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50화 (50/117)

〈 50화 〉 45화 ­ 데이트(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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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미용실을 나온 나와 시현이는 번화가로 향했다.

딱히 뭔가 하고 싶은게 있어서 간건 아니고 가보면 하고 싶은게 있지 않을까 하는 마음가짐으로.

..

애초에 나랑 시현이가 데이트할땐 대부분 이렇게 된다.

둘다 어떻게 봐도 계획적인 성격은 아니기에..

"자. 시현아. 사거리인데 어디로 갈까? 우리가 온 길 제외하면 3곳으로 갈 수 있어."

"음..가위바위보로 정하자. 내가 이기면 왼쪽 비기면 중앙 너가 이기면 오른쪽으로."

"알았엉."

..

이런 식으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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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본격적으로 뭔가를 하기 전에 난 지갑 잔고를 확인했다.

"일단..오늘 최대로 쓸 수 있는 돈은 대략 30정도네. 하지만 미래를 생각해서 가능하면 20미만으로 끝냈으면 좋겠어."

"에이 뭐야~ 20이면 넉넉하지~."

..

과연 그럴까?

지금이 밤도 아니고 이제 겨우 정오가 되어가는 시간인데..

점심 저녁 먹는 돈 포함해서 20이내로 쓸 수가 있을까..?

그리고 얼마 지나지도 않아서 간식 먹는데에 2만원이 빠져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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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물우물..

시현이가 아까 산 떡꼬치랑 핫바를 맛있게 먹는 중이다.

난 돈 아끼기 위해 먹지는 않았지만 누구보다 먹고 싶어 하는 중.

..

근데 진짜 맛있게 먹네..

"시현아..나 하나만 주면 안될까?"

"안돼."

..

"진짜 이렇게 부탁하는데..안돼?"

"안돼. 그렇게 먹고 싶으면 너도 하나 사 먹으면 되잖아."

"......"

그 말을 끝으로 시현이는 다시 떡꼬치를 먹는데 집중하기 시작했다.

오물오물..

..

존나 귀엽네 진짜..

마치 햄스터가 밥먹는 모습을 보고 있는거 같다.

저 오물거리는 볼을 잡아당기고 싶은 충동을 강하게 느꼈지만..

그랬다간 이 귀여운 햄스터의 원망을 받을거 같아서 참았다.

"시현아.맛있어?"

"응!"

"그래도 적당히 먹어. 이제 슬슬 점심 먹을 때야."

"응.."

시현이가 적당히 먹으라는 말에 시무룩해졌다.

야..진짜 미칠듯이 귀엽다..

여기가 집이었으면 이미 껴안아서 키스해줬을텐데..

안타깝게도 번화가다.

..

그래 뭐..키스는 나중에 집 들어가서 하면 되니까..

난 아직도 오물오물거리는 시현이를 지켜보며 그런 생각을 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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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현이가 간식을 다 먹고 우린 다시 번화가를 걸어다녔다.

그리고..슬슬 점심 먹을 시간이 되었다.

"근데..점심은 뭐 먹지?"

"음...너가 먹고 싶은거 먹어. 난 딱히 먹고 싶은게 없어서.."

"엥? 나도 딱히 먹고 싶은거 없는데.."

"...."

..

"그럼 그냥 지금처럼 돌아다니자..그러다 맛있어 보이는 집이 있으면 들어가면 되겠지."

"근데..저번에도 이랬다가 한시간동안 돌아다닌적 있지 않았나..?"

"아냐..이번엔 진짜 먹을 만한 곳이 보이면 바로 들어가자."

"알았어."

그리고..

30분이 지났다.

"아니..먹고 싶은거 없어? 왜 안골라?"

"난 먹고 싶은거 없다니까..아까 말했잖아. 그러니 너가 골라야지.."

"아니..나도 먹고 싶은거 없다니까..?"

원래라면 고기를 먹었겠지만..지갑 사정상 그건 불가능하고..햄버거 집은 근처에 없고..

..

"그냥..룰렛 돌리자..대충 적당히 먹을 만한 것들 넣어서.."

"그래..그게 낫겠다."

난 네X버 룰렛을 킨 다음 대충 10개의 보기를 만들었다.

"뭐 넣을까? 넣고 싶은거 있어?"

"아니. 아무거나 넣어~ 뭐 어차피 딱히 먹고 싶은 것도 없는데 뭘 먹어도 상관 없을거 아냐?"

"그..렇겠지?"

시현이의 허락을 받은 나는 아무 음식으로 열개를 채웠다.

그리고 혹시나 해서 고기도 하나 넣고.

"일단..다 설정은 했어. 뭐 넣었는지 볼래?"

"아냐..됐어. 그냥 돌리기나 해. 어차피 다 거기서 거기겠지."

"뭐..알았어. 그럼 돌린다?"

"응."

난 룰렛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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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칼국수 ]

..

"이건 좀 에반거 같은데.."

"나도 그렇게 생각해."

"..다시 돌리자."

"잠깐만..근데 마음에 드는게 안 나왔다고 다시 돌리면 룰렛을 돌리는 의미가 없잖아."

시현이가 웬일로 맞는 말을 했다.

하지만..

"그럼 칼국수 먹을거야?"

"아니.."

...

시현이의 허락(?)을 받은 나는 다시 룰렛을 돌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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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부대찌개 ]

..

"이것도 먹기 좀 그런데..속 쓰릴거 같아."

"아니 그럼 보기에 왜 넣었어?"

"아무거나 넣으라며.."

"아니 그렇다고 먹기 싫은걸 넣으면 안되지..하.."

