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친이 TS되었다-116화 (116/117)

〈 116화 〉 2부 53화 ­ 결혼식(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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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간이 흘러, 어느새 결혼식날이 되었다.

그리고 우리는 결혼식을 위해 전날밤부터 비행기를 타고 미국으로 가고있는 중.

"근데, 우리 딸, 괜찮겠어? 굳이 신랑 복장을 입겠다니."

"어. 괜찮아."

동성결혼이다보니 신부가 둘이었기에, 둘다 신부복을 입는 건가 했지만, 시현이의 강력한 요청에 의해 내가 신랑복장을 입게 되었다.

내가 남장한 모습 보고싶다나 뭐라나.

그리고 난 그냥 시현이가 원하는 대로 따라 줄 뿐이었고.

"근데 가슴은 어떡하지? 압박붕대라도 해야되나?"

"가슴도 작으면서 뭘. 그냥 입어."

"......"

가만있었는데 느닷없이 치명타를 맞았다.

"그러는 넌.."

"자자. 그만하고, 이제 다와가니까 슬슬 결혼식에 대해서 알려줄게."

아니 왜 내가 당할땐 가만있다가 반격좀 하려니까 말을 끊는걸까.

보통 부모는 며느리를 홀대하고 자기 자식을 접대해주지 않나?

아직 며느리가 아니라 그런건가?

"일단 너네는 공항에서 머지않은 곳의 교회에서 결혼식을 치룰텐데, 소규모로 치루다보니까 일반 결혼식에서 하는 것들을 몇개 빼고 해. 당연히 축의금 같은 것도 못받고."

"뭐, 그정도야."

"짧게 순서를 말하자면, 개식­>신랑,신부입장­>결혼서약­>목사의 주례읊기­>교회 사람들의 축하연주­>연주를 받으며 행진­>기념촬영 이야. 한 30분도 안걸릴걸?"

그리고 시현이가 부모님이 안계셔서(패드립아님) 그런지 양측 부모간의 인사같은 절차도 못하게 되었다.

뭐, 부모는 우리 엄마 한명이면 충분하겠지.

혼자서 4인분은 충분히 하는 사람이니까.

그리고 그런 생각을 하던 사이, 목적지에 도착했다.

그 다음 내려서 조금만 걸으니 엄마 말대로 바로 교회가 나왔다.

교회에 도착하자 도우미가 우릴 반겨주었다.

"어서오세요."

한국어로.

"..여기 미국 아니야?"

"돈이면 안되는게 없단다."

역시 우리 엄마..

..라고 감탄을 했었는데.

"자. 그럼 이제 옷 갈아입으러 가자. 귀염둥이. 따라오렴."

"알았어."

"나는?"

"우리 딸은 저기 도우미가 도와줄거야."

..아니 댁 딸은 난데 왜 난 도우미가 도와주고 시현이는 엄마가 도와줘?

감탄한지 얼마나 됐다고..

"너무 그렇게 풀죽지마. 다 이유가 있으니까 그런거야."

"뭔데?"

"원래 신부는 아버지랑 같이 입장해야 하는데, 귀염둥이는 그럴 수 있는 상황이 아니니 유일한 어른인 내가 같이 입장하기 위해 그런거란다."

"그럼 입장만 같이 하고 준비는 나 도와줘도 되잖아."

"어허. 그냥 그러려니 하렴."

이게 뭔..

'걱정 마. 우리 딸이 깜짝 놀랄만큼 예쁘게 만들어줄테니까.'

그럼에도 내가 침울한 반응을 보이자 엄마는 그렇게 귓속말을 하고는 시현이랑 같이 오른쪽의 옷갈아입는 방으로 들어갔다.

'..그렇게 말하면 내가 뭐라 할 수가 없잖아.'

그런 불만을 가지며 난 도우미를 따라 반대쪽 방으로 들어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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잠시 뒤. 결혼식이 시작되었다.

신랑역인 나는 먼저 입장하였고, 이제 신부역인 시현이가 입장할 차례.

"그럼 이어서 오늘 결혼식의 꽃인 신부 입장이 있겠습니다. 모두 박수로 맞아주시길 바랍니다."

사회자의 목소리가 끝나자마자 엄청난 박수소리와 함께 입구의 문이 열리며 웨딩드레스를 입은 시현이가 엄마의 손을 잡고 들어왔다.

그리고 나는 그 모습을 보자 입이 떡 벌어졌다.

'..저게 시현이라고? ..진짜 존나 예쁜데? 저게 사람의 미모가 맞는건가? 엄마나이스!!!!'

웨딩드레스를 입은 시현이의 모습이 엄마의 호언장담대로 말도 안되게 아름다웠기 때문.

웨딩드레스다보니 평소의 귀여움을 부각한 옷이 아닌 아름다움을 부각한 옷인데, 진짜 말도 안되게 아름다웠다.(중요해서 한번 더 말함)

옆의 엄마가 쩌리로 느껴질 정도의.

그리고 같은 시각.

시현이도 지은이와 비슷한 감정을 느끼고 있었다.

'개, 개잘생겼어!!!'

정장을 차려입고, 머리도 묶어서 최대한 신랑처럼 느껴지게 만든 모습은 진짜 말도 안되게 잘생겼었다.

