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세계의 음료가게-20화 (20/140)

〈 20화 〉 신맛 커피&쓴맛 커피(1)

* * *

어라? 분위기가 이상하다.

진짜로 이상한 말을 한 걸까?

자…다시한번 더 생각을 해보자….

‘다리 좀, 벌려 봐요.’

으음…확실히 오해소지가 엄청난 발언이다.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오해를 풀어봐야 겠다.

“그런 거 아니헤요. 그냥 다리만 잠깐 벌려봐혀.”

“아니, ‘그런 거’ 말고는 연상되는게 없는데요!??”

오해를 풀기 위한 의미 부정에도 반박을 하는 지혜씨가, 괜히 미워지기 시작하면서 볼에 바람이 한가득 들어가진다.

어떻게 해야 믿어줄까? 솔직히 모르겠다. 그냥 행동으로 옮기자.

취기가 오른 지금 일어서버리면, 큰 사고가 날 느낌이 강하게 든다. 몸을 못 가누어서 가구의 모서리에 찍는 등의 일 말이다.

그렇게 네발로 기어가서 양반다리를 하고 있는 그녀의 무릎을 탁탁 쳐보았다.

“빠알리 펴혀봐요? 아니 버려봐요!”

“우앗, 사장님! 순간 안보…히익!!”

나의 능력이 잠깐 발동해버린 걸까? 안 보였다고 말하면서 나를 보더니 깜짝 놀란다.

“그, 그…! 사장님! 지금 사장님 자세는 이상한 자세예요! 게, 게다가! 그렇게 올려다보지 마세요!!”

이상한 소리를 하기 시작한다. 자세라니? ‘남자’가 이런 자세 해봤자 징그럽지 않은가?

나라면 인상을 찡그리면서 식겁할텐데…음, 그냥 일어서면 넘어져서 그런 것뿐인데….

그보다 왜 눈을 못 마주치는 걸까? 역시 ‘내가’ 문제인 걸까? 문제라 해도 지금은 그러한 생각보다 중요한 거를 하고싶다.

“빠알리 해봐요오­.“

지혜씨를 독촉하면서 무릎을 탁탁 치면서 드는 생각이…성희롱 취급은 아니겠지…? 이상한 의도는 없다. 정말로…없다? 정말로 없나…?

“우으읏, 일단 알겠으니까 진정하세요….”

그렇게 말을 하면서, 마지못해 천천히 다리를 벌려주는 지혜씨. 청바지와 흰색의 니트 터틀넥을 입어서 그런지 몸매의 굴곡도 예쁘긴 하다…남친이 있으면 나 나쁜 놈인가?

다리를 벌리면서 뭔가 부끄러운 듯이 고개를 돌려버리는데 으음…역시 성희롱적 발언인가…?

그치만 현재로서는 이 단어 말고 지금으로서는 생각이 나는 단어가 없다. 역시 술이 취하면 머리가 멍해지는 것이 생각하기가 귀찮아진다.

일단, 지혜씨가 다리를 벌려줬으니 내가 하려 했던 행동을 취하였다.

“읏챠ㅡ.”

그렇게 지혜씨에게 다가가서 그녀의 다리사이에 앉아봤다.

그래도 뭔가 허전하다. 뭐가 부족할까?

게다가. 내가 앉을 거를 예상하지 못하였는지 깜짝 놀란다.

“으ㅡ엑?! 사, 사장니임?!”

“쟘갼만요오.”

주위를 두리번거리다가 집안 바닥에 널브러져 있던 인형과 베개더미에서 길죽한 베개를 하나 꺼내어, 꼭 끌어안아봤다.

그래, 이거다. 앞이 허전한 느낌이 없이 딱 맞는 느낌.

나 혼자 사용하기는 치사한 것 같기에, 베개더미에서 크고 푹신한 베개를 지혜씨에게 줬다.

그보다 베개를 꺼낼 때, 인형과 베개로 이루어진 산이 무너지긴 했는데…내일 정리하지 뭐….

