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87화 (87/117)

〈 87화 〉 2부 27화 ­ 수련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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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둘은 무난하게 데이트를 마쳤고,

약간의 시간이 흘러…수련회를 가기 전날 오후.

둘은 현재 수련회를 빠지고 여행을 어디로 갈까 고민중이었지만..

"그래서…여행은 어디로 가지?"

"너 가고 싶은데 가."

"내가 가고 싶은 곳은 너가 가고싶은 곳인데?"

"나도 그런데.."

"그럼 어떡해?"

"몰?루"

이렇듯 여행지 선정에 관해서 꽤나 큰 난항을 겪고 있었다.

서로 상대방을 과도하게 배려해주다보니 발생한 일

…일 수도 있고 아니면 진짜 가고 싶은곳이 없어서 그런 거일 수도 있었다.

진실은 불명.

"음..일단 길게잡아야 2박3일일 테니까..해외는 좀 그렇겠지?"

"아니지. 수련회 끝나고 바로 주말이니까 2일 추가할 수는 있지."

"안돼. 주말은 쉬어야 해. 넌 몰라도 난 다음날 학교가야 되니까."

"아니, 여행가는게 쉬는거 아냐?"

"넌 어떨지 몰라도 나는 쉬다=침대에 누워있다 라서."

그 말을 하는 시현이 자체도 누워있는 상태이긴 했었다.

그것도 날 껴안은채로.

"그럼 여행가서 쉬면 되잖아?"

"그럴거면 여행을 왜가?"

"그런가?"

"어."

"그래. 너 잘났다."

"당연하지. 난 굳이 이렇게까지 완벽하지 않아도.."

"야!!!"

"크흠.."

지은이의 역린을 건드리려다 진짜로 화날거 같아서 그만두었다.

절대 화난 지은이가 무섭기 때문이 아니라 연인이 마음상하기를 바라지 않기 때문이다.

하지만 이유야 어쨌든 내가 바로 물러서자 지은이는 고마움을 표했다.

"오…웬일이래? 평소엔 그렇게 놀려대더니…"

이 말과 함께 고맙다는 의사를 표현하기라도 하듯이 지은이도 돌아서 날 껴안았다.

근데..

"가슴 눌리는데.."

"나도 눌려. 그리고 너 때문이잖아 젖소야."

"아니 너가 나중에 왔으니까 너 때문이지."

"너가 가슴만 작았어도 내가 오든 말든 상관 없었어."

버스나 지하철에서 엄청 뚱뚱한 사람이 그냥 평범하게 앉았을 뿐이지만 옆자리까지 침범하게 되는거랑 비슷한 상황 이라고 지은이는 주장하고 있었다.

"그게 말이 돼? 여기는 버스나 지하철처럼 정해진 자리가 아니잖아? 굳이 비슷한 상황을 찾자면…뚱뚱한 사람이 그냥 가만히 있었는데 너가 갑자기 그 사람 옆으로 가놓고선 좁다고 뭐라 하는 느낌이잖아."

"오..시현이 논리력이 좀 늘었네? 나한테 지고 엉엉울던 때가 엊그제같은데.."

"내…내가 언제 그랬어?!"

"한두번 그런게 아닌데 내가 어떻게 기억해?"

"....."

틀린 말은 아니었기 때문에 뭐라 할 말이 없었다.

아니 근데 운 적은 없었던거 같은데..우는 척하면서 상대의 동정을 유도한 적은 있어도..

…그게 그건가?

..

딱히 할말이 없어진 나는 지은이를 꽉 끌어안는 것으로 대답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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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잠깐의 시간이 지난 후..

"야..진짜 숨막혀..놔봐."

결국 참다못한 지은이가 gg를 외쳤다.

나도 마침 한계였는데 다행이네.

"그나저나 우리 여행지 정해야 되는데…내일 바로 가야될거 아냐?"

"음…그냥 가지말까?"

"그럴까?"

"뭐가 그럴까야! 그럴까는!"

"? 니가 말해놓고서.."

"아니 그래도…진짜 안가긴 좀 그렇지. 이미 병결 신청서까지 냈는데…"

그럼 도대체 그 말은 왜한건데..라 물어보고 싶었지만 참았다.

"아. 좋은생각 났어."

"뭔데?"

"옥상으로 여행가는거야! ……어허 잠깐. 내가 이 말을 한건 다 이유가 있다니까? 그니까 일단 그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빛은 좀 거둬봐."

"됐고, 뭔 이유?"

지은이는 여전히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빛을 한 채로 물어보았다.

여기서 납득갈만한 대답이 나오면 그때 푸는 걸로 하고.

"일단 몇가지 이유가 있는데…일단 우리가 개뻘짓하느라 아직도 어디 여행갈지 안정했잖아?"

"어. 그게 왜?"

"솔직히 지금와서 정한다고 해도 펜션이나 호텔 예약하기 힘들어. 내일 당장 갈텐데."

"뭐, 틀린 말은 아니지."

"그런데다가 우린 여행가기 귀찮아. 그니까 옥상으로 여행가자는거지."

결말이 좀 이상하긴 하지만 그래도 이유는 얼추 맞는 말들이었다.

그래서인지 지은이도 꽤나 고민중이었다.(일단 눈빛은 거둠)

"뭐할건데?"

"응?"

"옥상가서 뭐할거냐고."

"그건…이제부터 정해야지."

"...."

다시 쓰레기를 보는 듯한 눈빛을..

"아니! 왜 그렇게 보냐고! 난 그냥 아이디어를 낸 것 뿐인데!!"

