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72화 (72/117)

〈 72화 〉 2부 17화 ­ 다시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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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래서 지금 이러고 있는 거라고?"

"네 그렇습니다."

시현이는 그렇게 쳐 잔 후에 집으로 돌아와서 지은이에게 용서를 비는 중이었다.

다행히도 접근조차 허가하지 않던 아침과는 달리 그래도 어느정도 화가 풀렸기에 지은이도 사과를 받아주는 모양.

"근데 다른건 그렇다쳐도 어제 먼저 잔건 용서가 안되네?"

…은 아니었다.

"그…그건…"

"근데 궁금한게 있는데…도대체 어떻게 한문제도 안풀고 잔거야? 아니 공부하다 졸려서 잔 거면 이해라도 해 볼려 하겠는데…한 문제도 안풀고 잔건 도대체 왜야? 나랑 싸우자는 거야?"

"아니 그게 아니라…"

시현이는 여기서 심각한 고민에 빠졌다.

사실을 말하냐..아니면 적당히 얼버무리냐..

어지간하면 지은이에게는 전부 사실만을 말하는 시현이지만…이번만은 사실대로 말하면 뭔가 목숨이 위험해질 것 같기 때문에…

하지만 그럼에도 가장 사랑하는 지은이에게 만큼은 사실만을 말하고자 마음먹은 시현이는 입을 열었다.

"그…사실 그…그 때가 밥 먹은 직후잖아?"

"그래서?"

"그…밥 먹은 직후다 보니 조금 졸려서…조금 쉴 겸 엎드렸지…그리고 자버렸고."

"왜 조금 쉬는데? 나보고 기다리라고 해놓고서."

"아니…당장 공부하기는 조금 힘들거 같아서…"

"야."

"으..응?"

"대가리 박아."

"응.."

하지만 그런 좋은 마음가짐으로 했던 행동은 나쁜 결과를 가져오고 말았다.

"아니 뭐…대충 그런 말도 안되는 이유일 거라고는 예상했거든? 근데 실제로 들으니 정말 어이가 없네?"

"...."

"그리고 그런 거지같은 이유였다면 차라리 입을 다물고 있는게 낫지 않았을까?"

"그…그래도 너한테 거짓말은 하고 싶지 않아서…"

내색은 안했지만 이 때 지은이는 약간 감동받았다.

"뭐…그래도 일단 시키지도 않았는데 오늘치 공부를 한 걸 봐서 용서해줄게."

"정…정말?"

듣던 중 반가운 소식에 시현이가 머리를 들었다.

그런데..

"? 누가 고개 들래? 다시 안 박아?"

"아…아니 용서해 준다면서…"

"그거랑 이거랑은 별개여서 말이지."

"너무해..ㅠ"

그렇게 한동안 머리를 박은 끝에 드디어 풀려난 시현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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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시현이는 빠르게 나머지 공부를 끝마쳤고, 저녁까지 먹은 다음에 둘은 쇼파에 앉았다.

그냥 앉은 건 아니고 지은이가 시현이를 안은 모양으로.

"그래서 이제 뭐할거양?"(지은)

"? 어디서 애교질이야."

드물게 귀여운척을 한 지은이에게 가장 먼저 들어온 것은 부정의 말이었다.

덕분에 충격받은 지은이는 덤.

"우리 귀여운 아내가…까칠해졌어…"

"흥. 난 원래 이랬거든?"

"아니야! 내 시현이는 이러지 않았어!"

"얘가 오늘따라 왜 이래? 뭘 잘못 먹었나?"

"난 멀쩡해!"

"보통 그렇게 말하는 사람치고 멀쩡한 사람은 없던데…"

아니나다를까 뭔가 이상함을 느낀 시현이가 뒤를 돌아보니 지은이의 얼굴은 새빨개져 있었다.

"뭐야? 너 얼굴이 왜 이리 빨개?"

"헤헤~모르겠네에?"

음..

보통 이 상황에서 생각할 수 있는 가짓수는 2가지.

아프거나(감기 등) 술마셨거나.

일단 전후사정을 조합해 봤을 때 지은이는 술을 마신 것 같았다.

갑자기 아프다는 건 말이 안되므로.

그리고 이제서야 눈치 챈 거지만 미세하게 알코올 냄새가 풍기는 걸 봐서는.

하지만 그러면 의문이 하나 남는다. 가장 근본적인 의문이.

'도대체 언제 마신거지?'

지은이는 밥 먹은 후로는 쭉 시현이랑 같이 있었다.

그리고 적어도 그때까진 멀쩡했었으니 술을 마신건 그 후이다.

그렇게 결론을 내린 시현이는 밥먹기 시작한 때 부터 쇼파에 앉을 때 까지 자신 몰래 술을 마실만한 상황이 뭐가 있었는지 찾기 시작했다.

하지만..

'전혀 모르겠어.'

도대체 언제 마신거지?

애초에 마시긴 한 건가?

지금 이 알코올 냄새도 플라시보 효과 때문 아닐까?

