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80화 (80/117)

〈 80화 〉 2부 23화 ­ 고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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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음 날.

어김없이 찾아온 월요일에 시현이는 울상을 지으며 학교로 향했다.

"…나 오늘 하루만 쉬면 안돼?"

"어. 쉬면 안돼."

"힝.."

"귀여운 척해도 소용 없어."

"...."

마지막 수까지 통하지 않음을 깨달은 시현이는 지은이를 째려보고는 학교로 향했다.

뒤에선 자기를 귀여워 죽겠다는 표정으로 바라보고 있는 것도 모른 채.

그렇게 도착한 학교.

시현이가 반으로 들어가자 시끄러웠던 반이 조용해졌다.

그리고는 말 대신 폰으로 대화(카카5톡)을 하기 시작했다.

일단 나에게 알림이 오지 않는걸 봐서 반톡은 아니겠지.

…라 생각한 시현이였지만 안타깝게도 사실은 반톡이었다. (시현이를 제외하고 새로 판 방)

그나마 위안인 점이라면 따돌리려고 그런 건 아니라는 점 정도.

[학생1: 야 ㅁㅊ 오늘 시현이 패션봐;;]

[학생2: 뭐 병신아 그냥 교복인데]

[학생1: 패션의 완성은 얼굴이라잖아 ㅄ아]

[학생4: (듣고보니 딱히 틀린 말은 아닌 것 같아서 수긍했다 콘)]

[학생6: (몰?루 콘)

[학생5: 야 그나저나 오늘 다른 반 애가 시현이에게 고백한다는데]

[학생1: 그래? 누가 처리할래?]

[학생8: 내가 처리함 다시는 고백 못하게 하면 되지?]

[학생1: ㅇㅇ;]

[학생7: 저년 얼마 전부터 이상하게 시현이 일만 관련되면 저러더라]

[학생5: 혹시 반한거 아님?]

[학생8: 에휴 니들이 뭘 알겠냐?]

[학생3: 니들은 바늘..]

이런 식으로 그들은 그들 나름대로 시현이를 위하는 중이었다.

주로 뒤에 숨어서.

물론 그게 시현이에게는 외로움을 가져다 주었지만…

물론 아무리 그렇다고는 해도 가장 큰 원인은 먼저 다가가지 않은 시현이에게 있었다.

거기다 학기 초에 보였었던 무뚝뚝하고 냉철한(?) 분위기는 대인기피증 때문에 그런 거라고는 해도 반 애들에게는 다가오지 말라는 것으로 받아들여졌다.

그렇기에 적응돼서 비교적 표정이 풀린 지금도 다가가지 못하고 있었고, 시현이는 아무리 적응됐다고는 해도 타인에게 먼저 다가갈 정도의 용기는 없었다.

그나마 밥 정도만 반 전원이 같이 먹는다는 명목 하에 겨우 같이 먹지만 그게 다일 뿐.

시현이는 누구보다 빠르게 먹고 먹자마자 교실로 가서 자거나 자습을 했다.

그렇기에 반 애들은 시현이에게 다가가기가 힘들었고, 그런 와중에 전교 1등까지 해버리니 모범생의 오오라 때문에 더욱 다가가기가 힘들어졌다.

[학생5: 야 근데 시현이 오늘 너무 예쁘지 않냐?]

[학생2: 시현이는 원래 예뻣어]

[학생8: 한번만 밟아줬으며뉴ㅠㅠ]

[학생3: ? 이 미친년은 또 뭐라는거야]

[학생4: 저년 마조였냐? ㅋㅋ]

[학생8: 아니 그럼 니들은 밟히기 싫음?]

[학생3: 누가 싫대?]

[학생4: (선생님의 변태적 욕망에는 저 또한 관심이 많습니다 콘)]

..

물론 당사자들은 그런 거 신경 안쓰고 행복하게 살아가는 것 같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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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기 고백을 하기 위해 준비중인 한 남학생이 있었다.

그의 이름은 남고생.

이름대로 고생을 할 운명이었다.

어쨌든 그래서 그는 원래 전학생이 이뻐봤자 얼마나 이쁘겠냐는 생각을 가지고 있었지만…오늘 등교중 우연히 시현이를 보게 되었는데, 시현이를 보자마자 말 그대로 한 눈에 반해버렸고, 남친이 없다는 소문까지 들은 결과 고백을 결심하게 되었다.

"솔직히 나 정도면 못생긴건 아니잖아?"

그런 개소리를 지껄이며 점심시간에 그는 방과후에 고백을 하기 위한 대본을 작성해나갔다.

그리고 같은 시각, 학생8은 고생이라는 남학생이 고백을 할 것이라는 정보를 입수했고, 그 고백이 하교 때 이루어진다는 것 까지 알아냈다.

"흠…패기롭게 나한테 맡기라고 말하긴 했는데…어떻게 방해해야 하지?"

사실 고백하는 것 자체를 막을 명분은 없다.

고백금지법이 있는 것도 아니고, 자기가 고백하겠다는데, 그걸 어떻게 막겠는가.

