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18화
이세계 헌터 생활이 시작되었습니다 (1)
“테스트 해보시죠.”
시운이 자신있게 대답했다.
“오호라, 그렇다면.”
시운의 태도가 썩 맘에 들었다.
대익은 곧이어 말을 이었다.
“저곳 게이트 가장자리에 군인 한명이 있을게야. 지금 내 눈에는 얼굴조차 안 보이지만. 난 해당 군인의 이름을 알고 있네. 자네가 이 거리에서 그 눈으로 군인의 명찰을 보고 이름을 나한테 말해줄 수 있겠는가.”
“……….”
대익의 눈에는 군인의 얼굴 또한 아주 희미하게 보였다.
‘진짜 그러한 시력을 가지고 있다면 이 거리에서 저 군인의 명찰정도는 식별할 수 있겠지.’
3초가 흘렀을까.
“하사 이병석입니다.”
맞았다!
현재 대익에게서 개미만하게 보이는 먼 거리에 있는 군인의 이름은?
이병석이었다.
게다가 대익이 알기로 군인의 계급은 정확하게 하사였다.
‘예상은 했지만 진짜일 줄이야.’
이름뿐만 아니라 계급장까지 보고 때려맞추다니.
그때였다.
“지금 정현식 이라는 헌터에게 이계로 넘어가는 것을 지시하고 있네요. 헌터 출입카드를 꺼내라면서.”
시운은 잠시 머뭇거리더니 말을 이었다.
“그리고, 이병석 하사께서 정현식 이라는 헌터가 물을 가지고 오지 않아서 갈증을 해소할 식수는 필수로 챙기라고 말하고 있습니다.”
“그걸 어떻게 아는가?”
“입모양을 보고 알 수 있습니다.”
“……입모양?!”
대익이 입이 떡 벌어졌다.
머리를 둔기로 가격한 듯한 충격이 일었다.
군인의 이름까지 맞출 것이라는 것은 어느 정도는 예상했었다.
맞출 거라고 예상하고 던진 질문이었다.
그러나 지금 시운이 말하는 것은 실로 놀라울 수밖에 없었다.
이런 먼 거리에서 사람이 말하는 입모양을 보고,
그 사람이 지금 뭐라고 말하고 있는지 간파해낸다는 것은?
‘독순술이다. 이 거리에서 독순술이 가능하다고?’
대익은 넋나간 표정으로 턱을 쓸어내렸다.
시운은 물끄러미 군인을 바라보고 있다.
대익은 방금 시운이 군인의 이름을 캐치해낼 때 시운을 관찰했다.
‘한 3초였나?’
정확히 3초의 시간이었다.
그 3초동안 시운의 양쪽 눈 주위의 혈관이 순식간에 보랏빛을 띠며 팽창했었다.
그와 함께 시운의 입에서 군인의 이름과 계급…
그리고 군인이 지금 하고 있는 말까지 튀어나왔었다.
‘이건 거의 초능력에 가까운 수준인데.’
대익은 곧바로 주머니춤에서 핸드폰을 꺼내들었다.
-하사 이병석! 반갑습니다, 협회장님.
핸드폰에서 군기가 가득 찬 관등성명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한 가지 물어볼게. 자네 지금 헌터 하나 들여보내고 있지?”
-예, 그렇습니다! 협회장님.”
“혹시 그 친구 이름이 뭔가?”
-정현식 이라는 헌터입니다.
“……한 가지만 더 물어봄세.”
-말씀하십시요! 협회장님.
“방금 자네가 그 친구보고 식수 챙기라고 말했는가?”
-어? 맞습니다! 혹시 지금 근처에 계십니까?
“아아!”
대익이 탄성의 한숨을 흘렸다.
-협회장님. 혹시 무슨 용무라도 있으십니까?
“내가 나중에 전화하겠네.”
-알겠습니다! 협회장님, 들어가십시오.
대익은 통화를 마치고 시운을 바라봤다.
시운은 의연한 표정으로 커피를 마시고 있다.
‘이 친구의 말이 맞았어.’