“쓰세여어. 허리아프쟈냐요?”

“끄으응, 고마워요…그보다 인형이랑 베개 엄청 많네요?”

손님인 점을 의식해서인지, 벽에 기대지 않고 앉아있던 모습이 마음에 들지는 않았다.

그렇기에 베개를 건네어 주었는데 정답인 거 같다.

그렇게 지혜씨는 베개를 허리 뒤에 두고는, 조금 편하게 벽에 기대었다.

“녜헤, 어쪄다보니 술 다음으료…엄청 모으게 됏?니다? 푹신해서 엄~청 모으게 대써요오?”

“아…이상할 정도로 많다고 생각됐는데…그런 이유군요….”

지혜씨는 내방을 둘러보면서 안색이 조금 어두워지고 있다. 인형이나 베개가 뭐 어때서…!?

아니 좀…술다음으로 많이 사 모으긴 했지만…힘들 때 파묻히면 얼마나 기분이 좋은데!?

가끔 인형과 베개가 없으면 안심을 못하는 경우가 생기기에…어쩔 수 없었다.

특히 오늘처럼 수면마비로 인하여 악몽을 꾸었을 때는, 인형과 베개에 파묻히는 것이 일상적이었다.

하지만, 가게에는 인형과 베개가 없었기에,담배를 태운거 였다.

만약…이것들이 없었다면 아마 내방의 벽지는 타르 범벅이 되었을 것이다.

그렇게 말하다 보니. 마시다 남은 웜울리쉽이 생각이 나서, 지혜씨 앞에 앉은 채로 팔을 뻗어 바닥에 둔 머그잔을 들어 마시기 시작한다.

몇 모금 더 마시면 다 마실 듯하다. 슬슬 식어가기에 그만 마실까 생각했지만, 달콤한 우유 맛과 목에 넘길 때 올라오는 위스키의 느낌은 포기할 수가 없다.

“으음…그보다…사장님 너무 취하셨어요…어제는 괜찮으시더니, 도수 높은 술을 넣으신 건가요?”

“려스티네일에 우유를 탄 정됴요? 키가 작댜보니 연쇽대는 음쥬는 가니해독글 모해서 금방 치한?니댜? 먖나…? 몰랴!”

“간이 해독을 못한다 하시면서…지금도 계속 마시는 시점에서 문제 아닌가요…?”

한숨을 푹 내쉬지만…어쩔 수 없는 걸? 기왕에 마시기 시작한 거 다 마셔야지!

술을 마시는 점을 지적하였으니…이제 조금 남기도 했고, 온도가 식기 직전이니 한 번에 다 마셨다.

“댜~마셨으니! 문제해결 이럅니댜?”

“사장니임! 그런 문제가 아니잖아요오…! 끄응…언니가 이런 기분이었을까요?”

내 나름의 변명을 하지만, 지혜씨는 오히려 화를 더 낸다. 왜 지…?

모르겠다. 그냥 생각 하기가 싫다. 라는 생각만이 머릿속에 가득하다.

그렇게 머그컵을 바닥에 두고는, 나의 상반신을 천천히 지혜씨 쪽에 기대었다.

그렇게 머리에 느껴지는 가슴팍의 느낌. 등뒤로 느껴지는 니트의 감각과, 머리에서 느껴지는 지혜씨의 가슴은…음…목 베개를 하고 있는 느낌이다…?

성희롱 같은데…아닌가? 아니 지금 내가 있는 세상은 남녀역전이면 괜찮은 건가…?

나는 지금 어디에 있으며, 어디에 속한 걸까?

역시 매번 드는 생각이지만, 술을 마시고 하는 생각은 나도 잘 모르겠다.

그렇기에 마시는 것일지도.

지혜씨 품에 안긴 기분은... 즐겁다 보다는...차갑디 차가운 인형과 베개로는 얻지 못하던 온기가 따뜻할 뿐이다.

“히익! 사, 사, 사장니임!? 이건 더 아닌 것 같은데요!?”