하지만 막아야만 했다.

우리의 여왕님(?)을 지키기 위해서.

솔직히 안 막아도 당연히 거절은 하겠지만 만에하나, 혹시라도 받아준다면 이라는 생각 때문에라도 안막을 순 없었다.

어쨌든 그래서 막아야하는데…

협박을 해야하나? 아니면 시현이를 데리고 도망쳐야 하나?

전자는 그냥 모든게 에바고…후자는 내가 시현이를 데리고 도망칠 만한 사이가 못 된다.

그럼 도대체 어떡…

어라? 그러고보니 시현이 친언니 있다고 하지 않았나?

그것도 시스콘 기질이 보이던 언니.

저번에 교실에서 잠깐 시현이가 언니랑 만나서 하교하는 걸 봤을 뿐이었지만 둘 사이의 분위기는 그 어떤 연인보다도 두껍다는걸 알아차리는 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2부 5화 참조)

그렇기에 반에서는 연인이니 뭐니 하는 소리들이 나왔었지만…저렇게 닮은 사람이 자매가 아닐리가 없다면서 그냥 중증의 시스콘언니인 걸로 암묵적인 결론이 났었다.

혹시…그 언니라면 도와주지 않을까?

그런 생각이 들은 학생8은 시현이에게 갔다.

"저…시현아."

"…응? 왜?"

"그…혹시 실례지만 너희 언니 전화번호좀 줄 수 있어?"

"언…니? 아. 근데 전화번호는 왜?"

"부끄러워서 말하긴 좀 그렇지만…할 얘기가 있어서…"

'너한테 고백하려는 애를 저지하기 위해서 도움을 청하려고 한다'라고 할 수는 없으니 대충 얼버무렸다.

부끄럽다고 하면 예의상 더 캐묻지는 않겠지.

그런데…시현이는 그 말을 좀 다르게 받아들였다.

'이년 설마 지은이에게 관심있는건가?'

갑자기 전화번호를 달라고 한다..할 얘기가 있다..말하기는 부끄럽다.......이거 시발 고백이잖아?

이 미친년이 내 앞에서 지은이에게 고백을 하려고 해?

"싫어."

"응..?"

"너같은 놈에게 우리 지은이(번호)는 주지 않을거야."

"너…너같은 놈…?"

시현이는 경계,혐오등의 감정을 담아 타인에게 할 수 있는 최대한의 폭언(?)과 째려보기를 사용했다.

그리고…효과는 굉장했다.

"가…감사합니다…!"

학생8이 영문 모를 소리를 하며 도망친 것이다.

"..?"

..

뭐…쫓아내기만 하면 된거지. 암.

그렇게 시현이가 다시 공부를 시작할 때, 시현이에게 퇴짜를 맞은 학생8은 어떻게든 언니분의 번호를 얻어내기 위해 담임쌤에게 향했다.

"쌤!! 시현이의 언니분 아세요?"

"엉? 시현이 언니? 알지. 왜?"

"그 사람 전화번호좀 주세요!"

"왜?"

사실대로 말해야하나?

아니, 일단은 숨겨보자.

"사실…지금 전세계적인 위기가 닥쳤어요. 이걸 해결하기 위해선 시현이 언니분의 도움이 필요해요."

"지랄하지 말고 사실대로 말해."

"한 남학생이 시현이에게 고백을 하려고 해요."

"…그래서?"

"막아야죠."

"왜?"

"혹시라도 수락하면 안되니까요."

"왜?"

"그럼 전세계적인 손해잖아요."

"뭐…틀린 말은 아니긴 하네."

의외로 선생이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다.

"그럼…전화번호 주시는 건가요?"

"아니. 그건 아니지."

"왜요? 세계적인 손해라니까요?"

"그렇다고 고백 자체를 막을 명분은 없어."

"그…그런…"

"음...."

사실 단호하게 말하긴 했었지만 쌤도 고민중이었다.

그녀는 시현이랑 지은이가 연인이라는 걸 알고 있었기 때문이다.

다른 사람이라면 몰라도 연인이라면…연인이라면 고백 자체를 막을 명분도 있지 않을까?

………

"야."

"네..?"

"생각이 바뀌었어. 알려줄게."

"지…진짜요?"

"그래. 걔라면 일단 알 권리정도는 있을 테니까."

"엥? 왜요?"

"별거 아니야."

보통 동생이 고백받는 걸 언니가 알 권리가 있나..? 라는 생각은 제쳐두고 학생8은 쌤에게 받은 번호로 연락을 하기 시작했다.

[저…시현이 언니분 되시나요?]

[이지은: ㅇ]

[이지은: 누구니?]

[아…시현이 같은 반 친구입니다.]

[이지은: 시현이 친구 없는데?]

[…같은 반 학생입니다.]

[이지은: 귀엽네]

[이지은: 그래서 무슨 일이니?]

[그게…사실 오늘 한 학생이 시현이에게 고백을 할 것 같아요]

[이지은: ?]

콰직!

순간적인 짜증에 먹고 있던 과자를 부숴버린 지은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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