대익의 머릿속으로 여러 가지 상념이 들었다.
만약 저 놀라운 눈을 헌터의 능력에 활용한다면?
아니, 저 친구는 과연 저 능력을 활용할 수 있을까?
헌터는 단순히 머리와 눈이 좋다고 잘 되는 게 아니다.
헌터는?
신체의 능력과 전투센스. 그리고 몬스터의 움직임에
순간적으로 반응하는 판단력. 그리고 장비를 어떻게 다루느냐, 클래스 직업이 어떻느냐와 얼마나 생활을 열심히 잘 하느냐에 따라 헌터의 등급이 달라진다고 볼 수 있다.
‘참으로 매력적인 능력이야…. 만약 저 친구가 저 눈을 전투에 활용해낼 수 있다면….’
대익의 머릿속으로 그림이 하나 그려졌다.
아주 좋은 그림이.
대익은 상념을 떨쳐내고 시운에게 말했다.
“자네의 그 눈과 머리는 분명 남들보다 우수한 건 맞아. 그러나 부디 자만하지 말게. 헌터는 그리 호락호락한 직업이 아니라고.”
“잘 알겠습니다, 협회장님.”
“자네의 능력은 높이 사고 있어. 그러니까 자네와 내가 지금 겸상을 하고 있지. 일반 헌터라면 나와 이렇게 대화를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불가능한 일인 건 아는가?”
그랬다.
헌터연맹 협회장과 하급 헌터가 단 둘이 겸상을 한다는 것은?
이등병 신분의 군인과 국방부 장관이 식사를 하는 것과 다름없었다.
권력과 부를 모두 움켜쥔 대익과 눈을 마주치고 일상적인 이야기를 나누려면 최소 S급 헌터는 되야 가능한 일이었다.
하물며 새내기 F급 헌터인 시운에게는?
영광 그 자체였다.
지금 이 자리는,
헌터자격시험 만점이란 결과와 육감적인 눈이 아니었다면 지금의 시운에게 절대 있을 수 없는 일이었다.
헌터는? 차별이 심한 계급사회에 속한 직업이니까.
시운이 고개를 꾸벅 숙였다.
“명심하겠습니다, 협회장님.”
“한 가지 말해주겠네. 자네의 만점 소식이 퍼져서 기업 몇 군데가 자네에게 눈독을 들이고 있네. 그것에 자만하지 말고 생각을 깊히 하게. 특히 돈이라는 유혹에 빠져 아무 기업에게나 스폰 계약을 맺지 말라 이 말이야.”
“잘 알겠습니다.”
대익은 말을 마치고 일어났다.
곧바로 수트를 입은 남성이 대익에게 다가왔다.
“협회장님, 이제 가실 시간입니다.”
“벌써 시간이 그렇게 됐나.”
대익은 옷 매무새를 고쳐입으며 시운에게 나지막히 말했다.
“자네의 행보를 찬찬히 지켜보겠네. 부디 개죽음 당하지 말고.”
***
이계로 향하는 게이트 앞.
푸른 열기가 시운의 피부로 느껴지고 있다.
“모든 인증이 끝났다. 들어갈 준비는 되었나?”
군인의 물음에 시운은 크게 심호흡을 했다.
“후- 준비 됐습니다.”
“들어가.”
시운은 눈을 크게 떴다.
자신의 앞에 포탈 모양의 커다란 게이트가 보인다.
그 구멍 속으로 우주와도 같은 오로라가 소용돌이 치고 있다.
‘드디어 이계로 발을 들이는 구나!’
마음이 부풀어 올랐다.
헌터가 되어 처음으로 향하는 이계.
설레는 마음으로 게이트 속으로 들어갔다.
쉬이익!
순간 전신이 가벼워지는 기분과 함께 빛나는 입자들이
보였다.
온몸이 빨려 들어가는 강렬한 느낌!
…………… * ……………………
…… * ……… * ……… * ……
…………* ………… * …………
……* ……… * ……… * ……
………… * ……… * ……………
-현계에서 이계로 이동 중입니다.
