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세계의 음료가게-33화 (33/140)

〈 33화 〉 쓰면서도 고소한(1)

* * *

그렇게 한 주가 지났다.

정확히는 일주일간 장기휴무 이후, 어제 오픈을 시작하였기에, 오늘이 영업 이틀째다.

카운터에 앉아 한 주를 회상해보면, 특이사항이 좀 있었다.

그리고 어제 알게 된 중요한 정보 하나도 있다.

일단은 과거 순서대로 회상해보기로 하였다.

그편이 내 머릿속을 정리하기 쉬울 거라 판단해서다.

첫 번째로, 달밤에 분위기를 내며 마신 날에, 자고 일어나니 많은 양의 문자가 와있었다.

지혜씨로부터 한…. 30통 정도?

­성화씨 숙소에 도착했어요!

­전화로 총괄팀장님한테 혼 좀 났어요ㅠ!

­혹시 주무시나요???

­무슨 일 있으신가요!?

­아침 10시까지 연락 없으면 찾아갈게요!

저런 내용과 비슷한 내용으로 30통 정도 와있었다.

평소에 올 문자가 없다 보니 전혀 신경 쓰지 못하였다.

전날 취한 상태이기도 했으니 할 말이 없긴 하지만, 10시 전에 일어나서 다행인 걸까?

자고 일어난 직후라서 머리가 띵한 상태였으며, 문자를 전부 다 확인하니…. 5분 정도 뇌가 정지된 기분이었다.

으음…. 나한테 관심이 있나? 라는 생각을 하다가 10시가 다 되어 가길래, 황급히 답장을 보내어 주었다.

­아 죄송해요. 어제 일찍 자서 못 봤어요.

­아뇨 제ㄱㅏ 넘 ㅜ많이 보낸거 같네요!

답장을 보내자마자 10초도 안 되어서 답장이 왔다.

이때 솔직히 식은땀이 났다.

그리고 문자 한 통이 한 번 더 왔다.

­이번 주는 게이트를 조사해야 하는 임무가 있으니 아마도 휴무일 이후, 다음 주에 방문할 수 있을 거 같아요!

생각을 해보니 지혜씨는 전투휴무 중이어서 평일에도 나와 같이 다닌 거였다.

그녀는 직장인이기에 휴무가 끝나면, 문의 조사 임무를 받거나 훈련 일정이 있는 게 당연하다.

전투 휴무일의 2일 정도를 나에게 소비한 게 미안하기에, 다음번에 가게에 오면 서비스나 해드려야겠다.

­그럼 다음 주에 뵐게요.

­네! 다음 주라 해도 긴급임무가 생기면, 못갈지도 몰라요!ㅠ

역시 상위권 헌터가 되면 바쁜 걸지도 모르겠다.

지혜씨의 탐사 임무가 시작되기 전까지, 만나지는 못하고 문자로 대화를 하였다.

오늘은 뭐 하세요? 장은 보셨어요? 심심하지 않으세요? 같은 내용의 문자를 주고받았다.

이세계 문에 출발한다는 문자 이후 답장이 오지 않는다.

현재까지 연락이 없는 이유는, 아직도 이세계 문 너머에서 일하고 있어서 그런 걸까?

두 번째는, 사람은 여유가 있어야 정상적인 생각을 하게 된다는 점을 알게 되었다.

강박증처럼 가게 영업을 해왔기에 장기휴무는 처음이었다.

몇 년 만에 쉬어보는 느낌을 받은 걸까?

술을 마시고 일어난 날 오후까지 멍하니 있었다.

평소에 자주 하던 생각은 별로 좋지 못한 내용 들이었다.

하늘이 푸른데 이런 날씨에 자유낙하를 하면 어떤 기분일까?

수면제가 더 고통스럽다던데 진짜일까?

과거에 왜 자해를 했었을까? 같은, 나 자신의 정신력을 좀먹는 생각을 해왔다면, 이번에는 여유가 생겨서 그런 걸까?

우울한 생각과 부정적인 생각이 아닌, 건설적인 생각 들을 하게 되었다.

주로 어떻게 살아가지? 오늘 밥은 뭐하지? 집 정리부터 해야 하나? 낡은 옷가지 등을 종량제 봉투에 다 넣어버렸는데 옷을 사야 하나? 그보다 지혜씨는 나한테 정말 관심이 있을까? 관심이 있다면 내가 먼저 들이대도 문제없겠지?