“갠챠냐요오? 그보댜 손 줘요 숀!”

지혜씨는 베일리스 밀크를 마셨기 때문에 도수도 낮았고…여성이다 보니 그냥 호로록 하다가 순식간에 마셨다.

아니 남성이 더 성질이 급하지 않나? 이 정보가 맞나…?

취해서 그런 것일까? 이전 세상과, 지금 세상의 정보가 혼선이 되는 기분이다. 역시 이런 생각은 하기 싫다.

그보다. 너무 허전하기에 손을 달라 하였는데, 주려는 건지, 안 주려는 건지…어정쩡한 위치에서 머뭇거리는 손을 내가 잡아당겼다.

“오늘따라 한숨만 느는 기분이예요…끄으응…사장님…역시……힘드신 가요? 좋은 상담사 있는데 저랑 같이 가 보실래요? 그보다 손목에 상처 소독하는 거를 깜빡 했는데, 지금이라도 해요. 네?”

나는 그저 대답없이 고개를 저을 뿐이다.

나 힘든 걸까…? 역시 약통을 본 것일까…?

손목의 상처 흔적들도 금방 눈치챌 정도인데…눈치 정말 빠르네…그래도 나쁘지는 않다.

처음에는 들킬까 걱정했는데. 아니 들켰을 때 부정적인 반응이 무서웠다.

하지만…걱정해주는 반응을 보니 나쁘지는 않았다. 정말 무서웠지만 지금은 나쁘지 않다.

어떤 대답을 해야 할까? 전혀 모르겠다.

말문이 막혀오기에, 그냥 그녀의 팔에 내 볼을 부비적거려봤다.

역시 따뜻하다.

그렇게, 지혜씨도 처음에는 어정쩡한 자세였다가. 천천히 편안한 자세로 변하였다.

잠시 그녀의 품에 기대어, 적막속에서 들려오는 움직임 소리와, 따뜻함을 즐겼다.

아무것도 묻지 않는 게, 역시 이런 상황에 익숙한 걸까?

***

취한다의 의미는 무엇일까?

정신이 몽롱해진다? 몸을 가누지 못한다?

그런 것도 있겠지만, 부끄러움을 잊고 솔직해질 수 있다는 점 아닐까?

평소에 하고싶었던 행동, 말 등을, 취기로 인해서…부끄러움을 잊을 수 있게 된다.

그냥 평소에 정말로 원한 따뜻함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렇기에 ‘푸근한 양 한잔 할래요?’ 라고 말하였다.

거기에 나는 그 칵테일이 도수가, 은근 높다는 점까지 알고 있다.

애초에 만드는 사람이 모르면 누가 알겠는가?

그렇게 칵테일을 빠르게 마셔서…체내의 알콜의 농도를 순간적으로 높이는 방식으로 빠르게 취할 수 있도록 유도했다.

사실 키나 체중이 취하는 속도와 알콜의 해독에 관련이 있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간의 해독능력’이다.

지혜씨에게는 아닌 척을 하면서 거짓으로 술에 약한 척을 하였지만.

애초에 칵테일 바도 운영하는 시점에서 알콜에 약할 리가 없지 않은가?

빠르게 마셔서 순간적으로 취한 것은 ‘제정신으로는 할 용기가 없어서’ 였을지도 모르겠다.

변명인 걸까? 나는 정말…성격이 안 좋은 걸까?

나 정말 나쁜 아이네….

“그부다, 베일리스 밀크 맛 어때여?”

일단, 우울한 생각은…지금은 하고싶지 않다.

그렇기에 말재주가 없는 나라도 어떻게든 화제를 만들어 보고싶었기에…갑작스럽게 취미 생활을 묻는 거 보다는, 지금 마신 칵테일 맛의 평가가 궁금해졌다.

“으음…초코우유 느낌요? 그냥 우유에 코코아 타서 마시는 그런 기분이었어요.”

“쵸쿄맛 독특했져?”

