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82화 (82/117)

〈 82화 〉 2부 24화 ­ 고백(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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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가한 어느 날의 오후.

지은이는 쇼파에 누워서 과자를 먹고 있었다.

요즘 재밌게 보고 있는 드라마를 보면서.

그런데…그러던 와중 문자가 왔다.

하지만 스마트폰은 저 멀리 있었고, 문자를 확인하려면 일어나야 하는 상황.

"아 씨…움직이기 귀찮은데…그냥 나중에 확인할까…?"

근데 말은 그렇게 하면서 결국 일어나 문자를 보러 갔다.

중요한 전화일 수도 있을 거라 생각해서.

그리고 이 선택을 나중에 지은이는 최고의 선택으로 평했다.

[???:저…시현이 언니분 되시나요?]

문자를 보자마자 모르는 번호였음에도 이 번호의 주인이 시현이랑 같은 반의 사람이라는 걸 알아냈다.

음…그래도 확인사살은 해야겠지?

[ㅇ]

[누구니?]

[???: 아…시현이 같은 반 친구입니다.]

역시 내 예상이 맞았다.

...

근데 친구라니까 갑자기 기분이 나빠졌다.

시현이의 유일한 친구(여자친구 포함)는 나인데.

그래서인지 약간의 장난을 쳐봤다.

[시현이 친구 없는데?]

[???: …같은 반 학생입니다.]

..

바로 꼬리를 내릴 줄은 몰랐는데…

[귀엽네]

내가 뭘 했는지는 모르겠지만 묘하게 날 무서워하는 것 같아하는 모습이 귀여웠다.

물론 시현이의 발끝에도 못미치지만.

…그나저나 이정도면 서론은 충분한 것 같았다.

[그래서 무슨 일이니?]

..

잠깐의 정적이 흘렀다.

1표시가 사라진 걸 보면 문자를 확인한걸텐데 왜 답이 없지?

내용이 긴 건가? 아니면 말해야 되나 고민중인건가?

같은 생각을 하고 있을 무렵 문자가 왔다.

[???: 그게…사실 오늘 한 학생이 시현이에게 고백을 할 것 같아요]

..?

[?]

콰직!

..

과자를 부숴먹었지만 지은이는 그딴것에는 관심이 없었다.

그게 뭔소린지 당장 물어보려고 했지만…과자를 먹던 손에 묻은 부스러기 때문에 빠른 채팅을 치는게 불가능했고, 그냥 차라리 전화를 걸기로 했다.

[어…여보세요?]

"야. 내가 나이 많으니까 그냥 말 놓을게? 그래서 그게 뭔소리야."

[그게…남고생이라는 학생이 고백연습을 한다는 게 제 정보망에 포착이 됐는데요…그 고백연습을 할 때 부르던 이름이 이시현이었어요.]

"확실해? 잘못 들은거거나 그냥 아무나 말한거일 수도 있잖아. 아니면 이시현이라는 애가 그 학교에 한명 더 있거나."

혹시라도 잘못된 대상을 처리(?)하게 될 수도 있으니 지은이는 신중하게 물어봤다.

[음…아마 아닐거에요. 일단 우리 학교에 이시현이라는 이름을 가진 사람은 1명이고, 잘못 들은건 아니에요. 3~4명이 동시에 들었다고 하니까. 그리고 자기 입으로 친구들에게 나 시현이한테 고백한다고 했대요.]

"그래? 다행이네."

헛된 사람을 처리하는 건 아니니까.

[? 뭐가 다행…]

"그건 알 거 없고, 고백장소랑, 시간, 얼굴만 알려줘."

[아. 얼굴은 제가 이따 문자로 보내드릴게요. 그리고 고백 장소는 학교 후문이고요, 시간은 방과후래요.]

"그래? 괜찮네."

[뭐가요..?]

처리하기 괜찮네. 그 때 딱 처리하고 하교하는 시현이 만나서 집으로 오면 될 시간이니까.

아니면 이왕 나온거 데이트하거나.

"음..그건 알 거 없고. 일단 잘했어. 앞으로도 이런 일 생기면 나한테 알려."

[아..넵!]

"어디보자…그래도 내가 부탁하는 입장인데 맨입으로 해줄 순 없고…혹시 원하는 거 있어?"

[어…그럼 혹시 나중에 현실에서 만나시게 되면 저좀 밟아주실 수 있나요?]

"…뭐?"

[저 좀 밟아주세요!]

.....

일반인인줄 알았더니 제대로 미친년이었다.

절대로 시현이랑 가까이 지내지 못하게 해야지.

"근데 너 나 알아? 만나면 나 알아볼 수 있어?"

[아…그건 괜찮아요. 저번에 본 적 있어요. 시현이랑 같이 하교하는 모습을.]

"그래? 음…너가 앞으로 시현이에게 접근하지 않겠다고 하면 그렇게 해 줄게."

[헤헤..감사합니다! 그럼 전 수업들으러 가볼게요!]

그렇게 전화를 끊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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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은이는 전화를 끊고선 생각에 잠겼다.

살려는 줘야 하나?

…에 관해서.