애초에 본판이 미녀이기에 남장 비슷한 것을 해도 그 미모는 어디가지 않았던 것이지만, 지금 그건 중요하지가 않았다.

중요한건 개잘생겼다는 것.

그리고 그런 사람과 이제부터 내가 결혼을 한다는 것.

그런 황홀한 기분을 느끼며 시현이는 지은이가 기다리는 곳으로 갔다.

그 다음 서로 절 한다음, 드디어 오늘의 하이라이트인 결혼서약이 시작되었다.

"이어서 주례 선생님께서 신랑신부로부터 혼인서약을 받는 순서가 있겠습니다."

그 말과 함께 주례선생이 와서 미리 준비해둔 혼인서약서에 써져있는 내용을 읽었다.

"신랑 이지은군은 이시현양을 아내로 맞이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늘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진정한 남편으로써의 도리를 다할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신부 이시현양은 이지은군을 남편으로 맞이하여 어떠한 경우에도 늘 서로 사랑하고 존중하며 진정한 아내로써의 도리를 다할것을 맹세합니까?"

"네. 맹세합니다."

그 뒤로 성혼선언문까지 낭독을 하고, 사실상 결혼식은 끝이났다.

즉, 둘은 이제 정식으로 부부가 된 것.

"마지막으로, 축가와 함께 신랑신부의 행진이 있겠습니다."

교회에서 준비한 축가를 들으며, 식장 밖으로 나왔고, 진짜로 결혼식이 끝나게 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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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뒤로 우린 시현이가 옷 갈아입던 방으로 돌아왔다.

"잠깐 부부끼리 대화좀 하고 있어. 엄마는 뒤처리좀 하고 올게."

"응."

엄마가 나가고 그 방에는 나와 시현이만 남게 되었다.

"......"

"......."

그런데 평소라면 잘도 떠들었을 둘이지만, 이번엔 이상하게 아무말도 없었다.

그 이유는, 서로 상대방이 너무 어색했기 때문.

서로 상대의 웨딩드레스/정장 차림을 본 건 처음이고, 그 차림이 너무나도 어울렸기에 평소의 허접한(?) 이미지와는 괴리감이 크게 느껴졌다.

어쨌든 그런 조용한 분위기가 지속되자 보다못한 지은이가 먼저 입을 열었다.

"그...자, 잘어울리네 시현아."

"너, 너도."

"......."

"......."

다시 정적.

그리고 그 정적 속에서 지은이는 미칠 것 같았다.

손잡고싶고 안아주고싶고 쓰다듬어주고싶고 키스도 하고 싶은데..

아니 하다못해 이 얼어죽을 것만 같은 분위기라도 어떻게 할 수만 있다면..

하.. 그와중 시현이 입술은 또 왜 저렇게 반들거리는 거야, 존나 키스하고싶게.

"키스할래?"

"뭐..뭐?"

어? 지금 나 육성으로 말한거야?

이 얼어죽을 것만 같은 분위기에서?

미친! 빠, 빨리 수습을..!

"아, 아니! 잘못 말한 거 같..."

"..하자."

"뭐, 뭐라고?"

"하자. 키스."

이 분위기를 깨고싶었던건 지은이만이 아니었고, 키스하고싶었던 것도 지은이만이 아니었다.

"지, 진짜?"

"응."

시현이의 동의를 받은 나는 더 지체할 것 없이 서로의 입술을 포갰다.

"츄읍♡"

처음에는 이 분위기를 반영이라도 한 건지 단순히 입술만 포개고 있었지만,

시간이 지나면서 좀 더 진하게 하고 싶다는 욕망이 생겼고,

어느새 양쪽은 혀를 쓰기 시작했고 상대의 입안을 유린했다.

"으읍♡"

잠시 후.

오랜 키스가 끝나자 둘은 웃음이 나왔다.

이 사람이 내가 알던 사람이 맞구나라는 안도감에서 나오는 웃음이.

그리고 한껏 풀어진 분위기 속에서 다시 한번 상대의 모습을 칭찬했다.

"웨딩 드레스 진짜 예쁘다. 시현아."

"고마워. 너도 정장 엄청 잘 어울려."

그리고는 그동안 못했던 잡담을 시작했다.

주로 별 쓸데없는 잡담들을.

"근데 너 아까 엄청 긴장한거같더라? 막 손발이 덜덜 떨리던데?"

"너야말로. 무슨 스마트폰 진동보다도 더 심하게 떨리더구만."

"넌 무슨 지진 난 줄 알았어. 너무 떨길래."

..같은 정말 쓸데없는 잡담들.

그렇게 시간가는줄 모르고 떠들자, 어느새 엄마가 와서는 슬슬 가자는 말을 했다.

하지만 뭔가 그냥 가기가 좀 그래서인지 난 비행기에 타기 전 마지막 인사를 했다.

"바이바이, 뉴욕."

"진짜 역겨운 대사랑 포즈인데.. 왜 너가하니까 멋져보일까. 짜증나게."

"선천적인 매력때문 아니겠어?"

"응. 아니겠어."

"힝.."

"잡소리하지말고 빨리 타 이것들아."

"..넵."

이렇게 평화로운(?) 분위기 속에서 둘은 집으로 향했다.

앞으로의 일상은 어떨까 기대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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