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98화 〉 스트리머(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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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꾸 혼자서 까마귀라고 말하길래 도대체 무엇 인지 질문하게 되었다.
“그래서 그 까마귀가 뭔데요?”
“네? 정말로 모르시는 거에요? 그냥 장식으로 다신 건가? 아니 그럴 리는 없는데 여기서 장식으로 이런 거 달면 큰일 날 텐데….”
자몽에이드를 천천히 마시고 있던 그녀는 알 수 없다는 듯이 말을 하는데….
수아한테 선물 받은 깃털 장식이 의미가 담긴 장식이었던 것일까?
“그냥 선물 받은 거라서 잘 모르겠는데, 뭔가 의미가 있는 건가요…?”
“아, 선물…. 핫! 그, 그렇군요! 선물 받으신 거군요! 저, 저는 아, 아무것도 몰라욧!”
뭔가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하다가 갑자기 모른다라니?
짜게 식은 눈으로 바라보자 그녀는 뜨끔한 표정으로 나를 바라보다가 안절부절못하면서 시선을 돌렸다. 분명 뭔가 아는 눈치가 분명한데…. 수아가 도데 체 뭘 준 거지?
계속 아무 말 없이 지그시 바라보고 있으니 혼자 뜨끔한 모습을 보이더니 알아서 이야기하기 시작했다.
“아, 어 그러니까! 말하자면 말이죠! 자경단 같은 그런 마크입니다! 상인 연합회! 그렇죠! 상인 연합회의 마크 같은 거죠.”
“수상한데요….”
“에헤헤…수상하다뇨 있는 그대로 말한 것뿐입니다! 게이트 서치는 거짓말은 하지 않아요!”
자신이 설명한 내용이 마음에 든 듯이 자랑스러운 표정을 지으면서 말을 하였다.
손님이라 추긍하기도 좀 그렇고….
말해 줄 마음이 없다면 나중에 수아에게 직접 물어봐야겠다.
그보다 수아가 자경단 일을 했던가…? 매번 박 씨 아주머니 밑에서 일하는 것 말고 들은 기억이 없는데, 내가 듣고 잊은 걸지도…?
“그보다 서치 씨 라고 불러도 될까요?”
“네~에 게이트 서치의 서치쨩이라고 불러 주시면 됩니다! 자자 구독 한 번만 눌러 주시면 안 될까요? 정말 간단하잖아요! 제가 링크를 드릴 테니 링크에서 구독 한번 꾹! 패션 구독이라도 좋아요!”
“으음, 성인이 되신지 얼마 안 된 것 같은데, 스트리머 일 힘들지 않으신가요?”
“아, 아직도 애로 보이는 걸까요? 이건 좀 큰 일인데…. 생일 지난 지 이제 반년 조금 넘었네요. 이제 성인도 됐겠다 화려하게 꾸며서 어른인 것처럼 보이려 했는데 실패인 걸까요!? 너무 애같아 보이면 시청자분들께 얕보일 것 같아서 그래했는데 으으…. 그보다 스트리머 일이라면…네…. 힘들어요….”
서치는 스트리머 일이 힘들다면서 테이블 위에 엎어졌다.
괜히 말했나 싶기도 하지만, 궁금한 걸 어쩌겠는가.
그보다. 앳되어 보이던 얼굴로 추측했던 생각이 맞았다. 서치는 성인이된 지 얼마 안 된 상황이었다.
오히려 너무 화려하게 치장하려는 모습이 애 같아 보이는데 자각이 없는걸지도 모르겠다.
“그냥 방송만 하면 되는 거 아니예요?”
“큿! 일반적인 시청자라면 그렇게 생각할지도 모르죠! 하지만! 그 한 번의 방송을 하기 위해서 얼마나 많은 정보를 찾아야 하는데요! 정보를 찾으면 그걸로 끝일까요!? 아뇨?! 편집도 해야 해요! 조회 수…. 조회 수는 그렇게 안 나오지만, 일단 이름을 알리기 위해서 업로드는 해야 하죠! 그리고 매일 방송을 위해서 치장을 하는 시간까지! 잠자는 시간 빼고 일하는 느낌이예요!”