같은 생각을 하다가, 일단은 미루어온 집안일을 하게 되었다.

전날 밤에 청소하였지만, 여전히 더러운 방안이 눈에 밟혔다.

‘어쩔 수 없네.’라는 생각을 하면서, 다시 청소하게 되었고, 청소를 끝낸 이후 지혜씨와의 약속대로 장을 보러 나갔다.

이때는 팔찌를 주머니에 넣은 채로 외출을 하였다.

시선 집중 당한 경험은 한 번으로 충분하다.

사실은, 마음의 준비가 안 된 걸지도 모르겠다.

그렇게 마트를 향해 걸어가면서도 좋지 않은 생각이 끊이지 않았다.

나쁜 생각은 하지 않기로 결심 한지 몇 시간이 지났다고 벌써 이러다니.

아마도 나의 심리적 불안함을 나타내는 걸지도 모르겠다.

이 시간 즘이면 일어나서 인스턴트로 식사를 해결한 뒤 출근준비를 했겠지?

대충 그러한 일상이었다. 쉬지 않고 끊임없이 일하고 집에 와서 술을 마시고 자버리고 다시 출근하는 반복적인 생활.

그래도 생각할 시간이 생겨서 그런 걸까?

안 그래도 우울증에 관련된 약을 먹는 상황에, 그러한 생활을 해왔다니….

무슨 생각으로 그런 짓을 한 걸까? 반성해야겠다.

그래도. 좋지 않은 생각을 할 때마다 좋은 생각을 하려고 노력하는 모습은 정신적으로 성장했다고 할 수 있지 않을까?

정말 오랜만에 느끼는 여유를 즐기면서 한 주를 보내고 나니, 정신적으로 회복된 기분을 느꼈다.

일단은 개인적 여유시간을 조금이라도 만들기 위해서, 가게 영업시간을 조절하거나, 아르바이트생을 구하긴 해야 할지도 모르겠다.

아르바이트생보다는 장기적으로 생각하면, 이종족 구매가 싸게 친다고 하던데, 정말로 그쪽을 생각해봐야 할까?

사실 전생의 기억 때문인지 노예제도에 대한 거부감이 있다.

이런 시대에 노예라니….

세 번째로, 내 주변이…. 그렇게까지 좋은 상태가 아니라는 것을 알게 되었다.

주변 상황 및 타인들이 나의 가게를 어떻게 생각하는가에 관하여 알게 된 계기는, 가게에 방문한 손님들로부터 알게 되었다.

가게 문에 공지해둔 휴무일이 끝나서 일하고 있었지만, 카페영업 시간대에 사람들이 나를 이상하게 바라봤을 때는, 이상하게 생각하지는 않았다.

제어 팔찌를 하고 있었기에 나를 알아본다는 점은 이해했지만, 그렇게까지 내가 이상하게 생긴 걸까? 라고 생각했을 뿐이다.

여러 가지 의문점이 있었어도 내가 먼저 묻지는 못하였고, 저녁 바 영업시간대에 나를 이상하게 바라본 이유를 알게 되었다.

저녁 바 영업시간에, 거의 정기적으로 오시는 여성 손님 두 분이 방문하셨다.

아마 50대 전후로 추정되는데, 직장동료 겸 친구로 추정된다.

두 분 모두 헌터를 업으로 삼는 분인지, 대부분의 대화가 헌터 일에 관한 이야기였다.

“거, 니가 게이트서 잘 못 한 거라니까?”

“어허, 지랄! 내 짬이 몇 년인데! 결국, 해결된 문제잖아? 그걸로 자꾸 물고 늘어지면 추하다?”

매번 싸우면서 들어오시는 모습이, 중요 관전 포인트라 할 수 있다.

두 분은 계속싸우시면서 콩트를 찍지만, 주변 손님들은 계속 곁눈질로 바라보거나 엿듣는다.

아마도 대놓고 볼 수는 없기 때문이다.

이걸 바텐더 석에서 구경하면 생각보다 재미있다.

바에 앉아서 계속 싸우는 두 분과 그런 상황을 신경 쓰는 옆 손님.