지은이가 술을 마셨다고 강하게 믿는 나 때문에 일어난 단순한 현상.

…은 아니었다.

아까보다도 더 진하게 알코올 냄새가 전해져 왔기 때문에.

그리고 답이 없어진 시현이는 그냥 직구로 지은이에게 물어봤다.

"지은아? 혹시 술마셨어?"

"응.."

숨기면 어쩌나 했는데 지은이는 의외로 바로 대답해 주었다.

"언제?"

"음..아까..?"

"아니 아까가 언젠데.."

"모르겟서!"

해맑게 대답하는 지은이의 얼굴에 시현이는 그만 할 말을 잊어버렸다.

생각보다 그 얼굴이 파괴적이었기 때문에..

그나저나 지은이에게 답을 듣기는 힘들다고 느낀 시현이는 그냥 이 상황을 즐기기로 마음먹었다.

이유는 몰라도 이런 기회는 어지간하면 오지 않을 기회라는 것은 알기 때문에.

"지은아. 우리 지은이가 가장 사랑하는 건 누구?"

"시현이!"

"잘했어! 우리 지은이."

"헤헤.."

지은이의 술버릇은 어려지는 것이었나 보다.

아까 애교부린 것도 그렇고..

"지은아. 그럼 내가 얼마만큼 좋아?"

"이마~안큼!

그러면서 지은이는 자신의 팔을 크게 벌렸다.

"음…근데 생각보다 작은걸? 난 훨씬 더 큰걸 기대했는데…"

"에…에엥? 이…이거보다 더 크게는 못하는데에…"

"푸흡!"

생각보다 엄청 귀여운 지은이의 모습에 시현이는 자기도 모르게 웃어버렸다.

그리고 바로 녹음기를 꺼내서 녹음을 하기 시작했다.

"자. 지은아 다시한번 말해봐. 너가 가장 사랑하는 건 누구라고?"

"시현이!"

"좋아. 그럼 날 얼마만큼 사랑해?"

"이마~안큼!"

그 뒤로도 몇가지 질문을 한 다음에야 시현이는 녹음기를 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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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녹음기를 껐다고 해서 장난을 그만뒀다거나 한 것은 아니었다.

다만 지금부터 낼 소리는 시현이 자신에게도 조금 부끄러운 소리였기 때문에..

"에헤헤~ 지은이 귀여워!(부비부비) 누가 이렇게 귀여우래? 헤헤…"

"우우..아니야 시혀니가 더 귀여워.."

시현이는 그렇게 아기취급 당하면서도 할 말은 하는 지은이가 너무나도 귀여웠다.

"음…지은아. 그럼 키스해줄래?"

"ㅁ..뭐?"

"키스해달라고. 여기에."

그러면서 시현이는 입술을 가리켰다.

"아..안대!"

"응? 왜?"

"그…잘 모르겠는데…어쨌든 안대!"

왜 다른건 멀쩡히 발음하며서 안돼 부분만 안대로 발음하는 건지는 제쳐두고, 시현이는 이 귀여운 생명체에게서 어떻게든 키스를 받아내겠다는 다짐을 하였다.

"음…날 사랑한다면 키스해주면 안될까?"

"안대! 그런 건 좀 더 큰 다음에 하는거야!"

..

165를 넘긴 인간이 저렇게 말하니 신빙성이 매우 떨어졌지만 일단은 그냥 넘어갔다.

"내 마지막 소원인데 그냥 해주면 안될까?"

"그…그래도 안대!"

어려졌다(?) 보니까 그냥 해달라 하면 해줄 줄 알았지만 생각보다 저항이 거셌다.

도대체 왜 좀 더 커야된다는 건지는 모르겠지만..

"지은아. 진짜 안해줄거야?"

"안해!"

"그래? 그럼 어쩔 수 없네.."

"응..? 뭐..뭘 하려는.."

쪽♡

지은이에게서 키스를 받기는 힘들다고 생각한 시현이는 그냥 자신이 했다.

그리고..

상황을 파악한 지은이의 얼굴이 토마토처럼 새빨개지는 데에는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여기까진 시현이도 예상했었지만…그 뒤의 일은 예상 밖이었다.

털석!

"응?"

술 때문에 원래도 빨갛던 얼굴이 더욱 빨갛게 된 시현이는 그대로 쓰러지듯 잠에 들었다.

..

"뭐…이럴 것 같긴 하더라."(몰랐음)

오히려 지금까지 저렇게 얼굴이 빨간데 안 쓰러진게 신기했을 정도.

어차피 시현이는 이미 키스를 포함해 하고 싶은 건 다 했기 때문에 후련한 표정이었다.

"후…그럼 나도 슬슬 잘까?"

어차피 이제 슬슬 잘 시간이기도 했고 내일은 주말이다 보니 푹 잘 수도 있었기에 알람같은 건 맞추지 않은 채로 시현이는 잠에 들었다.

지은이를 꼭 껴안은채로.

그 와중 시현이가 지은이를 껴안자 지은이도 잠결에 시현이를 껴안았다.

덕분에 귀여워 죽을려는 시현이는 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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