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110화 (110/117)

〈 110화 〉 짧은 외전 ­ 동물 잠옷

* * *

­­­­­­­­­­­­­­­­­­­­­­­­­­­­­­­­­­­­­­­­­­­­­­­­­­

­­­­­­­­­­­­­­­­­­­­­­­­­­­­­­­­­­­­­­­­­­­­­­­­­­

동물잠옷은 크게 겨울용, 여름용이 있다.

표지에 나오는 옷이 바로 여름용 동물잠옷으로, 옷이 얇음+하의실종패션을 자랑했다.

그에 반해 겨울용은 옷이 두껍고, 안에 털도 달렸으며, 전신을 감쌌다.

흔히 동물잠옷하면 떠올리는게 바로 이것.

그리고 지금 이 얘기를 왜 하냐면, 지은이는 시현이가 동물잠옷을 입은 모습을 매우매우 보고 싶었기 때문이다.

다행히 마침 때는 12월.

겨울용 동물잠옷으로 갈아입기에 아주 적합한 시기.

지은이는 이 기회를 놓치지 않고 시현이에게 물어봤다.

"시현아. 슬슬 잠옷 갈아입을 때 되지 않았어?"

"응. 확실히 좀 춥긴 하더라."

"그래? 그럼 요즘 공부하느라 바쁠 텐데 내가 갈아입을 잠옷 구해줄게!"

"응? 굳이 안그래도 되는.."

"구해준다니까?"

"아..응."

사실상의 통보를 마치고는 지은이는 시현이가 학교를 간 사이 백화점으로 향했다.

하지만 진짜 문제는 여기서 시작됐다.

'..뭘 골라야 되지?'

동물의 종류는 수십가지. 그리고 그중 시현이가 입었을 때 안어울릴 것 같은 동물은 단 하나도 없었다.

사자든 호랑이든 펭귄이든 악어든 뭐든간에.

무적의 귀여움이면 모든게 해결이 됐다.

하지만 지금은 그게 오히려 독이 된 게 문제.

물론 그중에서도 독보적으로 어울리는 동물이 하나 있긴 했다.

바로 고양이.

하지만 전부터 그걸 알고 있었던 과거의 내가 여름용 동물잠옷을 고양이로 사주었고, 질리도록 입은 모습을 보게 되었다.

물론 여름용이랑 겨울용이랑 어느정도 차이는 있겠지만..굳이 또 고양일 고르고 싶지는 않다.

그렇다면..2순위는 '강한 동물'인가.

호랑이 사자 상어 같은.

왜냐하면 그 맹수의 무서운 모습이 시현이의 귀여움과 맞물려서 갭모에를 내기 때문이다.

하지만 시현이 본연의 귀여움을 증폭시키지는 못한다는게 단점.

그리고 3순위가 태생이 귀여운 동물.

판다나 펭귄 같은 것들.

이 경우 시현이 본연의 귀여움을 살릴 수 있지만 문제는 그게 다다.

뻔한걸 별로 좋아하지 않는 나로서는 굳이 고르고 싶지는 않은 선택지.

그리고 4순위는 개구리같은 별 관련도 없는 동물들.

물론 굳이 입혀보면 또 잘 맞긴 하겠지만.. 딱히 그럴 필욘 없겠지.

결국 3,4순위를 선택할 메리트를 찾지 못한 나는 자연스레 2순위에서 선택을 하게 되었다.

"..그래도 역시 강한 동물하면 사자나 호랑이겠지?"

'맹수의 왕' 하면 떠오르는 건 역시 그 둘이었다.

근데 둘이 싸우면 누가 이기지?

물론 사는 곳이 달라서 싸울 일이 없다는 당연한 전제는 무시하고.

나X위키를 찾아본 결과 호랑이가 스펙상 약간 우세하나, 큰 차이는 아니기에 개체나 집단의 상황에 따라 승패가 갈릴 가능성이 높다고 적혀있었다.

..그래도 호랑이가 좀 더 우세하다는 건 맞겠지?

결론을 내린 나는 바로 호랑이 잠옷을 사갔다.

"시현아! 내가 잠옷 사왔어!"

"..?"

시현이는 내가 옷을 건네주자 이게 뭐냐는 듯이 바라보았다.

"내가 너한테 가장 잘 어울릴 거 같은 동물로 골라왔어."

"..내가 호랑이랑 잘 어울린다고?"

"호랑이는 고양잇과래."

"..그래?"

나도 몰랐었지만 아까 호랑이vs사자로 위키를 검색해보다가 알았다.

"그래서 입어줄거지?"

"솔직히 별로 내키지는 않는데..뭐 사온 성의가 있으니 일단 입어는 줄게."

"진짜?!"

거절하면 어떡하나 고민했지만 다행히 기우였다.

"대신 불편하면 바로 벗을거야."

"뭐, 그정도쯤이야."

내 동의를 받아내자 시현이는 옷을 갈아입으러 들어갔다.

그리고 잠시 후..

"크..크앙?"

"....."

시현이가 옷을 갈아입고 나와선 나름 맹수를 따라해보겠답시고 한 저 말에 내 이성이 끊어졌다.

"꺄아!!!!! 너무 귀엽다!!!!! 지상에 강림한 천사인가봐!!!!!!!"

그 뒤로도 온갖 발광을 하며 난 시현이를 껴안고 놓아주질 않았고..

시현이는 매우 불편했음에도 한동안 옷을 벗지 못했다.

그리고..

"..앞으로 동물잠옷은 없어."

"그..그런..!"

"흥. 자업자득이야."

결국 이런 통보를 받게 되었고,

그날 지은이는 인간이 할 수 있는 최대한의 사죄표시를 했지만 시현이의 철회는 없었다고 한다.

­­­­­­­­­­­­­­­­­­­­­­­­­­­­­­­­­­­­­­­­­­­­­­­­­­

­­­­­­­­­­­­­­­­­­­­­­­­­­­­­­­­­­­­­­­­­­­­­­­­­­

* * *

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