이러한 전체적인 그림을 직접 관람할 수 있는 건 바텐더 석의 특권이다.

어차피 다들 나를 인지하지 못하기에, 가게를 운영하면서 얻는 유일한 낙이었다.

타인들의 감정교류를 보며 부러워하던 과거의 모습이 생각난다.

이제는 바뀌겠지…?

오늘따라 저녁 바 시간에 손님이 없기에, 두 분의 티격태격을 신경 쓰는 손님은 없었다.

‘그건 좀 아쉬운데.’라는 생각을 하는 중에, 두 분이 입구부터 천천히 걸어오시고 있다.

아마도 날카로운 이미지의 단발머리 여성 분이, 오실 때마다 잭다니엘 온더락을 드시는 분이며, 주문을 ‘얼음, 잭 한잔’이라고 하신다.

그와 대비되는 긴 머리를 간단하게 묶었으며 지적으로 보이시는 여성 분은, 생맥주를 즐겨 마시지만, 가끔 친구분이 마시는 잭다니엘을 보고는 아이리시 위스키를 주문하신다. 생맥주를 주문할 때는 ‘생맥’이라고 말하며, 아이리시 위스키를 말씀하실 땐 ‘아이리시 한잔’이라고 하신다.

술을 모르는 일반인이 이 장면을 본다면, 암호 같은 주문으로 보인다.

해석하면, 잭다니엘 온더락 한잔과 생맥주, 아이리시 위스키 얼음 없이 스트레이트다.

이러한 주문이 가능한 이유는, 자주 오시는 단골이기 때문이다.

다른 바에 가서 저런 말 했다가는, 눈치가 빠른 바텐더가 아닌 이상, ‘뭘 원하는 걸까?’라는 느낌의 시선을 받는다.

이유는 간단하다. 내가 운영하는 가게에서는 잭다니엘을 온더락으로 마신다면, 기본적으로 잭다니엘 No·7을 베이스로 하기에 큰 문제가 없겠지만, 잭다니엘 싱글 배럴 혹은 젠틀맨 잭, 잭 허니 등을 구비하고 있는 가게라면?

전용기기와 디스펜서를 들여야 하는 생맥주는 대부분 단품 브랜드만 사용하기에 조금 예외일지도 모르지만, 맥주 또한 브랜드가 많기에, 그 바에서 다양한 생맥주를 사용한다면?

주문받은 바텐더는 정말 난감해진다. 아니면 다시 한번 주문을 물어보게 되거나.

바텐더에게 칵테일 주문은 카페의 ‘아메리카노 핫으로 한 잔 주세요.’와는 조금 다른 느낌이다.

비슷하게 표현하자면, 핸드드립 전문점에 가서 ‘과테말라 블랜드 말고 싱글 풀시티로, 드립 필터는 몇 번 사용한 융으로 드립.’처럼 고급 바에 갈수록 칵테일은 어떤 위스키를 몇 년 숙성한 물건을 어떻게? 토핑으로 생크림을 추가해서? 같은 자신의 취향을 확실히 말하는 편이 좋다.

그런 거 없이 특정 칵테일 이름만 말해주면, 정말 기본적인 칵테일로 나오기에 자신이 상상했던 맛과 달라질 가능성이 크다.

아니면 비싼 술로 만든 고가의 칵테일을 받게 되어서 사기당한 느낌을 받는다.

내가 운영하는 바처럼 칵테일 술이 저가로 정해져 있는바 혹은 자주 방문하는 바가 아니라면, 암호처럼 줄여 말하는 주문은 민폐이며, 자신의 취향을 정확히 말하는 편이 좋다.

“그러면 내 잘못이냐? 그건 니가…. 오?”

“뭐임마…? 어라?”

가게에 자주 오시는 단골인 여성 헌터 두 분은, 언제나처럼 서로 티격태격하면서 자연스럽게 앉으셨다.

그리고는 음료 주문을 하려 하지만, 나를 보면서 이상한 표정을 짓는다.

“어이~! 니가 감지해왔다던 사장님이. 이 귀여운 분이냐?”

“야, 내가 몇 번이나 말해. 대충 키가 작은 사람 같은데 라고 했잖아. 남자 사장님일 줄 몰랐지.”

동물원의 동물이 이런 기분일까?

