페이스 두뇌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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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있을리가 있나..

아니..멀쩡한 내 두 팔을 냅두고 굳이 시현이가 나에게 오일을 발라줘야하는 합당한 이유가 있을리가 없잖아..

그 반대는 더더욱이고..

..

응?

잠깐만..

멀쩡한 내 두 팔?

그럼..멀쩡하지만 않으면..발라주는 건가?

그런 생각이 들자 난 바로 옆의 나무를 향해 돌진했다.

"뭐..뭐야? 왜 그래?"

뒤에서 놀란 듯한 목소리가 들렸지만..무시하고 달렸다.

그런 다음에..전속력으로 내 팔을 나무에게 부딪쳤다.

그리고..

"끄아아아악!!!"

진짜 오지게 아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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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나보고 치료해달라고?"

"으..응.."

난 나뭇가시가 박혀서 피가 줄줄 흐르는 팔을 끌고 엄마에게 갔다.

다행히 엄마가 의사자격증을 가지고 있었기 때문에 큰 문제는 없을 예정이었다.

그런데..

"아..이런 바보를 치료해주긴 싫은데.."

"...."

"맞아요 엄마. 치료해주지 마요. 혼 좀 나봐야 돼. 얘는."

"그럴까? 내 생각도 그래."

"...."

"아니..나 진짜로 아파 죽을거 같아.."

"그러길래 누가 나무에 돌진하래?"

"아니 그건.."

..

"하..씨..알았으니까 이리 와."

그래도 꽤나 심각한 상황이라고 여겼는지 치료는 해 주었다.

"하..진짜 도대체 나랑 우리 남편 밑에서 어떻게 이런 빡대가리가 태어난거지?"

"나 이래뵈도 한국에서 가장 좋은 대학 들어갔는데.."

"거기도 못들어갔으면 넌 우리 집에서 쫓겨났어."

그런데 그 말을 듣자마자 괜히 시현이가 움찔거렸다.

하긴..시현이는 고졸이었지.

아니..고등학생이니까 고졸도 아닌가..

..

그런 말을 하는 사이에 치료가 끝났다.

"근데..치료가 끝나긴 했는데..이런 상처로는 물 못들어가."

"뭐..뭐라고?"

"상처 있는채로 바닷물 들어가면 비브리오 패혈증에 걸릴 수도 있어."

"...."

아니..

"증상은 뭔데?"

"응?"

"비브리오 패혈증 증상은 뭐냐고."

"음..사실 너 같이 건강한 사람에겐 그리 큰 문제는 없을거야. 구토 복통 설사정도?"

..

그게 큰 문제는 없는 거라고..?

"근데 낮은 확률로 발열 오한 피부괴사 등이 생길 수도 있지."

"피..부 괴사?"

"아..근데 의사인 내가 옆에 있긴 하니까 그 정도까지 갈 가능성은 없다고 봐도 되긴해."

..

아니 그래도 구토 복통 설사는 좀 오바지..

"그냥 짜져있을게.."

"잘 생각했어. 그리고 혹시 모르니 이쪽 팔에는 힘 주지마."

"뭐..알았어. 그정도야."

..

그렇게 난 한쪽 팔에 붕대를 감은 채로 다시 해수욕장으로 돌아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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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말 상상 이상으로 아프고 물에 못 들어간다는 패널티를 받기는 했지만..

그래도..원래 목적을 이룰수만 있다면야..그리 나쁜 결과는 아니다.

"자..시현아. 나 오일 발라줘."

"...."

시현이는 내 말에 정말 싫다는 표정을 지었지만..그래도 어쩔 수 없다는 듯이 와서 손에 오일을 묻히기 시작했다.

나도 그 모습을 보고선 바르기 쉽게 엎드려주었다.

그리고 시현이의 손길이 내 피부에 닿기 시작했다.

"헤헤....기분 좋다...."

"흥..진짜 이번만이야. 다음부턴 이런짓 해도 안발라줄거야."

"그럼 이런짓 안해도 되게 그냥 발라주면 안돼?"

"너가 이런 짓을 할 줄 알았으면 그냥 발라줬지."

엥..

진짜?

"진짜로?"