기계식 전자 여성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시스템 인식 중……
-신분 스캔 중………
잠시 후.
시운의 앞에 능력치가 적힌 스캔 창이 떠올랐다.
[분류] 헌터 [등급] F
[종족] 현계인 [성별] 남성 [명성] 5 [범죄] 0
[레벨] 1
[생명력] 50/50 [마나] 10/10
[근력] 85 [민첩] 10 [체력] 10
[지능] 9 [지혜] 8
[상태] 정상
[공복도] 0 [갈증도] 0 [피로감] 5
[여유 능력치] 0
“……근력 스탯이 85라고?!”
놀라 눈가가 떨려왔다.
다른 능력치에 비해 월등히 높은 근력 수치를 보고서.
이 시스템의 능력치는 인간의 기본 DNA의 수치로 결정된다.
근력을 포함해 민첩, 체력, 지혜, 지능 이 수치의 일반적인 범주는 6~9이다.
아무리 높아도 일반인이 10을 넘기란 불가능했다.
그런데 ‘85’이라는 근력의 수치는 실로 어마어마한 것이었다.
레벨 업을 할 때마다 주어지는 투자의 기회가 주어지는 여유 능력치는 3.
그런데 근력이 85라면?
일반인이 10의 근력을 가지고 시작한다고 해도 75이라는 근력의 수치가 더해지는 셈이었다.
즉, 모든 레벨 업에 주어진 능력치를 올(All) 근력에 투자한다 해도,
레벨이 26은 돼야 저 ‘85’라는 근력의 수치가 만들어지는 것이었다.
"……이것이 내 오른쪽 어깨의 힘이란 말인가?”
어느 정도 예상은 했었다.
시운은 눈뿐만 아니라 오른쪽 어깨 또한 각성한 상태다.
그래서 근력의 수치가 일반인 수치보다 높을 줄은 알았지만,
이렇게 사기적으로 높을 줄은 예상도 못했다.
‘놀랍군. 이거 처음부터 헌터 생활이 편하겠는데?’
-본인의 능력치의 데이터베이스를 확인 하셨습니까?
“확인 했다.”
시운이 말했다.
-육성 인식 확인이 완료되었습니다.
그러자 시운의 목소리가 자동 인식 되면서 주위의 광경이 서서히 바뀌기 시작한다.
주위의 작은 입자들이 조금씩 뭉치며 덩어리가 되기 시작하더니 그것들이 하나의 풍경이 되어 점차 선명해진다.
-이카루스 대륙 태초 시티로 진입을 시도합니다. 5… 4, 3, 2, 1!
파앗!
눈을 떴다.
피부로 느껴지는 잔잔한 바람. 그리고 사람들의 인기척 소리.
특유의 향긋한 냄새가 느껴졌다.
‘여기가 태초 시티군.’
나무가 무성한 작은 마을.
그리고 길가의 아스팔트 위로 특유의 복장을 한 사람들이 걸어 다니고 있다.
사제 복장부터 마법사 복장을 한 사람들. 그리고 철갑과 창을 두른 채 말을 모는 경비병들이 눈에 들어왔다.
“..헌터들인가?”
“오늘이 초보 헌터들 들어오는 날이지?”
“새내기들 하나둘씩 넘어오고 있네.”
대화 소리가 들린 곳으로 시선을 돌리니 금발에 창백할 정도로 하얀 피부. 뾰족 귀가 돋아난 여성들이 웅성거리고 있다.
엘프였다.
마르고 큰 키에 볼륨이 넘치는 가슴.
아찔하게 휘어진 허리라인부터 탱탱한 골반까지.
영화 속에서나 볼 듯한 미모의 엘프를 보니 신기했다.
‘티비 속에서 보던 장면들이야……. 적응이 안 되네.’
고개를 쳐들어 위를 보니 익룡만한 새가 하늘을 날아다니고 있다.
파앗!
감흥에 젖어있을 무렵 주위에서 균열이 일어나고 헌터가 진입하는 모습이 보였다.
파앗! 파악!
잇따라 하나둘씩 헌터들이 진입해왔다.
