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57화 〉 chapter 56. 나만 좋아하고 싶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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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거 우연이 아님? 대박사건]
(사진)
(사진)
사진 개발새발로 찍었는데 멀리서만 봐도 이우연인 거 알아차렸다 ㄹㅈㄷ;; 와 실제로 보니까 ㄹㅇ 장난 아님 같은 사람 맞음? 엄청 말랐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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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오늘 목격담 게시판 ㄹㅇ 터졌네ㅋㅋㅋㅋ
┖ 아니 최근 들어서 목격담 게시판 가뭄이었잖아. 그래서 지금 단비내리는 거임
: 근데 이렇게 몰래 찍어도 돼?
┖ 되지 않냐? 일반인도 아닌데.
┖ 일반인 아니라고 해도 찍는 건 좀 그렇지 않나.
┖ 홈마 개념으로 생각하자 그냥
: 마스크나 선글라스 같은 건 안 끼고 다니나 보네.
┖ 그거는 연예인 병 아님?
┖ 길거리 다니면 알아보는 사람 꽤 많지 않나? 연예인 병까지야.
[오늘 영화관 화장실에서]
멸살의 날 끝나고 화장실에 사람 몰릴 타이밍이었는데 진짜 개예쁜 남자가 들어오는 거임. 그래서 사람들 다 남자분 쳐다보는데 많이 우셨는지 코랑 눈이 빨가셨음.
근데도 귀엽고 난리야 ㅅㅂ 천상계 외모? 딱 그런 느낌.
그리고 바로 세면대에서 세수를......^^? 하시더라. 아니 화장 지워진 건 알겠는데 세수는 다른 거잖아. 근데 왜 세수해도 변한 게 하나도 없는 건데!!!!!!
ㅋ생각해 보니까 화장도 안 하셨던 거 같음ㅋㅋㅋㅋㅋㅋㅋ 아 미치겠다. 선크림 바르고 나가시는데 ㄹㅇ 화장 고치고 있는 내가 다 허탈함. 세상 개씹불공평해ㅠㅠㅠ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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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세상 개좁네ㅋㅋㅋㅋㅋ 나도 오늘 화장실에서 그분 봤는데 거울 보니까 웬 오징어가 한 마리 있더라.
┖ 모델이잖아~
┖ ?? 모델이라고?
: 오늘 ㅇㅇㅇ 멸살의 날 보러 갔다는데 혹시?
┖ 걔가 누구야?
┖ ㅈㅂ ㅇㅇㅇ 빠들 낄끼빠빠 좀 해라~ 세상의 중심이 걔로 돌아가는 줄 앎?
: 나 글쓴인데 ㅇㅇㅇ 사진 보고 왔어. 내가 말한 사람 맞는데?? 옷 똑같음.
┖ ㅋㅋㅋㅋㅋㅋㅋ 세상의 중심이 ㅇㅇㅇ으로 돌아가네~~~!!
┖ 지방러는 오늘도 사진만 본다. 나는 언제쯤 실물 보지
[BEST] 목격담 정리
오늘 올라온 목격담 (논란) 총정리
1. 같이 다닌 여자분은 학교 친구. (사진)
2. 데이트 아니고 친구끼리 놀러 간 거래 ㅇㅇ.소수의 목격담 중에 여자분이 우연이 손목을 잡고 가셨다는 말이 있지만 손잡기, 팔짱 같은 스킨쉽은 일절 목격담에 없었음.
3. 여자분 사진 찍은 거 다 삭제하고 절대 올리면 안 됨.
+) 이우연 멸살의 날 보고 펑펑 운 다음에 화장실에서 세수함ㅋ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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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여자분 사진 올리는 건 ㄹㅇ 선 넘은 거임. 근데 잘생기셨더라.
┖ 서로 얼굴 보고 이 정도면 친구 해도 되지 않을까? 하지 않았을까.
┖ 지금은 다 내려갔긴 함 ㅇㅇ 올라온 것도 별로 없었지만.
: 영화관 세수남 이우연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ㅋ
┖ 그만큼 자신 있으시다는 거지~ 타이틀 한 번 기가 막히네.
┖ 그냥 길거리에서 마주쳐도 이슈 될 얼굴이긴 하잖아.
: 사진 ㄹㅇ 다 기럭지 개길고 개마르고...... 밥 먹고 사는 거 맞지?
┖ 모델들 원래 다이어트가 일상생활 아님?
┖ 그것도 뺄 살이 있어야 하지. 저기서 더 마르면 뒤질 거 같은데.
[내일 ㅇㅇㅇ 라이브 방송]
(사진)
요즘 게시판에서 자꾸 언급되는 ‘그 애’ 아웃스타 글 퍼옴 ㅇㅇ 내일 처음으로 라방 한다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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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포토샵빨인 거 들키겠네.
┖ ㅋㅋㅋㅋ 실물 쩌는 거 얼마나 유명한데 ㅅㅂ
┖ (사진) 참고로 일반인이 찍은 거임.
┖ 근데 그렇게 좋아할 정돈가? 아이돌도 아니고.
: 라이브 방송 생긴 지가 언젠데 이제야 켜는 거냐.
