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60화 (60/117)

〈 60화 〉 2부 6화 ­ 일상

* * *

­­­­­­­­­­­­­­­­­­­­­­­­­­­­­­­­­­­­­­­­­­­­

­­­­­­­­­­­­­­­­­­­­­­­­­­­­­­­­­­­­­­­­­­­­

시현이가 부엌으로 가고 나서 어느 정도 시간이 흐른 후.

밥이 완성되었다.

"지은아! 밥 다됐어!"

"....."

그런데 밥 먹으라는 뜻으로 지은이를 불렀더니.. 오기는 커녕 대답도 없었다.

뭐지..?

지은이가 내 말을 무시할 리가 없는데..?

혹시 안들렸나? ..아니 나 상당히 크게 말했었는데..

설마 그 사이에 목이나 귀중 하나를 다친 건가..?

같은 오만가지의 생각이 다 들어서 시현이는 빠르게 지은이가 있는 안방으로 가봤다.

그런데..

예상과는 다르게 지은이는 그냥 침대에 엎어져있었다.

"가슴.....가슴......"

..같은 쓰잘데기 없는 소리나 지껄이면서..

"아오 진짜.. 저런걸 걱정해서 달려온 내가 바보지."

"가슴...."

"흥. 그렇게 말해도 절대 안 만지게 해줄 거거든?"

"가슴...."

..

더 이상 말이 안 통하겠다고 생각한 시현이는 그냥 혼자 밥 먹으로 갔다.

­­­­­­­­­­­­­­­­­­­­­­­­­­­­­­­­­­­­­­­­­­­

­­­­­­­­­­­­­­­­­­­­­­­­­­­­­­­­­­­­­­­­­­­

그리고 한참이 지났다.

시현이는 이대로 얼마나 버티나 보자는 마음가짐으로 지은이를 일부러 방치했고, 지은이는 진짜 그대로 꼼짝도 안하고 있었다.

그렇게 저녁을 먹을 시간이 다가왔다.

..

'아니..뭔 다섯 시간을 저러고 지내냐?'

지금 시현이의 마음 속에서는 절대로 지은이가 원하는 대로는 안 해주겠다는 마음과 그래도 저렇게까지 강한 의지를 보여주는데 그냥 들어주는게 낫지 않을까 하는 마음이 공존했다.

저렇게까지 해 주면 그래도 들어주는게 맞지 않을까?

아니 근데.. 또 만지게 해주면 바로 발정나서 달려들 거 같은데..

그렇다고 또 냅두면 저거 계속 저러고 있을 거 같고..

뭐 좋은 방법 없나?

..

있으면 내가 이러고 있지는 않았겠지.

일단..저대로 냅둘 수는 없다. 난 내일부터 학교에 가야해서 오늘 이 시간을 소중히 여겨야만 하기 때문에..

그럼..만지게 해 주되 제어장치를 걸어두자.

근데 제어장치를 어떻게 걸지..?

수갑으로 손을 묶을까?

엄마를 부를까?

..이건 패스.

그럼..사실상 수갑으로 손을 묶는거 외의 제어장치는 없는거 같았다.

그리고 일단 그 방법을 실행했을 때 다행인 점과 불행인 점이 한가지식 있는데..

먼저 다행인 점이라면 지금 지은이 상태가 저래서 수갑으로 손을 묶는거 자체는 쉬울거 같다는 점.

그리고 불행인 점은..수갑이 없다는 것.

..?

결국 별 다른 방법이 없다고 느낀 나는 그냥 가슴을 만지게 해줬고, 만지게 해 주자마자 귀신같이 부활한 지은이에게 한동안 만져졌다.

­­­­­­­­­­­­­­­­­­­­­­­­­­­­­­­­­­­­­­­­­­­­­­­­­

­­­­­­­­­­­­­­­­­­­­­­­­­­­­­­­­­­­­­­­­­­­­­­­­

다행히, 약간의 시간이 지난 후에 지은이에게 풀려났다.

이유는 지은이가 밥을 안먹어서 힘이 없었기 때문.

"시현아..나 밥줘..배고파.."

"흥. 싫어. 내 가슴 만질땐 언제고 이제와서 밥 달라고?"

"응.."

"하..내가 못 살아 진짜.. 너가 애야? 혼자 차려 먹어."

"응애."

"...."

"응애. 나 밥줘."

아..귀엽다고 느낀 날 죽여버리고 싶다..

"하..씨..알았어. 해 줄게.."

"헤헤..고마워 마망!"

아..씨..존나 귀엽네..

결국 지은이의 애교에 넘어가버린 나는 밥을 줬다.

­­­­­­­­­­­­­­­­­­­­­­­­­­­­­­­­­­­­­­­­­­­­­

­­­­­­­­­­­­­­­­­­­­­­­­­­­­­­­­­­­­­­­­­­­­­

그렇게 밥을 다 먹은 후.

시현이랑 지은이는 어느 때와 같이 쇼파에 앉아있었다.

그렇게 조용히 앉아 있던 중, 시현이가 말을 꺼냈다.

"지은아. 그러고보니 시험 망치면 벌로 다시 빡쌔게 공부 시킨다고 했잖아."

"응. 왜?"

"그럼 혹시 시험 잘보면 상 같은건 있어?"

"당연히 있지."

"오..진짜?! 뭔데??"

"이거 저번에 말했던거 같은데.. 사는거야."

"..?"

시현이가 뭔 개소리냐는 표정으로 쳐다봤지만..아랑곳하지 않고 지은이는 계속 말을 했다.