그들은 시운과 같이 현계에서 넘어온 헌터였다.
“인벤토리 오픈.”
패딩 옷을 걸친 한 헌터가 육성으로 외치자 잠시 후.
샤샥!
그 헌터의 복장은 금세 편안한 도복으로 바뀌었다.
‘인벤토리를 이용해서 일초만에 옷을 갈아입네.’
편리한 시스템이었다.
현계와는 달리 눈 깜짝할 새에 개복하게 하는 이 시스템은 참으로 요긴했다.
마치 판타지 게임 속 시스템과 같았다.
방금 옷을 갈아입은 헌터는 머뭇거림 없이 곧바로 지도를 꺼내더니 마을 내부로 걸어갔다.
‘나도 빨리 움직여야지. 감흥에 젖어있을 시간이 없어. 하루빨리 하급 헌터에서 벗어나야지.’
일단 목표는 잡화점이었다.
***
잡화점에서 나오는 길.
시운은 무사귀환 스크롤 한 장과 체력 포션 다섯 개를 구입했다.
초반이라 마나 포션은 필요없었다.
무사귀환 스크롤이 반드시 한 장은 필요했다.
무사귀환 스크롤이란?
헌터는 체력이 1% 이하가 되면 빈사 상태에 빠진다.
빈사 상태가 될 때 이 스크롤이 자동으로 소모되면서 근처의 마을로 헌터를 워프해주는 역할을 해준다.
안전귀가 아이템이었다.
헌터 던전에서는 사용할 수 없는 스크롤이지만, 그 외의 모든 장소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반드시 챙겨야 할 물건이지. 한 번 뒈지면 끝장이니까….’
그랬다.
헌터들은 게임 속에서 무한으로 살아나는 캐릭터가 아니다.
그래서 한 번 죽으면 진짜 저세상으로 가는 것이다.
하급 헌터부터 상급 헌터까지 모든 헌터들에게 이 스크롤은 반드시 필요한 아이템이다.
‘이건 반드시 가지고 있어야 한다.’
스크롤 개당 가격은 30만 골드.
‘초반이라 돈이 쪼달리네….’
초반이다 보니, 소지금이 없는 게 당연했다.
스크롤을 하나 구매하고 포션을 몇 개 사니 남은 소지 골드는 5만 골드였다.
“하아~ 여기서도 돈 걱정을 해야 하나. 빨리 돈부터 벌고 만다.”
시운은 수련장으로 이동했다.
-헌터 전용 초급 수련장.
흑색다람쥐들이 빨빨거리며 초원을 뛰어다니고 있다.
앞니가 뾰족하게 턱까지 툭 튀어나온 흑색다람쥐는 레벨 ‘1’ 최하급 몬스터지만 워낙 잽싸서 잡기 까다로운 몬스터다.
“끼익! 끼이익!”
“이것들 왜 이렇게 빨라?!”
“좀 잡혀라.”
“..딜이 꽤나 아파.”
헌터들이 흑색다람쥐를 사냥하고 있다.
이제 갓 이계에 입문한 헌터들에게 흑색다람쥐는 쉬운 몬스터가 아니었다.
목검으로 아무리 내려쳐도 요리조리 피하는데다가 송곳니가 워낙 날카로워서, 한번 물리면 따끔한 정도가 아니라 피부가 찢겨질 정도로 아팠다.
게다가 최하급 몬스터답지 않게 목검으로 일곱 번은 내리쳐야 죽는 맷집까지 소유했다.
“자자! 다들 침착하게 사냥하도록. 위급하면 바로바로 포션 빨고!”
교관의 목소리가 들려왔다.
이곳은 레벨 5 이하 초짜 헌터들이 이용하는 수련장이니 만큼 헌터들의 안전을 책임질 교관이 필요했다.
이제 막 이계로 입문하여 전투 경험 없는 헌터들의 안전을 교관이 책임져야 했다.
교관은 흑색다람쥐에게 살이 뜯겨 비명을 쏟아내는 헌터들을 둘러보다가.
‘음?’
어느 앳된 헌터가 눈에 들어왔다.