왜 이렇게 나에 대한 품평회가 시작된 걸까?

“저어, 손님?”

솔직히 당황해서 되묻게 되었다.

“캬! 목소리도 귀염귀염 하잖아? 너만 귀여운 사장님을 본 거야? 치사하구먼!”

“아, 난 감지만 했다고! 그보다 이제 능력사용을 멈추다니. 정말 올 때마다 누군지 궁금했는데 귀여운 사장님이네?”

오늘 카페 영업시간에도 조금씩 말을 걸어주는 사람들이 있었지만, 이 정도로 격한 반응은 아니었다.

아니 어째서?

나를 인지하지 못하는, 무감정한 대화에 익숙해져서 그런 걸까? 다양한 감정을 가진 채로 말을 걸어오는 사람과의 대화는 조금 어렵다.

그래서인지 약방 사장님에게도 매번 대화를 피하려 했는데, 지금 생각해보면 약방 사장님도 감지능력이려나?

매번 수아랑 같이 친근하게 말을 걸어와 주셨는데…. 지금 와서 생각하면 죄송해진다.

“저, 손님 문제라도 있나요…?”

무언가 잘 못 되었나 생각되기에 내가 먼저, 우물쭈물하면서 손님에게 질문하였다.

감정을 가진 상대에게, 내가 먼저 질문 해보는 상황이 어색하게만 느껴진다.

나에게 문제라도 있는 걸까? 라는 생각에 걱정이 앞서지만, 여성 헌터 두 분 중, 날카로운 인상의 헌터분이 답변을 해주셨다.

“응? 교외 상가 쪽은 약간 우범지대 느낌이 나서 능력을 써온 게 아니여?”

“어…. 아닌데요?”

“에잉, 그럼 왜 능력을 써온겨?”

“능력제어가 힘들어서…요?”

요즘 들어서 불편한 침묵을 자주 느끼는 기분이다.

단골분들도 어처구니가 없는 걸까?

어떠한 말을 할지 몰라서 단어를 고르고 있는 표정이 보인다.

아니 능력이 폭주할 수도 있지….

애초에 능력이 폭주 돼서 안 좋은 쪽으로 가는 경우가 드물다고 했던가?

“허. 신비한 가게가 있다는 소문난 가게는, 기냥 주인장의 은신 능력을 조절하지 못한겨?”

“어…. 그, 그렇긴 하죠?”

“아하하! 능력제어가 안 되는 경우도 있구먼!”

날카로운 인상의 단발머리 헌터는, 나의 대답을 듣고 재미있다는 듯이 웃기 시작하였다.

은신계열이다 보니 이때까지 내 능력이 병에 걸린 상태인 줄 몰랐다.

그렇기에 무능력자인 줄 알았지….

그보다 신비한 가게라니? 도대체 어떻게 소문이 난거지?

그러한 궁금증을 생각하던 도중, 단발 헌터의 말이 너무 심했다고 생각하는지, 머리를 단정하게 묶은 헌터가 단발머리 헌터에게 화를 낸다.

“왜 사람을 그리 놀려! 알게 됐으면 된 거지!”

“저어…. 가게에 대해서 어떤 소문이 나 있나요?”

“음? 소문 말인가? 아마 마시고 온 기분은 있지만, 사장님의 얼굴은 본 기억이 없다는 가게? 우리는 은신 능력자가 운영하는 컨셉의 가게인 줄 알았네.”

나의 능력을 생각해보자.

은신 능력으로 분류하지만, 인지 저해 능력이기에 은신과는 조금 다르다.

은신이 보이지 않는다면, 인지 저해는 잊히기 쉽게 되는 특성을 가졌다.

하지만 자그마한 소리나 움직임에 의해서 들키기 쉬운 능력이기에, 난전에서만 활용되는 능력이라고 지혜씨가 설명해주었다.

나의 경우는 능력 과잉장애 증후군을 앓고 있기에, 능력이 과도하게 발현된 상태다.

그 결과, 들키기 쉬운 인지 저해에서 들키기 어려운 인지 저해로 발달해버렸다.

즉 일반인 및 중하위권 헌터의 경우 인지하기가 거의 불가능에 가깝다.

그래서 김지나 헌터님이 미성년자 때 알았으면 A~S급으로 영입 대상이라 하였던 걸까?

