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95화 (95/117)

〈 95화 〉 외전인 척 하는 2부 34화 ­ 봉사활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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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은…봉사활동을 하자."

"갑자기?"

"어. 갑자기."

사실 갑자기는 아니었고, 전부터 계속 생각해왔던 일이었다.

생기부를 채우기 위해 봉사활동을 하는 것.

생기부에 기록되기 위해선 1년에 최소 20시간 이상을 봉사 할 필요가 있었다.

그 중 학교에서 하는 활동으로 10시간을 채워줬지만, 시현이는 1학기를 통째로 건너뛰었기 때문에, 5시간밖에 받지 못했고, 남은 기간도 적었다.

즉 앞으로 남은 2달정도 안에 15시간을 채워야 한다는 뜻.

그래서 수련회가 끝나자마자 이렇게 봉사를 하려고 하는 것이었다. (수련회 시작 전엔 중간고사 공부하느라 못함)

"뭐…그래. 열심히 해."

"응? 뭔 소리야. 당연히 너도 같이 하는거지."

"아니 난 왜?"

"아니 그럼 애인이 혼자 봉사하게 냅둘거야? 그리고 어차피 할 것도 없잖아."

"큭.."

할 게 없다는 말이 비수가 되어 지은이의 심장에 꽂혔다.

"그럼 가는거지?"

"어차피 싫다고 해도 끌고 갈 거잖아."

"아닌데? 너가 싫다고 하면 안 데려갈거야."

"그래? 그럼 안갈.."

"아~ 이 추운 겨울날 혼자 봉사활동하기 힘든데 같이 가줄사람 없나?"

"..?"

"이런 상황에서 같이 가주면 매우 든든하고 의지할 수 있을 거 같은데…그리고 그런 든든한 사람에게는 키스해주거나 가슴만지게 해줄 수 있을 거 같기도?"

"....."

"뭐, 정 없다면 별 수 없지. 서윤이에게 연락을.."

"알았어 가면 되잖아 가면!"

결국 지은이가 항복해버렸다.

사실 키스나 가슴만지게 해준다고 했을 때 그냥 갈까 했지만 그래도 남의 봉사인데 내가 갈 필요는 없겠다 싶어 참았다.

하지만 친구랑 간다는 말을 들으니 질투심 때문인지 순간적으로 이성이 마비되서 결국 간다고 해버리고 말았다.

"말해두겠는데 난 억지로 널 끌고가는게 아니야? 이건 너 입으로 가겠다고 한거야."

"사실상의 협박만 아니라면 말이지."

"시끄럽고 빨리 준비나 해."

"그래서 어디가는데?"

"그건 가서 알려줄게."

"...."

그 말을 끝으로 둘은 밖에 나갈 준비를 하러 각자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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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준비를 끝내고 밖으로 나선 지은&시현이 도착한 곳은 헌혈의 집.

"…여긴 왜 온거야? 설마 피 뽑으려고는 아니겠지."

"그거 말고 있어?"

"있긴 있어. 저 아래서 펫말 들고 헌혈하라고 광고하는 봉사. 근데…그건 아닌 거 같아 보이네."

"당연하지. 우린 여기서 피를 뽑을거야."

헌혈은 한번 하는 것만으로 봉사활동 4시간이 인정되는 아주 꿀같은 봉사였다.

좀 아프긴 하겠지만 그거랑 4시간 봉사랑은 비교하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

거기다가 헌혈을 하면 그 자체로 기념품을 주기까지 한다.

마지막으로 헌혈로 인해 내 피가 필요한 사람을 살렸다는 만족감까지.

그냥 이득밖에 없는 일.

그렇게 생각을 하며 헌혈의 집으로 들어가서 신청표를 작성하고 냈는데…

"저…죄송하지만 헌혈 가능 나이는 만 16세 이상부터 입니다. 그리고 그게 아니더라도 여성분이시면 체중 45kg이상이셔야 합니다. 죄송합니다."

"…………네?"

잠깐만. 이게 무슨 X소리지?

만 16세 이상? 45kg이상?

일단 계산을 해보니 다행히도 만 16세는 넘었다. (고1=17세. 생일 지남= 만 16세) 종업원도 너무 시현이가 어려보여서 나이 확인도 안하고 한 말이었었고, 실제론 만 16세 이상이 맞았다.

하지만…몸무게 45kg이상?

"내 몸무게가 몇kg 이더라?"

나도 잘 모르는 수치에 일단 지은이에게 물어봤지만..

"…포기하자. 기준치보다 1~2kg 정도 낮은거면 적당히 우겨보기라도 하겠는데…근접도 안해."

"아니 도대체 몇이길래?"

"앞자리가 3인것만 알려줄게."

"아니 뭔 스켈레톤이야?"

"어. 너 스켈레톤이야."

"....."

보통 여자는 몸무게가 적게나가면 좋아했고, 그건 시현이도 마찬가지였지만…이번만큼은 아니었다.

근데 나도 모르는 내 몸무게를 왜 니가아냐?

…아냐. 지금 중요한 건 그게 아니지.

"그…그럼 내 헌혈은?"

"죄송하지만 손님. 다음 기회에 다시 찾아주세요."

"....."

직원분은 내 나이가 만 16살이라는 것에 놀라워하면서 나를 돌려보냈다.

그리고…난 그 어느때보다 쓸쓸하게 집으로 돌아갔다.

지은이도 나 놀리려다가 너무 처량해보여서 그만둔 건 안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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