이유가 어찌됐든 난 시현이에게 고백을 하려는 놈을 멀쩡히 보낼 만큼 착한 사람은 아니다.

물론 시현이 앞에선 착한 사람이겠지만.

음..

일단 기회는 줄까.

아무리 나라고 해도 가능하면 아무도 안다치고 끝나는걸 선호하니까.

그런 생각을 하며 시간을 보내는 사이, 어느새 시현이가 하교할 시간이 다가왔다.

"…슬슬 갈까."

시현이와의 즐거운하교를 위해.

고생이는 수업이 끝나고, 후문 근처의 사람없는 곳에서 대기중이었다.

시현이가 나오자마자 가서 고백할 생각으로.

사실 보통이라면 고백은 사람없는 곳에서 해야 하겠지만 그의 생각은 달랐다.

익히 들은 소문에 의하면 시현이는 매우 착한 성격.

그런 와중에 사람 많은 곳에서 고백을 한다+미리 준비해둔 친구들이 '받아줘! 받아줘!'를 외친다면…착한 시현이는 부담감때문에라도 받아주지 않을까..? 하는 생각.

그리 착한 생각은 아니었지만 그는 그만큼 시현이랑 사귀고 싶었다.

그리고 때마침. 시현이가 후문쪽으로 나왔다.

'지금이다 가자!'

그는 미리 준비해둔 친구들과 눈빛을 교환한 다음, 고백을 하러 갔…

"거기 스톱."

..?

아이씨 바쁜데 누가…

그런데 뒤를 돌아보니 시현이랑 닮은 미인이 있었다.

..

"…저 부른 건가요?"

"어. 너 맞으니까 이리 와."

"저 아시나요?"

"음…그건 알 거 없고, 이리 오기나 해."

"...."

지금 고백하러 가야 되는데..?

…하지만 이상하게 저 여자의 말을 거역할 수가 없었다.

시현이랑 닮아서일까?

어쨌든 그 이상한 여자의 말을 따라 그곳으로 갔다.

"자. 이제 내가 2가지 선택지를 줄게. 첫번째는 이대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하교하는 거야."

"…네? 갑자기…왜?"

"입 다물어. 그리고 두번째는 원래 계획대로 고백을 하러 가는거야."

"그럼 당연히 두번째로…"

"참고로 두번째를 고르면 넌 군대 면제야."

"네…? 왜요…?"

"내가 그렇게 만들거거든."

"......"

지은이가 한 말의 의미를 깨닫는건 그리 어렵지 않았다.

하지만…

"그…그래도 전 고백을 하러 갈 겁니다."

"그래? 죽음(?)의 위기에도 굴하지 않고 사랑을 쟁취하겠다라…멋지네."

"하하…감사합…"

"그럼 멋지게 죽어."

그 말과 함께 지은이는 어디에선가 각목을 가져왔다.

"자. 유연정도는 들어줄게."

"자…잠시만요!!"

"그게 유언이야? 그럼 잘가."

"고…고백 안할게요!!!"

진짜 죽겠다는 생각에 결국 포기하고 말았다.

사실 그는 이게 시현이의 언니분이 하시는 시험같은 거라고 생각했었다.

이정도 위기도 넘지 못할 거면 우리 동생이랑 사귀지 말라고.

근데 진짜 날 죽이려고 각목을 휘두르는거 보니…내가 틀렸었나 보다.

"그래. 그럼 이대로 아무일도 없었다는 듯이 집으로 가. 다시는 우리 시현이 곁에 얼씬대지 말고."

"저…근데 한가지만 물어봐도 돼요?"

"뭐."

지은이는 빨리 시현이 보러 가고 싶었는데 말을 걸길래 약간 신경질적으로 대답했다.

"진짜 저 죽일 생각이셨어요?"

"아니? 다리만 작살내고 끝내려 했는데."

"학교 안에서요? 그러면 잡혀가시는거 아니에요?"

"그건 니가 신경쓸 일은 아닐텐데. 그리고 하나만이라면서 도대체 몇가지를 물어보는거야?"

"아..죄송합니다."

"됐고, 거슬리니까 빨리 사라지기나 해."

"네.."

사실 각목을 들고 누굴 위협하고 협박한 것도 엄연한 불법으로 잡혀갈 만 한 짓이지만…고생이에게는 그걸 신고할 만한 배짱이 없었다.

그런 와중 일을 성공적으로 마친 지은이는 각목처럼 보이게 위장한 스티로폼을 버리고는 시현이가 있는 곳으로 갔다.

"후…뭐 그래도 무난하게 끝났네. 그럼 이제 시현이 보러 갈까?"

다행히도 얼마 가지 않아서 시현이의 모습이 보였다.

"시현아!"

"응? 지은이네 웬일이야?"

"우리 귀여운 아내 보고 싶어서 마중나왔지!"

"그래? 수상한데…"

아무리 봐도 아부떠는 거였지만 그거 외에는 진짜로 별다른 이유가 없긴 했다.

"뭐…일단 고맙다고 해둘게."

"헤헤. 시현아. 그리고 이왕 나온거 우리 데이트할까?"

"음…집에 가방만 놓고 나서 하자."

"알았어!"

그렇게 둘은 기쁘게 집으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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