"쓰레기같은 아이디어를 냈잖아."

"그럼 쓰레기같이 봐도 되는거야?"

"계획도 없었잖아."

"언제부터 우리가 계획을 세워두는 타입이었다고?"

"그래도 최소한의 계획은 세워뒀어야지."

"이제 세우면 되잖아?"

한치의 양보도 없는 치열한 싸움이 일어나는 건가 했지만…

그래도 자신이 좀 너무했다 생각했는지 지은이가 한 수 물러나 주었다.

"알았어알았어. 이제부터 생각해보자."

그렇게 논의를 하게 되었고..

논의를 거친 끝에…옥상을 전부 모래로 덮어서 모래사장 느낌을 내고, 구석 쪽에는 풀장을 만들어서 약간 해변+수영장 느낌을 내는 것을 최종 아이디어로 채택했다.

좀 미친소리 같아보이지만 어차피 이런 미친 짓거리가 아니면 옥상에 올라간다 해도 딱히 다른 할 게 없었기 때문에 둘 다 받아들였다.

그리고는 이걸 실행하기 위해서 엄마한테 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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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마!!"

"응? 귀여운 우리 딸들이네? 왜 왔어?"

귀여운 딸들이 오랜만에 찾아와서인지 엄마는 드물게 밝은 표정을 지었다.

역시 미인은 웃어야 예쁘다니까?

"그…우리가 ~중략(계획설명)~…를 하려고 하는데…엄마가 좀 도와줬으면 해서…하하…"

그리고 바로 그 미인의 얼굴이 일그러졌다.

음..미인은 일그러진 얼굴도 예쁘구나?

하긴, 美人이 괜히美人이겠어? (저거 아름다울 미, 사람 인 입니다. 혹시 모르는 사람 있으실까봐..)

그런 쓸데없는 생각을 하고 있는 와중에 엄마의 단호한 목소리가 들려왔다.

"절대 안돼. 얘네가 무슨 미친 소리를 하고 있는거야?"

"왜..?"

"우리 옥상 생각보다 넓어. 150평 정도는 될걸? 근데 그런 옥상을 모래로 꽉 채우겠다고? 모래사장처럼 쓰려면 최소 50M깊이 정도는 되어야 할 텐데..그게 말이 된다 생각해?"

"그…우리도 말이 안되는거 정도는 알고 있는데…그래도엄마라면 가능하지 않아?"

"……"

엄마는 침묵으로 대답했다.

이런 상황에서의 침묵은 사실상의 긍정. 다만 별로 내키지는 않을 때의 긍정.

"그래도 안돼. 얘네가 무슨 돈 알기를 우습게 아네?"

"...."

"......"

엄마의 단호한 말에 시현이랑 지은이 모두 입을 다물 수밖에 없었다.

엄마 말에는 틀린 것 하나 없기도 했고 솔직히 자기들이 봐도 말이 안되는 소리인건 맞았기 때문에..

"그…그럼 어떡하지?"

"걱정 마. 엄마가 다 계획이 있으니까."

"무..무슨 계획?"

"후후..듣고 놀라지나 마?"

"뭐..뭐길래.."

"무려 엄마가 학교에 병결 취소서를 냈단다!"

…?

뭐요?

뭔 개소린가 싶어서 지은이를 봤지만…마침 지은이도 나를 봤다.

뭔 개소리냐는 눈빛으로.

"어…엄마? 그게…뭔…"

"아니…귀염둥이가 학교에 안가니까 여행을 가려는 거잖아? 그럼 학교를 가면 되지!"

"....."

"그리고 추가로 그냥 학교에 가는게 아닌 수련회 따라가는거야."

"아..아니 그게 무슨.."

갑자기 너무 많은 정보가 흘러들어오다 보니 시현이는 정신을 못차렸다.

그리고 그건 지은이도 마찬가지.

"어…엄마 그…장난이지?"

"아니? 진짠데?"

그러면서 엄마가 쌤한테 보낸 수련회 참가 동의서를 보여주었다.

"지..진짜네?"

"그럼, 엄마가 거짓말이라도 하는 줄 알았니?"

"아…아니…나 그냥 안가면 안돼?"

"응? 귀염둥이 왜?"

"호…혼자 가기 무서워…"

"응? 괜찮아~ 우리 딸도 따라가거든~"

"엥? 나?"

조용히 듣고 있던 지은이가 갑자기 말려들었다.

"그래. 우리 딸이 보건 선생 역할로 나 대신 갈거야. 그럼 됐지?"

"자…잠깐만 엄마! 난 누구 치료할 줄 모르는데?"

"괜찮아~ 내가 지금부터 알려줄거거든."

"에..엥?"

지은이가 그렇게 당황하는 와중, 시현이는 나름대로 만족하고 있었다.

'확실히..지은이도 같이 간다면..나쁘지 않겠는데?'

같은 생각을 하며.

"자. 그럼 된거지? 너네는 여행갈 수 있어서 좋은거고, 난 수련회 안따라가도 돼서 좋은거고. 서로 윈윈이잖아?"

"엄마..설마 처음부터 그게 목적이었어..?"

"당연하지. 그 귀찮은걸 어떻게 따라가?"

"....."

"그래도 고마워 엄마."

시현이의 고맙다는 말에 지은이도 고개를 끄덕이며 동의를 표했다.

"뭘, 그럼…이제 귀염둥이는 짐싸러 가고, 우리 딸은 안방으로 따라와. 보건쌤 일 가르쳐주게."

""알았어.""

그렇게 우리는 서로 바로 다음날 있을 수련회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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