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46화 (46/117)

〈 46화 〉 41화 ­ 화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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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현이의 포스에 조금 지려버렸다.

그런데 여기서 다행인 점과 ㅈ된 점이 한가지씩 있는데..

일단 다행인 점은 아주 찔끔 지린 수준이라 모른척 넘어가도 아무 일도 없을거란 것이고..

ㅈ된 점은 지금 당장 화장실에 가지 않으면 나머지도 못 참고 지려버릴거 같단 점이었다.

근데..

난 진짜 지금 한발자국도 못 움직인다.

장난이 아니라 아까 무리한 것에 대한 보상인지 근육통이 쌔게 왔기 때문에..

그래서 사실상 화장실에 가려면..시현이의 도움을 받아야 하는 상황.

근데 시발 이런 상황에서 어떻게 도와달라고 하냐고..

하지만 그렇다고 무리해서 혼자 화장실 가려다가 들키면..진짜 시현이에게 죽을 수도 있다.

그럼..그냥 침대에 지려야 되나?

....

그런데 내가 그런 생각을 하고 있는 사이에 시현이가 다시 방으로 들어와서 의자에 앉았다.

물론 메이드복은 벗은 채로.

그리고 여전히 개빡친 채로.

..

지금....

지금 말해야 된다. 화장실좀 데려다 달라고..

말걸면 죽여버리겠다는 오오라를 내뿜고 있긴 하지만..어차피 이대로 지려도 쪽팔려서 죽는다.

어차피 죽게 될 거 말이라도 걸어보고 죽자..!

"저기..시현아.."

"...."

대답은 없이 내쪽을 보기만 하는 시현이.

"그..그.. 나 오줌 마려운데..화장실좀 데려가주라...."

"......"

그러자 시현이는 인상을 쓰더니 자리에서 일어나서....

방 밖으로 나갔다.

응?

뭐..뭐야..도와달라니까 어디가?

그만큼 나한테 화가 난 건가..? 도와달라는 요청도 무시할 정도로..

그렇게 내 처지에 절망할 뻔했으나..

다행히 잠시 뒤에 시현이가 방으로 돌아왔다.

..

근데 저 통은 뭐지?

설마.....

"여기다 싸."

예감이 틀리지 않았다는 듯이 시현이가 그 통을 나에게 건네줬다.

다만 의외인 점이라면 목소리는 화난듯한 표정과는 다르게 평소대로의 목소리라는 점일까.

근데 지금 그게 중요한게 아니지.

..

"여..여기다 싸라고..?"

시현이가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냥 화장실 데려가주면 안...될까?"

"......"

"아..알았어..그냥 쌀게..."

시현이의 눈빛이 너무나 무서워서 뭐라 말하기도 전에 난 항복을 해버렸다.

그런데..

"그..그..미안한데 나가주면 안될까..?"

아무리 그래도 오줌싸는 모습을 보이고 싶지는 않은데..

하지만 그러자 시현이가 날 또 째려보았다.

"아..알았어.."

그렇게 2연속으로 시현이의 눈빛에 항복을 한 나는 오줌을 싸려고 팬티를 내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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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 시점)

..

저질렀다..

순간적인 욱함을 참지 못하고 화를 내면서 심한 말을 해버렸다.

욕은 아주 술술 나오는 데다가 죽여버린다느니 뇌가 작살난다느니..

..

내가 그런 말을 했다는 사실에 너무 부끄러워져서 일단 방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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근데..나오긴 했는데..어떡하지?

어차피 지은이는 환자다. 그것도 이 일로 인해 상황이 더 악화된 환자.

그래서 결국 다시 돌봐주러 들어가긴 해야하는데..

문제는 어떤 얼굴로 지은이를 봐야 될지를 모르겠다.

..

그냥 평소대로 밝게..? 아니면 그래도 화냈었으니 어둡게 가야하나..? 그것도 아니면 미안하다는 표정으로..?

일단 집고 넘어가야 될 점은 나는 말의 강도가 좀 심하긴 했어도 내가 말한 것들중에서 틀린말은 없다고 생각한다는 점이다.

그럼..그냥 당당히 가자.

아무 일도 없었던 것처럼.

그렇게 마음의 준비를 마치고 난 다시 방으로 들어갔다.

쪽팔리니 메이드복은 벗은 다음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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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어왔다.

..

처음엔 그냥 친근하게 굴 생각이었는데..

그래도 일단 화내긴 했었으니 존나 근엄한 척 연기를 하면서 저 멀리에 있는 의자에 앉았다.

존나 근엄한척 연기를 하는 주제에 가까이 붙는건 좀 말이 안된다고 생각했기에..

..

그리고 서로 아무 말도 없이 꽤나 시간이 흘렀다.

조용하다.

..

그냥 지금이라도 미안하다고 할까..?

심한 말 해서 미안하다고, 절대 진심이 아니었다고..

아냐..이건 꼭 말했어야 되는 일이었어.

절대 사과는 하지 않는다.

근데 그럼 이 분위기는 어떡하냐..

그런 고민을 하고 있을 때, 다행히 지은이가 말을 걸어줬다.

"저기..시현아.."

"...."

목소리가 들려서 지은이 쪽을 봤다.

대답도 하고 싶었지만..왠지 지금 목소리를 내면 내가 연기중이란 사실을 들킬거 같아서 그냥 보기만 했다.

"그..그.. 나 오줌 마려운데..화장실좀 데려가주라...."

..