“히, 힘드시겠네요”
“그러니까! 큰 거 한 방! 터트려서 확 오르면 좋겠는데 뭘 하면 좋을지 전혀 모르겠어요. 여기도 이슈도 안 될 것 같고…. 촬영도 금지당했으니…. 으으…먹고사는 게 힘들어요…. 차라리 나도 남자였으면…. 성인 방송이라도 할 텐데 말이죠…음! 종업원 씨 스트리머 하시면 최적화 일 것 같은데 어떠세요!?”
“안 해요.”
“히잉….”
서치 씨는 훌쩍이는 소리를 내면서 애꿎은 자몽 과육을 스푼으로 누르고 있었다.
아니 남자라도 방송할 자신이 없으면 안 하지 않을까? 그게 아니면 방송 컨텐츠가 없어도 몸매가 좋다던지.
게다가 나는 안정적인 가게를 운영 하고 있어서 스트리머까지 손을 대고 싶지는 않았다.
그보다 일이라….
“헌터 일이나 이런 쪽은 관심이 없는 건가요…?”
“아…헌터요?”
가게에 들어올 때부터 하이텐션을 유지하던 서치는 갑작스럽게 다운된 상태가 되었다.
이번에는 차분하게 스푼을 휘저으면서 한숨을 내쉬었다.
“하아… 헌터 같은 일은 하고 싶지 않아요.”
“으음. 적성이나 능력이 안 맞으실수도 있지요.”
“적성과 능력이라…. 적성이나 능력 자체는 나쁘지 않아요. 분신을 만들어내서 상대를 농락한다는 점은 나쁘지 않은 능력이죠.”
“와. 분신을 만드실수 있나 봐요?”
“아! 네! 저 분신 만들 수 있는데 한번 보실래요?!”
그렇게 서치는 자신의 자리 옆에 앉아 있는 또 하나의 자신을 만들어 냈다.
원래부터 있었다는 착각을 줄 정도로 빨랐다.
““쨘! 이러면 말을 두배로 할 수 있지요!””
“그렇지 나!?”
“그럼! 물론이지 이렇게 만담을 할 수 있지요!”
“그런 만담이 재미가 없어서 문제 겠지만요!”
“”하아아….””
분신이 서로 구분이 안 될 정도로 정교했으며 목소리까지 낼 수 있다니. 전투에서 유용한 능력이 아닐까?
그런 능력을 가지고 서로 만담을 하는 것은 아깝다 생각된다.
“와…. 대단한데요!? 그럼 그런 능력으로 게이트에서 얼마든지 활약을 할 수 있을 것 같은데, 활용 처를 못 찾으신 건가요?”
내 말에 분신을 없앤 서치 씨는 멋쩍은 웃음을 지으면서 입을 열었다.
“하하…. 그게 말이죠…. 으음, 네 맞아요 게이트에서 얼마든지 활약할 수 있는 능력이고 학교에서도 모의 전투에서도 상위권을 유지했지만, 실제 게이트에서는 말이죠…. 좀 그래요.”
“으음…고민이라도 있으신 것 같은데 자꾸 물으면 실례인 것 같네요. 죄송해요.”
“아뇨! 그, 그런 게 아니라. 정말 별것 아닌 문제이긴 한데…. 안 웃으실 거죠?”
“사람의 고민을 듣고 웃을 만큼 나쁜 성격은 아니랍니다.”
웃지 않겠다는 나의 말을 들은 그녀는 한 손으로 자신의 입술을 만지며 고민하다가 이내 자신의 고민을 말하였다.
“무섭거든요.”
“네…? 게이트에 들어 가는 것이요?”
“아뇨. 살아 있는 생명체를 칼로 찌를 때 손끝에서부터 느껴지는 그 감각이 무서워요.”
“아, 그건 좀 큰 문제인데….”
아마 무언가를 공격할 때 손끝에서부터 타격하는 느낌이나 찌르는 느낌이 싫은 걸지도 모르겠다.
그런 경우도 있을 거라 여기기에 그녀의 말에 동의하듯이 끄덕이자 서치는 눈을 크게 뜨면서 나를 바라본다.
