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94화 (94/117)

〈 94화 〉 2부 33화 ­ 오랜만의 일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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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우린 3일차를 마친 후, 무사히 집으로 복귀하였다.

그 와중 원래 계획은 버스에서 내린 후, 오랜 기간동안 만나지 못한 것에 대한 보답 격으로 데이트를 하려 했지만, 생각보다 너무너무 피곤해서 집으로 들어가 잠을 잤다.

도대체 잠을 적게잔것도 아니고(오히려 버스에서도 자서 평소보다 더 많이잠), 빡쌘 운동을 한것도 아닌데 왜 피곤한건지는 의문.

어쨌든 그렇게 2시쯤 집에 도착해서 바로 잠을잤고, 오후 10시가 되어서야 깼다.

"10시…망했군."

"흐아암~ 왜?"

"지금 잤으니 이제 밤 새야되잖아."

"새면 되지 왜?"

"학교는 어떡해?"

"아.."

물론 오늘은 금요일이라 당장은 걱정 안해도 되지만 3일 뒤인게 절대 많은 시간은 아니었다.

아니, 이제 곧 토요일이니까 2일 뒤라고 해야되나.

"뭐가 문제야? 그냥 밤 새고 학교가서 자면 되잖아?"

"어? 그러네?"

확실히…이 일은 학교를 '공부해야 할 곳'으로 인식하니까 이런 일이 벌어진 것이었다.

공부해야 할 곳에서는 자면 안되니까.

하지만, 학교를 '자야 되는 곳' 으로 인식한다면?

아무 문제가 없..

"없긴 뭐가없어 미친년아. 장난 좀 쳐봤더니 뭔 개소리를 하고있는거야?"

"나 아무말도 안했.."

"넌 생각하는게 보여."

"....."

뭔가 반박을 하고 싶었던 시현이지만 할 말이 없었다.

근데 혹시 진짜 다른 사람 생각이 보이는 초능력 있는건 아니겠지?

"아니니까 걱정하지마."

"....."

잠에서 깬 지은이는 가장 먼저 세수를 하러 화장실로 들어갔고, 시현이가 반 친구들과 서윤이에게 안부인사를 했다.

물론 반 친구들은 약간 덤 느낌이고 본래 목적은 당연히 서윤이.

대충 반톡에 빠르게 안부인사를 한 뒤, 시현이는 그 때 받은 전화번호로 톡을 보냈다.

[안녕하세요 여기 한서윤 전화번호 맞나요?]

[한서윤: 그럼 아니겠냐?]

흠흠. 확실히 이 전화번호에 한서윤이라는 이름을 쓰는 사람이 둘 이상은 아니겠지.

[잘 들어갔어?]

[한서윤: ㅇㅇ]

[보통 여기선 대답한 다음에 '너는 어때?' 같은 식으로 되묻지 않아?]

[한서윤: 난 보통이 아니거든]

대답은 역시 서윤이 다웠다.

"그래도 일단 이정도면 무난히 끝낸.."

"뭐를?"

"꺄아아아아ㅏ아악!!!"

"아 깜짝아."

갑자기 뒤에서 말을 건 지은이 때문에 난 깜짝 놀라 비명을 질렀고, 그거에 지은이가 놀랐다.

물론 나랑은 다르게 비명같은건 안질렀지만.

"아니 기척좀 내면서 오라고!"

"이젠 걷는것도 내 맘대로 못해? 근데 그래서 뭐했는데?"

"그냥 반 애들한테 안부인사 한거야!"

"근데 왜 그렇게 놀래?"

"......"

니가 놀래키니까요.

하지만 그걸 실제로 말할 순 없었고, 그냥 입을 다물었다.

"뭐, 거짓말 한 거 같진 않으니 상관은 없겠지. 그럼 난 점심(?)이나 먹으러 갈게."

"흥. 그러든가."

그렇게 지은이가 밥을 먹으러 나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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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은이가 나가자, 난 다시 핸드폰을 켰다.

당연히 서윤이랑 톡을 하기 위해서.

'안부인사'는 끝났지만 친구사이라면 응당 대화를 해야지.

그런 생각을 하고 서윤이랑 톡을 하고 있었다.

[서윤아 뭐해?]

[한서윤: 영화 보는 중]

[무슨 영화?]

[한서윤: 트랜스4머]

[오 나도 그 시리즈 좋아해!]

[한서윤: 넌 몇 편이 제일 좋은데?]

"재밌어?"

"응! 재밌..."

어?

내가 보이스톡을 켰었나?

아니 그럴 리가 없는데

...

아 나 ㅈ된 거구나

"시현아. 재밌어? 여친 냅두고 바람피는거?"

"아…하하 무슨소리야 지은아~ 바람이라니."

"여친 몰래 다른여자랑 톡하면서 낄낄대고 있는게 바람 아니면 뭐야?"

보통은 동성친구면 그럭저럭 넘어가지만, 우린 동성커플이었다.

일반 커플로 예를 들면 남자가 여자친구 몰래 다른 여자랑 낄낄대며 연락을 하고 있는 광경을 보인 느낌.

"자…잠깐만 해명할 시간을 줘봐."

"아니 그럴 필요 없어."

"어?"

"사실 딱히 화난건 아니거든. 그냥 장난쳐본거야."

"..?"