"그..럼..다시 돌려?"

"어. 부대찌개랑 칼국수는 빼고 돌려. 그리고 이번에 나온건 진짜 무조건 먹는 걸로."

"알았어.."

난 시현이의 명령대로 한 다음에 다시 룰렛을 돌렸다.

그런데..

[ 고기 ]

..

"저기..이건 좀 아닌거 같지 않아..?"

"응? 왜? 맛있겠는데 뭐가 문제야?"

"아니..그....돈이라든가..좀 문제가...있을거 같아서.."

"아.."

다행히 시현이도 이해해줬다.

"고기도 빼고 다시 돌려. 그리고 이번엔 진짜 진짜 무조건 뜬거 먹어야 돼. 알았지?"

"어.."

확실히 나도 배고프긴 하니..여기서 끝내자는 마음가짐으로 룰렛을 돌렸다.

그리고..

[ 콩나물 국밥 ]

오..

좋은데..?

값도 싸고 맛있고. 배부르게 먹을 수 있고. 물론 값싼게 제일 중요하지만.

어쨌든 그렇게 처음으로 내가 만족할만한 음식이 나왔지만..

이번엔 시현이쪽이 반대했다.

"아니..국밥은 좀 아니지 않아?"

"뭐가 아니야? 값도 싸고 맛있는데.."

"맛없으니까 이러지.."

"근데..너가 먹자며? 이번에 뜬 걸로 무조건."

"......"

시현이는 자기가 불리하다는걸 알면서도 쉽게 물러날 수는 없었는지 계속 저항을 시도했다.

"아니..너도 두번이나 물렀는데..나도 한번정도는 무르게 해 줄수 있잖아.."

"뭐라고? 이번 룰렛에서 뜬 거니까 무조건 먹겠다고?"

"...."

"아니..귀여운 여친이 이렇게까지 부탁을 하는데..한번정도는.."

"뭐라고? 진짜 진짜 무조건 뜬걸 먹어야 하니 국밥을 먹겠다고?"

"...."

"그리고 아까 내가 떡꼬치 달라고 했을 때 거절했잖아."

"...."

내가 완강하게 거절을 하자 시현이는 평범한 방법으론 안된다고 생각했는지 심호흡을 하고선 속삭였다.

"하..한번만 다시 돌려달라냥♡~.."

"......"

음..

합격.

"좋아. 진짜 마지막이야."

"응."

그렇게 마지막으로 룰렛을 돌렸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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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머리국밥 ]

또 국밥이 떳다.

..

그리고..시현이는 결과를 보자마자 나에게 폭발해서 따졌다.

"야! 이건 반칙이지! 국밥이 왜 여러개 들어있는거야!"

"응? 너가 아무거나 넣으라며? 그래서 국밥 다섯개 넣었는데..문제있어?"

"아니! 국밥은 하나만 넣어야 될 거 아냐!"

"그런 말 했었어?"

"아니.."

"그럼 된 거지 뭐. 그리고 룰렛에 뭐가 들었는지 확인도 안하고 돌리니까 이렇게 되는 거잖아."

"아니..그래도..이건 좀 양심이.."

"시현아..추하다. 그만 현실을 받아들여."

"......"

시현이도 자신이 좀 추하다고 생각했는지 그냥 받아들였다.

"후..알았어. 국밥먹자. 대신 무슨 국밥 먹을지는 내가 골라도 돼?"

"아니? 무조건 소머리 국밥 먹어야지."

..

"아니..그정돈 해줄 수 있잖아! 내가 국밥을 안먹겠다는 것도 아니고..!"

"뭐라고? 룰렛에서 소머리국밥이 떳으니 무조건 소머리 국밥을 먹겠다고?"

"하..말을 말자.."

난 그렇게 포기한 시현이와 함께 소머리국밥을 먹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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먹고 나온 후.

우린 아까처럼 번화가를 둘러보고 있었다.

"이야~ 점심먹는데 고작 12000원밖에 안쓰다니.. 이러면 꽤나 여유롭겠는데?"

"흥..맛없으면 싸기라도 해야지.."

"하하.."

덕분에 시현이의 기분이 조금 안좋아진 것 같긴 한데..

말 그대로 조금 이니까 뭐..그 정도는 데이트 하다 보면 괜찮아 지겠지..?

돈도 충분하겠다 시현이가 원하는건 어지간하면 시켜줄 수 있으니.

난 그런 안일한 생각을 품은 채 시현이를 따라 거리를 걸었다.

그렇게 걷던 와중. 시현이가 갑자기 어느 한 쪽을 가리켰다.

..

"저..긴 설마.."

"응. 게임 센터."

"가자고?"

"응."

..

뭐..안 될건 없지.

근데..시현이 하는거 보니까 어쩌다 여길 발견한게 아니라..노리고 여기로 온 거 같은데..

뭐..착각이겠지?

그렇게 일단 게임 센터로 들어갔다.

그리고 들어가자 시현이가 바로 어떤 게임기로 가더니 날 불렀다.

"여기 앉아."

"..이거 하게?"

"응."

..

시현이가 고른 게임은 대전격투게임이었다.

..

이걸 왜..?

시현이 한번도 해본 적 없을 텐데..

그냥 진짜 단순히 해보고 싶은 건가..?

갑자기? 데이트중에?

그렇게 의문을 가지고 게임에 임했는데..

[ KO! ]

..

[ KO! ]

[ KO! ]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KO! ]

???????????????

그냥 숨도 못쉬고 15연패를 달성했다.

..

그리고 옆을 보자..날 비웃는 시현이의 모습이 눈에 들어왔다.

..

귀엽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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