과거야 어찌 되었든 가게를 방문했던 사람들은, 가게에서 있었던 일을 어떻게 생각할까?

나를 본 기억이 없는, 기억의 공백이 생길 것이다.

없는 기억을 만들어 위화감을 막아내는 능력은 나에게 없다.

손님들은 가게에 가서 음료를 마시거나 동행한 사람과 대화한 기억은 있을 텐데, 가게에서 일하는 사람을 본 기억은 없을 것이다.

그런 가게에 내가 방문을 해본다고 생각을 해보니….

능력이 일상화된 이 세상에서는, 은신 능력자들이 운영하는 신비한 컨셉의 가게로 소문이 나려나…?

“그보다. 이렇게 귀여운 사장님이라는 소문이 나면, 혼자 가게 영업하기는 어렵겠구먼!”

“그, 그런가요?”

“고려! 그나마 이쪽 구역이 치안이 좋다고는 하지만, 역시 남자 혼자는 좀 그렇제? 소문나면 나쁜 맘 먹은 년들이 올지도 모르니까 우린 입 꾹 닫고 있으마! 그러니 서비스나 가끔 줘! 아하하하”

“어…. 가, 감사합니다? 그래도 은신 능력에는 자, 자신 있답니다!”

능력에 자신 있는 척을 하지만, 단발머리 헌터분이 그렇게 말하니 뭔가 느낌이 좋지 않다.

지금 와서 생각해보면 교외 지역이 ‘정말로 치안이 좋은가?’에 대한 생각이 든다.

‘나에 대한 범죄만 없었다.’ 뿐이지, 좋지 않은 소문은…. 바에서 많이 듣기는 했다.

대부분 B급 이하의 헌터들의 뜬 소문이지만, 인신매매, 능력자 간의 브리딩 실험, 뇌둥둥 이라는 소문까지….

혹시 가담항설이라는 사자성어를 아는가?

길거리의 소문이라는 의미의 사자성어지만, 이 단어만 보면 정확한 의미를 알 수가 없다.

여기서 도청도설이라는 의미를 추가해야 가담항설에 대한 의미를 쉽게 이해할지도 모른다.

도청도설은 길거리에서 들은 소문을 남에게 말한다는 의미다.

가담항설과 도청도설, 즉 길거리의 소문들 듣고는 남에게 전달한다.

그렇게 전달된 소문이 점점 퍼진다 생각하면 편하다.

하지만 일반적인 거짓 소문과는 다른 의미다.

어느 정도 진실이 포함된 소문이라 생각하면 된다.

가담항설과 도청도설은, ‘실제 있는 일은 숨기가 어렵다.’라는 의미로 받아들여도 될까?

음…. 이때까지 바에서 들어온 소문들을 생각해보면….

어라? 나 조금 위험한 곳에 살면서 일을 하는 걸까?

아하하….

저녁 늦게까지 일하고 새벽에 퇴근하는 생활을 했는데….

괜찮겠지…?

에이 설마. 뜬 소문을 좋아하는 헌터들의 잡담이겠지?

능력자들이 사는 세상인데 치안이 나쁠 리가 있…나?

아니 애초에 능력자들이 있는 세상과 치안이 무슨 관계…지?

관계가 없지…?

능력 혹은 이세계의 물건을 범죄에 사용하는 사람도 있겠지…?

어, 어라…?

아무리 우울증이라는 변명이 있지만, 이건 좀 심했다….

결과적으로 어제 오신 단골로부터 나의 주변 상황을 인지하게 될 계기가 되었으며, 나의 능력에 관한 고찰을 하게 되었다.

우울증에 잡아먹혀서 주변 상황을 제대로 인지하지 못하였지만, 아이러니하게도 나의 우울증의 원인인 인지 저해 능력이 나를 지켜 주고 있었다고 생각된다.

하, 차라리 팔찌를 빼버려서 능력을 사용하는 편이 안전하려나? 그러기에는 사람과의 관계를 다시 한번 느꼈기에…. 외톨이는 싫다.

‘억제 팔찌만 끼면 되는 거 아니야?’라는 생각에서 능력제어 훈련에 대해서 진지하게 생각해볼 계기가 되었다.

일단은 둘째 날 영업을 시작해야겠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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