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설리스트

남녀역전세계의 음료가게-54화 (54/140)

〈 54화 〉 데이트 칵테일(3)

* * *

확실히 민간인인 성화씨는 모르는 게 좋을지도 라는 생각과 함께 성화씨가 내주는 커피를 기다렸다.

그렇게 잠시 기다리니 커피 두 잔이 나왔다.

성화씨가 커피를 내 주었을 때 이게 뭔 커피인가 싶었다.

제일 위에는 하얀색이 크림 같고, 두번째 층은 커피며, 제일 아래는 물 같은데 어떻게 층이 나게 된 걸까?

“안 마시나요? “

“아뇨, 마실 거예요! 정말 보기도 예쁘네요! “

너무 머뭇거려서 그런지 성화씨로부터 안 마시냐고 들었는데 뭔가 유행에 뒤처진 기분이 든다.

수아년은 옆에서 피식거리지 않나…. 진짜 한 대 칠 수도 없고.

일단 성화씨로부터 들은 소금커피를 마시는 방법은 간단했다.

그냥 마시면 된다더라. 사실 빨대나 스푼으로 섞는 줄 알았는데, 가능한그대로 마실 것을 추천받았다.

커피는 무조건 달거나 쓰다 라는 고정관념이 있어서 그런지…. 머뭇거리다 반신반의하면서 그대로 마셔보니 굉장히 달면서도 짠맛이 났다.

특히 생크림 위에 올려져 보석처럼 빛나는 소금이 혀에 닿을 때마다, 강렬한 짠맛이 나지만, 맛없게 짠 게 아니라 단맛과 어우러진 짠맛이 신기할 따름이다.

‘달달한 수박에 소금을 주던 아저씨가 생각나네….’

‘할배’로부터 연락을 받아서 그런지 어릴 적 먹은수박이 생각난다. 커피를 마시면서 무슨 연상이냐고 할 수 있지만, 달면서도 짠맛을 연상하니 수박과 소금이 생각나버렸다.

그때 집사 아저씨도 이제 흰머리가 난 할아버지가 다 되었을 텐데…. 깐깐한 사람 밑에서 아직도 일 하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상상치도 못한 맛으로 인해서 깜짝 놀랐으며, 그런 나의 표정을 보면서 ‘어때 잘했지?’ 라는 표정을 지으면서 성화씨가 나에게 질문을 해 왔다.

“맛 특이하죠?”

칭찬을 바라는 강아지 같이 질문을 해 오는데…. 너무 귀여워서 다른 말이 새어 나갈 뻔하였다.

수아년도 있는데 다행히 상상만 하던 말은 입 바깥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역시 성화씨는 커피에 대한 감상이 궁금해서 그런지 나와 수아에게 질문을 해왔는데, ~랍니다 말투를 고치려는 부분이 매우 아쉬웠다.

어찌 되었든, 커피에 대한 칭찬을 하다 보니, 수아년…아니 독사년이 성화씨에게 과하게 대쉬하는 게 배알이 꼴려서 한마디를 시작으로 몇 차전일지 모를 말싸움이 시작되었다.

“사람이 싫다는데 자꾸 그러는 건 실례 아닙니까?”

“응~? 나보다 나이 많은 사람의 말은 안 들리는데?”

“안 들리긴, 귓구멍 잘 뚫려 있네. 그렇게 억지로 사귀려는 여자치고 정상은 없던데…혹시?”

“하! 나이 많은 것 치고는…. 연합 공식 아다가 어디서 끼어 들려 할까~?”

“아~. 걸레셨구나? 난 순정을 지킬 건데?”

“아니~? 미사용인데? 연.식이 있는 신품보다. 젊은 신품이 좋지 않을까?”

처음에는 서로 모르는 사람이라는 척을 하기 위해서 존댓말을 해주었지만, 독사년은 고의으로 도발을 시작하였다. 도발이라고 확신할 수 있는 게 나를 보면서 분명 피식거렸다!

그렇게 서로 열이 나서 말싸움을 하던 도중, 조용히 있던 성화씨가 결국 화가 난 듯한 모습이 된 뒤 크게 한숨을 쉬었다.