아니 바람의심현장을 발견했는데 아무 화가 안난다고?

이건 이거대로 좀 상처받는데..

"근데 혹시 대화한 상대방이 누군지 좀 알 수 있을까?"

"..왜?"

"없애버..아니지. 잠깐 대화 좀 해보고 싶어서~."

..

이제서야 알아챈 건데 지은이 지금 핏줄이 돋아날 정도로 주먹을 꽉 쥐고 부들부들거리고 있었다.

웃는 얼굴에 정신을 팔려서 못 보고 있었던 것.

역시, 그 지은이가 이 일을 그냥 넘어갈 리가 없지.

"그래서? 누구야?"

"아…그냥 친구야."

"하, 그 대답을 들으면 내가 '아 그렇구나 친구였구나~' 하고 넘어갈 줄 알았어?"

"그…그건 아닌데…"

"그럼 그냥 빨리 말 해."

"....."

이거 말했다가 내 유일한 친구가 사라질 거 같은데..

하지만 안 말하면 유일한 애인과의 관계가 약간 나빠질 것 같고..

..

잘가라 서윤아.

결국 난 서윤이의 정보를 지은이에게 털어놓았다.

"…이게 다야."

"그래? 뭐, 나쁘지 않은 친구네. 걔랑 잘 지내."

"응? 죽이려는 거 아니었어?"

"넌 무슨 나를 무차별 살인귀로 보니?"

"아…아니."

"어차피 바람 아니라는건 알고 있었어. 그냥 너 친구가 어떤 애인지만 알아보려고 한 것 뿐이고."

역시 내 애인. 너무 착하다.

"뭐…너랑 친하게 지내는 모습이 질투나서 팔 하나정도는 부러트릴까 했었지만."

착하다는거 취소.

그나저나 지금껏 일부 예외를 제외하면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기만 했던 지은&시현에게 이런 심야의 시간은 신선한 경험이었다.

물론 그렇다고 특별히 할 게 있는건 아니었지만.

"심심해.."

"잠깐만 시현아. 지금은 평소랑은 다르게 밤이잖아. 그걸 이용하면 할만한 걸 찾을 수 있지 않을까?"

"흠…밤에'만' 할만한게 있나?"

"심야데이트?"

"그냥 데이트랑 다른게 뭔데?"

"나도 모르지."

하지만 일단 딱히 다른 할 것이 없었기 때문에 그냥 심야데이트를 하기로 했고, 둘은 밖으로 나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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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야데이트를 해보면서 여러 사실을 알 수 있었다.

1. 번화가가 아닌 이상 사람이 매우 적다. = 길가다가 뜬금없이 애정행각을 해도 됨

2. 경치가 예쁘다

3. 할 게 없다

4. 피곤하다

정도.

전반적으로 지은이는 만족했고, 시현이는 불만족했다.

지은이는 마음놓고 애정행각을 할 수 있어서, 시현이는 내 귀한 시간을 바쳐가면서 나왔는데 할 게 없어서.

"시현아 사람없는데 키스할래?"

"아니 아까가 마지막이라며!!"

"진짜 마지막! 진짜 마지막으로 한번만 더 하자..응?"

"하…진짜."

"헤헤..쪽♡"

결국 이번 데이트에서만 5번째 키스를 했다.

이것때문에 싫어하는걸지도..

"그나저나 진짜 산책말고는 할 게 없네."

물론 새벽에도 여는 곳들은 많았지만 대부분은 성인인증을 해야만 들어갈 수 있었다.

고딩인 시현이는 들어갈 수 없다는 말.

"그렇지? 그냥 빨리 들어가자."

"오랜만의 데이튼데 그냥 들어가?"

"아니 그럼 뭐할건데."

"…키스?"

그냥 장난으로 해본 말이었지만 시현이의 표정이 아주 크게 썩어들어갔다.

"자…장난이야! 나도 양심이라는게 있는데 더 하자고 하겠어?"

"흥. 이제 안믿어. 차라리 고양이한테 생선을 맡기지."

"....."

"너 지금 뭔생각하냐?"

"…키스를 하든 안하든 어차피 이미 신뢰는 잃었는데…그럼 그냥 하는게 낫지 않을까?"

"야이미친년아!!"

뭔가 이상한 느낌이 들어서 혹시나 해서 물어봤더니 역시나.

"너 나랑 5m 거리 유지해. 집 들어갈 때 까지."

"에…그건 좀 너무한데."

"너가 한 짓이 훨씬 너무해."

"칫…알았어. 대신 집 들어가면 풀리는거 맞지?"

"너가 쓸데없는 짓만 안한다면."

"근데 집이 더 위험하지 않아? 그래도 밀폐된 공간인데."

"지…집에선 해도 돼."

"에? 진짜?"

뭔가 부끄러운 것을 말했다는 듯이 시현이의 얼굴은 빨개졌다.

…부끄러운 거 맞나?

"사랑해 시현아!"

그리고 그런 시현이의 모습에 참을 수 없는 사랑스러움을 느낀 지은이는 바로 달려들어서 시현이를 껴안았다.

"야! 5m내로 오지 말라고! 빨리 떨어져!"

그렇게 큰 소리를 내며 둘은 집으로 돌아갔다.

얼마 없긴 해도 주위의 이목이 전부 집중된 줄도 모르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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