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97화 (97/117)

〈 97화 〉 2부 36화 ­ 기말고사 기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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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시간이 흘러, 기말고사 기간이 되었다.

(시현이 기준 기말고사 기간=기말고사 14일전)

"아니, 뭐했다고 벌써 기말고사야? 중간고사 본 게 엊그제 같은데."

"지금이 기말고사 기간이라는 걸 알면 공부를 좀 하면 안될까."

"어허. 공부란 못하는 것들이 하는거야."

여기서 말하는 '공부'라는 것은 평범하게 하는 공부를 말하는 것이 아니라, 매일 시현이에게 배정되는 공부할당량이외에 기말고사 기간이어서 추가로 하는 공부를 의미했다.

즉 '공부'를 안한다해도 하루 7시간은 공부해야 하는 것(?).

그리고 솔직히 고1 수준에서는 그정도면 차고 넘치는 시간이었다.

즉, 기말고사 기간이라고 따로 공부 할 필요는 없다는 것.

"뭐…그러든가, 대신 망하면 알지?"

"걱정마!"

…라고 말은 했지만 그래도 약간 불안했던 탓인지 시현이는 근처의 스터디카페를 가기로 했다.

당연히 혼자는 아니고 서윤이랑.

"그래서 도대체 난 왜부른거냐?"

"같이 공부하려고, 그리고 아마 너 공부 개못할거 같은데 겸사겸사 좀 알려도 주고."

"참나, 너가 날 알려준다고?"

"응. 왜? 이래뵈도 나 중간고사 올 1등급이야."

"그래, 잠깐만 기다려봐. 나 집에 뭐 놓고온 게 있어서."

"..?"

대답을 듣지도 않고 서윤이는 집으로 뛰어갔다.

..뭐지?

필기도구같은거 안가지고 온건가? 그런거면 내가 빌려줄 수 있는데..

…앗! 설마 나의 올 1등급이란 말에 겁먹어서 도망친건가?

그럼 난 나도 모르는 사이에 누군가를 겁먹게 한 건가?

역시 난 대단..

"야. 나 왔다."

"어?…어! 왔어?"

"어. 그리고 이거나 봐라."

서윤이가 가져온 건 A4용지 크기의 무언가.

그리고 받아서 읽어보니 그것은 서윤이의 중간고사 성적표였다.

그때까지도 난 정신을 못차리고 '풋! 이 귀여운 애송이가 나랑 성적 경쟁을 하겠다고?' 같은 어리석은 생각을 했었지만…

[전교 석차: 1/312]

"…엥?"

"아까 뭐라고? 올 1등급? 푸흡!"

"......"

시현이는 너무 어이가 없어서 옆에서 의기양양한 표정으로 비아냥대는 서윤이의 말을 듣지도 못했다.

아니…이게 말이 돼?

내가 친구를 한명 사귀었는데 그 친구가 전교 1등?

편애도 적당히 해야지 진짜;;

일단 그나마 다행인 점은 어차피 둘이 등급은 같다는 점이었다.

올 1등급.

그리고 내신 등급은 수능처럼 같은 등급 내에서도 표준점수 차이로 갈리는게 아닌 같은 등급이라면 그냥 동급이었다.

수능영어처럼.

그렇기에 일단 표면적으로 둘은 동급이기는 했지만…그게 시현이 마음 속의 패배감을 없애주지는 않았다.

"그래서 누가 누굴 가르친다고?"

"자…잠깐만, 너 왜이리 공부를 잘하는거야?"

"친구라곤 한명도 없는 내가 할 수 있는 거라곤 공부밖에 없지 않겠냐?"

약간 쓸쓸하게도 들릴 수 있는 얘기를 서윤이는 아주 당당하게 했다.

확실히 결과물은 당당할 만 했기에.

"자, 그럼 공부 시작할까? 아, 모르는 거 있으면 물어보고. 전교 1등님이 친히 가르쳐줄테니까."

"....."

"어? 공부도 못하는게 대답도 안해?"

"아…알았어…?"

"말이 짧네? 공부도 못하는게?"

"……알겠습니다."

"그래."

속으로 시현이는 쌍욕을 박으면서도 어쩔 수 없이 순응했다.

…진짜 기말 때 두고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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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럼 난 간다. 잘 있어라."

"…어. 너도."

그 둘은 스터디카페가 문을 닫을 때가 되어서야 카페에서 나왔고, 헤어졌다.

"그 독한년…진짜 문 닫을 때까지 공부하다니…"

시현이는 당연히 적당히 3~4시간 정도만 공부한다음 집가서 지은이랑 놀려고 했지만…뭔가 먼저 가자고 하면 지는 것 같아서 서윤이가 먼저 가자고 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결국 끝날 때(10시)까지 함께하게 되었다.

그 와중 중간에 지은이도 도대체 왜 안오냐며 문자를 보내기도 했었다.

물론 이유를 말해주자 납득하고 열심히 하라며 응원문자를 보내줬지만.