"부끄러워서 발라주긴 싫지만...너가 다치는 것보단 나을거아냐.."

"시..시현아.."

감동받아서 시현이를 쳐다보니 얼굴이 빨개져있었다.

..

개귀엽네..헤헤..

매우매우 껴안아주고 싶은 충동을 느꼈지만..오일을 바르는 중이었기에 꾹 참았다.

"자. 이제 뒤돌아."

"응."

뒤랑은 다르게 앞은 민감한 곳이 꽤나 있었기에 시현이가 어떻게 만져줄지 기대를 하며 몸을 돌렸다.

그런데..

"뭐야..가슴은 왜 안발라?"

"거긴 비키니가 보호해주잖아."

"..?"

..

아니..

틀린 말은 아니긴 한데..

그럼 팬티 부분도 안발라주는건가..?

아..

갑자기 흥이 팍 식었다.

..

"자. 다 끝났어."

"응."

..

"근데 이제 뭐하지?"

"원래라면..물에 들어갔어야 하지만..누구의 뻘짓때문에.... 나 혼자 들어가긴 좀 그렇고."

"하하;;"

"그럼 그냥 엄마 나올 때 까지 여기 누워있자.."

그러면서 시현이는 내 옆으로 와서 누웠다.

..

귀엽다.

진짜 깨물어주고 싶을 정도로 귀엽네..

그렇게 한동안 시현이 얼굴을 구경하고 있더니 엄마가 나왔다.

그런데..

"뭐..뭐야..엄마가 저렇게 이뻤었나?"

"그..그러게?"

생각보다 비키니를 입은 엄마의 파괴력은 대단했다.

비키니는 단순히 나랑 비슷하게 아무런 장식도 없었지만..얼굴이 달랐다.

아니 그런데..몸매는 왜 이리 좋아?

엄마가 운동을 하는 모습은 딱히 본적 없는데..

..

더러운 세상..

아니야..오히려 나한텐 개이득 아닌가?

내가 이뻐봤자 어차피 나한텐 별 감흥도 없을거 아냐.

그럴바엔 차라리 주위가 이뻐서 눈호강이라도 하는게 낫지 않을까?

..

확실히 틀린 말은 아니긴 하다.

지금 시현이가 자신이 귀여운 것은 자각도 못하는걸 보면..

그래..이게 오히려 나은거야..

근데..왜 눈가가 촉촉해지는거지..?

"그래서 왜 거기 누워있어?"

"딱히 할 게 없어서..엄마 올 때 까지 기다리고 있었지."

"그래? 그럼 이제 내가 왔으니까 바다 들어가자~."

..

"나는?"

"넌 거기있어."

엄마가 약간 화난듯한 톤으로 나에게 말했다.

..

"나 혼자 여기서 뭐하라고.."

"뭐..할거 없으면 구경이나 해."

"....."

그렇게 시현이를 데리고 엄마가 바닷속으로 가려는데..

갑자기 멈춰서 뒤돌아봤다.

"아..그러고보니 우리 딸이 해줘야 될 게 있었네!"

"어..진짜?"

마침 할 것도 없었는데 잘됐다.

엄마는 급하게 집 안으로 들어가서 무언가를 가져왔다.

"자."

"뭐야 이게?"

"돌고래 튜브."

..

"이걸 왜 나한테 주는데?"

"불어."

"뭐..뭐라고?"

"불라고 이거."

"ㅇ..왜..내가?"

"실수로 바람 넣는 기계를 안가져왔어. 그래서 원래는 안가져온 내 잘못이니 내가 불려고 했는데..우리 딸이 나 대신 불어주겠다고 아주 시위를 하더라?"

..

"내..내가 언제 그랬어!"

"슬슬 준비하고 나가려는데..갑자기 팔을 다쳐서 오지를 않나..아까는 나 요리 못한다고 하지를 않나.. 그리고 너 어차피 할 거 없잖아."

"...."

할 말이 없다.

"자..그럼 다 불면 불러~ 우린 놀고 있을게~."

그렇게..엄마랑 시현이는 떠났다.

그리고..

난 그 어떤 때 보다도 쓸쓸한 분위기에서 튜브를 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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