“하아….”

나와 독사년은 순간 굳어버려서 성화씨의 눈치를 살피기 시작하면서 서로 화해를 시작하였으나, 성화씨의 인내심은 이미 한계였나 보다.

“어쨌든 둘이 어떤 이유로 싸웠는지 모르겠지만, 적당히 해요.”

남들이 보기에는 말리는 모습으로 보일지 모르지만, 요 며칠간 지켜본 성화씨의 성격으로는 정말 화난 모습이 이런 모습일까?

한숨을 쉰 뒤 단호하게 말하는 모습이, ‘나 정말 화났어요’ 를 몸으로 표현하는 유형 같다.

하지만 이번에 정말로 억울하다! 나는 가만히 있다가 독사년의 독설에 당한 것 뿐이다.

“어…음, 저는 말 많이 안 했는데요?”

“행동요 행동.”

행동이라…내가 한 행동들을 돌아보면… 확실히 반응 자체를 하지 않는 편이 좋았으려나? 후회하기에는 늦었기에 일단 사과를 하였다.

“아, 죄송해요! 그럴 의도는 없었어요.”

사과를 받아준 건지 살짝 고개를 끄덕이고는 가게 카운터에서 다양한 준비를 시작하였다.

아마 손님을 받기전에 밑준비를 하는 중이겠지….

‘으…. 역시 화난 걸까? 성화씨를 지켜주려 한 행동이 맞기는 한가?’

독사년이 무슨 짓을 할지 몰라서 성화씨 가게에 온 것이지만, 민폐만 끼친 상황이다.

여기서 말을 더 하였다가 분위기가 더욱더 이상해질 것을 감지한 나와 독사년은 말없이 커피나 마시고 있다.

말이 없어진 가게안의 분위기는 평온함 그 자체가 되어갔다.

다시한번 가게를 슬쩍 둘러보지만, 가게 이름 답게 숲속을 연상시키는 장식이 많다.

실내라는 특성상 빠르게 성장하는 나무보다는 키가 낮은 식물을 대형 화분에 심어서 벽 쪽을 장식하였고, 군데군데 생화를 꽃은 꽃병을 배치하였다.

숲 속의 꽃밭이라는 컨셉일까?

바라는 이미지가 정장을 입고 입장하는 분위기지만, 이곳의 느낌은 뭐랄까….

나들이온 느낌이 강하게 드는 느낌이다.

‘아마 바 영업 시간이 되면 달빛이 연상되는 조명을 켠다는 컨셉이겠지.’

일단 커피를 다 마셨으니 일어날까라 생각하면서 일어나려 하니 독사년도 같이 일어섰다.

‘하…. 그래 어디 한번 바깥에서 이야기나 해보자.’

인사를 못 한 게 아쉬운데….

괜히 화난 사람에게 말을 거는 것 보다는 나중에 사과하는 편이 좋겠지….

그렇게 가게를나왔다.

@@@

독사년과 가게를 나와서 이쪽 상권의 골목길을 걷고 있다. 괜히 민간인이 휘말려서 높은 양반들의 심기를 거스르는 것 보다는 이러는 편이 훨씬 좋다.

골목길도 깔끔한 게 역시 본인들이 관리하는 지역이라서 그런 걸까? 놀러 온 사람들에게는 깔끔한 모습만 보이려 하는게 뻔히 보인다.

하지만 그들은 알고 있을까? 더욱더 깊은 골목길에 들어가면, 일반인은 상상도 못할 일들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성화씨가게와 대로에서 어느정도 떨어진 깊은 골목길에 들어서니 조금 전보다는 조금씩 환경이 더러워지고 있다. 몰래 내다버린 쓰레기, 건물에서 벗겨진 페인트나 콘크리트 흔적들…점점 골목의 환경이 나빠지려던 찰나. 좁은 골목길에 멈춰 섰다.

“다 꺼져.”

독사년이 ‘다 꺼져’ 라며 말한 것은 나에게 한 말이 아니라 주변에 대기 중인 은신중인 ‘까마귀’ 에게 지시한 명령이다. 왠지 성화씨 가게에 아무도 안 들어오더니, 아무나 못 들어오게 ‘관리’ 한 것일까?