"시험을 잘보면.. 좋은 대학..이 아니라 우리 대학에 들어갈 수 있겠지? 그럼 살아남는 거지. 그게 상이야."

"아니..그건 좀 아니잖아.."

"뭐가 아니야? 생명보다 더한 상이 있을까?"

"너도 아닌거 알잖아.."

"흠..알았어. 뭘 원하는데?"

결국 양심에 찔린 지은이가 사실상의 항복선언을 했다.

"음.. 그럼 깔끔하게 소원권 하나로 합의보자."

"알았어. 대신 올 1등급 이어야지만 주는 걸로. 어때?"

"아니 그건 좀.."

사실 올 1등급이나 한과목만 2등급이고 나머지 올 1등급이나 큰 차이는 없었지만.. 그냥 올 1등급에서 오는 압박감이 좀 크게 느껴졌다.

그래서 그건 안된다고 하려 했지만..예상외로 지은이가 좀 완고했다.

"안돼. 무조건 올 1등급이어야 해."

"왜..?"

"이게 다 널 위해서야. 1학년때 관리 잘해놔야 2,3학년 가서 좀 조져도 어떻게 커버가 가능해."

"아니 1학년때 성적은 비중 별로 없지 않나?"

"야."

"..?"

"까라면 까."

"아..알았어.."

지은이는 이대로면 꽤나 길게 갈 거 같아서 그냥 강압적으로 나가기로 했고, 효과 자체는 뛰어났다.

물론 부작용도 있긴 했지만..

"흥. 지은이 미워."

시현이가 화나버렸다.

이 말을 끝으로 이불 속으로 숨어버린 건 덤.

..

근데 시현이가 화낼 때마다 느끼는 건데.. 귀엽다.

시현이는그 선을 넘었던 한번(40화 참조) 제외하면그냥 화낼 때마다 귀여운거 같다.

'XX 미워!' 라고 한다든가 이불 속으로 쏙 숨어 버린다든가 하는 행동들이 너무 귀여워서 미칠 거 같았다.

근데 문제는 하필 귀여워도 화낼때 귀엽다는 거지.

그래서 그 상황에서 귀여워 했다간 역효과를 낳을 게 뻔하기 때문에..참아야만 했다.

그리고 그 참는 과정은 나에겐 고문과도 같다.

"꺄아!! 귀여워귀여워♡♡ 도대체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지은이 미워'라니 진짜 너무너무 귀엽다♡♡!!"

..라고 하면서 껴안고 싶지만..실제로 했다간.. 이하 생략.

그 대신 나는 시현이가 숨어있는 이불을 살며시 안아주었다.

시현이는 내가 안아주자 잠깐 움찔거렸지만 그 뒤로 별 반응은 없었다.

아마 내 다음 행동을 보려는 거겠지.

근데.. 여기서 다음 행동으로 뭘 해야 되는 거지?

1. 미안하다고 하기

2. 사랑한다고 하기

3. 귀엽다고 하기

4. 이불을 걷고 뽀뽀하기

5. 그냥 계속 안아주기

..

­­­­­­­­­­­­­­­­­­­­­­­­­­­­­­­­­­­­­­­­­­­­

(상상도)

1. 미안하다고 함 ­> 뭐가 미안한데? ­> 화낸 거 ­> 그게 왜 미안한데? ­> .. ­> ㅈ망

2. 사랑한다고 함 ­> 지금 분위기 파악 못해? ­> .. ­> ㅈ망

3. 귀엽다고 함­> 지금 분위기 파악 못해? ­> .. ­> ㅈ망

4. 이불 걷고 뽀뽀함­> 지금 분위기 파악 못해? ­> .. ­> ㅈ망

5. 그냥 계속 안아줌 ­> .. ­> ?

­­­­­­­­­­­­­­­­­­­­­­­­­­­­­­­­­­­­­­­­­­­­

음.. 5는 시현이가 어떻게 나올 지 상상이 안되네..

..

....

5 가즈아!

난 그렇게 시현이를 계속 안아줬다.

그리고 한참 뒤..

드디어 안에서 목소리가 들려왔다.

"지은아.. 비켜."

"..응?"

"더워 죽을거 같으니까 비켜.."

"그..그럼 용서해 주는 거야?"

"아 알았으니까 비키라고!"

..

시현이가 드물게 소리치길래 순순히 나왔다.

그리고 그러자 안에서 시현이가 나왔는데..진짜 땀범벅이었다.

"아..진짜.. 땀범벅이 됐어..이러면 한번 더 씻어야 되잖아.."

"그럼 그냥 적당한 때에 나오지 그랬어."

"흥..미워.."

..

"풉!"

'미워' 라고 하는 게 너무나도 귀여워서 나도 모르게 웃음이 나왔다.

그런데..

"웃어?"

뭔가 잘못 건드린거 같았다.

"아..아니 그.."

"난 지금 이 꼴이 돼서 한번 더 씻어야 되는 상황인데..넌 웃음이 나오지?"

"..."

ㅈ됐다..이거 잘못 건드렸나 보다.. 싶었는데..

"벌로 나랑 같이 씻어."

"응?"

"나랑 같이 씻으라고. 벌로."

..

벌은 무슨..개이득 이잖아?

"헤헤.."

"뭐야..왜 웃어? 이거 벌이라니까?"

"하하..여부가 있겠습니까."

..

그렇게 난 당황해하는 시현이와 함께 씻으러 들어갔다.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