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65화 (65/117)

〈 65화 〉 2부 10화 ­ ㅈ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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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의 코에선 코피가 홍수를 난 것마냥 흘러나왔다.

물론 당사자는 코피에 관해선 아예 관심이 없었고, 머리 속으로 아까의 명장면을 수백,수천번씩 되풀이 하고 있었다.

하지만 그러던 와중에도 코피는 계속해서 흐르고 있었고, 갑작스레 많이 빠져나간 피 때문에 빈혈증세가 왔다.

빈혈증세 때문에 심한 어지럼증이 왔고, 그것은 지은이의 몸을 중심을 잡는게 불가능한 수준까지 만들었다.

뒤늦게 지은이는 뭐가 잘못되었음을 직감했지만..이미 때는 늦었고, 지은이의 몸은 뒤로 고꾸라지기 시작했다.

"지…지은아!!"

뒤늦게 시현이가 이변을 눈치채고 달려왔지만..방금 말했듯 이미 때는 늦었었다.

지은이의 몸은 그대로 땅바닥으로 떨어졌고, 불행히도 머리부터 떨어지게 되었다.

고작해야 1.6m높이에서 떨어진 것이긴 하지만 단단한 마룻바닥에 머리를 박은 사실은 변하지 않았고, 머리에서도 피가 흘러나왔다.

"지…지은아!! 어…어떡해!! 머리에서 피가!"

뒤늦게 시현이가 와서 상황을 살폈지만..이미 때는 늦어보였다.

지은이도 자신은 이미 틀렸음을 직감했는지 시현이의 손을 잡고서는 유언을 남겼다.

"쿨럭!(피토함) 시…시현아…미안…그리고…사…랑…………"

털석!

시현이의 손을 잡고 있엇던 지은이의 손이 힘없이 바닥으로 떨어졌다.

"지…지은아!!!!!!!!!"

그날, 그 아파트에는 한 여성의 절규가 멈추질 않았다고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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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는 설정은 어떤거 같아 시현아?"

"아니 뭔 개소리를 하는거야;;"

"그렇지? 역시 말이..."

"당연히 그 상황에선 초사X어인으로 변신해야 될 거 아냐."

"..?"

"자신의 소중한 누군가가 죽음으로써 각성하는거 흔한 클리셰잖아?"

"음..확실히 그런 거 같기도 하네."

둘은 침대에 엎드려서 이런저런 잡담을 나누고 있었다.

잡담이라기 보다는 개소리지만…

"근데 시현아. 내일 공부 안해도 되니까 학교 끝나고 시간 비지?"

"응. 왜? 데이트 하자고?"

"어…뭐야? 어떻게 알았어?"

"아니 그럼 시간 비냐고 물어본 다음에 할 말이 뭐가 있겠어? 공부나 하자고 할 리는 없을 테고."

"그렇긴 하네…"

"근데 데이트하면 뭐할건데?"

"응?"

"이번에도 그냥 무계획으로 돌아다닐 거야?"

..

지은이는 당연히 그럴 생각이었지만..시현이가 그런 건 질색이라는 듯한 표정을 지었기에 급하게 계획을 수정했다.

"다..당연히 아니지! 이번엔 진짜 할 거 있어!"

"흐음~ 그래? 뭔데?"

"그..그..내일 공개할게! 서프라이즈 느낌으로!"

"뭐, 알았어. 대신 당연히 그렇게까지 할 만한 가치가 있는 일이겠지?"

"다..당연하지!"

당황하긴 했지만..어차피 내일 시현이가 학교 가 있는 동안 혼자 있는 시간은 남아 돈다. 그러니 그 때 뭐 할지 생각해두면 되겠지.

…같은 생각을 하는 지은이였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서 둘은 잠에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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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다음 날.

"나 그럼 학교 갔다올게!"

"응. 다녀와."

"그래. 이따 정문 앞에서 보자."

"응."

시현이가 학교를 갔다.

이제…계획대로라면 이따 데이트에서 뭘 할지를 생각해야 했지만…

"뭐…어차피 남아도는게 시간이니까. 좀 쉬었다 생각할까?"

그렇게 말하며 어제 시현이가 잤던 곳으로 몸을 던졌다.

"습~하! 습~하! 시현이의 냄새가 느껴진다. 기분 좋아 헤헿.."

누가보면 개변태라고 여기겠지만..지은이는 이 행동에 자부심(?)이 있었다.

뭐가 어떻든 간에 결국은 자기 연인을 사랑한다는 것 아닌가?

없을 때 냄새를 맡고 싶을 정도로.

물론 그렇다고 이 행동을 남들에게 보여도 된다던가 그런 건 아니다.

아무리 자부심이 있다고는 해도 개변태 같다는건 지은이도 인정하기에..

어쨌든 그렇게 오전중을 보내다보니 어느새 점심 때가 되었다.

"큭…벌써 점심때가 되다니…이시현…감히 이런 식으로 방해를 해?" (?)

"아니야…보통 고등학교가 4시쯤 끝나니까…아직 4시간 정도는 남았어."

"근데 솔직히 아이디어 생각하는 데에는 10분…아니다. 길게 잡아서 30분 정도 걸린다 치고…3시반까지는 놀아도 되겠는데?"