…어쨌든 그래서 이제 겨우 집으로 갈 수 있게 된 시현이는 터덜터덜 걸으며 집으로 가고 있었다.

"시현아!"

지은이가 그녀를 부르기 전까지.

"엥? 너가 어떻게 여기있어?"

"우리 귀염둥이가 이렇게 열심히 공부하는데 내가 위로라도 해줄까 싶어서 왔지!"

"....."

"어때 시현아? 감동받았어?"

"응.."

"에이~ 그렇게 말하지 말……어? 방금 '응'이라고?"

"응.."

지은이는 자기가 물어보긴 했어도 설마 긍정을 할 줄은 몰랐다.

그리고 자세히 보니 약간 울먹이는 것 같기도 했다.

그만큼 감동받았다는 건가?

지은이는 고생했다는 뜻을 담아서 시현이를 푹 안아주었다.

그리고 그러자 시현이의 얼굴이 본의아니게 내 양 가슴 사이에 파묻히게 됐는데…

"…가슴 부드럽네."

"지금같은 상황에서 꼭 그런 분위기 깨는 말을 해야겠어?"

"응.."

시현이는 그 말을 괜히 한게 아니라는 듯이 내 가슴 사이에 더욱 얼굴을 묻었다.

그 틈을 타서 약간 흘렸던 눈물을 내 가슴에 닦긴 했지만…귀여우니 모른 척 해줄까.

"시현아. 이왕 나온거 뭐 좀 먹고 들어갈까?"

"나 햄버거 먹을래!"

"그래그래. 먹고 싶은 거 다 먹어."

시현이는 눈물을 다 닦자 언제 그랬냐는 듯 다시 멀쩡한 상태로 돌아왔다.

아마 자기가 눈물을 흘렸다는게 부끄러워서 조금 무리해서라도 이러는 것 같지만 이것도 귀여우니 모른 척 해주자.

그렇게 지은이는 시현이랑 짧은 데이트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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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뒤 새벽.

시현이는 오늘도 서윤이를 이기기 위해 밤을 새가면서 빡쌔게 공부중이었다.

그 지은이가 그만 좀 공부하고 쉬라고 말 할 정도로.

"시현아. 제발 좀 쉬면서 해."

"아니야. 그 년을 이기려면 이정도 공부는 해야 해. 그리고 집중 깨지니까 말걸지마."

"....."

저렇게까지 말하는데 지은이 입장에서는 할 수 있는게 없었다.

기껏해야 간식이나 좀 가져다 주는 정도.

그렇게 체념하고 나가려는데..

"어라..? 갑자기 왜 콧물이..비염인가?"

"..?"

콧물이 흐른다는 말이 들려서 잠깐 휴지만 주고 가려고 뒤를 돌았다.

그런데 뒤를 돌자 지은이의 눈에 보인건…코피로 인해 코 아랫부분이 빨갛게 되어있는 시현이였다.

"시…시현아!"

"지…은…"

시현이는 피곤해서인지 아니면 어지러워서인지 말을 다 끝마치지도 못하고 쓰러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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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로네. 좀 쉬면 괜찮아 질 거야."

침대에 누워있는 시현이를 진찰한 엄마의 입에서 과로라는 말이 나왔다.

"우리 딸. 넌 대체 뭘 했길래 얘기 이지경이 될 때까지 방치를 하니?"

말투는 잔잔했지만 날 바라보는 시선은 매우 강렬했다.

대답 여하에 따라서는 용서치 않을 수도 있다는 듯이.

그리고 난 그동안의 일에 대해서 설명을 했다.

시현이가 공부를 빡쌔ㅐ게 했다는 것과 난 막으려 했지만 오히려 쫓겨났다는 것 등등을.

"아니, 확실히 좀 과하다 생각하긴 했는데 그게 쓰러질 정도였다고?"

"우리 딸이 하는 말만 들어보면 확실히 그정돈 아닌 거 같은데…그냥 귀염둥이가 몸이 많이 약한 거 같아."

"하…진짜 일어나면 두고보자."

"그럼 일단 엄마는 가볼게, 한동안은 절대안정 취하게 해. 그리고 이번엔 귀염둥이 잘못도 있으니 그냥 넘어가겠는데…한번만 더 귀염둥이 쓰러지게 냅두면…기대해?"

"칫, 알았어."

그 말을 끝으로 엄마는 엄마 집으로 돌아갔다.

엄마를 배웅한 지은이는 다시 안방으로 돌아와서 아직 쓰러져있는 시현이 볼을 쓰다듬어주며 작게 중얼거렸다.

"하…진짜 널 어떡해야 하니 시현아."

과연 시현이가 깨어나서도 공부를 더 하겠다고 하면 내가 그걸 막을 수 있을까?

화를 내서라도 막아야 할 텐데…내가 이 귀여운 시현이에게 화를 낼 수 있을까?

그냥 공부하게 해달라고 하는거면 몰라도 애교를 부린다면…

…차라리 그냥 공부 못하게 묶어놓을까?

…등등의 생각을 하며 시현이가 깨어날 때 까지 지은이는 그 자리를 지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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