“네­ 아마 부드러운 초코느낌? 흔히 코코아를 타마시는 느낌이랑은 조금 달랐어요.”

“유럽식 쵸쿄느낌일거에요오, 미국의 허쉬 쵸쿄 보댜는…고디바 초코와 비슷한 느낌?”

초콜릿의 느낌은 유럽풍이라 할수있다.

미국처럼 코코아 향이 강렬한 느낌보단, 부드러운 초코우유를 마시는 느낌?

원산지가 유럽쪽이다 보니 그런 것 일수도 있지만.

“초코맛 술은 처음인데 괜찮네요. “

“그쳐? 진쨔 알콜 느낌도 없을 만크음 도수가 어어엄청 낮은 술이에여.”

주재료인 베일리스는 알콜도수가 낮기로 유명하다.

거기에 우유 비율을 높게 했으니…알콜 도수는 못해도 5도 전후 일거다.

맥주와 비슷한 수준이지만, 유리컵 한잔 정도이기에 취할 정도는 안된다.

마시고난뒤 몸이 따뜻해지는 느낌 정도?

주재료인 크림과 위스키의 재고를 처리하기 위해서 만들어진 리큐르지만, 맛 하나는 좋다.

한가지 문제가 있는데, 개봉 후 냉장보관을 안 할 경우, 금방 맛이 변해버린다는 단점이 있다.

크림베이스로 만들어진 리큐르라 그런지, 다른 도수낮은 리큐르보다 더 빨리 상하는건 기분 탓일까?

“그런데 사장님은, 왜 도수가 높은 술을 마셨어요…?”

“그냥요, 그냥….”

도수가 높은 술을 마신 이유를 내입으로 직접 말하려니…말문이 막혀서 얼버무려 버렸다.

내가 입을 다물고 나니, 또다시 조용해져버렸다.

역시, 아무것도 묻지 않는다. 그저 조용히 손으로 다독여줄뿐이다.

술에대한 이야기를 조금 하고 나니. 약간 술이 깨는 느낌이다.

쓸 때 없이 간만 좋아서는…지금이라도 술을 더 마셔볼까?

술을 마시려면 그녀의 품 바깥으로 나가야한다.

아직 그러기는 싫기에, 그녀의 품에서 흔들거리면서 콧노래를 불러본다.

따뜻한 그녀의 품안에 있어서 기분이 좋기에, 나도 모르게 콧노래가 나온 것일 뿐이다.

♪, ♩♩~♩~ ♩

“사장니이임, 갑자기 기분이라도 좋아지셨어요?”

“그냐앙, 신기하고 따뜻해서요? 사럄과 이러게까지 오래 이야기 하는게여?”

그녀의 가슴팍에 머리를 기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머리의 중심을 잡기가 힘든 걸까?

조금씩 시야가 흔들리는 것이…머리를 제대로 가누지 못하는 중인 것 같다. 그래도 이 기분 또한 나쁘지는 않다.

이렇게 오래 이야기하는건 오랜만이라 말하니, 지혜씨는 무언가를 고민하기 시작했다.

그녀의 품에 기대어 앉아있기에 표정은 볼 수는 없지만, 좋은 표정은 아닐게 분명하다.

나도 눈치는 있다. 역시 좋지 않게 보려나…? 같은 부정적인 생각을 하고 있을 때, 지혜씨는 나의 머리를 쓰다듬어 주기 시작하였다.

“정말이지, 손이 많이 갈 듯한 사장님이네요.”

가게에서 있었던 일이 생각난다. 그때는 정말 감정을 조절 못해서 ‘그냥 쓰다듬어!’ 라는 느낌으로 지시했지만, 이번에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천천히 토닥토닥하는 느낌이 느껴진다. 어릴 적 이후 느끼는 감각 같다.

음…그보다 하루 못 씻었는데…머리 냄새 안나려나…?

“에헤헤…머리 쓰다듬어 주는 기분 나쁘지는 얀아요”

“네에네에, 사장님 머릿결도 나쁘지 않네요? 쓰다듬는 재미가 있어요.”