그 헌터는 목검을 하나 쥐고 방어할 태세도 갖추지 않고 뚜벅뚜벅 흑색다람쥐에게 걸어가고 있다.
교관이 곧바로 소리쳤다.
“이봐! 무방비하게 접근하지 마! 위험…… 어엇?”
퍼억!
소리와 동시에,
흑색다람쥐의 몸통이 찢겨졌다. 그것도 단 일격에!
곧이어.
퍽퍽퍽!
“찌이익!”
“끼에에엑!”
잇따라 흑색다람쥐의 비명이 쏟아졌다.
‘뭐지…… 저 녀석?’
그 헌터는 원샷원킬로 흑색다람쥐들을 잡고 있었다.
헌터가 목검을 치켜 올리고 한 번 내리치면, 흑색다람쥐는 그 자리에서 요절했다.
흑색다람쥐는 아무리 최하급 몬스터라지만, 레벨 5 이하의 헌터가 한방에 잡을 수 없는 몬스터였다.
퍽! 퍽! 퍽! 퍼억!
잇따라 들리는 둔탁음.
“찌이익!”
“꽤애액!”
그리고 이어지는 흑색다람쥐들의 비명 소리!
그 광경을 바라보던 교관은 어안이 벙벙했다.
‘어떻게…… 저걸 한방에 보낸단 말이야? 저놈 레벨이 몇이야?’
혹시 고렙의 헌터인가?
그럴 리는 없다. 이곳은 교관 외 레벨 5 이하의 헌터들만 출입이 가능한 곳이다.
설사 레벨 5에 올 힘을 찍은 헌터라도 흑색다람쥐를 한방에 잡을 수는 없었다.
퍽! 퍼억! 퍼어억!
그때.
빠-지직!
소리가 들려왔다.
한방에 몬스터를 아작내던 헌터의 목검이 부서지는 소리였다!
그런데 더 어이없는 것은?
헌터는 두 동강 난 목검을 바닥에 휙, 버리더니 맨주먹으로 흑색다람쥐를 가격하고 있었다.
빠악! 빠아악!
육중한 둔탁음…… 과 함께 흑색다람쥐가 절규하는 소리가 들렸다.
‘뭐 …뭐하는 놈이냐고 저 놈?’
교관은 놀랄 수밖에 없었다.
주위에 있던 헌터들도 사냥을 멈춘 채 벙찐 얼굴로 그 광경을 바라보고 있다.
“와아….”
“주먹으로 흑색다람쥐를 때려잡는 거 처음보는데?”
“뭐지?”
헌터가 붕붕! 휘두르는 주먹에 흑색다람쥐들은 이리저리 날아갔다.
급기야 위험을 감지한 흑색다람쥐들은 헌터에게서 도망가기 시작했다.
그러자 그 헌터는 콧노래를 부르며 인벤토리에서 새우깡을 꺼내더니 바닥에 휙휙, 뿌렸다.
빠악! 빠아악!
과자 냄새를 맡고 다시 모여든 흑색다람쥐들에 주먹마사지를 날리며 …… 헌터는 의연하게 사냥하고 있다.
“과자로 유인했어.”
“저게 가능……해?”
“뭐야? 왜 고렙 헌터가 여기 와서 몬스터 독차지 하는 건데?!”
“고렙이 여기 올 수 없지 않아?”
교관은 수군거리는 헌터들 사이를 비집고 그 헌터에게 다가갔다.
“이봐! 잠깐만.”
교관의 부름에 헌터가 흑색다람쥐에게 발길질을 날리다가 돌아봤다.
“찌익!”
발차기를 맞은 흑색다람쥐는 피를 흘리며 배를 까뒤집고 바닥에 축 널부러진다.
“왜 그러시죠?”
“너 레벨이 몇이야?”
“1입니다. 아! 방금 레벨 업 해서 2가 되었네요.”
“레벨이 2라고?! 너… 이름이 뭐야?”
“이시운이라고 합니다만.”
헌터는 주먹을 툭툭 털며 태연하게 말해왔다.