도대체 어디서 나오는 자신감인지는 모르겠지만 어쨌든 자신감 풀충전된 시현이는 진짜로 3시반까지 아무 것도 안하고 놀고먹기만 했다.

그렇게 3시반.

"흠..좋아. 이제 슬슬 뭐 할지 생각해볼까?"

..

....

(서늘)

....

뭐지?

왜 뭔가 서늘한 느낌이;;

보통 진짜 ㅈ됐을 때 이런 느낌이 들던데…

대표적으로 지하철에 지갑놓고 내린다든가..학교갈때 준비물 까먹고 간다든가..

아니…근데 지금 ㅈ될 일이 있나?

이제 데이트 뭐 할지 생각해서 가면 되잖아. 못할리가 없는데…

아직 시간은 30분이나 남았……

자…잠깐만…

서늘함의 원인을 알거같은 지은이는 황급히 날짜를 보았다.

"시발 오늘 수요일이잖아!!!!!"

보통 고등학교들은 대부분이 4일은 7교시, 나머지 하루는 6교시이다.

그건 시현이가 다니는 학교도 마찬가지였고…그 6교시인 날은 하필 오늘, 수요일.

그리고 6교시면 끝나는 시간은……3시.

지금 시각은? 3시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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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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ㅈ됐다

..

아니 근데 3시에 끝났는데 시현이는 왜 지금까지 연락 하나 없는거지?

30분이나 기다렸을 텐데..

아니…지금 그런 생각 할 때가 아니지.

난 바로 옷장으로 달려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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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그러기 30분 전..

시현이네의 학교.

"자. 그럼 오늘 종례는 이걸로 끝! 다들 집에 가도 돼!"

""수고하셨습니다!""

여느 때처럼 종례가 끝나자마자 시현이는 빛의 속도로 정문을 향해 달려갔다.

평소에는 반에 있기 거북해서 그런 것이었지만 이번엔 진짜 목적이 있어서였다.

그렇기에 평소보다도 조금 더 빠르게 정문까지 갔는데…

지은이가 없었다.

..

뭐…조금 늦을 수도 있겠지.

좀만 더 기다려볼까?

10분 뒤.

뭐야…왜 안오지? 무슨 일 있나? 전화해봐야 되는 거 아니야?

아..! 서프라이즈가 있었다고 했었지! 그럼 그거 준비하는데 시간이 좀 걸리는 거구나!

미안지은아…너의 이런 깊은 뜻도 알아차리지 못하고…여친 실격이네.

그래. 넓은 마음으로 기다리자.

30분 뒤.

혹시..당연히 올 줄 알았는데 안온다음 '사실 이게 서프라이즈 였습니다!' 이지랄하는건 아니겠지?

그럼 진짜 죽여버릴 자신..흠흠.

혹은 설마 오늘 7교시인줄 알아서 4시에 온다든가..

그것도 진짜 죽여버릴 자신이 있지만..설마 그러겠어? (그럼)

아니야..지은이도 뭔가 생각이 있을 거야.

30분을 늦어야만 하는 이유가.

난 우리 지은이 믿으니까.

그렇게 10분 뒤..

슬슬 시현이의 인내심이 바닥을 볼거 같을 때, 드디어 지은이가 왔다.

"시..시현아! 미안..내가 조금 늦었지?"

"조금? 너에겐 40분이 조금인가 보네?"

"아…하하…"

"뭐, 괜찮아~."

…라는 시현이의 말에 잠시나마 지은이의 표정이 밝아졌지만…

"그만큼 늦은 걸 보니 엄청 대단한 서프라이즈가 있을 거 아냐? 그럼 됐어."

이 말을 듣고는 자신이 얼마나 ㅈ된 상황인지 이제서야 깨달았다.

"그래서? 서프라이즈는 언제 밝힐거야?"

"아…그…도착하고 알려줄게…"

"그래! 기대할게?"

"으…응."

사실 지은이는 급하게 나오느라 서프라이즈에 관해선 완전히 까먹고 있던 상태였고…진짜 잘못하면 오늘 인생이 끝날 수 있다는 것을 느꼈다.

지금 지은이에게 남은 선택지는 2개.

1. 사실대로 말하고 용서를 빈다.

2. 초인적인 두뇌를 활용하여 시현이가 지루하지 않게 대화를 하면서 적당히 어딘가로 가는 척을 하며 뺑뺑이를 돌고, 그 사이에 머릿속으로는 서프라이즈로 뭘 해야 될지를 생각한다.

일단 각 상황별 결과를 유추해보자면..

1 ­> 사망 ­> 하지만 사실대로 말한 성의를 봐서 고통없이 한방에 가는 건 기대해 볼 수도 있음

2 ­> 실패1 50% ­> 서프라이즈를 생각하지 못하거나 생각하기 전에 나의 의도를 들킴 ­> 사망(고통스럽게)

­> 실패2 45% ­> 서프라이즈를 생각하긴 했지만 시현이의 기대엔 못미침 ­> 사망(평범하게)

­> 성공 05% ­> 생존

..

뭐..고민할 게 있나? 무조건 2지.

가즈아!!!!

그렇게 지은이의 외로운 싸움이 시작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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