그렇게 독사는 좁은 골목길 벽에 기대었으며, 나 또한 마주 보면서 벽에 기대었다.

서로 말없이 없이 대치중인 상황….

이래저래 짜증이 나기 시작했고 어차피 물리적으로 건들지 못할 건데 라는 생각으로 인해서 주머니에서 담배를 꺼내어 피우기 시작했다.

“나름 헌터라는 년이…. 담배를 잘도 피우네~?”

도발이 시작된 것일까? 확실히 헌터에게 흡연은 마이너스가 큰 행위다.

폐 활량이 줄어 들거나 전장에서 담배를 피우려다가 불빛으로 인해 위치가 발각이 되거나, 냄새를 잘 맡는 종족의 경우 위치가 쉽게 발각되는 행위다.

그래도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쪽이 더욱더 이득이라서 아직도 흡연을 하고 있다.

“기호다 기호, 흑월에서의 규율을 나에게 강요하지 않았으면 좋겠는데?”

“흐응, 오해를 했나보네~. 나는 같은 헌터로서 조언한 것뿐이야~.”

조언은 얼어죽을…. 어떻게든 내 기분을 조지려 하는 모습이 슬슬 짜증이 나려 한다.

아니면 화를 내면 내가 이상한 사람으로 만들려는 개 수작이거나.

그보다 흑월은 규정상 금연이 규칙이다. 담배 냄새가 몸에 베이면 은밀한 작전을 수행할 때 방해된다는 이유라서 그렇다. 흑월의 내부 조직 마다 다르지만, 흑월에 소속되지 않은 가족까지 금연이 강제되는 경우가 있다 하니 말 다한 거겠지.

담배를 피울 때는 건들지 않겠다는 건가? 나를 무시한 채로 핸드폰이나 만지고 있었다.

핸드폰…?

‘아차…! 성화씨한테 문자!’

독사년이 성화씨에게 문자를 보냈는지 안 보냈는지는 모르지만, 느낌이…. 보내는 중이라는 생각이 강하게 들어서 급하게 문자를 보내었다.

­성화씨 오늘 일은 죄송해요! 너무 애같이 군 것 같네요!

나 스스로 애같이 군 것 같다고 말하는 게 부끄럽지만, 이 이상 생각 나는 단어가 없었다. 황급히 보낸 문자이기도 하고 이정도면 괜찮겠지 라 생각하지만….

1이라는 숫자가 사라진 것을 보면 성화씨가 읽기는 읽었다.

단지 답장이 없을 뿐이다.

….

음….

이런 상황을 신경 쓰지 않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읽기는 읽었는데…. 성화 씨가 정말 화난 걸까?

이럴 때는 어쩌지…? 빌고 빌어야 하나?

아니 비싼 술이라도? 너무 물질 적인 것일까?

문자를 한 번 더 보내는 것은 모양새가 빠진다 느껴지고…어쩌지 라는 생각만이 가득한 상태가 되었다.

그렇게 고민을 하며 담배를 다 피울 때쯤 독사년이 말을 걸어왔다.

“그래서 내 오빠를 독점하려고 그 짓거리 한 거겠지?”

“이번에는 뭘 물고 늘어지려는 건데.

안 그래도 짜증이 나려던 상황인데 끝까지 건들려 한다.

진짜 한 대 쳐버려? 라는 생각을 실천에 옮길까 고민하던 중, 요점을 말해왔다.

“요 며칠간 오빠를 지켜봤는데 말이야~. 오빠 손목에 있던 팔찌. 잘나신 팀장의 작품이지~?”

민간인에게 약이나 먹이려던 년이 무슨 말이 하고 싶은 것일까?

일단은 어떤 말을 할지 궁금하기에, 가만히 들어주기로 하였다.

어떤 트집을 잡을까? 성화씨에게서 손때? 아니면 내 남자다 선언?

그 어떠한 말을 하여도 성화씨는 양보하지 못한다.

*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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