서로 그런 말을 한 뒤, 나와 그녀는 동시에 키득거렸다.

지혜씨도 나쁜 기분이 아닌 거 같아서 다행이다….

그보다 옆머리를 길러왔는데… 쓰다듬어 줄때마다 옆머리가 시계추처럼 흔들리는 것이, 은근 귀찮다.

“그보다 머리카락 자르는게 좋겠죠오? 귀찮기도하고요오.”

“아뇨!? 정말 관리 잘하신거 같은데 아깝지 않나요? 그보다 아까워요! 정말로 귀여운데….”

으음…관리를 열심히 하긴 했다. 처음에는 이 세상 남자들처럼 행동을 해야 하나 싶어서…열심히 외모 관리도 했지만, 결국 무시당하고 그랬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애초에 나라는 존재를 인지 못한 거겠지.

그래도 머리카락은 손질을 하다 보니 재미가 들려서 계속 해왔다.

뒷머리는 잘 안보이고 감각적으로 묶어야 하니 짧게 잘랐지만, 옆머리는 눈에 보이기에 관리하기가 편해서 기른 것이다.

“머리카락을 관리하게 된거도 어떻게든 관심 받아보려고 한거럅니다? 그냥, 내가 못나서, 내가 문제가 있어서 무시당한댜 생각하니까. 이렇게 관리 해서라도 관심을 받고 싶었던걸지도 모르겠네요오. 알고보니…그저 능력의 폭주였는데에….”

지혜씨가 쓰다듬어 주는데도, 다시 우울해지려 한다. 지금이라도 위스키 한잔을 더 마셔서 취하는 편이 좋을까?

점점 술이 깨는 느낌을 받을수록 생각이 또렷해지며, 우울한 생각이 나기 시작했다.

결국 능력의 폭주도 내가 문제가 있어서 그런 것이 아닐까?

역시 귀찮은 놈으로 보이겠지?

등등…

즐거워했다가 우울해했다가 자주 바뀌는 감정을 알아챈 것일까?

나의 혼잣말에 답변없이 나의 머리를 쓰다듬고 있던 지혜씨는, 왼손으로 나를 꼭안아 주면서 오른손으로는 나의 눈을 덮었다. 앞이 깜깜하지만, 포근한 기분이다.

“자, 자, 사장님 시간이 벌써 주무실 시간이예요. 피곤할수록 생각이 부정적으로 변할지도 몰라요? 계속 빛을 보면 잠이 잘 안 오니까, 잠시 이렇게 있어요. 주무시면 제가 불을 끌게요. 사장님은 침대에 주무시고 저는 바닥이면 되죠?”

“아, 제가 바닥에서 자도 돼요…”

“땍! 제가 손님인데 집주인의 상석까지 뺏을 수는 없죠. 자, 자, 착한 아이는 잘 시간입니다~.”

착한 아이라…거짓말도 쳤는데 나쁜아이 아닐까?

그렇게 그녀는 벽에 기대어 앉아 있으며, 나는 그런 그녀의 품 안에 기대어 있다.

나를 정말로 재우겠다는 듯이, 꼭안고 있는 팔의 손으로 토닥여 온다.

“으응, 안자면 안대여?”

“안돼요~. 저도 슬슬 잠이 오기도 하고 내일 천칭의 ‘본부’에 가야 사장님의 병을 알게 되죠…?”

으음…틀린 말은 아니다.

지금 잠을 자고 싶지는 않지만, 그래도 내 병이 궁금하긴 하다.

그래도 최대한…깨어 있고 싶은…데…에…….

그녀의 손길을 느끼다가 어느 순간 잠이 든 걸까?

솔직히 알 수는 없다. 정말로 재우겠다는 듯이 눈을 가렸고, 어느 순간 잠이 들었기에.

그래도…이거 하나는 확신을 할 수 있다.

오늘밤은 악몽을 꾸지 않겠구나….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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