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47화 (47/117)

〈 47화 〉 42화 ­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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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 시현이 품에 안겨서 한참을 운 뒤에 지쳐서 쓰려졌다.

지금 시각은 오전 11시. 어떻게 봐도 잘만한 시간은 아니지만 지금의 나에게 쏟아지는 졸음을 견딜 정신력은 없었기에..바로 잠에 들었다.

그리고..

매우 개운한 채로 일어났다.

"하암~ 잘 잤다.."

..

응?

뭐야..

왜이리 개운하지..?

분명 몸이 아팠을텐데.. 그것도 상당히 많이..

난 내가 얼마나 잔건가 싶어서 시계를 보았다.

지금 시각은 오후 1시였다.

음..내가 잔게 오전 11시 쯤이었을 텐데..

그럼 2시간밖에 안잤는데 이렇게 개운한거야?

내 몸도 아직 한창 때라는 건가?

그렇게 난 내 몸의 회복력에 감탄하면서 개운한 몸을 이끌고 일단 방 밖으로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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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엌으로 가자 점심을 준비중인 시현이가 보였다.

그리고 내가 말 걸기도 전에 내 발소리를 듣고 뒤를 돌아서 날 불러 주었다.

"아. 지은아 깼어? 몸은 좀 어때?"

"응? 아주 개운한거 같아. 아픈 데도 없는거 같고."

난 시현이가 못믿을까봐 일부러 몸을 움직이며 내가 멀쩡하다는걸 과시했으나..

의외로 시현이는 그냥 믿기는 듯이 고개를 끄덕였다.

그런데 그러면서 시현이는 믿기지 않는 말을 했다.

"하긴..그만큼이나 잤으니.."

..

응?

"뭐..뭔 소리야? 나 두시간밖에 안잤는데.."

"..뭐라고?"

난 어이가 없어서 물어봤는데..내 질문을 들은 시현이 모습은 더 어이없어 보였다.

왜?

"뭐..뭐야..왜그래?"

그리고 내가 이렇게 물어보자..왜 그렇게 어이없었는지 납득이 갈 만한 대답이 들려왔다.

"아니..그.. 너 2시간이 아니라 26시간 잤어.."

..

?

뭐?

26시간?

...

..........

....................

내가 그 말을 듣고는 굳어있자 시현이가 친히 불러주었다.

"밥이나 먹어. 거의 30시간동안 아무것도 안 먹었는데."

"어..어.."

원래라면 좀 더 굳어있어야 했지만..

그 말을 듣자마자 자각이라도 한건지 엄청난 배고픔이 밀려왔기에 나는 군말없이 시현이가 만든 밥을 먹었다.

30시간만에 먹는 밥의 맛은..

맛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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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린 밥을 다먹고 평소대로 쇼파에 앉아서 빈둥대고 있었다.

시현이는 아까(?) 우는 날 달래줄 때의 듬직했던 모습은 어디가고 지금은 그냥 동물잠옷입고 귀엽게 내 허벅지에 누워있었다.

그리고 난 그런 시현이의 볼을 맘대로 조물딱거리며 놀고 있었다.

"헤헤..귀여워♡ 그리고 부드럽다~.."

"흥..아팠었으니 그냥 만지게 냅두는거야."

"그래? 그럼 앞으로 자주 아파야.."

"뭐?"

..

소름끼치는 목소리가 들려서 아래를 바라보니..악귀(?)가 나를 올려다 보고 있었다.

..

"아..아니..그..자..장난이지~.."

"그렇겠지? 내가 설마 그렇게 경고를 했는데..설마 우리 착한 지은이가 자진해서 아파진다던가 그런짓을 하겠어?"

"그..그렇지~ 하하.."

분명 웃고는 있지만 내 등 뒤에는 식은땀이 흘렀다.

..

그래도 시간이 지나자 다행히 분위기는 괜찮아졌고 난 아직도 조금 남아있는 두려움을 떨쳐내고 태연하게 시현이에게 말을 걸었다.

"그럼 이제 뭐할까?"

"지금은 괜찮아 보여도.. 몸이 아팠었으니..오늘은 밖에 나가지 말고 쉬자."

..

얼핏 들으면 애인의 몸을 걱정해주는 착한 여친 같아 보이지만..

나한텐..

'혹시라도 나갔다가 아프면 내가 무슨 짓을 저지를지 모르겠다' 로 들렸다.

근데 그래서..진짜 뭐하지?

물론 나야 지금처럼 계속 시현이 볼 주무르고만 있어도 상관은 없다.

다만 시현이 인내심이 곧 바닥날거 같아서 문제지.

..

그럼 차라리 반대로 해보자.

"시..시현아! 그..내 볼이라도 주무를래?"

"안돼. 그러다 다치면 어떡해."

?

"그..볼을 주무르는데..다칠 일이 있나?"

"내가 실수로 좀 쌔게 잡아서 자국남거나 피나면 어떡할거야. 나를 죽일 수도 없고.."

..

뭔가 뒤에 무서운 말이 들린거 같지만..넘어가자.

근데 무슨 나를 생후 1개월도 안된 아기인줄 아나;;

"그러면 계속 이러고 있을 거야?"

"너가 원한다면."

..

좋은데?

"그래? 그럼 오늘은 계속 이러고 있자~."

"...."

시현이는 뭔가 잘못 됐다는 표정을 지었지만..이미 늦었다.

난 그렇게 계속해여 시현이의 몸을 만져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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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5시간(..)이 지났다.

마음같아선 더 만지고 싶지만..슬슬 저녁을 먹어야 될 시간.