┖ 앞으로는 매일 켜야 됨 ㄹㅇㅋㅋ
┖ 바빠서 그랬나 보지 뭐. 이제 시험도 끝났다니까 ㅇㅇ
: 팬싸 같은 건 안하냐?
┖ 모델이 팬싸를 어케 햌ㅋㅋㅋㅋ
┖ 팬들 극성이라 가능할지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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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내일 8시에 알람 맞춰놔야겠네.”
미간을 찌푸린 채 핸드폰 알람시계로 들어가 내일 7시 55분에 알람을 맞춰놓은 송이가 한숨을 푹 쉬었다.
‘다른 여자가 생길 거라고는 생각은 했지만.’
막상 이렇게 눈으로 직접 보니 마음이 착잡해졌다.
그동안 소꿉친구라는 이유로 우연과 제일 친한 이성 친구라고 생각했는데 이제는 아닌 거 같아서.
학교가 달라지고, 거리가 멀어지면서 연락은 자연스럽게 뜸해질 수밖에 없었다.
비교적 늦게 시작한 연기의 길은 예상대로 호락호락하지 않았고, 밤낮을 가리지 않으며 학교에서도, 소속사에서도 연기 트레이닝을 받아야 했으니까.
그렇게 그녀가 노력하는 시간 동안 우연은 왕성한 활동을 했다.
에이전시에 들어가면서 우연은 더 유명해졌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갔다.
그녀와는 다르게.
“혼자 구질구질하게 왜 이러냐.”
열등감이 잠시 생겨났지만 이내 다른 생각으로 인해 사라졌다.
눈물이 날 정도는 아니지만, 아직도 마음 한 켠에 두고 있는 첫사랑이 다른 여자와 데이트를 했다는데.
기분이 싱숭생숭했다.
바쁠 때는 우연의 생각이 나지 않았지만 이렇게 우연을 볼 때면 아직도 좋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곤 했으니까.
‘짝사랑이라는 건 어렵네.’
그녀의 방에는 이미 우연의 흔적이 가득했다.
당장 서랍을 열면 있을 우연의 화보집들, 갤러리에 들어가면 있을 룩북 사진, 하나뿐인 포스터와 그가 광고한 화장품까지 화장대에 올라가 있다.
그나마 얼마 전에 우연이 먼저 연락해준 걸로 아직 그녀를 잊지 않았다는 걸 알 수 있었지만.
그게 뭐라고 그날 하루 종일 기분이 좋았었던 건지.
지금도 그저 혼자 위안하고 있을 뿐이었다.
‘유서아.’
이름도 특이했다. 차라리 조금이라도 못생겼다면 안심할 수 있었을 텐데.
지금은 사진이 다 사라지고 없지만 이미 사진을 본 송이는 우연의 팔로우 목록을 뒤져서 프로필 사진이 비슷한 비공개 계정을 찾을 수 있었다.
알아낸 건 이름뿐이지만, 아마 우연에게 물어보면 흔쾌히 유서아가 누군지 알려줄 게 분명했다.
“또 혼자 친구겠지. 혼자만.....”
꿍얼거리듯 흘러나온 말은 경험에서 우러러 나온 말이었다.
우연이 백 번 친구라고 해봤자 그 친구가 과연 우연을 친구라고 생각하고 있을까?
그건 모르는 일이었다. 만에 하나 아직 아니라고 해도
시간이 지나면 스며들겠지.
그녀 또한 그랬다.
에쁜 걸 떠나서 우연은 여타 다른 남자애들과는 다른 성격을 가지고 있으니까.
“나만 좋아하고 싶네.”
고요한 방 안에 그녀의 속마음이 툭 하고 튀어나왔다.
가만히만 있어도 사람들의 관심을 끌어모으는 우연에게 욕심이란 걸 알지만, 나만 알고 싶고 나만 좋아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 여자애가 우연을 좋아하지 않길 바라야겠지.’
개인 메시지 창으로 들어가 방학 때 한번 만나자는 말을 보낸 송이는 그대로 핸드폰 화면을 꺼버렸다.
핸드폰을 들면 자꾸만 찾아볼 거 같아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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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장 지우는 거 귀찮은데.”
그냥 이 상태로 라이브 방송 켜야겠다.
에이전시 홈페이지에 실릴 프로필 사진 촬영을 하고 집에 왔는데도 쉴 수 없는 현실에 통탄을 금치 않을 수가 없다.
‘그냥 나중에 한다고 할 걸 그랬나.’
항상 뭔가 약속을 해두면 그 약속이 도래할 때쯤 귀찮음이 몰려온다. 막상 다가오면 시간 가는 줄 모르지만.
샤워를 하지 못한다는 게 좀 찝찝하긴 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
어느덧 예고했던 8시가 되기 3분 전.
집에 도착해서 손을 씻고 너튜브 영상 몇 개 보니 시간은 순삭이었다. 목이 말라서 냉장고에 있는 망고 주스를 하나 꺼내 책상에 앉았고
“이렇게 켜는 거 맞나?”
8시가 되기 1분 전, 아웃스타그램 라이브 방송을 켰다.
‘켜진 게 맞나?’
처음 해봐서 그런가 화면이 검은색인 게 아무것도 보이지 않았다. 뭐야 이거.
* *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