오줌..?

하긴..여기 누워있느라 화장실도 못 가긴 했지.

근데..내가 데려다 줄 수 있을까?

나도 아까 화내느라 상당히 많은 힘을 소진했는데..

그리고 데려가도 몸에 힘도 제대로 못 넣는 주제에 오줌은 제대로 쌀 수 있을지 의문이다.

..

그냥 여기서 싸게 해야겠다.

좀 미안하지만..객관적으로 봣을 때 그게 최선의 선택이다.

..

그 생각을 끝으로 난 부엌에 물통을 가지러 갔다.

그리고 잠시 뒤, 통을 가지고 온 내 눈에 보인건 절망 ­> 나 발견 ­> 희망 ­> 통 발견 ­>의문 으로 표정이 변하는 지은이였다.

순간 너무 귀여워서 웃음이 나올 뻔 했지만..의지로 참으며 시현이에게 통을 건넨 다음 말했다.

"여기다 싸."

..

그런데 나온 목소리는 근엄한 표정과는 다르게 평범한 톤의 목소리였다.

너무 웃겨서 실수로..목소리 조절을 못한거 같다..망할..

하지만 다행히 지은이는 별다른 의문을 가지지 않았다.

그거보단 내가 건네준 통이 훨씬 큰 문제이기 때문이겠지.

"여..여기다 싸라고..?"

난 말없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그냥 화장실 데려가주면 안...될까?"

..

음..확실히 여기다 싸는 거에 대한 거부감이 좀 있나보네.

근데 그렇다고 데려다주기는 좀 그런데..

음..어떡해야 되는거지..?

어느 쪽을 선택해도 틀린 선택은 아니겠지만 맞는 선택도 아니라는 생각이 들어서 눈쌀이 괜히 찌푸려졌다.

그게 노려보는 걸로 착각당하는 줄도 모르고.

"아..알았어..그냥 쌀게...(쫄)"

?

뭐야..아무말도 안했는데 왜 저래..?

그렇게 내가 놀라고 있던 사이 체념하고 바지를 내리려던 지은이는 갑자기 또 날 보며 물어봤다.

"그..그..미안한데 나가주면 안될까?"

응?

아..확실히 오줌싸는 모습 보이긴 좀 그렇겠지.

근데..나갔다가 무슨 일 터지면 어떡하지..?

아니야..그래도 이건 나가주는게 맞다...

그리고 자리에서 일어나려는데..

"아..알았어.(쫄)"

그 소리가 들리고는 지은이가 팬티를 마저 내리기 시작했다.

..

아니 뭐야..?

나 아무말도 안했다고..!

..

그리고 내가 뭐라 하기도 전에 뒤돌아서 오줌을 쌌다.

그래도 다행히 뒤는 도는 군.

나도 아무리 여친이라고는 해도 굳이 남이 오줌싸는 모습을 보고 싶지는 않으니.

그런데..

이거 분위기 어떻게 하긴 해야겠는데..

이런 분위기에선 될 것도 안될 거 같다.

..

난 지은이에게서 통을 받아서 오줌을 버린 다음 통을 세척하면서 어떻게 이 분위기를 풀어야 할지 생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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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 시점)

시현이가 내 오줌통을 받고 밖으로 갔다.

..

너무 무서워..

그런데..

의외로 나쁘지만은 않다.

시현이가 나한테 화를 내고 난 쫄아서 아무것도 못하는 그런 상황.

예전부터 바래왔던 상황이기도 하다.

하지만..

그래도 역시 평소의 시현이가 더 나은거 같아..ㅠ

너무 무서워..

언제쯤 화가 풀릴까..

그러고 있던 사이 통을 다 씻은건지 시현이가 다시 방으로 돌아왔다.

그런데..

왜..다가오는 거지?

무섭게..

혹시 때리려는 건가?

시현이의 폭력이라면 받아줄 수는 있지만..그래도 역시 좀 싫은데..

그 사이 내 앞으로 온 시현이는 팔을 들었다.

"히..히익..!"

순간 나를 때리려나 싶어서 잔뜩 쫄아서 눈을 감았지만.... 몇 초가 지나도 아무 일도 없었다.

..

뭐지..?

때리려는게 아니었나?

그게 아니면...왜 이렇게 가까이 온 거지?

"야."

..

들려오는 낮은 목소리에 어쩔 수 없이 눈을 떳다.

그런데 그러자..내 앞엔 팔을 벌리고 있는 시현이가 있었다.

마치....안기라는 듯이.

..

뭐지..?

진짜야? 진짜 안기라는 거야?

아니야..함정일 수도 있어. 내가 달려들면 바로 목을 치려고..

그렇게 내가 뜸을 들이자 시현이가 답답하다는 듯이 말했다.

"뭐해. 안기라고."

"...."

"시..시현아..!"

난 바로 시현이에게 안겼고...

안기자마자 참고 있었던 울음이 터져나왔다.

"흐윽..미..미안해..시현아..앞으론 안그럴게..흐윽.."

그리고 그런 나를 시현이는 쓰다듬어 주면서 말했다.

"그래..나도 미안해. 순간적으로 욱해서 너무 심한 말 한거같아. 진심은 아니었어."

"지..진짜?"

"응."

다행이다..

그래도..진심은 아니었구나..

그렇게 안심하려는데..

"아..근데 다음에도 또 이러면 죽여버리겠다는건 진심이었어."

"....."

순간적으로 온 몸에 소름이 돋았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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