"하..좀 아쉬운데..슬슬 저녁먹어야 되네.."

그리고..시현이는.. 울먹이면서 내 허벅지에 누워있었다.

"지..진짜..악마...."

..

귀엽다♡

역시 시현이는 울먹이는게 제일 귀여워!

그나저나 울먹이는건.. 5시간동안 아무 것도 못하고 내 허벅지에만 누워있었으니..어찌보면 당연한 반응인가.

중간부턴 너무 심심해 하길래 TV라도 틀어줬지만..내가 하도 볼을 주물러대서 집중할 수가 없다면서 시현이가 그냥 껏다.

그리고..그 뒤론....생략.

"자..그럼..저녁은 내가 할게."

어차피 시현이가 저래서야 내가 할 수밖에 없지만 그래도 말은 해놨다.

그런데..

"싫어..내가 할거야.."

?

시현이가 일어나서 말했다.

..

이거..나 요리하다가 다칠까봐 그런 거겠지?

"아니..시현아..괜찮아. 칼질같은거 안하고 그냥 안전한 요리할거야."

"응? 아니 뭔 소리야..너 요리 개 못하니까 내가 하겠다는거 아냐."

?

?????????????

"뭐..뭐라고..?"

"너 요리 개못한다고."

"아니..내가 못한다는건 부정하지 않겠는데..너가 하면 다를거 같아? 너도 요리 개못하잖아.."

"너보단 잘하지."

..

"일단 지금은 내가 요리할테니..맛 비교해보자. 아까 점심때 먹었던 맛 기억하지?"

"물론이지."

"좋아..다시는 그런 건방진 말 못하게 해주지."

"할수 있으면 해봐~."

..

시현이가 비웃으며 안방으로 들어갔다.

..

진짜..두고보자..

난 이를 악물며 부엌으로 들어가서 요리를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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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와 시현아. 밥 다됐어."

"엉.."

내 말에 시현이가 어슬렁거리며 나왔다.

..

아주 여유만만해 보이는군..

그 여유가 언제까지 갈 지 보자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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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유를 깨긴 했다.

다만..다른 의미로..

"뭐..워야..이거! 써.."

"에..엥?"

쓰다고..?

왜?

혹시 시현이가 일부러 맛있지만 맛없게 말하는건 아닐까..?

라는 생각이 들어서 나도 급하게 한 입을 먹어봤지만..

"써.."

..

도대체 왜..?

분명 내가 한 요리법에 틀린건 없었는데..(개소리)

큭..

하늘도 나를 견제하는 건가..

그럼 어쩔 수 없지.

깔끔하게 항복하자. 하늘이 날 방해하는데 내가 뭐 어쩌겠어..

"미안..시현아..너가 요리 더 잘하는거 같다.."

"그래..그럼 그냥 다음엔 군말없이 내 말에 따라주길 바래."

"알았어.."

난 가뜩이나 맛도 없는 밥을 비참한 마음으로 꾸역꾸역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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밥을 다먹고 이번엔 아까와는 반대 상황으로 내가 시현이 허벅지에 누웠다.

물론 이렇게 된 이유는 시현이의 명령때문으로..

원래는 다칠까봐 내 볼을 안 만질 예정이었는데 진짜 밥이 하도 맛없어서 괘씸해서라도 만져야겠다며 사실상 강제로 날 눕혔다.

물론 나야 시현이에게 만져지는걸 포상으로 여겼기에 기뻐하며 누웠다.

..

"내 눈이 이상한게 아니라면..넌 지금 기쁜 것처럼 보이는데?"

"응 맞아."

"왜..? 아냐..처음에야 뭐 그럴 수 있지. 네다섯시간 후에도 그럴 수 있나 보자고.."

"그래~."

내가 시현이의 손길을 싫어한다니..그럴리가 없잖아?

그렇게 11시. 자야 될 시간.

승자는 나였다.

"뭐..뭐야..어떻게..아직도 웃고있는 거야?"

"훗..이 내가 너의 손길을 싫어할리가 없잖아.."

"아니..그..5시간동안 누워만 있었는데..안 심심해?"

"너 얼굴 보면 되지."

"미녀는 3일이면 질린다는데.."

"나한텐 그 기간이 매일매일 리셋 돼."

"...."

얼굴이 빨개져서 아무 말도 못하는 모습을 보아하니 아마 패배를 인정한 모양.

나로서는 굳이 내 연인을 이기고 싶지는 않지만..굳이 승리할 기회를 마다하지는 않았다.

그럼..일단 승리의 대가를 받아갈까..

쪽♡

잔뜩 부끄러워하는 시현이의 이마에 키스해줬다.

"아니....뭐하는 거야..!"

난 부끄러워하는 시현이를 냅두고 침대로 가서 누웠다.

"뭐해~ 빨리 불 끄고 너도 와서 누워."

"흥.."

시현이는 부끄러워하면서도 불끄고 내 옆으로 와서 누웠다.

헤헤..시현이 귀엽당♡

꼬옥♡

부끄러워는 하지만 이 넓은 침대에서 굳이 내 옆에 바싹 붙어 누운 시현이가 너무 귀여워서 강하게 껴안아주었다.

"그래..뭐..강하게 껴안든 약하게 껴안든 상관은 없는데..괜히 힘 잘못 줬다가 근육통오면..알아서해?"

"......"

무서워서 힘을 빼기는 했지만..그래도 안 껴안을 수는 없어서 손을 빼지는 않았고...

그 뒤로 더 이상의 대화 없이 우린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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였어야 했는데..시부럴..

26시간동안 잔 덕분인지 잠이 안와서 밤을 새버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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