“정말로 고민이라 생각해주시는 건가요? 정말로? 진짜로? 속으로 비웃거나 그러는 거 아니시죠!?”
“에이. 그런 거로 거짓말을 왜 하겠어요. 사람이 살다 보면 그럴 수도 있고 다들 적성을 찾아서 직업을 찾잖아요?”
“으음, 이런 이야기 하면, 대부분은 약해 빠졌다고 말하거나 '이종족 한 마리 구매해서 찌르는 연습해라' 하거나 제가 나약하다는 말이 대부분이라서요. 에헤헤….”
본인은 익숙한 듯이 자연스럽게 말하였지만, 프림의 눈치를 보게 되었다. 여전히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 모를 얼굴로 가만히 있는데…. 이런 소리를 듣고도 괜찮은 걸까?
프림의 상태를 신경 쓰는 동안, 서치는 자몽 에이드를 다 마시고 얼음만 남아있는 잔을 스푼으로 젖고 있었다.
그렇게 얼음이 잔안에서 굴러가는 소리가 가게 안에 퍼졌다.
프림의 경우도 있지만, 인간우월주의로 정상적인 세계는 아니긴 하지…. 나라도 살아 있는 무방비상태의 생명체를 찌르라 하면…. 못 찌르겠네….
“그래서 스트리머가 되기로 하신 건가요? 그래도 전투 외에 보조 업무나 행정직이 있을 거 아닌가요?”
“아…. 그것도 알아봤죠. 하지만 어쩌겠어요? 국가 기관에 등록된 능력이 전투 쪽이다 보니 보조직이나 행정직의 우선순위에 매번 밀리는 걸요…? 그렇다고 해서 단순 노동직 아르바이트라도 해서 생계를 이어 나가려니 대부분 이종족들로 대처를 하고 있어서 자리 구하기도 쉽지 않고…. 서비스직 아르바이트의 경우 여성은 그렇게까지 잘 안 뽑거든요? 이럴 땐 남성이 진짜 부러워요…! 그러니까 진짜 협업 안 해 보실래요!? 제가 모든 준비는 다 할게요! 몸만 나와주세요! 진짜 대박 칠거라니까요!?”
“정말로 관심 없어요. 그보다 잠깐 기다려 봐요.”
그녀의 말을 듣고는 나는 조용히 레몬에이드를 한잔 만들었다. 그런 나의 모습을 지켜보는 서치.
이번에는 과육이 잔 안에 들어가지 않기에 스푼 없이 빨대만 꼽아서 주었다.
“자, 마셔봐요 돈은 안 받을게요.”
“오! 이것이 소문으로 듣던! 의미를 담은 칵테일로 명언을 말하면서 위로해 주는 그런 상황인가요?! 게이트 서치는 감동했습니다! 그래서 어떤 말을 해 주시려는 거죠!? 서치는 들을 준비가 되어있습니다! 말씀만 해주세요!”
내가 준 음료에 감동을 받았다는 오버액션을 취하면서 잔을 받았다. 그러고는 경청하는 자세를 취하는데 정말이지 활발한 동생 같은 이미지다.
지금 만들어 준 레모네이드의 의미라….
“아무런 의미 없어요. 그냥 잔이 비어서 드린 거뿐이예요.”
“에이잉…. 종업원 씨 로망이 없으셔…. 서치 실망 했슴다!”
“굳이 따지면, 그냥 힘내라고 드린거예요.”
“그럼 감사히 마시겠습니다!”
내 말에 힘이라도 난 것일까? 그녀는 잔을 들고는 마시기 시작하였다.
“그보다 서치 씨?”
“네?”
“스트리머는 하고 싶어서 하는 일 인가요, 돈이 되어 보여서 하는 일 인가요?”
“어…. 글쎄요….”
“그럼 별것 아니지만 인생 이야기나 같이 해볼까요?”
아직 사회 초년생 같기도 해서, 내경험을 공유할 겸 직업에 관한 이야기를하기로 하였다.
그보다 이야기라…. 어떤 이야기가 좋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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